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154호]2021-12-01 09:50

지난 여름휴가 최고 여행지는?
컨슈머인사이트, ‘여름휴가 여행지 만족도’ 비교
제주도, 한적한 자연환경 힘입어 6년 연속 광역 1위 차지
강원도 3년 연속 2위 차지, 부산·전남 오르고 경북은 하락
순천시, 국가정원 영향 기초단체 1위, 작년 23위에서 단숨에 선두로
코로나19 영향 바다·산 인접지 강세 속 작은 점수 차이로 순위 갈려
   
올해 여름휴가 여행 만족도에서 광역 시·도는 제주도가, 기초 시·군은 전남-순천시가 1위를 차지했다.

제주도는 2위 강원도를 멀찌감치 따돌리며 6년 연속 정상의 자리를 지켰고, 순천시는 무려 22계단 상승하며 단번에 최고 여행지로 떠올랐다. 한적한 바다와 산, 계곡이 각광 받으면서 자연에서 휴식을 선호하는 언택트 여행 트렌드가 계속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행 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 2016년부터 매년 9월 수행하는 ‘여름휴가 여행 조사’에서 올해 1박 이상 국내 여름휴가(6월~8월)를 다녀왔다고 응답한 1만8,081명에게 주 여행지는 어디였는지를 묻고 그 지역에 `얼마나 만족했는지’와 `추천할 의향이 얼마나 있는지‘를 합산해 ’종합 만족도‘를 구했다. 광역자치단체는 세종시를 뺀 16개 시도를, 기초자치단체는 단순 비교가 부적절한 7개 광역시와 제주도를 제외한 8개 도(경기, 강원, 충남-북, 전남-북, 경남-북)의 153개 시군을 비교 평가했다. 자료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1박 이상 머문 응답자가 60사례 이상인 54개 시군을 대상으로 했다.
 
광역 시도 : 독보적 1위 제주도, 불안한 2위 강원도
 
16개 광역 시·도 종합만족도 평균은 702점(1000점 만점)으로 작년(695점)에 비해 7점 상승해 조사 이후 처음으로 700점대에 진입했다.
 
가장 만족도가 높은 곳은 △제주도(780점)로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16년 이래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작년보다 12점 올라 여행지 점유율이 크게 상승한 것과 함께 만족도 측면에서도 국내 최고 여행지 위상을 더욱 공고히 했다[그림1].
 
 
 
△강원도(739점)는 3년째 2위 자리를 지켰지만 입지는 불안하다. 상위권 시도 중 유일하게 점수가 하락하면서 선두와 격차가 커졌고 뒤로는 한 계단씩 상승한 △부산시(736점, 3위) △전라남도(734점, 4위)와 5점 차이 이내에서 쫓기는 모양새다.
 
△경상북도(729점)는 5위로 2계단 밀려났고 △경상남도(723점)는 6위 자리를 지켰다. △서울시(720점)는 만족도가 큰 폭(22점)으로 상승하면서 2계단 오른 7위가 됐다.
 
부산과 서울을 제외한 광역시의 성적은 여전히 저조했다. △대전 △대구 △인천 △광주는 순위가 약간 변동했을 뿐 작년에 이어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울산은 점수가 크게 오르며 3계단 상승했으나 아직 평균점수에 많이 모자라는 11위에 그쳤다. 인구 밀도가 높고 실내 문화·위락시설이 많은 대도시에 대한 여행자들의 외면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초 시군 : 톱10 중 6곳은 10위권 밖에서 신규 진입
 
54개 시군 ‘종합 만족도’ 평균은 721점으로, 작년(722점)과 거의 같았는데 △전남-순천시가 805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순천시는 지난 2018년 1위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올해 모든 시군 중 가장 큰 상승폭(85점)을 기록하며 중하위권(23위)에서 단숨에 선두로 치고 나왔다. 국가정원과 습지, 해변 등 다양한 언택트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그림2].
 
△충북-단양군 △강원-영월군이 각각 769점으로 공동 2위였고 △경북-경주시(764점) △경남-남해군(762점) 순으로 5위권에 랭크됐다. 그 뒤로 △전남-담양군(6위) △강원-정선군(7위) △경남-산청군(8위) △강원-고성군 △경북-문경시(이상 공동 9위)가 10위권을 형성했다. 이 중 단양·영월·경주·담양을 제외한 6곳은 작년 10위권 밖에서 올해 톱10에 진입해 상위권 순위 변동이 심했는데 산청과 문경은 작년보다 각각 19계단, 31계단 껑충 뛰어올랐다.
 
톱10에 오른 시군은 광역단체별로 강원도가 3곳, 전남·경남·경북이 각각 2곳, 충북이 1곳으로 강원도가 작년(4곳)보다 1곳 줄었지만 역시 가장 많았다.
 
1위 순천을 제외하면 중상위권 지자체간 점수 차이가 크지 않다는 특징도 엿보인다. 특히 4~10위 시군은 불과 1, 2점 차이로 순위가 갈렸다. 이는 지자체의 노력에 따른 작은 점수 향상이 큰 폭의 순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중위권(11~31위)에서는 △강원-인제군(19→11위) △전남-여수시(30→18위) △경북-영덕군(38→20위)의 순위 상승이 돋보였고 △경남-하동군(13위) △전남-신안군(17위)은 작년 순위 밖에서 20위 안에 새로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표본 수가 충분치 않아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던 △전남-고흥군(21위) △충북 괴산군(31위)도 뉴 페이스로 등장했다. 반면 작년 최상위권이던 △전남-완도군(1→27위) △강원-평창군(2→16위) △전북-무주군(5→29위)은 크게 하락하며 중위권으로 내려앉았다.
 
 
 
전체 평균 점수 이상을 기록한 이들 31개 시군을 보면 대부분 △유명 관광지이거나 △관광자원으로 바다를 가진 곳(남해, 고성, 강릉 등) △과거 오지였을 정도로 한산한 곳(단양, 영월, 정선 등), 그리고 둘 이상의 자원을 갖춘 곳(순천, 경주)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반면 경기도와 충청남도 지역은 작년에 이어 평균점수 이상을 기록한 시군이 한 곳도 없었다.
 
올해 조사의 특징을 종합하면 △근소한 차이로 순위가 갈리면서 △지자체 간 부침(자리바꿈)이 심했고 △새로 순위에 오른 지역이 많았다. 특히 △바다에 인접하거나 산간오지였던 곳이 다수를 차지한 반면 △여행지로서 생소한 지역이 순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한적한 곳에서의 여유로운 휴식을 추구하는 언택트 여행 트렌드가 이어지는 한편 숨은 명소를 찾으려는 욕구도 커지고 있다. 여행소비자들의 심리는 계속 변화하고 있으며 이를 포착해 선제 대응하는 것이 만족도 높은 여행지로 거듭나는 지름길이다.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