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783호]2012-12-28 10:32

눈오는 압록강 단교에서 북한땅을 보다!

전쟁의 아픔을 지닌 철교, 압록강 등 볼거리

인프라 확장 통해 사계절 관광지 등극

눈 내리는 하늘 감상하며 온천으로 피로 해소

국경철조망에 새워둔 표지판.

12월 중순 압록강, 기온 영하 15도 체감온도 영하 20도, 그야말로 바늘쌈이 흩어지듯 맹추위에 뺨이 따갑다.
 
유유한 압록강엔 목화송이만큼 큰 눈발이 북풍에 휘말린다. 인공불빛이 장악한 아치형 교각 위에 흰 눈이 한 뼘이나 쌓였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 단둥(丹東)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철교, 한국전쟁 때 절름발이가 된 체 압록강단교(鴨綠江斷橋)라는 명패를 달고 묵묵히 누워 있다.

다리 밑 인도에 방한 목도리를 칭칭 감은 할머니 행상이 좌판 위에 북한 지폐 몇 장을 놓고 살 사람을 기다린다. 암흑으로 변해 버린 강 건너 북한 땅, 집 형체를 알리는 줄 조명이 외롭게 반짝인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불빛 나는 곳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세관 창고란다.

단교 바로 옆, 출렁다리 교각을 한 또 하나의 철교가 중조 접경을 가로 질러 길게 엎드렸다. 화물을 잔뜩 실은 대형 화물 트럭이 폭설을 아랑곳 하지 않고 줄을 이어 건너간다.

북한으로 들어가는 화물차다. 북한의 생필품 70%를 운반하는데 이용되는 이 다리, ‘중조우의교(中朝友誼橋)’라 부른 신 압록강 철교다. 언제부터인가 두 철교에 붉고 푸른 조명을 넣어 이 곳 야경을 황홀하게 만들었다. 전쟁의 아픔을 지닌 철교가 이젠 관광 자원으로 한 몫 하는 셈이다. 시간은 모든 것을 변하게 한다는 진리가 여기에서도 통한다. 다리 밑을 흐르는 강물은 간조 때문인지 빠른 주름을 남긴다.

글ㆍ사진=단둥에서 남기수 기자 titnews@chol.com


 

◆단둥 제일의 관광지 압록강

야간에 압록강 철교에 조명을 넣어 황홀한 강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한국관광객이 중국 단둥을 관광하는 가장 큰 이유는 뭐니 뭐니 해도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반세기 동안 불통된 북한 땅을 육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유람선을 타고 신의주 곁을 지나며 북한 주민들에게 반갑다 손을 흔드는, 그러니까 동족연민 같은 게 있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하고 건네는 말에, “재미있게 놀다 가슈”. 손 흔들며 돌아보는 북한 주민들 .마주하고 말 할 순 없지만 귀에 익은 우리말을 듣고 싶은 거다. 5년 전부터 1년에 한번 정도는 이런 풍경을 보기 위해 단둥을 찾았다.

처음 한 두 번은 미지의 땅을 밟는 것처럼 약간은 긴장된 신비감도 있었다. 강 건너 곳곳에 붉은 글씨로 ‘수령님….’ 하는 글자도, 첩첩이 둘러 산 철조망 곁을 순시하는 북한 초병들의 경직된 모습도 익숙치 않았다.

한국 사람들에게 압록강은 통일 염원을 느끼게 한다. 그건 한반도에서 대륙으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지만 둘로 갈라진 조국의 연민 때문이다. 단둥시는 한반도와 관련이 깊은 압록강을 으뜸관광지로 세웠다. 중국중앙정부도 압록강 지역을 국가중점풍경구(AAAA)로 지정 했다.

우리 역사에 압록강에 얽힌 애환은 많다. 일제강점기에는 살기 위해 고향을 버린 우리 조상들의 눈물 어린 사연이 있고, 나라를 구하고자 목숨을 바친 선열들이 이 강을 건너 요동에서 활약했다. 1911년 10월, 일제식민지 시절에 건립되었다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단교된 압록강 철교, 이는 일본의 대륙진출을 위한 통로였다. 3년 동안 연인원 5만 명을 동원되어 건립됐고 다리 중앙부에 철로를 부설해 좌우 양쪽에 사람들의 통행 할 수 있는 인도를 만들었다.

일제 말엽에는 보도 통행자만 연 300만 명에 육박했다고 하니 한반도와 중국을 잇는 역할이 매우 컸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한국전쟁 때 중공군의 남하를 막기 위한 미군의 폭격으로 파괴되어 단둥과 연결된 절반만 남아 있어 압록강단교(鴨綠江斷橋)라 했다. 오래된 교과서에 흑백 사진으로 나와 있던 압록강 철교. 언제인가 세월이 흐르고 난 뒤 다시 역사가 이어지는 다리가 될 것을 기다려 본다.

◆북한, 중국이 공동으로 개발하는 황금평

단둥신시가지와 신의주를 잇는 교각공사가 한창이다.
단둥은 무서운 속도로 변하고 있다. 16만평에 들어선 단둥 신도시는 고층빌딩과 아울러 고층아파트 보세창고 등 신도시로서의 모습을 완전히 갖춘 현대식 도시로 변해 있었다. 황금평은 압록강의 퇴적토가 쌓인 델타지역으로 북, 중 반반 영토다.

황금평은 중국 북한이 합작하여 개발하는 경제도시로 경지면적은 9.2㎢다. 압록강 위에서는 주단도(26㎢)·위화도(13㎢)·다지도(12.9㎢)에 이어 네 번째 넓다. 황금평은 압록강의 섬 가운데 주민이 살고 있는 11개 유인도(有人島) 가운데 하나로 유인도 중 북한 소유는 10개다.

신시가지에서 황금평 철조망으로 가는 길. 남쪽으로 가다보면, 두 개의 물길이 나타난다. 그 뒤의 벌판이 황금평이다. 영하의 기온인 황금평엔 아직 거두지 않은 볏단이 여기 저기 쌓여 있다. 철조망을 한발 넘으면 북한이다. 다리 위에서 북쪽과 남쪽으로 본 넓은 수로이다.

북쪽으로는 넓은 수로를 따라 철조망이 처져 있지만, 남쪽으로는 넓은 수로에 철조망이 없다. 다리에서 남쪽으로 약 300m 내려온 지점에서 본 철조망. 이것이 현재 북 중 경계선이다.

한국어, 중국어, 영어로 ‘철조망 안으로 물건을 던지지 마라!’는 경고문이 철조망에 걸려 있고 360도 회전하는 탈북 감시 카메라가 있는 높은 철탑도 있다. 북한 초병들이 총을 메고 순시 중이다. 단둥 신시가지와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다리 공사가 한창이다.

◆겨울 단둥, 제일의 휴양지 오룡배 철로 온천

단둥시에 있는 북한식당에서 아가씨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단둥 시내에서 승용차로 약 30분 거리, 오룡산을 뒤로 한 단동 제일의 오룡배 온천은 약 3천 평방미터 대지 위에 20여개의 실내외 온천탕과 40여개의 객실, 수영장, 중식, 일식, 서양식 식당, 물리치료기를 이용한 양생실, 고급 숙소를 가춘 온천리조트다.

온천물에 홍주, 박하, 백화, 당귀, 인삼 등 8가지 한약재를 넣은 실외 탕이 있고 터키탕, 수정탕, VIP 객실 등도 갖추고 있다. 수온 72.22도로서 유황, 탄산나트륨 등 40여종의 광물이 포함되어 있어 풍습, 관절, 피부병 등 질병 치료에도 효염이 있다고 한다. 영하의 기온에 눈이 펑펑 내리는데도 이 곳 실외 온천에는 온천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온천을 즐기고 난후 중국의 이름난 화가 서양(徐揚)씨의 만년필로만 그린 그림을 감상 할 수 있어 심신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팡홍린(方洪林) - 단둥시 여유국 부국장

 

“20만명 한국관광객 유치 위해 인프라 확장”

출장 중 단둥시 여유국 팡홍린 부국장을 직접 만나 단둥의 관광정책을 물어 보았다, 팡 부국장은 서글서글한 얼굴에다 화통한 성격이었다. 앞으로 단둥시를 한국에 알리기 위한 문화, 체육 등 민간차원의 교류부터 적극성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단둥시와 한국간의 관광 교류확장 계획은?

▲현재 단둥을 찾는 한국관광객은 평균 8만여 명 정도로 집계돼 있다. 앞으로 20만 명 이상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단둥은 한반도와 국경을 접한 곳으로 역사적으로도 관계가 깊다.
 
한국인들에게 단둥의 매력을 알리기 위한 문화, 체육 등의 교류에 적극성을 다하겠다. 더불어 한국과의 관계 확대 및 홍보를 위해 오는 2013년 5월 한국에서 처음으로 단둥관광 홍보행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홍보 마케팅 활동 방향은.

▲우선 여유국 직원부터 하루에 한마디씩 한국어 공부를 권장하고 있다. 이를 실천하고자 매일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등 기초적인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한국과 관계 확장을 위해 양측 특유의 문화, 체육, 경제, 교육(한국 측 사물놀이, 국악, 유행가 가수 등 단둥 측 게이트 볼, 여성 밴드 등) 행사를 개최하겠다. 나아가서는 북한 사람들도 행사에 함께 참여 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한국관광객들이 편안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철저한 안전과 숙박 편의시설 등을 확충 하겠다. 이 밖에도 단둥에서의 영화/드라마 촬영요청이 있을 경우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관광인프라 확장 계획은?

▲압록강변을 중심으로 환경개선 사업과 단둥시 외곽 청정도시인 관전현 지역을 새로운 관광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총 16억윈위엔, (한화 16억X180원 = 2,880억원)을 투자해 골프장, 스키장, 수영장, 최고급 빌라 등을 포함한 종합관광단지를 건설 중이다.

올해는 백두산 관광과 고구려 유적지 관광편의를 위해 통화고속도로를 개설, 종전보다 이동 시간을 3시간이나 단축 했으며 선박을 이용해 단둥에 오는 관광객들의 편의 증진을 위해 선박용 도착비자를 발급 받을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