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704호]2011-04-25 10:17

[중국 실크로드]우루무치, 투루판


우루무치


서역의 정취 가득한 우루무치

홍산, 바자르 관광명소로 유명

천산천지, 남산목장 승마 체험

신강위구르자치주의 주도인 우루무치는 이색적인 도시다. 중국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이슬람풍의 거리 분위기도 특이하고, 황량한 주변 풍경과는 대조적인 현대적인 시내 중심가의 모습 또한 눈길을 끈다.

산업도시로 점차 발전해 가고 있는 우루무치는 이렇듯 다양한 요소가 결합된 매력적인 여행지다.


실크로드의 중심도시

실크로드는 이름 그대로 비단길이라는 뜻으로 이 길을 통해 운반한 대표적인 물건이 중국 비단이었다는 데서 붙인 이름이다. 시안에서부터 시작해 우루무치와 투루판 등을 거쳐 중동을 지나 유럽에 이르던 실크로드는 중국에서는 실크와 도자기, 중동 쪽에서는 각종 향신료, 서방에서는 보석과 직물 등을 싣고 먼 길을 오갔다.

실크로드에는 여러 갈래 길이 있었는데 타클라마칸 사막 북쪽을 지나는 길을 서역북로라 하고, 사막 남쪽을 지나는 길을 서역남로라 했다. 사막 지역을 통과하는 동안 간간히 나타나는 오아시스 도시에서 상인들이 묵어가곤 했는데 북로의 중심 도시들로 우루무치, 투루판, 둔황, 카슈카르 등이 있다. 이들 도시들은 실크로드의 쇠락과 함께 옛 영화도 차츰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 실크로드를 문화 탐방하는 여행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 새로운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우루무치는 위구르족들의 중심지로 현대적인 발전까지 이룬 도시다.


홍산에서 시내 전경 감상

고층빌딩들이 즐비한 우루무치는 처음 이곳을 방문한 여행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실크로드 유적을 찾아온 여행자들의 눈에는 현대적인 모습이 오히려 어색해 보이는 것이다. 게다가 중동 지방을 연상하게 만드는 이슬람 사원들 또한 많아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둥그런 돔을 가진 모스크들과 농산물이며 생필품 등을 판매하는 복잡한 바자르는 우루무치 시내에서 좋은 볼거리가 된다.

홍산과 신강위구르박물관도 한번쯤 들러볼 만하다. 홍산은 크고 작은 암벽으로 이루어진 산으로 저녁놀이 질 무렵이면 바위가 붉게 빛난다고 하여 홍산이라 불린다. 붉은색의 가파른 암석들이 산을 수놓고 있어 어떤 이들은 호랑이를 닮은 산이라고도 한다. 홍산 정상에 자리한 누각에 오르면 우루무치 시내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1788년에 쌓았다고 하는 진용탑도 볼 만하다. 산기슭에 인민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우루무치 시민들이 나들이 삼아 즐겨 찾는다. 공원 안에는 정자, 누각, 동물원, 찻집 등이 들어서 있어 시민들이 나들이를 즐기기에 적당하다.

신강위구르박물관은 위구르족의 전통적인 건축양식을 따라 지었다. 위구르족을 비롯해 소수민족들의 공예품과 문물을 전시하고 있다. 내부에 들어가면 몽고구, 카자흐구, 타지크구, 문물전시구 등 4군데로 나눠져 있다. 고대인의 미라 전시물이 특히 인상적이다.

타클라마칸 사막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장벽을 이루는 천산산맥은 우루무치뿐만 아니라 실크로드의 주요 도시에 수원이 되어주는 중요한 곳이다. 우루무치 시내에서 동쪽으로 100㎞ 떨어진 곳에 자리한 아름다운 호수 천지는 천산산맥의 만년설이 녹아내린 물이 흘러들어 호수를 이룬 것이다. 해발 1,910m 높이에 자리했는데 호수를 둘러싼 산자락마다 침엽수림이 빽빽하게 형성돼 있다. 침엽수림 위로 우뚝 솟은 천산산맥의 웅장한 자태와 호수에 비친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우루무치에서 75㎞ 정도 거리에 남산목장이 있다. 카자흐족들이 모여 사는 지역으로 드넓은 초원에 가축들을 방목하고 있다. 들판에 봉긋 봉긋 솟은 하얀 집들은 이들의 전통 가옥으로 천막으로 된 집으로 파오라고 부른다. 간단한 세간살이만 갖춘 파오 내부를 둘러볼 수도 있고, 목장에서 승마 체험도 가능해 여행자들이 꼭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Tip]

▲가는길 : 대한항공에서 오는 6월28일부터 인천~우루무치간 직항편을 운항할 예정이다. 비행시간은 약 5시간 소요된다.

▲기후 및 복장 : 여름에 무척 덥다. 가벼운 여름복장을 준비하면 된다. 햇볕이 강렬하므로 반소매, 반바지를 입는 것보다는 햇빛을 차단할 수 있는 얇은 긴소매와 긴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우루무치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며 천지 주변은 기온이 낮은 편으로 겉옷을 준비해 가도록 한다.





투루판

캐러밴의 애환을 간직한 오아시스, 투루판

칸얼징 지하수로 식수 확보

교하, 고창고성 등 유적 많아

실크로드는 고대 동서양의 문명이 교차되었던 중요한 교통로였다. 중국 시안에서 시작해 로마에 이르는 긴 여정에서 수많은 캐러밴 상인들의 애환이 살아 숨 쉬고 있다.

그중 실크로드의 중요 거점이었던 투루판은 지금도 과거의 영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사막 위에 드넓게 펼쳐진 포도밭이 특히 인상적이다.

투루판의 칸얼징은 이 지역 주민들에게 생명의 젖줄이나 다름이 없다. 황량한 사막 위에서도 아름다운 오아시스로 남을 수 있었던 것도 칸얼징 덕분이다. 칸얼징은 만년설의 천산산맥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보호하기 위한 지하수로다. 일정한 간격으로 우물을 파고, 우물과 우물 사이를 지하수로로 연결한 일종의 관개시설. 덕분에 천산산맥의 만년설이 녹은 물이 사막에서 증발되지 않고 투루판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이다.

지하수로는 5천여 ㎞에 달하는데 중국에서는 만리장성 못지않은 불가사의로 통한다. 칸얼징 덕분에 넓은 면적에서 포도를 재배할 수 있었다.


투루판의 칸얼징은 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생명의 젖줄이나 다름이 없다. 황량한 사막 위에서도 아름다운 오아시스로 남을 수 있었던 것도 칸얼징 덕분이다. 칸얼징은 만년설의 천산산맥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보호하기 위한 지하수로다. 일정한 간격으로 우물을 파고, 우물과 우물 사이를 지하수로로 연결한 일종의 관개시설. 덕분에 천산산맥의 만년설이 녹은 물이 사막에서 증발되지 않고 투루판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이다. 지하수로는 5천여 ㎞에 달하는데 중국에서는 만리장성 못지않은 불가사의로 통한다. 칸얼징 덕분에 넓은 면적에서 포도를 재배할 수 있었다.

중국 최저 해발고도

투루판은 불타는 사막 위에 자리한 오아시스 도시다. 투루판으로 향하는 길은 모래먼지가 날리는 황량한 사막길이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자라지 못하는 이런 길 위에 살아있는 생명이 과연 있을까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막상 투루판에 도착하면 나무가 우거지고, 시원한 물이 넘쳐흐르는 수로가 도시 곳곳으로 뻗어 있는 모습에 감탄하게 된다.

아이들은 옷을 벗어던진 채 수로에서 물장난을 치며 놀고, 중국인과 위구르인을 반쯤 섞어 놓은 듯한 생김새의 주민들이 묘한 분위기를 전해준다. 도로에는 차량보다 양떼가 더 많이 지나 다니고, 이슬람문화를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투루판은 위구르어로 ‘파인 땅’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투루판은 천산산맥의 남쪽 산록에 분지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해발 -154m로 중국에서 표고가 가장 낮은 지역으로 꼽힌다. 시내에서도 멀리 흰 만년설로 뒤덮인 천산의 주봉 보거다봉을 바라볼 수 있다.

투루판 시내에는 키 큰 포플러를 비롯해 짙푸른 나무들이 자라지만 외곽으로 나가면 황량한 자갈밭으로 뒤덮인 사막이 펼쳐진다. 이곳은 중국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최고 기온이 47도까지 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일교차가 큰 사막성 기후의 특징처럼 해가 떨어지면 15도 정도로 기온이 내려가기 때문에 저녁이면 서늘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더울 때는 밤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아 30도가 넘을 때도 있다.


서유기 배경 화염산

투루판은 실크로드 선상에서 비교적 유적이 많이 남아 있는 곳으로 꼽힌다.

투루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유적지인 교하고성은 시내에서 서쪽으로 10㎞ 거리에 있다. 군함처럼 생긴 섬 위에 세운 성으로 천혜의 요새를 이루고 있다. 교하고성이 축조된 것은 당나라 때인데 서방 교역의 거점으로 삼기 위한 것이었다. 성 안에는 궁과 관청, 주거지 등이 있었으며, 기원전 2세기부터 14세기까지 이곳을 중심으로 번성했다고 한다. 당나라 때 기록에 따르면 성내에 7천여 명이 동시에 거주했다고 한다. 지금은 많이 파괴되어 당시의 모습을 거의 잃어버렸으나 집터와 성벽, 도로의 흔적 등을 바탕으로 그때의 규모를 상상해 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또 다른 유적인 고창고성은 시가지에서 남동쪽으로 46㎞ 정도 떨어진 들판 위에 자리해 있다. 고창고성은 교하고성보다 파괴 정도가 심하고, 오랜 세월에 풍화되어 겨우 흔적만 남아있을 뿐이다.

이밖에 화염산과 천불동 역시 투루판 여행에서 꼭 방문하는 곳이다. 천불동 계곡을 찾아가려면 화염산을 지나가야 하는데 햇빛을 받으면 빨갛게 타오르는 불꽃같다고 하여 화염산이라 부른다. 서유기에 나오는 화염산이 바로 이곳이다. 지표 온도가 80도에 이른다.

천불동은 고창국이 번성했던 시기에 만든 석굴 사원으로 배제크리크라고 부르기도 한다. 회교도에 의해 파괴되기도 하고, 탐험가들에 의해 훼손 되어 지금은 남은 불상이나 벽화가 거의 없는 상태다.

투루판은 실크로드의 핵심지역으로도 유명하지만 세계적인 건포도 생산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또 투루판은 포도의 도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포도밭이 많고, 여기서 생산되는 포도의 양도 엄청나다. 투루판은 연간 강우량이 16mm 정도로 일년내내 거의 비가 오지 않는다. 이처럼 날씨가 건조하고 무덥기 때문에 포도가 유난히 달고 맛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포도의 종류만 해도 200여 종이 넘는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포도 재배에 필요한 물은 어디에서 끌어오는 것일까? 투루판은 오아시스 도시로 천산산맥 끝에 자리하고 있다. 천산산맥의 만년설이 녹아 흐르는 물이 지하 관개수로를 통해 투루판 곳곳을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으며, 이 물로 포도 재배가 가능한 것이다.

투루판의 어디를 가더라도 포도밭이 만들어져 있고, 곳곳에 포도나무가 있다. 일반 가정의 정원은 물론 도로의 가로수로 포도나무가 심겨진 곳도 있다. 포도가 흔한 만큼 값도 저렴하다. 달고 과즙이 많은 포도를 음료수 삼아 여행 중간 중간에 먹기도 한다. 포도주를 담아 마시기도 하는데 전통 공연을 감상하며 맛보는 포도주는 색다른 감흥으로 다가온다.

포도는 그냥 먹기도 하지만 이곳에서는 건포도로 많이 만든다. 벽돌집으로 만든 건조장에 포도를 널어놓으면 사막에서 불어온 뜨거운 바람으로 자연적으로 건포도가 된다. 이 같은 건조장이 집집마다 옥상에 마련돼 있다. 이곳을 찾는 여행자라면 누구나 건포도 몇 봉씩을 기념 삼아 구입하곤 한다.

비가 오지 않는 이곳의 특징 때문에 지붕이 없는 건물이 흔하다. 일반 주택은 지붕이 있지만 공연장이나 영화관 같은 곳에는 지붕 없이 벽면만 만들어 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글,사진 = 전기환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