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04호]2013-06-21 16:56

뉴칼레도니아(下)

글 싣는 순서

<上> 뉴칼레도니아, 이보다 더 로맨틱할 순 없다

<中> 유럽과 원시림이 공존하는 남부지역

●<下> 일데뺑, 때 묻지 않은 천연과의 만남


‘일데뺑’ 때 묻지 않은 천연과의 만남

피톤치드와 천연 풀로 힐링을 선사하다

카낙의 미소가 있어 아름다운 소나무섬

일데뺑은 과거 영국의 탐험가 쿡에 의해 지어진 이름으로 그 뜻은 ‘소나무 섬’이다. 이름처럼 하늘위에서 내려다보는 일데뺑은 진초록 푸름을 뽐낸다. 누메아에서 국내선인 에어칼레도니를 타고 20분이면 만나는 일데뺑은 인구 1900명에 152.3㎢ 규모의 작고 아담한 섬. 열대 섬인데도 불구하고 침엽수림인 소나무가 섬 전체를 가득 메우고 있다.

일데뺑을 대표하는 것은 많다. 먼저 섬을 둘러싼 소나무를 비롯해 물 안이 훤히 보이는 천연 풀장과 비치, 그 맑은 물에서 자란 오동통한 일데뺑의 왕새우 등이다. 일데뺑은 그야말로 천연 그 자체. 시시각각 새로운 모습과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여행객을 감동시킨다.

일데뺑을 찾은 여행객 중에는 관광을 다니는 사람을 찾기가 좀처럼 힘들다. 그저 해변에 누워 수평선을 바라보고 산책로를 한가히 거닐 뿐이다. 일데뺑을 찾은 여행객들이 딱히 할 게 없어 나른해지는 것이 아니다. 그저 누워서, 앉아서, 걸으면서 주변을 관망하는 것만으로도 텅 비었던 가슴이 가득 차오르기 때문이다. 기자는 경험했다. 한적한 남태평양의 외딴 섬에서 그동안 도시 소음으로 징징 울리던 귀를 고치고 딱딱한 구두밑창에 밀려 굳은살로 지저분해진 발바닥을 오로 풀의 천연 스크럽으로 다시금 매끄럽게 만들었다. 선선한 바람 아래 모든 것이 완벽했던 일데뺑의 기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취재협조 및 문의=뉴칼레도니아관광청(02-732-4150/www.new-caledonia.co.kr), 에어칼레도니((687)28-78-88/www.air-caledonie.nc)

뉴칼레도니아 일데뺑=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


“남태평양 에메랄드의 파편이 되다”

‘소나무섬’이라는 뜻을 가진 일데뺑은 이름값 하듯 섬 곳곳이 소나무 숲으로 가득하다. 특히 투명하고 맑은 물빛이 아름다운 일데뺑의 해변은 소나무가 주변을 병풍처럼 둘러싸 독특한 자연경관을 뽐낸다. 하늘빛에 따라 총 천연색으로 빛나는 바다는 그야말로 남태평양의 보석. 손으로 푹 뜨면 마치 밀가루 반죽처럼 손가락 사이로 흘러 떨어지는 고운 화이트샌드와 그 위로 아무렇게나 널린 앙증맞은 산호조각들이 오감을 자극한다.

시시각각 색이 변하는 신비로운 일데뺑의 바다에 푹 빠져보자. 어느새 잡념은 사라지고 방향을 알 수 없는 바다의 흐름에 집중하게 된다. 눈을 감고 하늘위에서 일데뺑을 바라보는 상상을 해보자.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태평양의 보석 언저리에 먼지처럼 붙어 에메랄드의 파편이 되어 있을 것이다.

▲쿠토 해변
쿠토해변이야말로 화이트샌드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
무려 4km나 되는 화이트샌드는 거친 밀가루 반죽과 같은 느낌으로 맨발로 걸으면 발가락 사이로 모래가 스밀 정도로 곱고 부드럽다.

발바닥에 땀나도록 걸어 다니는 여행 대신 휴식을 위한 여행을 원한다면 일데뺑의 쿠토해변에서 무료 풋 스크럽을 받아보길. 한발 한발 내딛을 때마다 발을 감싸오는 마른 화이트샌드와 젖은 화이트샌드의 쫀득한 느낌이 숨어있던 발의 감각을 일깨워 줄 것이다. 쿠토해변의 또 다른 즐길 거리는 맑은 하늘색으로 찰랑이는 바다. 파

도가 높지 않고 물이 맑아 화이트샌드를 거닐며 바라보기에 더없이 좋다. 쿠토해변 거닐기는 아무것도 아닐 것 같지만 실제로 경험해보면 그 매력에서 헤어 나올 수 없다는 것이 함정.

▲오로만 천연풀장

오로 천연풀장은 말 그대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풀장이다. 일데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오로 풀장은 수면과 같은 높이의 바위들이 바다를 막아 맑은 바닷물이 둥근 수로에 계속 유입되면서 자연적으로 수영장이 형성된 곳이다.

오로 풀장은 약 1m~2m로 수심이 얕고 물이 맑아 자녀를 둔 가족과 연인이 안전하게 스노클링하기에 안성맞춤. 오로풀장에서의 스노클링은 바닷물과 함께 유입된 산호와 열대어들로 마치 거대한 아쿠아리움 속을 헤엄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오로풀장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은 먹다 남은 빵 한 덩이를 들고 가는 것. 빵 한 조각이면 오로풀장의 각종 고기떼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내 주변으로 고기떼가 몰리는 진풍경은 오로풀장이 선사하는 독특한 경험.



▲노깡위 무인도

일데뺑에서 스피드보트를 타고 30여 분을 달리다보면 푸른 바다 한가운데 하얀 모래섬, 노깡위 무인도가 나타난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노깡위의 모습은 이곳에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을 안겨준다. 산호가 잘게 쪼개져 형성된 노깡위의 하얀 모래사장 끝으로 해변이 삼색매력을 뽐내고 있다. 바다에 일부러 선을 그어놓은 것 마냥 명확히 구분되는 바다색은 노깡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자연경관.

쿠토해변의 화이트샌드 만큼이나 보드라운 노깡위의 모래사장을 꾹꾹 밟으며 섬을 둘러보는데 드는 시간은 약 1시간 정도. 섬 끝에서 반대편 끝이 보일 정도로 작은 노깡위 섬에서 끝없이 펼쳐진 남태평양을 보다보면 바다 한 가운데에 정착한 큰 배에 올라탄 기분이다.



“그들이 웃자 비로소 여행이 완성됐다”

‘아리가또~’, ‘스마마셍~’ 바오마을에 들어서자 천진난만한 원주민들이 일본어로 인사를 걸어온다.
오래전부터 뉴칼레도니아로 여행을 왔던 일본인에 익숙해서일까. 동양 여자면 으레 일본인으로 생각하는 바오마을 사람들. 기자는 그들에게 ‘나는 코리언이야!’라며 굳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면서도 막상 기분은 좋다.

큰 볼거리는 없어도 눈이 마주치면 당연하다는 듯 싱긋 웃어 보이는 주민들과 맨발로 동네를 천방지축 뛰어다니는 아이들 속에서 마침내 여행이 완벽해진다. 전혀 몰랐던 세상 속에서 나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다는 것. 유쾌하고 순박한 원주민들을 만날 수 있는 바오마을이야말로 뉴칼레도니아 여행의 화룡점정이 아닐까.


 
<사진 왼쪽, 바오마을 주민센터에서 만난 원주민들. 사진 오른쪽 바오마을 성당>

▲바오마을

바오마을은 일데뺑 최남단에 위치한 원주민 마을이다. 마을에서는 현대적인 시설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학교와 병원, 우체국, 은행 등 기본 편의시설들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너무나 기초적이어서 얼핏 보면 원시 그대로의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 마을에서는 멜라네시안 스타일의 가옥을 흔히 볼 수 있으며 더불어 자연친화적으로 사는 원주민들의 삶도 엿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맨발로 뛰어다니는 아이들과 눈인사를 하고 주민센터에서 바오마을 아낙들을 만나 시덥잖은 농담을 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그들과의 교감이 뉴칼레도니아 여행에 있어 가장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았다는 사실이다.


▲바오성당

바오성당은 1860년 일데뺑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던 죄수들에 의해 건립된 성당이다. 현재 바오성당은 원주민들의 생활의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매주 일요일마다 경건한 미사를 올린다. 나무로 만들어진 바닥과 천장, 십자가와 나란히 있는 토템들. 성당에 있는 토템이라니. 바오성당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모습이다.


[일데뺑으로 가는 길]

◆항공편

에어칼레도니를 타고 수도 누메아에서 20분 정도 소요된다. 수하물은 일일투어의 경우 10kg까지이며 1박하는 경우 20kg까지 허용된다. 에어칼레도니는 국내선이지만 여권은 필수. 공항에는 관광안내소와 스낵 바, 기념품 상점, 호텔과 렌터카 정보 등이 마련돼 있다. 또 공항 출구에는 숙소까지 이동을 돕는 셔틀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항공기는 매일 출발

·에어칼레도니항공(687)28-78-88, www.air-caledonie.nc

◆선박편

일데뺑으로 가는 승객용 선박은 베티초(Betico)와 아레미티(Aremiti)가 있고 약 2시간15분 소요된다. 매주 수, 토, 일요일 운행한다.

·베티초Betico (687)26-01-00, www.betico.nc

·아레미티Aremiti (687)27-19-80, www.arcenciel.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