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752호]2012-04-30 17:19

[일본]일본 도야마

신비로운 비경 간직한 알펜루트

글·사진 = 전기환 여행작가

겨우내 쌓였던 눈으로 인해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재팬알프스의 알펜루트에 봄이 찾아왔다. 알펜루트의 개통으로 해발 2,000~3,000m에 이르는 고봉들이 즐비한 재팬알프스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겨울철 쌓인 눈을 뚫어 만든 높이 15m의 설벽은 알펜루트의 명물로 유명하다. 눈의 계곡이라 부르기도 한다.

일본의 지붕이라 불리는 재팬알프스는 도야마현의 다테야마산맥을 중심으로 한 중부산악지대를 가리킨다. 해발 2,000~3,000m급 고봉들 사이로 빙하와 고원지대가 펼쳐져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봄철 도심에 벚꽃이 만발하고 있는 순간에도 알프스 고원은 눈으로 뒤덮인 산과 호수 등이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재팬알프스의 알펜루트는 스위스 융프라우요흐로 오르는 산악철도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해발 3,015m의 다테야마산맥을 서에서 동으로 관통하는 알펜루트는 버스나 로프웨이, 케이블카 등 무려 6가지 교통수단을 이용해 산맥을 횡단하는 스릴이 있다. 특히 매년 4월 겨우내 쌓인 눈을 관통하는 높이 15m의 설벽이 개통되면서 알펜루트 관광이 본격화되었다.

해발 3,015m 다테야마산 관통

재팬알프스의 알펜루트는 나가노현에서 도야마현을 지나 기후현에 이르기까지 총 95㎞에 이른다.

다테야마 알펜루트의 정점은 해발 2,450m의 무로도 고원이다. 이 고원 한가운데에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곳에 위치한 다테야마호텔과 트롤리버스의 출발역인 무로도터미널이 있다. 재팬알프스의 산정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 빙하와 설경 그리고 고원의 생태를 감상할 수 있다.

알펜루트로 가는 길은 매우 흥미롭다. 궤도열차, 버스, 케이블카, 로프웨이, 트롤리버스 등 총 6가지 독특한 교통수단을 번갈아 타는 재미도 있고 주변 경관도 시시각각으로 변해 여행은 갈수록 흥미로워진다.

알펜루트 여행은 해발 475m의 다테야마역에서 출발한다. 급경사의 궤도열차를 타고 약 7분 정도 오르면 비조다이라(美女平)에 닿는다. 이곳에서 버스로 옮겨 타고 약 50여분 오르면 해발 2,450m의 무로도고원에 이른다. 이곳에서는 초여름까지 눈이 쌓여 장관을 이룬다.

해발고도가 높아 조금만 급히 걸어도 어지러움을 호소하지만 이상한 일은 아니다.

높이 15m의 설벽 장관

특히 이곳은 겨우내 쌓인 눈을 뚫어 만든 높이 15m의 설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예전에는 설벽의 높이가 25m까지 쌓였지만 지금은 지구의 온난화로 최고 15m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설벽은 5월 말, 늦으면 6월 초순까지 그 모습을 유지한다.

이곳의 무로도터미널에서 다이칸보(大觀峰)까지는 트롤리버스를 타고 다테야마산을 터널로 관통한다. 터널 길이는 불과 3.7㎞밖에 되지 않지만 그 스릴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이곳에서 다시 케이블카와 로프웨이를 타고 20여 분 정도 내려가면 구로베호수와 댐에 이르게 된다. 다이칸보에서는 육중한 산세의 알프스 전경이 한눈에 들어와 장관을 이룬다. 이른 새벽 다이칸보에서 바라보는 일출이 특히 장관이다.

또한 한여름 무로도 고원에 눈이 녹으면 이 일대는 트래킹 코스로 변신한다. 가을철에는 온 산에 단풍이 물들어 또다시 장관을 이룬다. 특히 무도로 고원에서의 밤은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다. 유난히 까만 밤하늘에 쏟아질 듯 반짝이는 별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일본의 천연 기념물로 지정된 라이초라는 독특한 모양의 새를 구경할 수 있다.

구로베 협곡의 토로코열차는 도야마현의 또 다른 명물이다. 원래 구로베 댐을 건설하기 위해 만든 철도였는데 지금은 관광용으로 개조돼 운행하고 있다. 열차는 일본에서도 이름난 V자형 협곡인 구보베 협곡의 수많은 철교를 오가며 진풍경을 연출한다.

구로베협곡의 토로코열차가 출발하는 곳은 우나즈키역, 우나즈키는 원래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다. 1920년대부터 개발되기 시작한 우나즈키온천은 무색 투명한 단순천으로 신경통, 근육통, 위장병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연간 50만 여명의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우나즈키역에서 종착역까지는 약 1시간 20분 정도. 창밖으로 해발 2,000~3,000m의 거대한 봉우리와 구로베강이 빚어내는 갖가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41곳의 터널과 22곳의 철교를 지나는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카네쓰리 역 주변의 계곡에는 돌로 쌓은 노천탕이 마련돼 있어 자연을 품고 온천욕을 즐길 수도 있다. 또한 만년설이 유명하다. 토로코열차는 눈이 내리지 않는 4월 하순부터 11월 말까지만 운행한다.

[여행정보]

▲항공 = 아시아나항공이 인천~도야마간 직항편을 주3회(월,수,토) 운항하고 있다. 약2시간 소요된다.

▲기후 = 해발 2,450m에 이르는 무로도고원의 날씨는 도심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5월의 평균기온은 4~10도 정도이지만 실제 체감기온은 그보다 훨씬 낮은 경우가 많다. 초여름으로 착각할 만한 화창한 날씨가 있는가 하면 한겨울로 되돌아간 듯한 추운 날씨도 함께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