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93호]2009-01-02 13:35

신년기획 관광청 가이드북

도보여행객을 위해 지도와 함께 상세한 여행정보를 수록한 마카오관광청 도보여행 가이드북.

원하는 정보만 고른다! ‘토핑 가이드북’

알찬 구성과 세련미 겸비|내 손 위의 세계 여행시대 곧 찾아와

▲여행 안내의 모든 것

여행가방 속 짐을 줄이고 줄여도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가이드북. 공항 출국심사에서부터 목적지 골목골목 정보까지 여행을 위한 모든 정보가 수록된 가이드북은 여행자에게 있어 행동지침서나 다름없다.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가이드북에 대한 수요도 급격히 증가해 왔다. 출판업계의 가이드북 출간 경쟁도 치열해 최근에는 유명인을 저자로 내세우지 않으면 좀처럼 관심을 얻기 힘들 정도.

이런 가운데 관광청에서 발행하는 가이드북은 여행안내의 최고의 책자. 무료로 배포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스테디셀러라고 언급하는데 다소 무리가 있다. 하지만 오늘날 관광청 가이드북을 살펴보면 어느 출판사에서 출간한 그것에 뒤지지 않는다. 이 때문일까 각 관광청에는 매일 가이드북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고 있는 관광청 가이드북은 올 해에도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 혹은 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광청 대표 홍보 수단

주한외국관광청들은 저마다 특색 있는 홍보마케팅을 전개하려 힘을 쏟는다. 하지만 모든 관광청이 가이드북 발간을 주요 홍보활동으로 꼽는데 이의가 없어 보인다. 관광정보 안내가 관광청의 주 업무이며 가이드북은 이를 위한 일반적인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일부 관광청은 매 해 새로운 가이드북을 제작하며 해마다 많게는 수만권의 가이드북을 인쇄한다. 관광청에 직접 방문하는 일반인은 물론, 이메일 혹은 전화 등으로 신청을 받아 무료로 가이드북을 배포하고 있다. 가이드북 요청과 관련한 업무가 날로 늘면서 가이드북 신청 및 배송과 관련한 업무를 외부 업체에 맡기는 경우도 있다. 내용 전달에 초점이 맞춰졌던 예전 가이드북에서 나아가 이제는 알찬 내용은 기본이며 풍부한 사진과 세련된 디자인을 겸비, 월간잡지를 떠올리게 하는 가이드북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또한 관광청 단독으로 출간하는 예전 방식에서 최근에는 월간 매체 또는 출판사와 협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를 통해 관광청 측은 제작비 절감과 배포 및 홍보창구 다양화라는 두 가지 효과를 얻고 있다. 더불어 협력 매체의 기존 독자층을 미리 파악할 수 있어 이들을 타깃으로 한 콘텐츠 특성화 및 관련 마케팅도 전개하고 있다.

▲실수요자에 전달 및 효율성 제고 주의해야

관광청에서 한 해 발간되는 가이드북 가운데 상당량이 여행사에 전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무료로 전달되며 양이 많을 경우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비용은 제작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가이드북은 관광청의 여행사 지원 차원인 사례가 일반적이다.

한 해 관광청 예산 가운데 상당 부분이 가이드북에 투자된다. 제작비용은 물론 인쇄, 배포 등 가이드북과 관련된 비용은 관광청 살림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저마다 가이드북을 통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여행객들이 가이드북의 질을 낮게 평가하거나 소홀히 다뤄 분실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 또한 여행사의 ‘선심성 배포’로 인해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일부 관광청에서 가이드북이 선전물 격으로 인식되거나 고객 홍보물로 무작위 배포되는 사례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여행상품을 예약하거나 항공권을 구매하는 등 해당 지역으로 실제 여행을 떠날 계획인 여행객에게 가이드북을 전달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A관광청 관계자는 “여행업계 지원 업무 차원에서 가이드북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는데 시중에서 판매 중인 가이드북과 비교해 전혀 뒤쳐지지 않는다”며 “공짜라는 이유로 가이드북을 소홀이 다루는 경우를 종종 접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원하는 정보만 골라, 토핑 가이드북

가이드북도 이제는 ‘토핑시대’이다.

가이드북은 크게 단행본과 브로슈어 형태로 나뉘는데 최근 특정 주제 아래 관련 정보를 골라 담은 가이드북이 활발하게 출간되고 있다. 가이드북의 시초격인 단행본 가이드북에는 역사, 기후, 언어, 통화 등의 일반정보를 비롯해 비자, 교통, 공항, 지역설명 등 여행정보가 담겨 있다. 또한 지역 및 테마별 여행정보가 자세히 설명돼 있고 숙박시설과 유명 음식점 정보도 수록돼 있다. 더불어 ‘추천 여행코스’를 제시해 보다 편안하고 재미있는 여행을 돕는다. 이 같은 가이드북은 여행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여행객들에게 꾸준하게 인기를 얻고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도보, MICE, 어학연수, 에코, 쇼핑, 요식, 트래킹, 허니문, 치료 등 주제별 정보를 골라 담은 일명 ‘토핑 가이드북’ 출간이 활발하다. 개별여행 및 테마여행 등의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원하는 분야의 정보가 보다 집중적으로 구성돼 있는 가이드북이 여행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추세는 여행객을 세분화해 타깃별 특화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관광청의 마케팅과 흐름을 같이 한다. 특히 재방문율이 높은 근거리 목적지의 경우 이 같은 사례가 두드러지는데 홍콩관광청의 경우 쇼핑과 관련 가이드북만 4가지를 구비했으며 싱가포르관광청은 교육을 주제로 4가지 안내서를 출간했다. 한편 영토가 거대한 목적지의 경우 주제별 가이드북에 앞서 지역별로 세분화된 가이드북을 먼저 출시하고 있다. 호주관광청은 멜버른, 시드니, 브리즈번&골든코스트, 퀸즈랜드 등 각 지역 가이드북을 구비했다.

▲어디서나 클릭 한번이면 OK!

두꺼운 책으로 대표되던 가이드북 시대는 이미 지났다. 요즘 가이드북의 화제는 편리함과 화려함. 우선 크기가 작아 휴대가 편리한 일명 ‘포켓북’이 주를 이루며 풍성한 사진과 세련된 디자인이 일반 잡지 못지않은 화려함을 겸비했다. 또한 관광청의 오늘날 가이드북 서비스는 인쇄 매체를 지나 전자 가이드북과 음성 가이드북 서비스에 이르렀다. 이미 일부 관광청에서 웹사이트를 통해 전자 및 음성 가이드북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젊은 여행객들을 중심으로 이용률이 점차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책자 형태의 가이드북을 선호하는 편이다. 하지만 휴대전화를 포함해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의 보급률이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멀지 않은 미래에 목적지 현지에서 관련 여행안내 서비스를 즉시 내려 받아 이용하는 모습이 보편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각 관광청에서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를 온라인 서비스가 가능한 형태로 변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아 다소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빠른 시일 내에 세계 어느 곳에서나 클릭 몇 번만으로 손 바닥위에 전 세계 여행 정보를 펼칠 수 있는 시대가 다가 오길 기대해 본다.

이창곤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