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058호]2018-12-21 10:04

쑥쑥 크는 호텔 갈 길 잃은 펜션과 민박


 
여행 형태와 숙박산업의 변화가 함께 작용
 
 
국내여행 숙박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호텔 선호가 크게 증가해 선두를 지켜온 펜션을 앞지를 태세다. 볼거리보다는 쉴거리를 찾고, 취사보다는 매식을 즐기는 식도락의 증가 등 여행스타일의 변화와 함께, OTA와 숙박앱의 성장, 호텔 요금의 하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세종대학교 관광산업연구소와 여행전문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공동 수행하는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매주 500명 조사)에서 계획 중에 있는 1박 이상의 국내여행 시 어떤 곳에서 숙박할 예정인지를 정리했다. ’올해 하반기(11월까지) 선호 숙소로 펜션이 25%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호텔 22%, 콘도/리조트와 모텔/여관이 각각 12%, 민박/게스트하우스 8%, 캠핑/야영 3% 등의 순이었다. 가족/친구 등 지인 집은 10%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3년간 변화를 보면 가장 선호율이 높았던 펜션은 지난 2016년 상반기 29%에서 ’올해 하반기 25%까지 하락했고, 호텔은 동기간 15%에서 22%로 급성장했다. 3년전 2배 가깝던 차이가 3%포인트로 좁혀져, 1~2년내에 호텔이 펜션을 앞지를 가능성이 있다. 가장 하락폭이 큰 유형은 민박/게스트하우스로 지난 3년간 5%포인트(13%→ 8%) 떨어졌고, 콘도/리조트는 소폭 하락하거나 다소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

숙박시장의 지각 변동은 여행 행태와 숙박 판매환경이 동시에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행태는 여행 목적, 여행지, 동행자, 경비 등 모든 측면에서 바뀌고 있다. 단기간, 근거리, 저비용을 기본으로 하고, 여행의 중심이 ▲볼거리로부터 먹거리-쉴거리 중심으로, ▲가족으로부터 나홀로- 커플 중심으로, ▲취사에서 매식으로 옮겨 가고 있다. 이런 변화에 가장 잘 맞는 것이 호텔이다.

숙박 판매도 크게 변했다. 숙소 결정은 오프라인 중심에서 OTA(Online Travel Agency)와 숙박앱 중심으로 크게 이동했다. 또한 호텔간의 치열한 경쟁은 ▲요금 인하, ▲상품 다변화,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졌다. 숙박앱들은 숙박시설에 머물렀던 호텔과 모텔을 쉴거리, 먹거리, 놀거리를 동시에 제공하는 복합 문화공간(부티크, 레지던스 등)으로 변모시켰다. ▲비싸고 거북스러운 이미지에서 편안하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즐길 수 있는 곳, ▲휴가나 명절 이벤트를 위한 곳, ▲젊은층에게는 친구/연인과 파티를 즐기는 장소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며 고객층을 늘려가고 있다.

반면, 민박/게스트하우스와 모텔/여관 등 비교적 저렴한 숙소들은 가격 경쟁력을 잃는 동시에 다양해진 소비자의 기대를 맞추지 못해 시장을 잃고 있다.

숙박시장의 지각 변동은 진행 중이다. 호텔은 뜨고, 다른 업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소비자가 먼저 변했는지, 새로운 기술과 접근이 소비자를 변화시켰는지는 판단하기가 곤란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런 상태가 계속 된다면 호텔의 영향력이 더 커지고, 다른 업태는 더 깊은 부진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