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19호]2009-07-17 13:05

언소주, 성수기 여행업계 강타

하나ㆍ롯데ㆍ자유, 불매 기업 선정

지난해 이어 또 불매운동 관광업계 대응 고심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대표 김성균ㆍ이하 언소주)이 삼성불매와 함께 불매 3차 기업으로 하나투어, 롯데관광개발, 자유투어를 선정했다고 공식 카페(http://cafe.daum.net/stopcjd)를 통해 지난 13일 밝혔다.

지난 2008년 현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국민들의 자발적인 촛불 시위와 함께 탄생한 언소주는 이후 조중동(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으로 대표되는 보수 언론에 광고를 게재하는 업체들, 이를 테면 삼성 같은 대규모 기업들의 상품 구매를 거부하는 불매 운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관광업의 경우 지난 2008년 여름 이미 한 차례의 불매 소동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직접적인 발표는 처음이다.

언소주는 관광업의 최대 성수기인 현 시점이 불매운동을 펼칠 수 있는 적기라며 삼성 불매와 함께 여행업 불매를 병행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들은 3개 업체의 광고 집행 현황을 분석, 표로 작성하는 등 불매 운동을 위한 여러 증거를 구비해놓고 네티즌들의 아고라(http://agora.media.daum.net) 서명을 유도하고 있다.

불매 업체로 선정된 각 업체들에 문의한 결과 13일 이후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태욱 하나투어 홍보 대리는 “작년처럼 업무가 마비될 정도의 컴플레인이나 항의전화는 많지 않다”면서 “촛불시위와 맞물려 파급효과가 컸던 언소주의 불매 운동이 올해는 약간 주춤한 것 같다. 아직 특별한 대응은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추후 상황을 관망해야 할 것 같다”는 조심스런 입장을 취했다.

자유투어 홍보팀 또한 “고객만족팀에서 일괄적으로 전화를 받고 있는데 큰 불만 표시나 욕설 등은 아직 발생하지 않고 있다”면서 “기자인 척 전화를 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고 게시판에 항의성 글이 몇 건 게재됐지만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업체 대부분 불매 대상으로 선정된 점에는 불만을 느끼고 있지만 실제 상품 판매나 경영면에서는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언소주의 불매 운동은 분명히 기업이 쌓아올린 명성이나 인지도에 누를 끼칠 소지가 있으며, 불매 업체 선정 이후 관련 업체들의 주식이 계속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만은 없는 사실이다.

언소주의 불매 운동이 성수기 여행사의 경영을 압박할 정도의 위험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경기 침체와 신종플루, 환율 불안정, 여행심리 위축, 관세청 휴대 품목 검사 강화 등 여러 가지 악재들로 이미 밑바닥까지 가라앉은 여행업계의 위상 회복에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관광협회중앙회(회장 신중목)는 지난 15일 불매업체로 선정된 3개사와 함께 대응책을 위한 협의를 갖고 힘이 약한 관광업계를 상대로 한 불매운동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