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75호]2010-09-09 15:47

지자체 에코투어리즘 열풍

여러분 천천히 ‘개발’하세요?

지자체 에코-투어리즘 주력 문제 없나 무분별한 개발, 자연 훼손 역효과 비난

에코투어리즘 열풍이 중앙 정부와 수도권을 벗어나 지방으로 내려가는 추세다. 

이 같은 현상은 각 지자체들이 관광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주력하는 모습과 닮아 있다. 그러나 자연을 훼손치 않고 공존하며 회복을 즐기겠다는 원 취지는 무분별한 개발과 관계자들의 장삿속에 의도와 멀어지는 상태다.

이에 본지는 특별기획으로 에코투어리즘의 정의와 올바른 실천 사례, 그리고 현재 지차체들의 사업 내용과 개선책 등을 도모하는 기사를 총 2회에 걸쳐 연재한다. 먼저 이번 호에는 정확한 용어설명 및 현 상황,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들을 모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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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에코투어리즘

녹색관광, 에코투어리즘, 슬로시티, 웰빙여행 등 이름도 뜻도 제각각인 단어들이 국내 관광산업과 연계되면서 적지 않은 파장을 끼치고 있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저탄소) 녹색관광(green tourism)이란 농촌의 자연과 문화, 평화로움과 안온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농촌관광을 말한다.

즉 농가에서 숙박시설을 제공하고, 특산물·음식 등 상품을 개발하며 여기에 이벤트와 농사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추가함으로써 농촌지역의 소득을 증대시키려는 전략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비수기 농가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전개된 녹색관광은 발전을 거듭해 현재는 이야기가 존재하는 지속 가능한 관광, 소규모 지역주민의 참여와 주도를 모토로 발전하고 있다.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개념인 에코투어리즘(eco-tourism)은 환경 피해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자연을 관찰하고 이해하며 즐기는 여행 방식이나 여행 문화를 말한다. 즉 해외 선진국이 직접 실천하고 있으며 정부와 주요 관계자들이 관광업의 미래 성장 모델로 꼽고 있는 개념이 바로 에코투어리즘이다.

끝으로 웰빙(Well-being)은 육체적·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삶의 유형이나 문화를 통틀어 일컫는 개념이다.

국내 관광업계의 경우 이 같은 개념을 모두 통합해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상태에서 자연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몸을 회복하는 체험관광을 녹색관광이라 통틀어 지칭하고 있다. 때문에 지자체가 추구하는 녹색관광이 꼭 농촌체험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웰빙과 닮아 있지 않은 구석도 많다.

내국인의 국내 관광이 당일 답사에서 체험 관광으로 변화하면서 에코 투어리즘 열풍은 조금씩 거세지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딸기 따기, 밤 줍기, 조개 캐기 등 단순 관광 일정에 몸을 움직여 무언가를 직접 획득하는 시간을 일정에 추가하곤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지루함을 호소하는 관광객들이 늘어났고 이미 한 차례 지나간 단체팀으로 인해 결실을 충분히 얻지 못했다고 불평하는 사례도 증가했다.

이러한 고객 불만을 수용해 최근에는 아예 전문 해설사와 동행하는 트레킹 상품을 출시하거나 농촌 마을과 협력해 고객관리를 직접 맡기는 컨설팅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개발 또 개발, 올레 VS 둘레

해외 선진국들이 추구하는 에코투어리즘의 기본 뼈대는 지나치게 비대해진 관광산업과 관광객 유치로 자연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함에 있다. 항공기 탄소 절감, 관광객 쓰레기 배출 절감, 무분별한 개발 중지, 친환경 리조트 건립 등이 그 예다. 반면 국내의 경우 원 의도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적용한 탓에 에코투어리즘이 하나의 관광 사업모델로 전락하면서 오히려 자연을 더 피폐하게 만드는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07년 제 1코스 개장으로 문을 연 제주 올레를 보자.

제주 올레는 그 당시 사회 전반적으로 불어 닥친 웰빙바람에 힘입어 구전 효과를 가져왔고 지금껏 히트 상품으로 군림하고 있다. 대형 버스나 렌터카를 통해서만 여행할 수 있었던 제주도를 직접 걸으며 천천히 체험하고자 했던 제주올레는 이후 제주 관광객 유치 확대에 기여한 것은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 상품으로 지속 성장하는 중이다.

문제는 이후 많은 지자체에서 올레길과 비슷한 녹색상품과 걷기 투어를 앞 다투어 선보이며 지나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A지자체의 경우 수려하기로 이름 난 관광지를 앞세워 무리한 관광객 유치와 이익 창출을 집중한 탓에 올 여름 성수기 인근 자연이 쓰레기로 뒤덮이는 참변이 일어나기도 했다.

제주 올레 역시 원래 없었던 길을 지나치게 개발하고 있다거나 관광객들이 올레길을 거닐며 버리는 쓰레기가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욱이 올레의 경우 돈을 벌기 위한 수익 사업으로 탄생하지 않았음에도 이 같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데 아예 초기부터 돈을 목적으로 사업을 전개했다면 그 끝은 뻔할 수 밖에 없다.


[관련 용어설명]

 

▲ 에코투어리즘 : 환경 피해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자연을 관찰하고 이해하며 즐기는 여행 방식이나 여행 문화. 기존의 관광·여행 형태와는 다른 개념으로, 친환경적인 관광문화를 통틀어 일컫는다. 즉 여행으로 인한 환경파괴를 최대한 억제하고, 환경보호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는 관광을 말한다. 여기에는 지역 특유의 전통문화도 포함되는데, 2000년 이후 새로운 관광 형태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 녹색관광 : 농촌의 자연과 문화, 평화로움과 안온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농촌관광을 말한다. 즉 농가에서 숙박시설을 제공하고, 특산물·음식 등 상품을 개발하며, 여기에 이벤트와 농사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추가함으로써 농촌지역의 농업외 소득을 증대시키려는 농촌관광 전략을 말한다.

▲ 생태관광 : 생태학(ecology)과 관광(tourism)의 합성어. 자연 보존을 위한 활동을 주목적으로 하며, 관광객에게 환경보전의 학습기회를 제공하고 관광으로 인한 수익은 지역의 생태계 보존이나 지역주민에게 되돌아가는 관광의 한 형태. 풍물을 단순히 보고 즐기던 과거의 관광에서 벗어나 날로 오염되는 지구환경의 심각성을 깨닫고 생태계 보호를 체험하는 관광을 말한다.

생태관광의 원칙은 환경보존에 공헌하고, 지역경제에 문화적·경제적으로 공헌하며 방문객들에게 학습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 슬로시티 : 말 그대로 느린 도시(Slow City)라는 뜻으로 향토인으로 하여금 자연 속에서 살면서 마을의 먹을거리와 지역의 고유문화를 느끼며 삶의 질을 향유하는 동시에 도시인(관광객)에게 마음의 고향을 제공하며 느리고 조용히 사는 공동체 운동을 말한다.

슬로 시티의 목표는 자연, 문화, 인간ㆍ생물 간의 조화와 포괄 통섭을 존중하여 각 지역의 다양성(local color)과 차별성의 특색을 제대로 지키자는 것을 뜻한다. 슬로시티의 5가지 지침은 철저한 자연 생태의 보호, 전통문화의 자부심, 슬로푸드(제철ㆍ제때의 식재료와 유기농법), 특산품 및 공예품 지킴이, 지역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태도(정직한 진정성 유지) 등이다.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전남의 신안, 완도, 장흥과 담양 4개 군이 슬로시티에 가입돼 있고 지난해까지 12개국 총 101개 도시가 가입돼 있다.

(사진자료제공 - 뉴질랜드닷컴  http://www.newzealan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