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715호]2011-07-18 12:17

[현지취재] 독일 (下)

베토벤이 사랑한 마지막 도시

음악과 역사가 어울려 춤추다!


글 싣는 순서

독일<上> 물의 도시 퀼른(Cologne)       ●독일<下> 교육정치의 중심지 본(Bonn)

우리가 여행지를 선택할 때 필연적으로 고려하는 요소 중, 도시 인지도나 브랜드 가치는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칠까? 최근에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여행 보다는 본인이 원하는 여행지를 선택하고 즐기는 것이 자연스러운 탓에 이름 따위는 중요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거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진정 체험하고 싶은 즐길 거리 보다 도시의 이름이나 명성에 더 의지한 것이 사실이다.

예컨대 ‘나 어디어디를 갔다 왔어. 왜 그 유명한 건축물 있는 데 있잖아!’라고 외치는 여행자가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 말이다. 결국은 시장의 발전과는 별개로 여행지의 고유한 특성이나 대표 콘텐츠, 랜드마크 등은 계속적으로 중요할 지도 모른다. 국내 여행시장에는 아직 생소한 도시 본(Bonn)은 관광지로써 번화한 마켓이나 액티비티를 갖추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단 한 개의 키워드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본을 아름답고 매력적인 지역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본의 키워드는 바로 불멸의 음악가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이다.


▲서독의 옛 수도, 교육·정치 중심지

퀼른에서 차를 타고 약 30~40분이 소요되는 본은 독일연방공화국, 즉 서독의 임시수도였던 나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위치적으로 보면 프랑크푸르트 방면에서는 조금 북쪽으로 퀼른에서는 약간 밑에 자리해 있고 크루즈를 타고 물길을 달리면, 뒤셀도르프까지 한 번에 이동이 가능하다. 물론 지역적으로 가깝다고 사람간의 관계 역시 친밀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여담이지만 우리의 가이드는 뒤셀도르프라는 말을 듣고 분명 얼굴이 찡그러졌다.)

원래 작은 규모의 한적한 도시였으나, 수도 선정 이후 국회의사당이 신축되고 주변에 정부 기관과 학교가 들어서면서 교육 및 정치의 중심지로 발전했다. 19세기에는 독일 문화의 중심이자 트렌드가 탄생된 대도시였다는 평도 있다. 현재는 대학 도시라는 이미지가 원체 강한데 실제 본 곳곳에서 큰 가방과 책을 든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건물 벽의 노란칼라가 작은 소궁전을 떠올리는 본 대학의 입구에는 드넓은 잔디밭과 캠퍼스가 펼쳐져 있고, 캠퍼스 곳곳에 젊은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시내 광장에 들어서는 입구에는 중세 시대 건축물 같은 성이 자리해 있고 길을 따라 앞으로 쭉 걸으면, 생화를 파는 꽃 가게부터 식료품과 각종 음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는 로컬 마켓이 들어서 있다.

본은 불과 30분밖에 차이가 나지 않은 퀼른과는 분위기가 전혀 딴판이다. 퀼른이 자유롭고 유쾌한 리버럴의 분위기가 강하다면 본은 한결 여유롭다. 도시 면적 자체가 그리 넓지 않아 골목을 중심으로 충분히 도시를 구경할 수 있고, 건축물이나 역사 유적 역시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기 보다는 세련되고 꼼꼼하다. 흡사 부호들의 휴양지마냥 유유히 강이 흐르고 햇빛이 좋으며 편안하다고 할까? 쇼핑이나 몸으로 부딪치는 체험 보다는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며 에너지를 충전하고 싶을 때 딱 적합한 곳이다.


▲다양한 전시의 향연, 베토벤 박물관

위에 언급한 것처럼 본이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베토벤 생가가 자리해 있다는 점. 미취학 아동일지라도 베토벤이라는 이름만 들으면 피아노, 음악, 예술을 반사적으로 떠올리는 것처럼 그가 주는 무게감은 남다르다.

베토벤박물관은 살아 생전 베토벤이 머물던 집을 고스란히 박물관 형태로 꾸며놓았는데 두 개의 건물이 이어져 있고 다양한 물품이 전시된다. 우리나라와 달리 건물 밖에 큰 간판이나 표지가 걸려 있지 않아 무작정 걷다 보면 길을 잃기 십상이다. 노란 벽면에 베토벤 그림이 그러져 있는데 이를 잘 주시해야 한다.

먼저 입구에 들어서면 큰 나무 한 그루 없는 소박한 정원이 눈에 띄고 낡은 외관에서 주는 고요함이 참으로 신선하다.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이미 다른 학생단체가 문 앞에 잔뜩 앉아 있었는데 동행한 가이드는 전 세계 관광객들은 물론 음악을 즐기는 현지인이나 학생들의 방문 또한 매우 잦다고 일러주었다.

그가 음악을 만들고 사색에 잠기고 사랑하는 이를 위해 편지를 쓰거나 악기를 연주하던 공간은 이제 총 12개의 방으로 남았다. 각 방마다 베토벤의 사진과 동상, 악보, 그가 직접 연주한 비올라와 피아노 등 악기들이 전시돼 있다. 생가인 만큼 도난의 위험을 막기 위해 박물관 입장 전에는 가방 착용 및 사진 촬영이 금지된다.

5인 이하의 소규모 그룹일 경우에는 가이드 투어가 제공된다. 4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는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10시에서 6시까지 오픈하고 11월1일부터 3월31일까지는 10시에서 한 시간 빠른 5시까지 운영된다. 입장료는 어른은 5유로 학생은 4유로이다.

(www.beethoven-haus-bonn.de)

독일 본=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취재협조 및 문의= 독일관광청(www.germany.travel) 루프트한자독일항공(lufthansa.com)


 


특별한 독일 크루즈 여행

독일관광청이 올 하반기 주력하고 있는 크루즈 여행 상품을 소개한다.

관광청은 더욱 특별한 독일 여행을 희망하는 관광객들을 겨냥하여 라인강 크루즈를 제안하고 있다. ‘KD라인 크루즈(www.k-d.com)’는 마인츠에서 쾰른 구간까지 운항하며 라인강변의 아름다움과 중세역사의 자취를 감상할 수 있어 여행객들의 만족감이 매우 크다. 특히 총 1시간40분이 소요되는 뤼데스하임(Ruedesheim)-장크트 고아르’ (St. Goar)구간은 라인강을 대표하는 로렐라이 언덕을 지나는 히트상품으로 뮤명하다.

특히 매년 5월부터 9월 사이에는 본에서 뤼데스하임 라인 강변까지 5회에 거쳐 불꽃놀이와 일루미네이션 축제가 열린다. 올해 첫 행사는 지난 5월7일에 시작됐으며 수 킬로미터가 넘는 배들의 행렬을 움직이는 배 위에서 즐길 수 있다.

또한 라인강 크루즈 중간지점인 오는 10월16일까지 연방 가든쇼가 열린다. 이에 KD라인 크루즈는 맞춤 패키지 상품 (가든쇼 1일 입장권 + 1시간 라인강 유람선 + 곤돌라 왕복 티켓)을 선보였으며 가격은 24유로이다.

한편 라인 강은 총 길이 약 1300km에 달하며,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을 지나 독일과 네덜란드를 거쳐 북해로 들어간다. 라인 강 빙겐(Bingen)부터 코블렌츠(Koblenz) 사이의 약 65km는 ‘로맨틱 라인’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계절에 따른 변화가 눈부시게 아름답다. 지난 2002년에는 그 독특한 문화유산과 경관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바 있다. 로맨틱 라인 65km 거리에는 30개 이상의 고성과 성의 자취가 남아 있다.

문의 02)773-6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