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028호]2018-05-04 09:25

황사·미세먼지 심하면 ‘국내여행 취소할 것’ 40% 넘어
 
이동·활동 지장 없어도 불안심리 높아, 폭풍〉황사〉혹한 순
 
 
폭설, 폭우, 폭풍과 같은 악천후가 예상되면 국내여행 계획을 취소하거나 변경할 가능성이 커진다. 악천후 다음으로는 황사와 미세먼지 같은 대기오염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고, 폭염과 혹한 같은 이상 기온에 대해서는 덜 민감했다. 남성보다는 여성, 미혼보다는 기혼, 젊은 층보다는 고연령 층이 기상 상황에 더 영향을 받았다. 60대 이상 연령층은 기상 문제에 따라 국내여행을 취소하거나 변경하겠다는 의향이 가장 컸으며, 특히 폭풍에 민감했고 그 다음은 황사와 혹한의 순이었다.

세종대학교 관광산업연구소와 여행전문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공동 수행하는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매주 500명 조사)에서 기상 상황이 국내여행 계획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알아봤다. 악천후, 대기오염, 이상 기온과 관련된 기상상황 7가지를 제시하고 ‘2박 3일 일정으로 계획된 국내 여행지에 지난 1년 중 가장 심한 기상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있다면, 어떻게 할지를 물었다. 그 결과 여행을 ‘취소/변경하게 될 것‘이라는 답은 폭설, 폭풍, 폭우와 같은 악천후일 때 각각 54%, 53%, 52%로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은 대기오염의 지표인 황사(47%)와 미세먼지(42%)였고, 혹한(32%)과 폭염(25%) 같은 극단적인 기온 문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민감했다.

폭설, 폭풍, 폭우와 같은 악천후일 때 과반수가 여행계획을 취소 또는 변경한다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악천후는 여행의 기본인 이동이 거의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일상적 활동을 어렵게 하고 다양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여행을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것이 권장할 만한 선택이다.

황사나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 문제는 건강에 유해하기는 하지만 악천후처럼 즉각적인 피해나 위험을 주거나, 혹한이나 폭염과 같이 활동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악천후와 비교해 취소/변경 의향이 크게 낮지 않은 것은 상당수가 황사나 미세먼지가 미래에 일으킬지 모르는 건강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극히 덥거나 추운 이상 기온은 활동에 불편을 주기는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큰 위험과 연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상 기온은 돌발적이기 보다는 계절적으로 여러 차례 며칠씩 계속되는 익숙한 상황으로 굳이 여행계획을 취소/변경할 이유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황사나 미세먼지에 대해 민감한 것은 건강과 연결된 문제이고, 발생 빈도도 높으며 위해 요인과 결과를 쉽게 확인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상황 발생시 흔히 권장되는 대응 행동은 외출하지 말고 실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이는 여행계획을 취소하거나 변경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국내여행을 하기에 좋은 봄철에 많이 나타나고 있고, 변경 및 취소에 부담이 적은 당일여행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황사나 미세먼지가 관광산업에 미치고 있는 영향은 예상보다 훨씬 클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