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479호]2006-09-29 00:00

美 항공사, 지각 변동 ‘조짐’
미 항공업계 CO-UA, NW-DL 합병 급부상
항공 동맹체 판도 변화로까지 이어질 전망
규모 및 얼라이언스 달라 M&A 불가능 지적

미국의 대형 항공사들이 2006년 하반기 들어 합병을 모색하는 것으로 드러나 전 세계 항공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미국 4위 항공사인 컨티넨탈항공(CO)이 2위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UA_을 흡수 및 합병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기존의 항공 동맹체 스카이팀과 스타 얼라이언스에 대단한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또한 스카이팀 회원사인 노스웨스트항공(NW)과 델타항공(DL)도 통합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역시 미국 항공사는 물론 세계 항공업계의 파란이 일어날 조짐이다.

최근 클리블랜드닷컴(cleveland.com)에 따르면 파산 위기에 몰린 미국 항공업계는 생존을 위한 인수합병과 가격 경쟁 바람이 거세지면서 지난해 9월 그 첫 신호탄으로 US에어웨이즈와 아메리카웨스트가 합병 한데 이어 또다시 미국 대형항공사들의 합병 논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컨티넨탈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이 가장 근접한 합병 후발주자로 등장했을 뿐 아니라 노스웨스트항공과 델타항공도 가시권에 들어섰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US에어웨이즈 관계자는 “이는 결국 경영난 타개책의 일환”이라며 “아메리카웨스트의 경우운임이 싼 항공사로의 변신을 시도하는 새로운 경영 전략을 통해 살아남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실제 미국 항공업계는 끝없이 치솟고 있는 연료비와 수입 감소, 저가 할인 경쟁에 시달리며 주요 항공사들이 파산 위기에 봉착했다.”며 “이들 대형 항공사들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 모색에 발 벗고 나섬에 따라 향후 항공사들 간의 추가 합병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아메리카 웨스트와 합병한 US 에어웨이즈는 이번엔 델타항공에 합병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델타항공측은 합병을 논의할 의향이 없다며 오히려 노스웨스트항공과의 합병에 관심이 있음을 밝힌 바 있다. 현재 미국 항공사들의 전체 가장 많은 부분(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아메리카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그리고 델타항공 등 빅3의 앞으로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노스웨스트항공 관계자는 “지난 몇 해 동안 지속된 유가 폭등 및 경영 적자가 이어지면서 자연 통합 및 합병이 논의되어 왔을 뿐 아니라 가장 이상적인 모델인 에어프랑스와 KLM네덜란드항공과 비슷한 새로운 회사가 창출될 것”이라며 “이는 비단 미국에 국한된 일이 아니라 전 세계 항공업계는 물론 항공 동맹체에 일대 대 혁신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앞서 언급한 미국 항공사 간 통폐합이 현실로 일어난다고 가정할 경우 주시해야 할 일들이 벌어지게 된다.

우선 현재 스타 얼라이언스의 대표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이 컨티넨탈항공에 합병 흡수될 경우 스카이팀 회원사인 컨티넨탈항공의 위상이 커지면서 자연 스타 얼라이언스는 주춤하게 된다. 또한 노스웨스트항공과 델타항공이 하나의 항공사로 거듭나게 되면 역시 스카이팀은 스타 얼라언스와 원월드를 제치고 최고 항공 동맹체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컨티넨탈항공측은 대형 항공사 간의 합병은 사실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최동열 컨티넨탈항공 영업부 부장은 “미국 항공업계에서 컨티넨탈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간의 합병이 논의되고 있다는 가설이 회자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언밀하게 지난 몇 해 동안 세계 항공업계가 얼라이언스 체재로 마치 하나의 항공사처럼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스타 얼라이언스 회원사인 유나이티드항공과의 합병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재정적인 면에서 유나이티드항공이 컨티넨탈항공을 앞서고 있지만 양 사간 윈-윈을 하기엔 수많은 문제점들이 산재해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답했다.

2006년 현재 미국 항공사들의 순위를 보면 1위 아메리칸항공, 2위 유나이티드항공, 3위 델타항공, 4위 컨티넨탈항공, 5위 노스웨스트항공 등이다. 한편 지난 2004년 5월 에어프랑스와 KLM네덜란드항공이 합병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루프트한자와 스위스항공이 합병해 유럽 항공사 간의 합병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유럽 항공사들의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불리기가 가속화됨에 따라 미국 대형 항공사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함동규 차장

[인수합병 시너지 효과는]
에어프랑스와 KLM네덜란드항공이 합병된 이후 2년여 동안 공동 구매와 영업망 확충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두 항공사의 매출 및 승객이 모두 상승했을 뿐 아니라 유럽 내 국적 항공사간 합병을 촉진시키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평이다.

유광의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기업의 합병 및 인수를 통한 세계화 전략을 외국 및 자국 항공사간 경영권 이수의 형태로 자국 기업의 사세 확장과 유사한 세계화 전략”이라며 “따라서 단순한 업무제휴나 지분교환에 의한 제휴보다 관계의 긴밀성과 연대성, 항공기의 승무원의 운용, 구매와 자금차입능력, 소비자에 대한 기업 이미지 제고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밝혔다.

항공사 간에 합병을 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에 대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소한의 임계 규모를 갖추지 못한 잠재적 경영기업끼리의 통합으로 경쟁가능 기업규모를 형성하여 다양한 허브를 확보하고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자 하는데 있다.”며 “최근 항공 자유화에 따른 경쟁심화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항공사와 항공사간의 지분참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 교수는 “만약 외국기업의 지분 참여율에 대한 제한이 보다 완화된다면 국경을 초월한 합병(cross border merger)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이러한 합병 및 인수를 통한 세계화는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를 활용한 효율적인 사업운영이 가능하며 거대 항공기업화를 통한 경쟁 우위확보 및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그는 “불황 시에는 대규모의 적자 발생 가능성이 있고 오히려 규모의 경제가 아니라 규모의 불경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며 “아직까지는 국가 주권에 의해 국제적인 매입 합병에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