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741호]2012-02-03 11:26

[현지취재] 플랜테이션베이리조트 (上)

‘Life is Beautiful!’

글 싣는 순서

●플랜테이션베이<上> 리조트 소개(1)

플랜테이션베이<中> 리조트 소개(2)

플랜테이션베이<下> 관계자 인터뷰

아름다운 필리핀 낙원 세부, 웃음으로 만난 사람들

휴식ㆍ치유ㆍ웰빙 등 완벽한 서비스 자랑

때로는 단순히 떠나기 위한 여행이 있다. 특별한 목적이나 의식 보다는 그저 모든 것을 뒤로하고 온전히 여행 자체를 즐기려는 탓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무언가 얻기를 바라고 남에게 자랑할 만할 기록이나 물증을 남기려 한다. 하지만 관광지 사진과 기념품, 두꺼운 가이드북으로 남는 여행이 언제까지 아름다운 추억이 될까? 진정 버리고 비우기 위해 떠나는 여행, 완벽한 휴식과 치유를 선물하는 공간, 필리핀 세부 막탄섬으로 모든 사람을 초청한다.

필리핀 세부=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취재협조 및 문의=플랜테이션베이리조트(한국사무소 02-3708-8510~12/http://www.plantationbay.com)


<1월14일 첫 만남>

금요일 공항은 분주했다. 어딘가로 떠나려는 사람과 돌아오려는 사람들이 한데 엉켜있었다.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하나같이 생기와 묘한 설렘이 보였다.

몇 년이나 미뤄왔던 여행이 현실화됐을 때, 여행을 함께 준비해 준 담당자는 무엇보다 ‘푹 쉬고 올 것’을 강조했다. 출장차 해외를 찾으면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최대한 걷고 또 걸었던 기자에게는 <여행=휴식>의 공식이 낯설기만 했다.

인천 공항에서 약 4시간 반, 밤 비행기를 타고 세부에 도착한 건 이미 밤 12시가 훨씬 넘은 새벽이었다. 현재 한국에서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세부퍼시픽항공, 필리핀항공, 에어부산 등 유수의 항공사가 인천-세부 노선에 취항하고 있다.

낯설기만 한 막탄공항에서 어울리지 않는 겨울옷을 입고 두리번거린 것도 잠시, 공항을 통과하자마자 익숙한 로고가 보였다. 플랜테이션베이 리조트(Plantation Bay Resort and Spa).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 인사를 나누자 채 5분도 되지 않아 하얀 봉고차가 왔다. 공항에서 리조트까지는 평균 25분에서 30분에 소요되는데 차량 수준이 매우 쾌적하다. 리조트에서는 항시 고객들을 위해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한 픽업 및 샌딩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다.

리조트 도착 후 로비에 들어서자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체크인을 기다리는 손님들의 줄이 길었다. 군데군데 같은 항공기를 타고 온 낯익은 여행자들도 보였다. 그러나 가이드를 따라 시끄럽게 웅성거리는 단체 팀과는 쉽게 마주치지 않았다.

이내 체크인 담당자는 룸 넘버가 적힌 키와 리조트 부대시설 및 식당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는 A4 용지 사이즈의 내부 지도를 내밀었다. 짐을 맡기고 로비 뒤쪽으로 빠져 나오니 이번에는 골프장에서 만날 수 있는 카트와 함께 남직원이 우리를 이끌었다. 그는 카트를 타고 방으로 이동하는 동안 중간 중간 차를 멈추고 식당 이름과 부대시설 등을 간략히 설명했다. 밤이슬이 축축한 새벽에 손님을 상대하는 것이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어 주머니 속 페소를 만지작거렸지만 그걸로 끝. 카트 앞에는 한국말로 <플렌테이션베이리조트 직원들은 절대 팁을 받지 않습니다.>라고 똑똑히 적혀있었으니 말이다.

<1월15일 서로 친해지기>

전날의 피로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왔다는 설렘에 아침 일찍 눈꺼풀이 올라갔다. 함께 여행을 온 일행들도 깊은 잠에는 빠지지 않았다고 했다. 리조트 안 공기가 남다르다는 것. 길게 자지 않아도 공기가 좋아 산이나 휴양림에 있는 것처럼 머리가 맑다고 입 모아 칭찬했다. 플랜테이션베이가 자랑하는 치유와 휴식이 단순한 광고 카피가 아니라는 사실에 가벼운 웃음이 났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어제 밤에 미처 하지 못한 객실 탐방에 들어갔다. 일반적인 리조트 객실 보다 방이 크고 널찍했다. 신기한 것은 하루 2병의 물이 무료로 제공된다는 것. 다들 알지만 우리나라를 제외한 모든 호텔과 리조트에서 물은 돈을 주고 사서 마셔야 하는 음료다. 또한 고객이 직접 지시하지 않을 경우 침대보를 매일 갈지도 않는다. 객실에 비치된 타월 또한 정해진 장소에 넣어야만 새로운 타월로 교체해준다. 섬의 환경을 고려한 탓이다. 불편하다기 보다는 우리도 이런 방식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총 256개의 객실과 인공 섬, 거대한 수영장을 갖춘 플랜테이션베이리조트는 순수 필리핀 자본으로 건설됐다. 한국인 상주 직원의 말을 들어보니 세부 현지에서도 이곳 리조트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상당한 행운이라고 여겨질 정도. 손님들의 팁을 일절 받지 않으면서도 언제나 해맑고 친절한 것은 그들의 그런 자부심과 명예가 작용한 결과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리조트 객실은 단독 건물에 여러 개의 방이 밀집한 아파트 형식이 아니라 긴 타원형의 야자수 숲 속에 각각 A-Z까지 동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자리한 빌리지 형태다. 객실 타입은 라군과 인접한 Water’s edge room (워터 엣지 룸, 15개), 발코니에서 라군까지 접근이 가능한 Lagoon Side Room (라군 사이드 룸, 56개), 2층에 위치하여 탁 트인 전망을 즐길 수 있는 Lagoon View Room (라군 뷰 룸, 94개), 독립적인 Poolside Room (풀 사이드 룸, 52개) 등으로 다양하다. 방 안에는 에어컨부터 TV, 침대, 전화, 미니 바, 데스크, 헤어드라이기, 보관함, 슬리퍼 등 필요한 용품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굳이 워터 엣지 룸을 선택하지 않아도 어느 객실에서나 바다와 마주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전망을 목숨처럼 선호하는 여행객들에게는 그자체로 천국인 셈이다. 객실과 바로 맞닿아 있는 9개의 수영장, 세부의 해변과 연결되는 갈라파고스 비치에는 여행 내내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투명할 정도로 맑고 깨끗한 수영장 물은 2주에 걸쳐 수영장 안에 물을 모두 빼내고 직원들이 손수 바닥을 청소하는 열의에서 나온다.

아침 식사를 위해 레스토랑을 찾는 길, 초행인지라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제와 마찬가지로 몇 대의 카트가 눈에 보였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말을 붙였더니 다행히 리조트 안 모든 곳으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며 미리 전화로 신청할 경우 방 앞까지 카트가 손수 마중을 온다고 했다. 이 모든 서비스에는 일절 돈이 들지 않았다.

레스토랑의 아침 메뉴는 뷔페식 식사. 우리 말고도 벌써 많은 여행객들이 한가로이 아침을 즐기고 있었다. 리조트 안에는 총 4개의 레스토랑이 자리해 있는데 아침 레스토랑은 대부분 킬리만자로 카페를 애용한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요리와 필리핀 음식 및 조식 뷔페 등을 제공하며 24시간 운영된다. 단 뷔페는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피지 레스토랑은 아시아 레스토랑인데 주로 해산물을 이용한 일식을 제공하고 있었다. 저녁을 위해 레스토랑을 찾자 직원 대부분이 우리를 일본인으로 보고 일어로 인사를 건넸다. 한국 사람이라고 했더니 한국 음식도 당연히 있다고 웃었다. 식당 앞에는 음식의 2/3 가령을 남긴 선에서 맛이 없을 경우 돈을 받지 않는다는 문구가 있다. 그만큼 맛에는 자신이 있다는 것. 가격이 살짝 높은 수준이지만 그들의 호언대로 스시와 사시미, 튀김 등이 모두 깔끔하고 맛있었다.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그리고 저녁 6시부터 밤 11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이 밖에 이탈리아 음식과 파스타를 제공하는 팔레모 카페, 햄버거, 핫도그, 샐러드 등 미국 식 패스트푸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사바나 그릴 등도 훌륭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