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55호]2008-04-04 18:07

“5월 해외여행상품가 책정 고민되네”

유류할증료 인상 및 항공권수수료 인하분 판매가 반영

가정의 달 모객 불투명, 여행업계 대처 방안 놓고 난감

여행업계 사상 초유의 대응인 항공사 규탄대회에도 불구하고 지난 1일 발권부터 대한항공의 항공권 발권 수수료가 종전 9%에서 7%로 인하된 시대가 오고 말았다.

이번 국제선 항공권 발권 수수료 인하는 표면적으로 2% 포인트의 인하율뿐이지만 실질적인 수치로 환산했을 때 22%까지 수익이 하락되는 문제인 탓에 비수기를 맞은 여행사들의 곤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렇듯 국적 항공사의 발권 수수료 인하 정책이 별다른 변화없이 강행되자 그동안 눈치 보기에 급급했던 여행사들의 상품 가격 인상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4월 비수기를 넘어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 등 황금연휴 및 가족여행과 효도여행이 포진하고 있는 5월부터는 전면적인 가격 상승이 이어지지 않겠냐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환율 급등에 따라 잠정적으로나마 가격 책정이 불가피했던 미주와 유럽 지역 상품가는 벌써부터 10~30만원까지 인상된 상태. 여행사 각 사업부마다 입장은 제각각이지만 대부분 상품 가격을 올려 모자라는 수익을 메우겠다는 의견에는 동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인상된 상품 가에 대해 소비자에게 설명할 수 있는 길이 막연하고, 다른 여행사들의 움직임을 쫓아 동일하게 상품 가격을 올렸을 때 모객률이 급격히 저하되는 현실적인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아 여행사 자체에서도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이번 상품 가격 인상에는 항공권 발권 수수료 인하 외에도 양 국적사가 1일부터 적용한 유류할증료 인상도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세계 항공유가 가격이 급등했다는 점을 밝히며 유류할증료를 이전 단계에서 4단계 높인 가격으로 공지했다.

여행사들의 경우 유류할증료를 별도로 받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4월 출발 상품 중 이미 가격을 매겨 판매가 확정된 상품에서는 고스란히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여행사 관계자는 “예전에도 상품 가격을 올리는 경우는 분명히 있었지만 올해처럼 규모에 상관없이 다수의 여행사들이 눈앞에 보이는 수익 하나만을 위해 가격을 재수정하는 일은 없었다"며 “여행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항공사에서 가격에 대한 대안책을 내놓아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이야 여행사들이 가격을 통한 수익 유지를 준비하는 상황이지만 여건이 더 악화되거나 성수기에 이르러서 아예 마진을 포기한 초저가 상품들로 승부수를 띄우게 된다면 그때 돼서 문란해진 시장 질서와 피해는 누가 보상할 수 있겠냐”고 하소연했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