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02호]2009-03-13 09:41

[포커스]여행업계의 ‘한류’

‘한류여행상품’지속가능한 경쟁력 갖춰야

고부가가치 상품 ‘한류’, 여행업계에 긍정적인 영향 미쳐
일본시장 넘어 중국, 동남아 시장도 적극 공략해야

관광의 형태가 단순히 구경거리를 즐기고 감상하는 수준을 벗어나 특정한 테마를 가진 다양한 상품으로 확대되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러한 관광형태는 문화적인 체험을 강조한 형태로 전환되고 있으며 관계사들은 이와 관련된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 2004년 드라마 ‘겨울연가’로 시작된 한류 열풍은 한국 대중문화를 알리는 전령사가 됐으며, 침체된 인바운드 시장에 아직까지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특히 최근 원화가치가 하락하고 엔고현상이 지속되자 쇼핑과 한류스타와의 만남을 주 목적으로하는 일본관광객이 증가했다. 이는 일반 여행상품과는 달리 고수익을 창출하는 특수 상품으로 외화 획득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들은 한류여행상품이 일반 상품과 비교해 두 배 이상의 수익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대규모 단위로 모객이 이뤄져 적게는 1백 명에서 천 명 단위까지 유치할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일부 국내 인바운드 여행사들은 한류를 찾아 한국을 찾은 외래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덤핑상품 판매는 물론 콘서트, 팬 미팅 입장권 등을 확보하지도 못한 채 상품을 기획, 판매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현경 기자 titnews@chol.com


▲앞뒤 전후 생각 말고 일단 팔고 보자!

얼마 전 가수 비가 자신의 패션브랜드를 론칭하면서 기념 콘서트를 열었는데 뜻하지 않은 일본 관광객들이 대거 방문해 소동이 일어났다. 좌석예약은 물론 초대권이 없는 150여 명의 일본관광객이 행사장에 입장하려다 주최 측과 마찰을 빚은 것.

국내 한 여행사가 비 소속사와 사전 협의없이 일본관광객에게 관련 여행상품을 판매한 것이 문제가 됐다. 해당 여행사는 비 소속사의 항의와 일본관광객의 요청에 따라 여행상품가격 전액을 환불해 줬지만 일본관광객들의 실망과 국가적인 망신은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였다.

A 인바운드 전문 여행사 관계자는 “일반 상품보다 몇 배는 더 비싼 상품가를 지불하고 한국에 한류 여행을 왔는데 여행사 측의 안일한 상품 구성 및 일정으로 일본관광객들의 불만을 사는 경우가 있다”며 “이러한 경우 한류스타의 명예뿐만 아니라 국가 이미지도 실추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여행사와 한류스타의 소속사가 직접 계약을 이뤄 행사를 진행하면 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 양측을 연결해주는 전문 에이전트들이 항상 문제를 일으킨다”며 “중간에서 자신들의 수입에 유리한 조건만으로 계약을 제시하거나 소속사와 합의되지 않은 일정을 과대하게 홍보, 진행시켜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팬 미팅 또는 콘서트 관람 상품은 최소 3개월 이상 준비기간을 거쳐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여행사들은 항공좌석과 호텔 객실, 행사 티켓 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조건 팔고 보자는 생각으로 상품을 구성, 판매해 여행일정은 엉망이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진화하는 한류상품

인바운드 여행사 B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전문성을 키워나가기 위해 한류스타를 직접 발굴, 키워내는 엔터테인먼트사업도 병행하고 있으며 한류 스타 이외에도 촬영장, 문화체험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상품을 구성, 다국적 행사 및 이벤트를 동시 다발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또한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통해 지방 관광인프라를 활용, 서울로 집중된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시키기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B 여행사 대표는 “현재 한류상품을 이용하는 주 여행객은 일본인들이지만 앞으로 중국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국의 하이엔드 마켓을 집중 공략해 내 일본 시장처럼 한류여행시장을 성장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본관광객들은 이제 스타를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 문화를 함께 체험하는 상품을 원한다”며 “스타와 한국역사, 문화, 음식 등 살아있는 콘텐츠가 결합된 여행상품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속가능한 한류상품 개발이 중요

현재 일본관광객 중 한류상품을 이용하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은 전체 방문객중 약 5% 미만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전체관광객 수에 비하면 큰 비중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고부가가치 상품으로써 그 의미가 크며 향후 전망 있는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류여행상품 붐은 엔고현상이 수그러진다 해도 지속될 것”이라며 “한류여행상품 시장을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눈앞의 수익보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류상품은 한국의 이미지를 판매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대한 상품 홍보를 지양하고 한류여행상품으로 한국을 찾은 여행객들이 만족할 만한 알찬 일정으로 상품을 개발, 판매한다면 분명 한류 상품은 일본을 넘어 중국, 동남아시아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황금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커스는 격주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