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72호]2017-02-14 09:11

[Best Traveler(229)] 양무승 한국여행업협회(KATA) 회장
“안정적인 여행 생태계 조성으로 산업 발전 일굴 것”
국가 간 활발한 관광교류로 인·아웃바운드 성장유도
부가세법·서비스 요금 등 정당한 대가 위해 인식개선

2016년도 결코 녹록찮은 해였다. 겉과 속이 다른 여행업계 현실에서 속앓이를 한 것은 다수의 여행사 종사원들이었다.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700만 명을 넘어섰고 내국인 해외여행객은 무려 2,200만 명을 돌파했다. 인·아웃바운드를 포함한 국제여행자 규모가 바야흐로 4천만 명에 육박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나 여행사를 찾는 여행객은 점차 줄고 단품 시장 및 각종 플랫폼의 성장으로 여행사 수입원은 더욱 감소했다. 여기에 무료 봉사 수준의 과도한 여행 업무는 여행사 종사원의 사기를 자꾸만 떨어트렸다.

지난 10일, 양무승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의 신년 간담회가 가볍지 않은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은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 탓일 테다. 새해가 왔지만 여행업계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산재했다. 양무승 회장 또한 이 문제들을 절감하고 있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빠듯하게 협회를 꾸려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양무승 회장이 간담회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단 하나였다. 여행사 종사원들은 정당한 대가를 받고, 여행자들은 안심하고 여행사를 이용할 수 있도록 올바른 여행생태계를 조성하는 것. 양 회장은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취재협조 및 문의=한국여행업협회(www.kata.or.kr/02-752-8692)
글·사진=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
 

-여행시장은 매년 크게 성장하는데 반해 배를 곯는 여행사들은 늘어나는 실정이다.
▲요즘은 소비자들이 다 알아서 하니 여행사들이 돈을 벌 수입원이 없다. 모든 것이 기계와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 앞으로 여행업 종사자들이 할 일은 더욱 감소할 것이다. 여행사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그러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우리 협회가 가장 고민하는 것도 그 부분이다.

여행사의 최고 덕목이 여행자들의 안전관리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여태까지 고객의 안전을 확보하고 불편을 해소하는 등의 모든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왔다. 협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한 명의 손님을 위해서 여행사가 하는 일이 70여 가지가 넘는다. 이것을 유료화하는 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것이 안착되지 않으면 여행사는 끊임없이 무료 봉사를 해야 한다.

우리 업계 스스로가 고객들에게 정당하게 서비스 요금을 요구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요즘 고객들은 여행사보다 훨씬 많이 알고, 경험도 많다고 한다. 그래도 굳이 여행사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편하기 때문이다. 고객이 원하는 대로 상품을 추천해주고 여행을 설계해준다. 그런데 여기에 대한 서비스 요금은 아무것도 없다. 앞으로 이런 서비스 요금을 우리가 부과할 수 있고 손님도 당연히 내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끔 해야 한다.

여행사 또한 정당한 비용을 청구하려면 고객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여행사가 돼야 한다. 소비자 보호에 관한 노력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말이다. 즉, 여행사는 소비자가 안심하고 찾을 수 있도록 서비스 질을 높이고 이에 대한 대가를 정당히 요구할 수 있도록 전 업계가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인바운드 시장에서도 각종 변수가 많았다. 특히 동북아 관계가 롤러코스터를 탔는데.
▲인바운드의 경우 국가적으로 발생되는 사안에 대해 협회가 할 수 있는 것들이 극히 제한적이다. 예를 들면 끊임없이 변하는 한·중, 한·일 관계 같은. 사실 제일 화가 나는 것이 이 대목이다. 국가 정책적 부분을 제하고 우리 입장에서 지금 가장 비약적으로 성장해야 하는 시장은 한·중 시장이다. ‘2015-2016년 한중 상호방문의 해’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 지난 2015년 한국인 중국 방문의 해 당시 피나는 노력을 했다.

이것을 성공적으로 해야 2016년에 중국인 관광객을 많이 오라고 당당히 요구할 수 있으니까. 노력 덕분에 메르스라는 변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8%의 성장을 이끌어 냈다. 자, 2016년도가 됐다. 우리가 8% 성장하면 중국은 20%, 30% 더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적극로 나서려고 하는데 갑자기 사드 문제가 발생했다. 중국 시장이 상호방문의 해 이전보다 훨씬 더 얼어붙어버렸다.

한·일관계도 재해나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과거 180만 명까지 떨어졌었다. 이것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더욱 활발한 교류를 했었다. 지난해 구마모토 지진 우리 업계에서 성금도 모금하고 위문단이 방문해서 현장도 둘러보는 등 관광활성화에 노력을 많이 했다. 당시 일본의 여러 매체에서 보도를 했었는데 일본사람들에게 상당히 감동을 줬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규슈지역 사람들이 좋은 감정을 갖고 한국을 찾고, 우리 관광객도 규슈 지역을 많이 갔다. 이런 것들을 보면 우리가 적극적으로 관광교류를 제안하면 상대편에서도 한국에 관광객을 많이 보내려는 노력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에 한·일 양국 간 관광교류 목표 인원을 1천만 명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게 가능해지려면 우리도 오백만 명 이상이 가야하지만 일본에서도 오백만 명 이상이 한국을 찾아야 한다. 상호간 1천만 명이 넘는 교류가 일어나면 국민간의 교류가 심화돼서 정치적 갈등이 발생하더라도 국민 간 감정이 상하지 않고 관광교류가 유지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외에 우리가 고무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세안관광연합회와의 관광교류를 확대한 것이다. 지난해 아세안관광연합회를 초청해 4박 5일간 머무르며 평창 팸투어 등을 진행했다.
 

-인·아웃바운드 여행시장이 전체적으로 쉽지 않다. 한국여행업협회가 여행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앞으로 협회가 지속적으로 해야 될 부분이 기초적으로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3개월에 한 번씩 발간하고 있는 한국여행업협회 여행 산업보고서다. 최근에 국가통계로 인정을 받았다. 국가통계로 승인 받았다는 뜻은 국가기관에서도 우리 통계를 인용하거나 참고하게 된다는 뜻이다. 앞으로 국가의 여행정책 수립 시 이 통계가 기초자료로서 우리에게 보다 유익한 정책을 생산해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전망한다.
 

-회원사를 비롯한 여행사 종사원들을 위해서는 올해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지.
▲올해의 가장 큰 과제는 부가세법 문제 해결이다. 그동안 여행업 부가세 관련 법률이 국세청이든 지방청이든 세무사마다 해석이 달랐는데 여러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해외여행부분의 부가세는 영세율(zero tax rate)로 해야 한다는 것에 확신을 가졌다. 세법 문제 해결을 위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고 이는 법률 확정까지 최대 5년을 예상하고 있다. 부가세법이  잘 마무리 되면 업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여행사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제대로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을 해결하고자 한다. TASF(여행업무 취급수수료)가 왜 활성화 되지 못했냐고 하는데 그것은 알맞은 환경이 조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 협회는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정당히 요구할 수 있도록 여행사들이 제공하는 노무, 용역 부분을 면밀히 조사하고 검토하고 있다.

올해의 가장 큰 핵심 과제는 부가세법 해결과 여행사 노무 조사, 이 두 가지가 될 것이다. 인·아웃바운드 시장과 관련한 나머지 과제들은 꾸준히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2017년도 역시 협회 책임자들과 끊임없이 논의하며 지금까지 수립한 계획 중에서 잘한 것과 못한 것을 분석하고 거기에 근거해서 올해 계획을 세웠다.

사실 지금까지 말했던 것들은 지난 4년간 하루도 멈춰본 적이 없다. 지속적으로 진행해왔기 때문에 결과로 나온 부분도 있고 장기과제로 가지고 가야할 부분도 있다. 매주, 매월 분기별로 점검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해결에 시간이 걸리는 부분은 우리가 중단한 것이 아니라 결과만 나타나지 않았을 뿐,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임기가 끝나는 날가지 끊임없이 추진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올해 스스로에게 바라는 점은 가능한 새로운 일을 벌이지 않는 것이다. 그동안 해왔던 것들을 마무리하는 시간도 부족하다. 장기 과제도 있기 때문에 한 번에 칼로 뚝 자르듯이 끝낼 순 없겠지만 가능한 마무리를 잘 지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