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09호]2007-05-11 13:06

[김태삼] (주)푸른여행사 대표
특별기고 트레킹과 여행(24) 중국 황산 서해대협곡(下) 김태삼 (주)푸른여행사 대표 황산은 크게 앞산과 뒷산으로 나뉜다. 케이블카는 총 3개가 있으며 산 위에는 3개의 4성급호텔이 있다. 1500m가 넘는 곳 첩첩산중에 일급호텔이 있다는 것 자체가 중국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한다. 황산은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움을 지닌 명산으로 이 중에서도 서해대협곡은 그 경이로움의 극치라 평가 받는다. 흡사 마환이라고 할 정도로 서해대협곡에 들어서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탄성을 자아 낸다. 케이블카를 타고 옥병루에 올라 천도봉을 병품 삼아 연화봉을 돌아 오어봉에 오르면 천해(天海)가 앞에 펼쳐진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손님들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아직 황산의 대문도 안 열었는데 뭘 그리 많이 누르냐고 나는 농을 건넨다. 이유인즉슨 황산의 최고 비경 서해대협곡이 남아 있기 때문. 곧장 백운산장에서 점심을 먹고 서해대협곡으로 들어선다. 서해대협곡은 글자 그대로 협곡을 나타낸다. 설악산에도 이 정도의 비경과 기암협곡, 암봉은 있다. 그러나 그곳은 전문 등반가나 암벽을 할 수 있는 이들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다. 서해대협곡은 일반인들이 등산으로 접근할 수 있으며 9년간에 걸쳐 만든 것이다. 케이블카도 없던 시기인 1979년, 서해대협곡 코스가 완공되기 훨씬 전에 76세의 나이로 황산에 올랐던 등소평이 배운정이라는 곳에서 서해 대협곡을 보고는 감탄하여 옆에 있던 이들에게 개발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후 서해대협곡은 무려 12년 동안이나 설계되었고, 9년간에 걸쳐 공사를 진행했다. 작은 웅얼거림조차도 웅웅 메아리로 받아내는 수천 길의 절벽들, 골목 양쪽의 담장처럼 검은 그림자를 드리운 절벽 사이 저편에는 송곳 형상의 또 다른 대암봉이 예리한 모습을 드러낸다. 위를 보면 금방이라도 쓰러지며 서로 부딪칠 서너 개의 암봉 머리가 하늘을 조리개처럼 가리고 있다. 협곡의 길가 곳곳에는 바위틈을 타고 흘러 내리는 물을 모아 두는 크고 작은 방화(防火水)용 수조가 마련돼 있다. 너무나도 맑고 투명하여 금방이라도 마시고 싶지만 석회 성분이 강하여 마시면 배탈이 난다고 한다. 협곡지대를 빠져 나와 맑은 계류가 흐르는 계곡을 건너서 배운정으로 오르는 계단길로 접어든다. 이제 절경은 끝난 것인가 하고 생각이 들지만 그건 오산이다. 일단 중턱쯤 오르자 우리가 ‘허공 다리’로 지나 수많은 침봉들이 드러나며 서서히 장관으로 변해 간다. 수많은 황산송들과 엄지봉들이 지친 손님들을 격려하는 것 같다. 사실 황산에 오르고 나니 천하에 산이 없더라는 중국인들의 말은 거짓말임에 분명하다. 한국의 산도 황산만큼 절경이 많은 편이다. 그럼에도 황산의 서해대협곡은 중국인들이 만들어 낸 천하제일경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좋은 상품이 있음에도 절대 경쟁속에서 황산의 상품가가 경쟁적으로 내려가고 인두세와 쇼핑으로 행사비를 대체하려는 대형 여행사와 중국 전문팩사의 경쟁속에 질 높은 황산상품을 판매하기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greentour@greentou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