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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르포1-리테일테인먼트 (上)
작성자 기사관리자 작성일 2016-04-22 14:31:20
내용





K양이 기를 쓰고 현대카드를 발급한 이유는?
몸이 힘들고 아파도, 소비자는 ‘좋으면’ 움직인다
오프라인, 온라인과의 전쟁에 새로운 무기 장착해
 
 

현대카드를 발급했다. 절차도 어렵도 발급도 어렵고 이후 수령까지 신분증 확인 후 꼭 본인이 받아야 하는 현대카드에 2주나 집착했다. 독야청청 ‘원 카드’ 인생을 고집해 왔는데 급작스레 현대카드를 구매한 이유는 딱 하나.

현대카드 고객만 출입할 수 있는 <트래블 라이브러리>에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기자 스스로 내린 선택이지만 이상하다. 대형 백화점이나 복합몰, 은행 등을 방문하면 발끝에 채일 정도로 많은 것이 카드 발급 센터다.

운 좋으면 엄청난 경품과 추가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왜 힘들게 움직였을까? 답은 ‘리테일테인먼트(Ratailtain-ment)’에 있다.

글·사진=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유통업계, 공간 창출과 고객 가치에 주목하다”

유통업계에서 최근 화두인 개념이 있다. 바로 ‘리테일테인먼트(Ratailtain-ment)’. 이는 유통을 뜻하는 Retail과 엔터테인먼트 Entertainment의 합성어다.

월마트의 샘 월튼 회장이 지난 1997년 처음으로 사용한 리테일테인먼트는 단순 쇼핑에 재미요소를 추가해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이려는 마케팅 전략을 뜻한다. 약 3~4년 전부터 국내 유통업계와 오프라인 매장에 리테일테인먼트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쓸데없는 소모전이라는 초기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많은 기업들이 앞 다퉈 새로운 트렌드를 수용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가의 추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많은 온라인 기업과 오픈마켓들이(최근에는 모바일이) 오프라인의 자리를 차지한 대신 전통적인 유통기업들은 시장의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백화점으로 일주일치 장을 보러가던 주부들은 어느 덧 모바일로 그날 저녁의 반찬거리를 주문한다.

놀이터나 동네 반상회에서 연을 맺던 초보 엄마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하나로 결집하고 필요한 물품을 공동으로 구매한다. 책은 대형 서점보다 온라인 몰에서 한 번에 주문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고 의류나 구두, 가방 같은 잡화는 해외직구가 있다. 굳이 시간을 들여 혹은 몸을 혹사해가며 매장을 찾거나 특정 장소를 방문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리테일테인먼트는 역설적이게도 이 점에 주목한다. 온라인과 모바일의 단맛에 빠져 있는 소비자들이 몸을 일으켜 직접 매장으로 찾아오도록 유도하는 것. 시간 낭비, 돈 낭비, 체력 낭비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 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가치와 즐거움’을 위해 주저하지 않는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다.

여행업계는 몇 년 전부터 단순 여행사나 서비스업을 넘어 글로벌 문화유통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호텔을 직접 운영하며 다양한 레저 및 문화 서비스를 유통하는 대기업을 꿈꾸는 것. 그렇다면 이들의 미래 포트폴리오 안에 고객이 찾아오고 싶게끔 만드는 여행사 내부나 고객만을 위한 공간이 있을까?

냉정하게 말하면 여행사 트래블카페나 쇼룸은 리테일테인먼트의 사례라 꼽기에는 한계가 있다. 물론 모든 여행사가 특정한 공간을 마련하고 고객 방문을 기다릴 수는 없다. 여행 검색 및 계약 이후 상담과 거래까지 여행에 있어 모든 과정이 온라인, 아니 모바일 하나로 끝나는 세상이다.

더 빠르고 더 편리하게 최대한 많은 상품을 팔아야 한다면 쓸데없는 욕심 보다는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좀 더 대형화된 여행-유통기업을 준비 중이라면 고객 스스로가 직접 발품을 팔면서까지 오고 싶은 공간을 재창출 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작은 틈조차 허락하지 않는 직원들의 책상, 수없이 울려대는 각양각색의 벨소리, 복사기와 팩스 소리의 이중주, 스치는 수많은 사람들까지……. 과연 이 혼란스러운 풍경 안에서 상담 테이블에 앉아있는 고객은 무슨 생각을 떠올릴까?


 
* 리테일테인먼트의 최고 주자로 평가받고 있는 특정한
오프라인 현장 다섯 곳을 엄선해 소비자의 시선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Travel Library)

청담 한 복판에 위치한 트래블 라이브러리를 직접 방문하고서는 두 가지 사실에 우선 놀랐다. 하나는 상상했던 것보다 규모가 현저히 작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철저한 신분확인에 대한 감동이었다. 이곳은 말 그대로 현대카드 고객들을 위한 여행 도서관으로 여행 준비 과정에 있어 미리 관련된 도서를 읽어보거나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공간이다.

1층의 카페와 2층의 도서관뿐인 단촐한 구성이지만 ‘발견의 시간, 영감의 공간’이라는 슬로건처럼 공간에 대한 만족도는 나쁘지 않았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출입은 현대카드 소지자 혹은 카드 소지자와 동반 1인까지 가능하다. 기를 쓰고 카드를 발급받으려 했던 것도 타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당당하게 도서관에 들어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문을 열고 트래블 라이브러리에 들어서면 우선 신분증과 카드 조회가 필요하다. 2층의 도서관은 짐 반입이 불가능한 탓에 리셥션에 짐을 보관해야 한다. 전 세계 지도를 볼 수 있는 지도관, 지역과 테마에 따른 Street view를 3D와 구글맵으로 보여주는 영상관, 현대카드 프리비아가 제공하는 여행상담 등이 주요 서비스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2층의 도서관. 여행과 관련된 수만 개의 도서가 타원형으로 길게 이어진 서재에 빽빽이 꽂혀 있는 장면은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즐겁다. 주황색과 노란색의 환한 조명이 연한 갈색의 서재들과 만나 2층 도서관은 한층 정겹고 따뜻한 느낌이다. 라이브러리에 소장된 모든 서적은 대여나 복사는 힘들지만 현장에서 이용 가능한 서치패드를 통해 구매대행 신청이 가능하다.

내부 관리는 제법 깐깐한 편이다. 슬리퍼, 운동복 혹은 등산복 차림으로는 입장이 불가능하다. 음료나 커피 구매는 당연히 현대카드로만 가능하고 내부 사진 촬영은 스마트폰 외 카메라는 금지다. 본인 입장 횟수가 월 8회로 제한돼 있고 쾌적한 열람을 위해 동시 열람 인원은 30명으로 제한한다. (대기 입장 가능) 또한 회원 본인이 없을 경우 비회원은 카드만으로는 입장이 불가능하다.

1층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시키고 책을 뒤적이는 동안 사람들이 하나 둘 몰려들었다.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데 열중하는 여자 고객들이었다. 이 곳은 어쩌면 여행을 가고 싶다는 욕망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나도 와봤다’는 인증이 더 중요한 공간인 것 같다. 현대카드는 전략적인 마케팅을 통해 트래블 라이브러리를 희소성 높은 브랜드로 구축해 냈다. 그리고 이러한 희소성에 반한 고객들은 지금도 열심히 현대카드의 문을 두드린다.

·위치 : 서울 강남구 선릉로 152길 18(구 청담동 87-9)

·입장조건 : 현대카드 소지자(동반 2인까지 가능)

·운영 시간 : 화~토요일 12:00-21:00/일요일 11:00-18:00

·교통편 : 분당선 압구정 로데오역 4번 출구에서 도보 약 15분 , 간선버스(파랑)145, 301, 351, 472 및 지선버스(초록) 4412번 일지아트홀, 압구정동 노인복지센터 정류장에서 하차 후 도보 약 5분.

·연락처 : 02-3485-5509/http://library.hyundaicard.com/travel

·핫스팟 : 2층 도서관 및 영상관

·구성 : 1층 북카페 및 숍 1.5층과 2층 도서관

 


 


▲현대백화점 판교점

멀어도 너무 멀다. 서울에서도 꼬박 한 시간 인천에서는 무려 두 시간이 걸리는 강행군이다. 오전에 모바일을 통해 소셜에서 주문하면 바로 당일 저녁에 물건을 택배로 받아볼 수 있는 세상 아닌가.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힘들게 백화점까지 가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

취재를 위해 이동하는 긴 여정동안 주먹을 불끈 쥐고 속으로 외쳤다. ‘여기 별로면 나 진짜 악플 달거야’. 신분당선 판교역에 자리한 현대백화점 판교점(이하 판교점)은 최근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복합유통문화공간이다.

재밌는 것은 판교점은 백화점 본연의 기능 외에도 맛 집, 문화센터, 어린이 미술관 등으로 더 유명하다는 사실. 쇼핑을 위해 백화점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맛 집 탐방하듯 지하 식품관을 먼저 찾고 어린이 미술관에 아이들과 함께 가는 것 말이다.

앞뒤가 완전히 바뀌었지만 현대 측은 소비자들의 호응에 기뻐하는 눈치. 빠르기로는 대한민국에서 제일인 블로거들의 포스팅에도 판교점에 대한 리뷰가 끊이지 않는다. 가족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라는 광고 아닌 광고가 많다.

제일 먼저 손님을 맞는 지하 1층은 최고 인기 지대다. 현대식품관과 다양한 맛 집 및 디저트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푸드코트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백화점의 식당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특히 식품관에 자리한 삼송빵집, 삼진어묵, PNB 풍년제과, 교동한과 등은 그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명물들 아닌가. 삼진어묵의 긴 대기 줄을 보면서 판교점의 명성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판교점의 명물은 이 외에도 다양했다. 우선 2층에 자리한 트래블 갤러리는 여행 가방이나 의류 등을 구매할 수 있다. 모두투어 여행데스크가 자리하고 있어 기본적인 여행 상담도 가능하다. 독특한 여행 아이템을 쇼핑하고 바로 안에 자리한 카페에서 차 한 잔을 즐기거나 여행 에세이를 뒤적일 수도 있다. 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다.

위에 살짝 언급했지만 현대어린이책 미술관(MOKA)도 인기다. MOKA는 국내 최초로 ‘책’을 주제로 한 어린이 미술관으로 그림책 원화 전시, 작가 워크숍과 테마교육, 열린 서재 등 다채로운 공간구성과 프로그램을 통해 타인과 사회를 이해해 볼 수 있는 새로운 문화공간을 지향한다. 바로 옆에는 하늘 정원과 회전목마도 자리 해 있어 나이가 어린 아이들이라면 뛰어놀기에 제격이다.

정통 유럽 스타일의 프리미엄 바버숍(남성 전용 이발소 혹은 스타일 공간)인 마제스티(MAJESTY)도 있다. 바버숍의 상징인 오리지날 쉐이빙은 물론 헤어 스타일링, 스파, 탈모 클리닉, 네일케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각 층에 자리한 독특한 아이템들에 계속 시선을 뺏긴 탓에 결국 이날 정해진 취재 시간을 훨씬 넘기고 말았다는 말씀.

유일한 단점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다. 매장 밖에 아무렇게나 전시 돼 있는 원피스 가격이 무려 98만 6천 원 인 것을 안 순간 손이 떨려 더는 옷을 만질 수 없었다.

·위치 :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541/(구)분당구 판교역로 146번길 20번지

·운영 시간 : 10:30~20:30

·교통편 : 신분당선 판교역 3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

·연락처 : 031-5170-2233/pangyo.ehyundai.com

·핫스팟 : 하늘 정원, 현대 미술관, 현대 식품관

·구성 : 지하 2~6층 주차장, 지하 1층 식품, 1층 해외패션, 화장품, 장신구, 섬유잡화 2층 수입 패션, 슈즈, 핸드백 3층 여성 패션 4층 U-PLEX 5층 패밀리, 스포츠, CGV 6층 남성패션 7층 아동 및 레저 8층 리빙 9층 식당가, 문화센터, 현대 어린이 미술관 10층 고객 서비스 및 토파즈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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