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005호]2017-11-03 11:27

단풍을 눈에 담고 우리 술 힐링 한잔!

 
 
풍류 고수들만 아는 비밀코스, 단풍여행에 명품술 매력 더해
 
 
가을의 정점이자 단풍여행의 최적기인 요즘, 멋진 경치와 함께 풍류에 흠뻑 빠지게 만드는 맛있는 우리 술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이 산재해 있다.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술 빚기 좋고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요지에 양조장을 만들었던 것. 사람들이 오고 가며 눈에 담고 입으로 전해 모여든 곳이 관광지가 되어 버렸다. 이에 이번 가을 수십년째 이어온 풍류 고수들만 아는 단풍여행에 명품술까지 한잔 마실 수 있는 비밀 코스를 알아본다.
 
전통의 최강 여행지, 단양8경, 내장산, 문경새재를 낀 애주가들의 비밀아지트들
먼저 단양8경은 기암절벽과 강의 절경이 합쳐져 눈길 닿는 모든 곳이 그림같아 손꼽히는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이렇게 멋진 단양 8경 중 4경인 사인암에서 차로 불과 5분거리인 ‘대강양조장’은 가을 단풍 구경은 물론 평소에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대강양조장’은 소백산이 시작되는 곳에 위치해 본래 주막이 있던 자리로 3대째 빚는 술 맛은 한 번 맛보면 팬이 될 수밖에 없다. ‘소백산 생막걸리’, ‘소백산 검은콩막걸리’ 등 소백산의 맑은 물과 자연을 담아 담백하고 균형 잡힌 맛이 일품이다. 1층에 마련된 갤러리에서는 양조장 100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규모는 작지만 어지간한 박물관 못지 않다.

가을 단풍하면 손꼽는 내장산의 풍류도 빼놓을 수 없다. 내장산은 산세가 험하지 않고 포근한 형세로 단풍을 즐기기에 최적지다. 이맘때면 단풍으로 옷을 완전히 갈아입어 평일에도 엄청난 등산객들이 북적인다. 이런 내장산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정읍의 ‘태인양조장’은 막걸리 덕후들에게는 이미 유명한 곳이다. KBS 인기 예능프로그램 1박2일 막걸리 편에서 특유의 너스레로 큰 웃음을 선사했던 송명섭 명인의 집이기도 하다. 조선 3대 명주로 기록된 죽력고를 직접 재현했으며 인사동, 이태원, 홍대 등 힙하다는 술집에서 반드시 찾는다는 직접 만든 누룩의 전통방식으로 빚은 ‘송명섭막걸리’를 만나볼 수 있다.

어느 한 계절 아름답지 않는 때가 없는 문경새재는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과 물 덕에 멋진 가을 여행지이자 농산물이 생산된다. 이곳에서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되는 오미자, 사과로 술을 만드는 ‘오미나라 와이너리’는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수준의 와인과 브랜디를 선보인다. 오미나라의 이종기 대표가 혼신의 힘을 기울여 만든 ‘오미자 와인’은 와인의 본고장 프랑스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오미자 와인을 증류해 숙성한 ‘고운달’은 알코올 도수 52%나 되지만 목넘김이 부드럽고 풍부한 향으로 세계적 명성의 위스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문경사과로 만든 브랜디 ‘문경바람’ 역시 애주가들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완성도를 자랑한다. ‘오미나라 와이너리’에서는 무료 견학과 시음, 판매 등을 상시로 진행한다.
 
 
소박하고 조용한 힐링이 필요할 때, 충주, 은척, 옥천에 숨은 양조장들
폭발적인 인기의 가을 여행지는 아니지만 나만의 힐링이 필요하다면 자연경관이 뛰어나면서 산책을 즐기기 좋은 곳들의 마니아들만 찾는 양조장도 있다.

충주를 대표하는 탄금대와 남한강에 인접한 충북 무형문화제 2호로 지정된 ‘중원당’의 ‘청명주’가 그곳. 번잡하지 않으면서 자연경관이 빼어난 지역에서 만들어낸 ‘청명주’는 균형 잡힌 맛과 향미, 아름다운 색상 등이 높은 수준으로 애호가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가을을 담은 술에 힐링을 담아 한 모금 머금을 수 있는 것. 실제로 조선 후기 실학자 이익의 ’성호사설’에서 ‘청명주’를 최고의 술로 꼽을 만큼 맛과 향미가 뛰어나다. ‘중원당’ 양조장에서는 전통주를 만드는 과정을 견학하고 직접 체험도 가능하다. 오래된 양조장이 그렇듯 세월이 묻어나는 기물들과 직접 빚은 도자기 등 아름다운 공예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현재는 일부 리모델링을 거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완벽히 변모했다.

경상북도 상주시가 조성한 성주봉자연휴양림 인근에 조용히 사색하며 산책을 즐기기 좋은 소박한 시골 마을에도 멋진 양조장이 하나 있다. 깨끗하게 정비된 전경이 조화로운 ‘은척양조장(은자골 탁배기)’은 너른 마당에서 즐기는 막걸리의 깨끗하고 소박한 맛이 상주의 자연을 닮았다. 규모나 시설 면에서 어디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곳으로 이맘때면 가을단풍축제도 개최된다. 대형 한방사우나도 갖추고 있어 휴식을 취하기에 그만이다.

충북 옥천군은 국내 최대의 묘목 생산지다. 그만큼 나무가 많고 자연환경이 뛰어나다. 옥천 인근의 ‘이원양조장’은 70년이 넘는 세월을 4대째 이어가는 곳으로 양조장의 옛모습이 비교전 잘 보전돼 있어 그 모습이 무척 이채롭다.
보다 더 자세한 정보는 찾아가는양조장 블로그(http://blog.naver.com/enjoybrewery)와 SNS 페이지(https://www.facebook.com/enjoybrewery)를 통해 볼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전국 수백여개 양조장 중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총 30개 양조장을 선발,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