인쇄 기사스크랩 [제833호]2014-02-14 10:31

시티투어버스(上) 강남시티투어

한류 업은 강남시티투어버스 본격 시동

 

글 싣는 순서

●강남 시티투어버스<上> 관광도 강남 스타일~

강북 시티투어버스<下> 믿고 타는 강북시티투어
 

‘관광도 강남스타일~’ 열풍 불지 미지수

하드웨어는 출중, 소프트웨어는 아쉬워
 

 

 

 

 

여행 트렌드가 패키지에서 개별여행으로 넘어가면서 화두로 떠오른 것은 역시 현지에서의 이동수단. 이미 뉴욕이나 토론토, 홍콩, 싱가포르 등 관광을 주요 산업으로 하는 도시에서는 개별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시티투어버스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국내 역시 국내외 관광객을 위한 서울시티투어버스가 운행되고 있으며 강북의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테마 별 코스가 마련돼 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싸이의 ‘오빠는 강남 스타일’이 미국을 중심으로 초대박을 터뜨리면서 전 세계인들의 눈길이 강남에 꽂혔다. 그동안 강북 거점 관광지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강남이 외국관광객들의 새로운 목적지가 되면서 강북을 잇는 한류관광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남구청은 이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 강남시티투어 트롤리버스를 론칭,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다채로운 강남의 모습을 소개하겠다고 밝혔다.

본지는 이미 확고히 자리를 잡은 강북시티투어버스와 론칭 두 달을 맞은 신생 강남시티투어버스를 직접 체험, 국내 시티투어버스의 현황을 소개한다.

취재협조 및 문의=강남시티투어(02-3448-5519/www.gangnamtour.go.kr),

강남관광정보센터(02-3445-0111/www.gangnam.go.kr/tour_ko.html), 강남구청(02-3423-5114/www.gangnam.go.kr)

글·사진=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
 

 

 

 

 

 


“강남스타일 등에 업고 시티투어버스 진출”

전 세계가 ‘오빠는 강남스타일~’로 뭉쳐졌던 때가 있었다. 국가와 인종을 막론하고 우리나라의 강남을 줄기차게 외쳐대며 말 춤을 췄다. 점차 가사 속 ‘강남’의 정체를 궁금해 하기 시작한 외국인들이 강남을 직접 방문하길 원하며 강북 위주의 서울 관광이 강남까지 확대됐다. 이에 서울 강남구는 국내외 관광객을 위한 ‘강남시티투어 트롤리버스’를 론칭,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연중 운행한다.

국내 최초로 도입된 트롤리버스는 강남구에서 직접 개발한 것으로 미국 하와이와 괌, 사이판 등에서 운행 중인 트롤리버스를 본떴다. 내부는 총 16개 좌석으로 일반 좌석 외에도 넓은 창이 마련된 개별 입석 공간을 마련했다. 전 좌석 개인별 VOD 시스템과 무료 와이파이, 20개국 자국통화결제 서비스 등도 갖췄다.

강남 트롤리버스의 관광 코스는 압구정동 강남관광정보센터를 시작으로 압구정동 로데오, 청담동, 코엑스, 강남역, 가로수길 등 강남 주요 명소 21곳을 지나간다. 승차권 구입은 강남관광정보센터 매표소 또는 각 정류장에서 시티투어버스 승차 시 직접 구입하면 된다. 주목할 점은 버스 내에 20개국 통화로 요금을 낼 수 있는 DCC(Dynamic Currency Conversion) 결제 시스템을 갖춰 국내외 신용카드나 후불교통카드뿐만 아니라 달러, 엔화, 위안화 등으로도 결제할 수 있다. 요금은 당일 현장 구매 시 성인 12,000원(1DAY 기준), 청소년 10,000원, 소인 6,000원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온라인 예매를 할 경우 성인은 10,000원, 청소년 9,000원, 소인 5,000원이다. 사전 온라인 예매를 했을 경우 강남관광정보센터 데스크에서 예약증을 교환하면 탑승권을 받을 수 있다.

한편 강남구는 트롤리버스의 탑승권과 스파, 호텔, 쇼핑몰, 공연 등을 결합한 패키지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며 트롤리버스의 2014년 이용객 수 목표가 6만 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남시티투어버스 예약부터 탑승까지”

오픈 한 지 갓 두 달을 넘긴 강남시티투어버스의 탑승 체험은 무척 순조롭게 진행됐다. 먼저 강남시티투어 홈페이지에 접속, 메인 화면의 ‘강남시티투어 예약 바로가기’를 클릭하면 시티투어를 원하는 날짜와 예약자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티켓 종류 등을 입력하면 예약완료 된다.

온라인 사전 예약 시 현장 발권 보다 2000원이 더 저렴하다.

온라인으로 사전 예매한 티켓은 트롤리버스 출발지인 강남관광정보센터 1층 데스크에서 예약증과 교환하면 된다. 짐이 많은 관광객들을 위해 입구에 짐을 보관할 수 있는 캐비닛도 마련돼있다.

강남관광정보센터는 지난해 6월 강남 방문 외국인관광객을 위한 체험형 종합안내 공간으로 마련된 곳이다. 센터는 2층으로 구성됐으며 1층은 ‘의료관광안내센터’와 ‘종합관광안내센터’가, 2층은 한류스타 소장품 전시부스, 디지털 체험존 등의 ‘한류체험관’으로 꾸며졌다. 특히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이 몰려있는 강남구 특성을 살린 ‘의료관광안내센터’는 피부, 성형, 한방, 검진 등의 4가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종합관광안내센터’는 강남을 포함한 서울 전역의 최신 관광정보를 각국 언어로 알려준다. ‘한류체험관’의 경우 한국 아이돌의 무대 영상이 나오는 대형 멀티비전이 설치돼 있으며 한류스타들의 무대 의상을 입어 볼 수 있는 ‘한류스타 체험존’ 등도 마련됐다.

트롤리버스에 탑승하기 전 강남관광정보센터에서 충분한 정보와 강남에 대한 흥미를 돋궜다면 센터 맞은편(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5번 출구 100m 국민은행 앞) 빨간 기둥에서 버스를 기다리면 된다. 트롤리버스가 정차하는 총 21곳 구간에는 구간마다 빨간 기둥 모양의 탑승장 표시가 있어 기둥이 있는 곳에서 승하차 할 수 있다.

강남은 기본적으로 차가 많은 지역인 탓에 출발 시각보다 5분내외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버스 탑승 시에는 탑승객을 위한 보조 발판이 나오며 티켓을 보여주고 좌석에 자유 착석하면 된다. 트롤리버스 내부는 일반 고속버스 크기보다 조금 작았으며 각 좌석마다 개인 VOD가 설치돼있어 각 구간마다 관광지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트롤리버스 못 따라가는 강남관광 현실”

두 대의 트롤리버스는 하루에 11회 운행하며 문화해설사는 그 중 6회 정도만 탑승한다. 문화해설사는 한국어를 제외한 중국어, 일어, 영어 해설사가 있으며 요일마다 바뀐다. 문화해설사들은 모두 강남구 거주자들로 구성됐으며 전문 문화해설사가 아닌 문화해설사 교육을 받은 봉사자들이다.

문화해설사에 따르면 트롤리버스 오픈한지 채 6개월이 되지 않아 홍보나 인지도가 많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일 평균 탑승객 수를 묻는 기자의 말에 아직은 평균을 낼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기자가 탑승한 당일에도 첫 번째 버스에서는 혼자, 하차 후 다시 탑승한 두 번째 버스에서는 홍콩 관광객 2명이 타고 있었다. 이후 나머지 구간을 계속 돌 때까지 아무도 타지 않았다.

기자는 외국인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승하차 하는 구간이라는 압구정 로데오에서 하차, 첫 번째 관광을 시작했다. 압구정 로데오부터 청담동 명품거리까지 두 개 구간을 혼자 걸으며 끊임없이 관광거리를 물색했다. 기자가 보고 즐긴 것은 도로를 달리는 수많은 외제차와 위압적인 명품관과 백화점들이었다. 명품 쇼핑을 목적으로 한다면 이곳이 더할 나위 없이 반갑겠지만 시티버스투어의 주 대상은 실속을 따지는 개별여행객들. 쇼핑을 하더라도 짐이 늘어나기 때문에 자제하게 된다. 개별여행자 입장에서 바라본 청담명품거리와 압구정 로데오는 큰 매력이 없었다. 거리가 완전히 색다르지도 않았고 갤러리아 백화점에는 국내 부유층만이 여유롭게 쇼핑을 하고 있었다. 단순쇼핑 목적이 아닌 이상 저렴하게 먹거리와 볼거리를 즐길 수 있는 명동에 비해 다소 경쟁력이 부족해 보였다. 또한 강북 주요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어, 중국어 표기를 이곳에서는 보기 힘들었다.

다음 구간으로 가기위해 트롤리버스를 타기까지 한 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다. 지리를 잘 모르는 관광객이라면 충분히 초조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기본 배차 시간이 50분이었다면 실제로는 65분 정도인 셈. 한 구간 당 한 시간 정도의 배차간격과 교통 혼잡으로 인한 시간 지체는 퇴근 시간이 가까워 오는 5시 즈음부터 더욱 심해진다. 트롤리버스의 도심순환코스의 예상 소요시간은 1시간 40분. 그러나 퇴근 시간과 가까운 시간대는 2시간까지도 걸린다.

트롤리버스에서 즐기는 강남시티투어는 아쉬운 면이 많았다. 압구정, 강남역, 가로수길을 제외하고는 창밖을 통해 즐길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선릉과 정릉은 물론 봉은사와 코엑스, 양재천 역시 버스 안에서는 그 실체를 확인할 길이 없었다. 정차 구간이 관광정보책자에서 나온 관광지와 전혀 다른 곳이다 보니 관광객의 혼란을 가중시킬뿐더러 내리고 싶은 마음까지 없어지게 만들었다.

아직까지 강북에 비해 대표적인 관광명소와 상징적인 장소가 부족한 만큼 시티투어에서도 아쉬움이 느껴졌다. 호텔 정차 구간을 줄이는 대신 한류관광의 일환으로 강남에 위치한 엔터테인먼트 밀집장소를 돌거나 강남의 독특한 건축물을 소개하는 등 지금보다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꾸려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