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708호]2011-05-26 17:03

현지취재 독일 GTM (上) 우리의 독일 여행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글 싣는 순서] ●독일<上> 독일 여행시장의 지속적인 발전     독일<下> GTM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2011 독일여행박람회 지난 8일~10일 개최

참가자 배려하는 프로그램 운영 탁월

2012 GTM 라이프치히에서 열려

독일하면 으레 떠오르는 몇몇 장면이 있다.

멀게는 돈을 벌기 위해 한국을 떠나던 슬픈 광부와 간호사들의 얼굴이 떠오르고 가깝게는 2006년 독일월드컵의 화려한 영광이 그립다.

6월이 되면 몇몇 다큐에서 볼 수 있는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BMW를 몰고 다니는 독일 남자의 곧은 이미지는 너무 반복돼 식상할 정도다.

만약 당신이 독일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가 위에 열거한 그림에서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면 지금 이 기사에 주목해보자.

지난 몇 년간 거듭된 성장을 통해 여행시장의 새로운 강자를 노리는 변화된 독일의 야망과 현 상황을 꼼꼼히 기록했으니 말이다.

“높아진 위상, 유럽 여행의 새로운 중심지”

독일관광산업이 변화하고 있다. 기존 클래식하고 낡은 이미지 탓에 관광지로서의 매력이 부각되지 않았던 독일은 최근 몇 년 사이 대규모 캠페인과 전략적인 테마를 집중 홍보하며 관광대국을 향한 야심찬 도전을 시작했다.

사실 독일은 유럽 여행을 위한 최고의 허브로 꼽힌다. 항공, 기차, 렌터카 등 이동을 위한 다양한 교통수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럽 각 지역과 지리적으로도 가깝기 때문. 가장 이상적인 여행 동선을 계획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행 고수들의 사랑을 받는다.

독일은 수도인 베를린과 경제 중심지 프랑크푸르트를 제외하더라도 모든 소도시가 각각 균형적인 발전을 일궈 낸 모범적인 국가다. 부산이나 경주,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변변한 숙박 시설 하나 찾기가 어려운 국내에 비해 독일 여행시장이 보유하고 있는 광범위한 인프라는 실로 부러움을 자아낸다.

독일 역시 이러한 자국의 매력을 인지한 듯 전 세계를 상대로 맞춤형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각 지역이 보유하고 있는 장점을 알리는 동시에 통합된 관광 캠페인을 끊임없이 홍보하며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것.

일례로 수도인 베를린은 세계적인 트렌드가 만들어지는 가장 젊고 핫(HOT)한 도시이며 프랑크푸르트는 쇼핑과 유럽 경제의 핵심지이다. 음악과 문학에 취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라이프치히와 드레스덴을, 꽃과 숲이 우거진 동화 속 마을을 꿈꾼다면 슈발츠발트를 추천할 수 있다. 여행객의 기호에 따라 무한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는 땅이 바로 독일인 셈이다.

국내 여행시장의 경우 대학생들을 주된 타깃으로 하는 배낭팩을 구매하면 일정 중 독일에 머무르는 시간은 고작 1,2일에 불과하다. 패키지 또한 프랑스와 영국을 함께 둘러보는 3개국 여행이 주를 이루고 있다. 독일 단독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나 랜드사가 간혹 있기는 하지만 판매 실적이 높다고는 볼 수 없다. 특히 독일은 타 지역과 마찬가지로 베를린을 제외하면 한국인 가이드를 운영하기가 어렵고 체류 시간이 길어질수록 지상비 또한 높아져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힘든 지역이다.

보안 카드 없으면 출입이 금지됩니다”

독일 관광산업에 부는 변화의 바람은 2011독일여행박람회(Germany Travel Mart/GTM) 현장 곳곳에서도 쉽게 인식할 수 있었다.

올해 GTM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독일 퀼른 메시에서 펼쳐졌으며 독일 현지 호텔, 항공사, 렌트카, 지역관광청, 어트렉션, 공연 업체 등 약 400여개 업체가 셀러로 참가했다.

이들은 분리된 부스 안에서 기업을 소개할 수 있는 브로슈어와 사진, 요금표, 프레젠테이션, 선물 등을 준비하고 바이어를 맞았다.

바이어들의 면면 역시 화려하다. 전 세계 31개 지역에서 360여명에 달하는 바이어들이 현장을 찾았으며 국내에서도 5개 업체(인터파크투어, 걸리버, 크리에티브투어스, 유로스코프, 위투어스)가 박람회에 참여했다. 관광청 한국사무소는(씨제이스월드) 여행상품 판매 실적 및 관심도에 따라 업체를 분류하고 추후 개별 상담을 통해 참여 업체를 선정했음을 미리 밝혔다. 이들은 3일간에 걸친 비즈니스 기간 동안 하루 평균 15~20개 이상의 개별 미팅을 소화했다.

GTM의 경우 지난해까지 스케줄을 미리 잡지 않고 자유로운 상담을 지향했지만 올해부터는 온라인을 통해 업체 간 개별 미팅 시간을 잡는 쪽으로 방향을 변경했다. 온라인 스케줄이 처음 도입된 만큼 자유로운 미팅과 스케줄이 반반씩 지켜지는 형태였다.

GTM은 셀러와 바이어간의 미팅 외에도 기자간담회와 만찬, 오프닝 이벤트, 팸투어 등을 마련해 참가자들이 최대한 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치밀한 노력을 기울였다.

행사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이벤트의 경우 총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는데 비즈니스가 펼쳐지기 전인 8일 저녁에는 퀼른대성당에서 리셉션이, 행사가 마무리 된 10일 저녁에는 본에서 합창 공연과 댄스파티가 더해져 전체 참가자들의 흥을 돋았다. 이밖에 온라인을 통한 개별신청으로 투어 참가자를 모집, 총 네 개의 테마(▲역사 및 문화유산 ▲건강과 웰빙 ▲온천 ▲와인과 음식)에 따라 포스트투어도 운영했다.

6년간의 기자 생활 동안 꾀 많은 트래블마트와 박람회를 체험했지만 실제 현장에 도착하면 떨리기는 마찬가지다.

여행상품 판매 및 친목도모라는 공통된 목적 아래 박람회가 개최되는 탓에 대부분의 행사가 동일할 것 같지만 각 지역마다 여행박람회의 모습은 판이하게 다르다.


북미가 빡빡한 스케줄과 빠른 트렌드 수용을 장려한다면 동남아는 좀 더 친근하고 유럽 지역은 비즈니스와 여가 시간에 대한 분리가 철저하다.


독일 여행박람회 역시 그 점에서 동일했는데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역시 참가자들을 위한 주최측의 배려였다.


현장 스텝들의 친절한 도움은 말 할 것도 없거니와, 스케줄 표를 직접 확인하고 변경할 수 있도록 인터넷 및 프린터 시설이 곳곳에 갖춰져 있었고 비즈니스 후에 펼쳐지는 엔터테인먼트 또한 흥미로웠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박람회 현장에 출입할 때마다 미리 설치된 플랫폼에 네임 카드를 직접 찍으며 허가를 받아야 했다는 점. 실제 주최 측에서 나눠준 개인 명함을 소지하지 않은 경우에는 현장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는 등 필요 없는 인력의 난입과 안전을 위한 그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호텔 위주 미팅 선호, 2011년 테마는 건강과 웰빙”

기본적으로 참여 업체가 호텔에 집중돼 있던 것도 특징이다. 한국 팀 역시 주로 호텔들과 1:1 비즈니스 상담을 통해 가격 협상에 치중했다. 직거래를 통해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을 얻을 수 있다면 사업에서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독일의 경우 연중 박람회가 개최되는 탓에 이 기간에는 객실 확보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박람회가 없을 경우 100에서 120유로(1박 기준)면 3성급 이상의 호텔 객실을 이용할 수 있다.

실제 파리나 로마, 마드리드 등 유럽 내 어떤 관광지보다도 독일 각 지역 소재 호텔 이용료가 저렴하다.

2011년 독일 관광의 연간 마케팅 테마는 ▲헬스와 피트니스 홀리데이 ▲자동차 탄생 125주년 ▲프란츠 리스트 탄생 200주년 ▲2011년 여자 월드컵 독일 대회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기대를 받고 있는 주자는 자동차 탄생 125주년. 독일은 자동차의 본고장이자 품질과 기술로도 전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이에 관광청은 자동차 박물관이나 공장 투어를 상품화 시키고 차를 테마로 한 독일 기행을 집중 홍보할 방침이다.

더불어 웰빙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늘어나는 추세에 발맞춰 여행을 통해 휴식과 건강을 챙길 수 있는 헬스와 피트니스 휴가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독일관광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월부터 9월까지 한국인의 독일 숙박일수는 229,000일로 전년대비 7.4% 증가했다.

프랑크푸르트는 가장 선호도가 높은 목적지로 18%가 증가한 45,350일을 기록했으며, 뮌헨은 34% 증가한 37,000일, 베를린은 21% 증가한 19,100일의 숙박일수를 보였다. 드레스덴은 60%의 증가율을 보이며 4,165일의 숙박일수를 기록했다.

독일 퀼른=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취재협조 및 문의=독일관광청(www.germany.travel) / 루프트한자독일항공(lufthan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