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19호]2009-07-17 12:29

오프라인 여행 박람회 잇따라 약점 노출

가을 허니문 앞두고 여행사마다 개별 박람회 도입

관람객 수 줄고 비용 낭비 심해 여행사 부담 입지 위축

여행사 자체 온라인 마케팅 강화 따라 참가 점차 줄어들 것

가을 허니문을 앞두고 여행사의 자체적인 온라인 박람회가 증가하면서 오프라인 박람회의 입지가 점차 위축되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과 고객들의 여행 문화 성숙으로 오프라인 여행 박람회의 축소는 이미 예견됐던 사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여행사들이 아예 박람회 참가 자체를 포기하거나 자체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들을 유도하면서 여행 박람회의 인기는 급감하고 있다.

오는 9,10월 가을 허니문 시장을 대비하는 여행사의 움직임에서도 이 같은 추세는 여실히 드러난다. 레드캡투어와 모두투어네트워크가 각각 웹사이트를 활용한 온라인 허니문 박람회를 개최하고 하나투어는 지난 5월 자체적인 B2B 여행박람회를 통해 협력사들이 판매할 수 있는 허니문 상품을 선보였다.

레드캡과 모두투어 양사 모두 별도의 시간을 들이지 않고 원하는 상품과 가격을 웹사이트를 통해 쉽고 빠르게 검색할 수 있는 온라인 박람회가 결혼을 앞두고 있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의 예비 허니무너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더불어 모객 증대를 위해 조기예약할인, 경품 증정, 환율 보장, 공항 샌딩 서비스, 객실 업그레이드 등 제공되는 특전 또한 풍성하다.

레드캡과 모두투어만을 얘기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갖춘 여행사들은 대부분 가을 허니문 시장을 위해 지역별 특성을 살린 허니문 상품을 새롭게 세팅, 홈페이지 전면에 배치하고 상품 홍보와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경기 침체로 고가의 장거리 여행상품보다 중저가 단기 상품이나 에어텔이 인기를 끌고 있는 시장 추세를 반영한 노력들이 엿보인다.

관계자들은 오프라인 박람회의 가장 큰 단점을 투자 대비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으로 꼽는다. 2백만원을 호가하는 기본 부스 임대료를 비롯해 3~4일 간의 박람회 기간 동안 현장에 투입하는 인력에 비해 실제 상품 예약으로 전환되는 고객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 박람회 현장을 찾는 관람객들이 크게 줄어든 것도 이유지만 박람회 기간 동안 특전을 목표로 가예약을 했다가 실제 상품 예약은 더 저렴한 곳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더욱이 부스를 임대하는 것 외에 고객의 눈길을 잡기 위한 디스플레이에도 상당한 비용이 드는 만큼 소규모 여행사로써는 참가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 32회 추계 웨덱스 코리아(WEDDEX KOREA 2009 AUTUMN)’에 참가하는 여행 관련 업체는 16곳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관광청은 마리아나와 뉴칼레도니아 관광청이 유일하며 여행사 규모로는 롯데관광과 레드캡투어, 한진관광 등이 그나마 우위에 속하고 나머지는 대형 여행사의 판매 대리점 형태를 띠고 있는 허니문 전문 여행사들이다. 한때 30개에 달하는 여행사들과 관광청들이 참가했던 데 비하면 너무나 저조한 수치다.

박람회 주최 측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는 사례도 여럿이다. 고객들의 트렌드가 변하고 욕구가 나날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주최 측에서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박람회의 형식이나 구성을 동일하게만 유지하려 한다는 것.

이벤트를 통한 경품 증정과 깜짝 공연 등이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판단은 너무 낙후됐다는 설명이다.

A여행사 홍보 팀장은 “오프라인 박람회에 여행사가 참가하는 이유는 그야말로 여행사의 이름을 조금이라도 알리기 위해서지 실제 모객을 기대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 “박람회 주최 측은 순전히 참가 업체들의 부스 비용으로만 수익을 남긴다. 입장료를 책정하고도 절반이 넘는 무료 쿠폰을 온라인을 통해 배포하는데 누가 돈을 내고 박람회에 입장하겠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예전처럼 모객을 위한 홍보 수단이나 유통채널이 적었던 시기에는 한자리에 모여 업체의 이름을 알리고 상품을 싸게 판매하는 전략이 나름대로 효과를 거뒀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모든 마케팅의 툴이 이미 온라인으로 옮겨온 현 시장에서 굳이 비용과 시간을 들여가며 오프라인 박람회에 참가하려는 업체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