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81호]2010-10-28 14:00

여행상품가격,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

11월 출발 40만원 수준, 성수기 대비 20만원 인하

저가여행상품 부작용 심각, 소비자 신뢰 잃을까 우려

비수기를 맞이한 여행업계가 상품가격 인하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저가 상품 출시와 고질적인 가격 치기는 업계가 직면한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최근 여행비수기를 맞이하여 모객이 급감하고 해외여행에 대한 소비자 호응이 떨어지면서 이벤트 및 프로모션이 확대되는 동시에 동남아 및 중국지역 상품가격이 크게 인하하고 있다.

미끼상품으로 웹상에 표기되는 상품 가격은 그야말로 천차만별. 19만9천원짜리 중국 상품부터 항공권을 포함하지 않는 일본 상품, 여기에 태국이나 필리핀 등의 동남아 상품은 평균 30만원대 후반에서 40만원대 중반으로 판매되고 있다. 실제 유류할증료 및 옵션, 기타 가격 등을 다 합치면 50만원이 넘어가는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지만 규모가 작은 전문사나 온라인 여행사는 아예 30,40만원을 평균 가격으로 표기하고 있다. 또 판매사들이 결합한 항공사 연합 상품의 경우 가격 인하를 넘어 이벤트 경품으로 등장하는 등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일시적인 가격 하락이 가져올 추후 파장이다. 올 겨울 성수기 항공사들이 해외여행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좌석 공급을 늘리면서 요금 역시 전년보다 높은 가격으로 인상되고 있다. 항공료와 객실료가 인상되면 당연히 여행상품 가격도 올라가기 때문에 12월 출발부터 재인상되는 여행상품 가격이 소비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저비용항공사들이 앞 다투어 국제선 취항을 시작하면서 할인항공권 판매가 잦아지고 호텔 또한 예약업체들의 경쟁으로 객실 가격이 인하되는 추세여서 젊은 소비자가 굳이 인상된 가격의 패키지 상품을 구매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행사의 경우 여행상품 가격에 대한 고민이 한층 더하다. 무엇보다 항공사 좌석 공급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블록이나 좌석판매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판매를 시작해야 하는데 만약 판매가 부진할 경우 결국 성수기 중반부터는 할당된 좌석 소진을 위해 상품가격을 내리는 것 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얘기라면 현재의 상품 평균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상품가를 책정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A여행사 한 임원은 “10,11월에는 원래 비수기이고 특별한 호재도 없기 때문에 상품 가격이 한층 저렴해진다. 그런데 최근의 상품 가격 인하는 여행업계가 늘상 겪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며 “여행사간의 경쟁도 포함되겠지만 오히려 대형 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간의 경쟁, 호텔예약업체간의 경쟁, 호텔 리조트 GSA간의 경쟁 등 상품 구성을 위한 요소들 간의 싸움이 심화되면서 가격이 내려가는 측면이 있어 12월 이후 성수기 시장에 대한 우려가 심각하다”고 말을 전했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