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785호]2013-01-18 10:18

노르웨이 오슬로(下)

글 싣는 순서

<上> 노르웨이의 세련된 얼굴 오슬로

●<下> 오슬로 테마 관광(뮤지엄+미술관)

“발끝마다 채이는 것은 박물관·미술관”

미술·문화·역사 등 다양한 테마 투어 제공

2013년 뭉크 탄생 150주년 기념 전시회 개최

 

오슬로 시티 투어와 외곽 주변에 위치한 박물관 및 전시관을 둘러보는 관광은 꼭 이틀간 진행됐다. 한 겨울 오슬로는 해가 일찍 지는 탓에 오전 일정을 서둘러 마무리 짓고 오후 3~4시 즈음에는 호텔로 발을 돌려야 했다.

직업이 병인지라 거리 곳곳을 더 자세히 살피고 일일이 기록을 남기지 못하는 것은 아쉬웠지만, 북유럽 특유의 겨울 향이 워낙 진득한 탓에 한 나절 관광만으로도 충분한 잔상이 몸과 머리에 남았다.

오슬로는 사계절 내내 특별한 매력을 체험할 수 있는 관광지이다. 싱그러운 봄과 초여름 오슬로 곳곳은 푸른 나무와 꽃으로 화려함을 뽐내고 현지인들은 주변 강가로 소풍을 나오거나 리버 크루즈를 즐긴다. 빛이 좋은 가을이라면, 최근 새로운 건축 도시로 진화하고 있는 오슬로 신구 건축물들을 비교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



중세 역사 속 건물의 외관은 그대로 보존한 체 내부에는 리뉴얼을 거쳐 신식 레스토랑이나 백화점이 입점해 있는 신비롭고 조화로운 형태의 건물들이 가득하다. 여행 중 방문했던 마트할렌(Mathallen) 역시 부둣가에 버려져 있던 가건물을 새롭게 건축해 외부 뼈대를 잡은 것으로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만날 수 있는 로컬 마켓이 현대적인 건물 안에 숨어 있다.

겨울에는 크리스마스와 새해 카운트다운을 맞아 거리 곳곳이 색색의 네온사인과 샹들리에 장식으로 꾸며지는데 흡사 도시 전체가 하나로 길게 이어진 터널이나 테마파크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우리 여행 시장에서는 피오로드와 오로라는 굳센 스테디셀러가 포함된 탓에 겨울을 기점으로 패키지 팀이 꾸려지는 실정이지만, 오슬로만의 담백한 매력에 제대로 취하고 싶다면 조금 더 따뜻한 날에 여행 트렁크를 꾸리고 가볍게 떠날 것을 권하는 바다.

취재협조 및 자료 제공= 이노베이션 노르웨이(www.visitnorway.com/www.innovationnorway.no/visitOSLO.com), 핀에어(www.finnair.co.kr)
오슬로= 글ㆍ사진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얼리어답터 에드바리 뭉크를 아시나요? 뭉크박물관(The MUNCH Museum)

올해는 노르웨이 태생의 천재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 (Edvard Munch)가 탄생 150주년을 맞는 해이다.
 
<절규>를 비롯해 <불안>, <병실에서의 죽음>, <저녁, 칼 요한의 거리> 등 뭉크의 작품은 대부분 어둡고 죽음에 대한 표현이 많아 무겁다고 여겨지는데 혹자는 이를 대자연 속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야 하는 노르웨이인의 정서가 반영됐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오슬로 소재 뭉크박물관은 오는 2월17일까지 <Modern Eye> 전시회를 개최 중이다. 직역하면 현대적인 시선인데 차갑고 그저 신경질적인 사람인줄 알았던 화가 뭉크가 사실은 1900년대 최신식 문물이었던 카메라를 활용한 작품을 남기고 본인 스스로 셀카를 찍을(그것도 다량으로!)줄 알았다는 사실이 퍽이나 흥미롭다.

모던 아이 전시는 처음 프랑스 파리에 있는 퐁피두센터에서 시작되었고 이후 런던과 프랑크푸르트 등을 거쳤다고 한다. 지난해 10월31일 오슬로에 도착했고 무려 1백만 명이 넘는 방문자들이 이곳 전시관을 찾았다. 미술에 문외한일지라도 한 번쯤 새로운 뭉크를 만나는 일은 권하고 싶다. 박물관은 총 10개의 룸으로 구성돼 있다. 참고로 탄생 150주년을 기념한 대규모 회고전은 내년 6월2일부터 10월6일까지 진행된다. (www.munch150.no)

바다에서 무덤까지 바이킹 박물관(The Viking Ship Museum)

덴마크, 핀란드와 함께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속한 지형적 특성과 더불어 가장 늦게 통일국을 형성한 노르웨이는 과거 8세기 말부터 11세기 초까지 해상을 통해 유럽 ·러시아 등에 침입한 노르만족, 즉 바이킹에서 뿌리를 찾는다. 양 옆으로 뿔이 솟아 있고 험난한 인상에 수염이 가득한 바이킹이 주석으로 만든 큰 잔에 연거푸 럼주를 들이키는 고전 영화 속 장면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곳은 노르웨이 뿐이다.

바이킹 박물관은 바이킹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유물과 실제 배를 현장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전 세계 어느 박물관과 견주어도 배들의 보존 상태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 앞이 길고 가늘게 솟아 있는 GOKSTAD SHIP, 앞부분이 꼬리처럼 말려 있고 내부 사이즈가 좁은 OSEBERG SHIP 등을 실제 크기로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9세기 정도에 사용됐던 TUNE SHIP도 있는데 보존 상태가 좋지 못해 배의 밑바닥만이 남아 있다. 재밌는 것은 전시관에 전시돼 있는 세 척의 배들이 실제 과거 바다 위를 움직였던 바이킹들의 생활인 동시에 죽음으로 이끄는 문이었다는 점. 당시 바이킹들은 지도자, 왕, 귀족 등의 장례를 치를 때 배도 함께 바다에 수장시키는 풍습이 있었는데 세 척 모두 장례를 위해 사용된 과거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박물관에는 배 외에도 그 당시 귀족들이 사용했던 각종 물품과 장식품들을 함께 전시해 놓았다.

수많은 영토와 왕국을 침략하며 영광의 한 세기를 보냈던 바이킹들의 번영과 이후 급속하게 세력이 악화되며 존재감이 희미해진 그들의 모습이 삶과 죽음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 동양의 역사와도 많이 닮아 있다. 1월부터 9월30일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장하고 10월1일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4시까지 문을 연다. (www.khm.uio.no)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의 보금자리? 리카 호텔 (Rica Grand Hotel)


리카 호텔은 오슬로 소재 칼 요한슨 거리에 위치해 있다.

고급스러운 서비스와 호텔 인테리어를 내세우며 오슬로 주요 관광지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입지 조건이 장점이다.

리카 호텔은 지난 1874년 처음 오픈, 무려 2백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외관이나 레스토랑, 객실 디자인은 세련되고 화려하기 보다는 클래식하다. 리카 호텔 자체가 유명한 호텔 체인 그룹으로 오슬로에만 72개의 리카 계열 호텔들이 들어서 있다.

총 292개의 럭셔리 룸을 보유하고 있으며 6개의 레스토랑과 2개의 미니 바, 피트니스, 스파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리카 호텔은 오래된 역사와 가치는 물론 해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이 숙박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수상자들이 객실 발코니에서 거리로 몰려든 구경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이름이 붙은 노벨발코니, 수상자들의 사진으로 전시돼 있는 노벨 룸, 수상자들이 전야제를 즐기는 연회장까지 볼거리가 가득하다.

또하나 최근 리카 호텔이 주목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레이디스 룸>이라는 특별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기 때문. 노르웨이 출신의 유명 여자 배우, 스포츠 선수, 가수 등을 선정해 방 하나를 셀러브리티의 테마로 장식한 뒤 판매하는 것. 한국으로 치면 이효리 방, 박세리 방, 김연아 방이 판매되는 것인데 늘 예약율 1백%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www.grand.no),(www.rica.no)



남극 탐험 같이 할래요? 프람 박물관(Boat to Fram museum)

북극과 남극 여행이 그립다면? 프람 박물관은 오슬로대학교(University of Oslo)의 부설기관이며 최근 들어 대표 체험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전시품이 나열된 일반적인 박물관과 달리 직접 몸을 움직여 역동적으로 배를 체험한다.

여기서는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탐험가인 로알 아문센(Roald Amundsen)이 1912년 남극 탐험에 사용된 배로 유명한 프람호(Fram)를 비롯해 노르웨이의 극지 탐험에 관한 역사적 자료와 선박모형 및 동물 표본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다양한 배의 모형과 구조물, 선원들의 소지품과 장비 또한 함께 관람할 수 있다.

프람호는 아문센 이외에도 프리드쇼프 난센(Fridtjof Nansen), 오토 스베르드루프(Otto Sverdrup) 등의 극지 탐험을 위해 사용되기도 했다.

무게 800톤, 길이 39m, 너비는 11m에 달한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즌에 따라 관람시간이 변경된다. (www.frammuseum.mo)



유럽 현지 시장에서 저렴하게 장보기! 마트 할렌(Mathallen)


바닷가에 버려져있던 공장 건물을 리뉴얼해서 대형 푸드 마켓으로 변신한 마트할렌은 유럽 각 지역의 로컬 마켓을 건물 안에 그대로 살려냈다고 표현하면 이해가 빠르겠다.

1층에는 과일, 음료, 생선, 고기, 치즈, 와인 등 다양한 식료상점들이 붙어 있어서 식자재 쇼핑은 물론 1층 중앙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간단한 식사도 즐길 수 있다.

2층에는 레스토랑, 카페, 전용 룸 등이 자리해 있는데 기업 측의 설명에 따르면 사전 협의를 통해 인센티브 팀을 위한 회의 장소로 제공하거나 박람회 및 경연 대회 등의 활동 장소로 이용된다고. 특히 요리를 전공하는 학생들을 초청해 교육하거나 요리 대회를 여는 일도 빈번하다고 한다.

식품 가격은 생각보다 비싼 편이지만 오슬로 시내보다는 저렴하다. 음식과 와인 등의 퀄리티는 높기에 개별관광객이라면 가볍게 장을 보거나 데이투어 중 저녁을 먹는 일도 즐겁겠다.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