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09호]2007-05-11 11:51

롯데JTB(주) 출범 앞두고 관광업계 반발 조짐
KATA 이사회서 피해 및 대책 방안 집중 논의
신중목 관광협회중앙회장 신격호 회장에 유보 요청
인바운드 대한·한진·롯데·세방 추이 관망

롯데그룹의 온라인 유통업체 롯데닷컴과 일본교통공사(JTB가 합작으로 롯데 JTB(주)를 설립해 오는 7월부터 영업을 하기로 지난달 24일 발표(본지 4월27일자 1면 참고)한 이후 관광업계에서 반발이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롯데JTB(주) 출범은
롯데닷컴은 세계적인 여행업체인 JTB와 합작으로 합작법인 롯데JTB(주)를 설립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JTB(주)는 자본금 50억원으로 롯데닷컴과 JTB가 50%씩 투자하며 JTB측의 사토 류타로 씨와 롯데닷컴측의 김진익 씨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롯데JTB(주)는 JTB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여행사업 기반을 확보했고 JTB는 관광·유통·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JTB는 1912년에 출범해 연 매출액이 1조3천억엔(2006년 연봉제무제표 기준)으로 유럽과 미주, 아시아 등 전세계 31개국에 80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으며 일본 대학생이 취업하고 싶은 회사 1위로 꼽히고 있다.

롯데는 5개 특급 관광호텔, 면세점 7곳, 백화점 23개점, 할인마트 5개 점포, 롯데홈쇼핑, 온라인쇼핑몰 등을 거느린 유통 특히 관광업계로는 국내 최대 기업이다.

롯데JTB(주)는 아웃바운드시장에 뛰어 들어 오는 2011년 120만명의 해외여행객을 송출할 계획이다.

또한 인바운드의 경우 합작 법인 설립 발표에 앞서 JTB의 고위 관계자가 국내 주요 거래선 4개사에 통보한 것처럼 대형 단체 위주로 영업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유통적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지적이다.

▶▷롯데JTB(주) 출범에 따른 영향
롯데JTB(주)의 본격 출범은 오는 7월부터이다. 우선 롯데JTB(주)는 아웃바운드 부문부터 영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아웃바운드 업계에서는 업종 특성상 대기업이 뛰어 들어 성공한 예가 없고 롯데JTB(주)도 같은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일부에서는 과소 평가하고 있기도 하다.

실제 아웃바운드업계는 대기업에 비해 임금 수준이 낮고 노동 집약적인 서비스업종이란 점에서 롯데JTB(주)가 경쟁력을 확보하기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또한 아웃바운드여행상품의 경우 지상비 부문이 무시되는 노투어피가 반영돼 가격 경쟁에만 의존하고 있는 여행업의 실상을 반영할때 과연 세계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JTB라고 하더라도 요금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란 결코 만만한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롯데그룹의 전통있는 유통의 최강자라는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롯데JTB(주)는 기존의 아웃바운드 중 패키지를 운영하는 대형 업체들이 일간지 광고 위주의 영업에서 이제 벗어나 다양한 매체 활용 및 제휴를 통한 네트워크 마케팅에 주력한다는 점에서는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롯데JTB(주)는 우선적으로 온라인쇼핑몰인 롯데닷컴, 홈쇼핑인 롯데홈쇼핑, 백화점, 할인마트, 면세점, 관광호텔 등을 최대한 연계시켜 활용할 경우 오히려 우려되고 있는 인바운드부문보다 충격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과 남매간인 롯데관광의 김기병 회장과의 관계로 롯데관광만의 충격으로 평가하기는 그 파장이 훨신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바운드의 경우에는 현재 JTB의 패키지인 LOOK JTB 물량을 유치하고 있는 계약사는 대한여행사, 롯데관광, 한진관광, 세방여행 등 4개사이고 NTS인터내셔날과 CNP가 서브 에이전트로 JTB 물량을 받고 있다.

JTB 고위 관계자가 주 계약 4개사에 통보한 내용은 일단 롯데JTB(주)는 대형 단체만 취급하고 현행 시스템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는 점.

롯데JTB(주)가 인바운드를 본격적으로 취급하기 위해서는 가이드 확보와 국내 지상 수배 노하우 확보 등을 감안할 때 빨라도 오는 2008년 말부터는 돼야 하고 제대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3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롯데관광이 전체 인바운드 물량의 85~90%, 대한여행사가 90%, 한진관광이 50~60%, 세방여행이 60%를 JTB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이들 4개사는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지도 못한 채 당분간 추이를 지켜 본다는 입장이다.

인바운드업계에서는 현재 JTB가 지상비를 2만원에서 2만5천원 마이너스에서 단체를 송객하고 있고 선택관광과 쇼핑은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는 입장이어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기도 하다.

JTB가 본사 차원에서는 결정을 내리더라도 지역별로 센터가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롯데JTB(주)에 단체를 송객한다고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의 고객들과 JTB의 기획부 직원들이 기존의 한국관광시장의 생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 오히려 롯데JTB(주)가 JTB의 패키지를 취급하는 것이 전체 일본 인바운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롯데JTB(주)가 우선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일본 롯데의 대형 인센티브단체인 롯데아몬드 행사를 시작으로 인바운드업무가 가시화될 경우 기존 업체의 인력 누출 등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롯데JTB(주)가 관광호텔, 면세점, 롯데월드 등 국내 최대 규모의 관광인프라를 인바운드에 적절히 활용할 경우 JTB의 막강한 판매망과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내 관광업계의 반발 움직임
문제점의 심각성이 차츰 제기되자 관광업계가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회장 정우식)는 지난 4일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롯데JTB(주) 출범에 따른 여행업계가 입게 될 예상 피해와 대응책을 집중 논의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구체적인 대책은 마련하지 못했지만 추후 결론을 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중목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은 지난 7일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에게 서신을 보내 롯데JTB(주) 출범의 유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이 서신에서 그동안 롯데그룹이 한국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크게 기여해 왔는데 롯데JTB(주)의 출범으로 전체 관광업계에 피해가 우려된다며 이같은 결정을 유보해 줄 것을 요청했다.

▶▷여행업계의 앞으로의 대응
롯데JTB(주)의 출범이 순조롭게 되고 아웃바운드부문의 영향이 오는 여름 해외여행 성수기부터 나타날 경우 여행업계가 본격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패키지업체의 한 관계자는 롯데JTB(주)의 영향은 의외로 크게 나타날 수 있어 여행업계의 대응은 자연스럽게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아웃바운드업계는 롯데면세점의 매출액이 월 9백억원에 이르고 이 가운데 내국인 이용률이 60% 정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비협조적으로 나갈 경우 롯데그룹도 상당한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관광호텔 등과 함께 쇼핑, 백화점, 할인마트 등 생활과 직결된 부문이 많아 전체 관광업계로 안티롯데 분위기가 형성되면 롯데그룹도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 조심스럽게 일고 있다.

한편 관광업계는 지난 1992년 한·미 쌍무협정으로 여행업이 외국인 투자 제한업종에서 제외돼 JTB가 독자적으로도 한국에 진출할 수 있었는데도 롯데와 손을 잡고 합작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롯데그룹의 영향력이 높다는 점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관광업계에서는 인·아웃바운드 공히 롯데JTB(주)에 맞설 수 있는 서비스 향상, 여행상품의 질 제고, 전문 노하우를 가진 인력 양성 및 확보, 다양한 마케팅 전략 추구 등 경쟁력 강화에 우선 주력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