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83호]2008-10-24 10:13

하나투어, 상생경영 문제 불거져

해외법인 계열사 여부 놓고 다툼 이어져

거래 중단후 문제삼자 계열사 주장

현지 업체 금감원에 분식회계 조사 민원 제기

“업계 리더, 변화의 계기 삼아야” 지적도

하나투어가 어려워진 여행업계 환경 속에서 해외 현지 업체와의 소모적 분쟁으로 상생경영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2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지난 14일 증권선물거래소로부터 HANATOUR EURPOE S.R.L(이하 로마법인)의 계열회사 제외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받고 15일 답변에서 2001년5월12일 로마법인 설립시 하나투어가 50%, 현경동씨 30%, 기타 20% 지분으로 자본금 한화 1천만원(당시 환율) 출자에 대한 계약을 맺고 2001년6월11일 자본금을 송금해 계열회사가 맞다고 밝혔다.

증권선물거래소는 하나투어의 답변에 문제가 있다며 또다시 지난 17일 재조회공시를 요구했으나 20일 똑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증권선물거래소는 지난 20일 하나투어에 대해 거래관계가 5년간 중단되는 등 계열회사로 보기 어렵다며 공시불이행을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하고 기존 공시 내용을 입증할 추가 자료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다음달 11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해 주식 거래를 1일간 정지시키겠다고 밝혔다.

하나투어는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계열사 관련 유권해석을 의뢰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으나 근본적인 문제는 해외 현지 법인의 실제 경영을 맡았던 현경동 대표와의 갈등이다.

현경동 대표이사는 “지난 2001년부터 2003년 10월 거래가 중단될때까지 상당한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상생한다는 차원에서 협력 했는데 어느날 투자 법인을 배제하고 현지 물량을 경쟁사로 송출했다”며 “세계 10대 여행기업을 추구하는 업체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현 사장은 이후 하나투어에 책임을 묻기 위해 민사소송을 제기해 지난 2005년 서울고등법원에서 패소했는데 이때는 하나투어가 단순 거래관계라는 점이 법원에서 인정됐다며 공시와 관련하여 문제가 되자 계열사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부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하나투어는 지난 2003년 10월14일부터 로마법인에 단체관광객 송출을 중단한다는 부서장의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로마법인이 반발하자 그런 사실이 없음을 회신했음에도 실제 송출은 이뤄지지 않아 추후 당초의 결정이 사실이었음을 입증했다는 것이 로마 법인의 주장이다.

현 사장은 현재 금융감독원에 하나투어의 분식회계 조사를 요구하는 민원을 지난 달 정식으로 접수해 놓은 상태.

금융감독원 회계서비스2국 심사감리2팀 하나투어 담당 선임조사관은 지난 22일 “분식회계와 관련하여 조사 여부는 결정된 바 없고 현재 민원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

여행업계 최초의 코스닥 상장 기업으로 13개 계열사와 해외 28개 현지 법인 등을 거느리며 2천여명의 직원들이 몸담고 있는 업체의 내부 경영과 관련하여 대외적으로 갈등이 표출된 것은 사실상 처음이어서 여행업계에서는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현경동 사장 측은 지난 7월부터 아예 국내에 상주하며 공정거래위원회, 증권선물거래소, 금융감독원 등 감독기관을 상대로 계열회사 유권해석과 분식회계 등을 주장하며 쉽게 물러설 기미가 없음을 밝히고 있다. 현경동 사장은 “실제 로마 법인의 하나투어 회사와 관련한 각종 자료를 토대로 잘못된 부분을 끝까지 밝히겠다”며 억울함을 거듭 호소했다

하나투어 입장에서는 계열회사로 법인설립을 했던 점이 명백한데 거래 당시의 자료를 토대로 압박하는 것은 있을 수 없고 투명 경영이란 회사의 방침에 따른 건전 경영으로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행업계에서는 하나투어가 국내 여행업계 선두주자로서 세계 최고의 여행종합기업을 추구하는 만큼 이번 기회에 여행유통상 관행으로 이뤄지는 문제까지도 개선한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경제 여건상 어려운 여행업계의 상황을 감안할 때 상생경영의 모범이 될 수 있는 실천 방안 마련 등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