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752호]2012-04-30 17:17

[호주]전통과 현대적인 볼거리 가득 호주 멜버른

1850년대 골드러시 재현한 소버린 힐

하루에도 사계절 날씨 모두 경험

글·사진 = 전기환 여행작가

호주의 대표도시 시드니가 대도시의 세련미와 번잡함을 동시에 간직한 곳이라면 멜버른은 세련미는 지니되 복잡함과는 거리가 먼 곳이다. 다른 도시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멜버른만큼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사계절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변덕스러운 날씨를 가진 곳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좀체 멜버른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질 못한다.

스완스톤 거리에 주요 명소 모여

멜버른은 대도시이기는 하지만 시드니에 비하면 아담한 편. 그렇지만 멜버른 특유의 여유로움과 도도한 분위기는 비교할 데가 없다.

도시 가운데를 유유히 흐르는 야라 강과 넓은 도로 위를 덜컹거리며 오가는 트램 그리고 화려한 모습의 현대적 빌딩들이 만들어내는 이미지에 여행자들은 어리둥절해 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멜버른에서는 그냥 여유를 즐기면 그뿐이다. 오페라 하우스처럼 세계적인 명소도 없고 브리즈번의 골드코스트처럼 멋진 바다와도 가깝지 않다. 다만 특유의 차분한 공기와 절제된 듯한 여흥과 낭만이 있을 뿐이다.

스완스톤 거리를 따라만 가도 멜버른의 주요 명소들은 대충 둘러볼 수 있다. 시티홀, 세인트 폴 성당, 플린더스역 등이 차례로 나타나기 때문. 그중 돔 지붕에 황금빛 외관을 한 플린더스 역은 멜버른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소가 된다. 플린더스 거리는 멜버른에서 가장 번화한 곳답게 항상 많은 인파와 자동차, 트램으로 붐빈다. 거리를 향해 금색의 고풍스러운 건물이 몸을 내밀고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야라강변, 크라운카지노, 차이나타운 등과 가깝다. 특히 크라운카지노 주변에서 매일 밤 열리는 불 쇼가 볼 만하다. 야라강변으로 늘어선 굴뚝에서 불길이 뿜어져 나오는 흥미진진한 시간이다.

다양한 근교 여행 프로그램

멜버른은 시내보다는 그레이트오션로드, 필립 섬, 발라릿의 소버린 힐 등 근교에 명소가 많다. 넓은 영토와 깨끗한 환경만으로도 부족해 근사한 자연작품들이 도처에 있으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노릇이다. 어떤 도시보다도 코치 투어 프로그램이 풍부하므로 일정에 맞게 선택이 가능하다.

그레이트오션로드는 12사도 상으로 유명한데, 해안 도로를 따라가는 여정 자체도 인상적이다. 굴곡이 심해 운전이 다소 힘들긴 하지만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기분이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다. 아니 상상을 불허한다. 하루 일정으로 다녀오기엔 벅찬 감이 있으므로 1박 2일 정도가 적당하다.

필립 섬은 호주 생태 관광의 결정판이다. 생태관광이라고 해서 직접 먹이를 주거나 만져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과 동물이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이뤄지는 만남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필립 섬에는 신장 30cm의 리틀 펭귄들이 서식하는데, 저녁에 가야하는 데다 사진도 찍을 수 없지만 꽤 인기 높은 방문지다. 자그마한 체구의 펭귄들이 집을 찾아 돌아오는 모습이 하이라이트. 펭귄 퍼레이드라고 이름 붙이긴 했지만 인간이 인위로 조작한 것은 없다. 낮이면 삼삼오오 모여 바다로 나가 먹이를 잡고 수영을 즐기다 해질 무렵이면 또 다시 짝을 지어 집으로 돌아오는 것. 가까이 갈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 리틀 펭귄을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한편 소버린힐은 1850년대 금광촌의 모습이 남아 있는 곳이다. 실제 금광이 있었던 곳으로 지금은 관광객들을 상대로 당시 생활상을 재현해 놓았다. 멜버른에서 버스로 1시간 30분 정도 왔을 뿐인데, 150여 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 넘은 느낌이다.

먼지를 폴폴 날리며 지나가는 마차와 나무로 지어진 허름한 건물 그리고 당시 의상을 차려 입은 사람들이 흥미를 더해준다. 원하는 사람들은 사금 채취를 해볼 수도 있다.

[여행정보]

▲가는길 = 대한항공에서 인천~멜버른 노선에 직항편을 주 3회 운항한다. 약 11시간 소요된다.

▲기후 = 영편균 기온이 14.7℃로 온화하며 가장 더운 달(2월)의 평균기온은 19.9℃, 가장 추운달(7월)은 9.6℃이다.

▲골드러시 = 1851년 서쪽 약 100km에서 있는 밸러랫에서 금광이 발견된 것을 계기로 힘과 부를 축적, 대도시로 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