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13호]2013-08-30 13:26

중국 단둥시 새로운 안보 관광지로 뜬다

 



단둥 시내 한 건물에 한국, 중국, 일본, 북한식당이 나란히 존재한다. 무엇보다 북한식당인 평양식당엔 물색 치마저고리 곱게 입은 기쁨조 아가씨들이 저녁식사를 하러 온 한국 사람들에게 “반갑습네다” 노래와 춤을 간지럽게 선사한다. 북한 선적의 작은 배가 아무렇게나 정박해 있고 오성홍기와 인공기가 함께 펄럭이는 곳, 다수의 이민족들이 함께 활보하는 거리에 노래방 간판이 곳곳에 있다.

한·중 관계가 돈독해지자 압록강을 사이에 둔 북·중 접경도시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가 한국국민에게 전쟁의 아픈 상처를 상기하고 통일을 염원해 보는 안보관광지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올 여름 압록강변에 피서 나온 시민과 외국에서 온 관광객들 중에 한국관광객이 부쩍 눈에 띈다.

인구 80만 명에 북한주민이 3천여 명, 한국인이 약 1천여 명, 조선족이 3만여 명, 조선족 교포(북한에서 태어났고 중국에서 활동하는 사람)가 1500명이 거주하는 단둥은 한국 국민에게 남다른 매력과 애환이 서린 도시다.

단둥은 한국인에게 관광지로서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 간 9만여 명의 한국 관광객이 다녀간다고 하지만 방문객 대부분은 백두산을 갈 때 경유하는 정도이다. 실제 단둥을 목적지로 하는 관광객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의 현실에 비추어 보아 그렇게 홀대만 할 곳은 아니다. 1킬로미터 남짓한 압록강 강폭을 두고 60년을 왕래가 끊어진 북한주민 생활 모습에 연민을 느낀다던가, 지척에 있는 철조망 넘어 무장한 북한 초병들을 보고 민족의 슬픈 역사와 통일 염원을 느끼게 하는 안보관광지로써 의미가 있기 때문에 한국인에게는 압록강 관광이 또 다른 백미로 등장한다.

임명장을 받은 김봉기 소장 옆에는 방홍기 단둥시 여유국 부국장.

단둥시 여유국 우철군 국장은 지난 14일 단둥시 여유국 서울사무소장에 김봉기(단동 트레블 센터 대표)씨를 임명하고 한국관광객 유치와 단둥 신도시 개발에 따른 자본 유치에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할지역 소재 관광지로 대록도, 오룡배 온천, 천교구 삼림공원, 호산장성 등을 추천했다. 그러나 단둥시의 한국관광객 유치와 신도시 개발의 자본 유치 사업은 그리 녹록치 않을 것 같다.

한국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역사 속의 압록강이나 국경 철조망을 순시하는 북한 초병, 북한 주민들에 대한 연민 같은 감성 관광은 일반적인 관광의 의미와는 달리 정치나 국제정세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단둥시에서도 정치적인 현안에는 말을 아끼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런 상황이 깔려 있는 것이 분명하다. 또 단둥시가 한국사무소를 개설했지만 단둥시와 한국을 등거리에 놓고 관광객 유치나 투자 유치를 진행할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많다.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 중앙정부와의 관계, 한국에 주재하고 있는 중국 정부 여유국과의 관계 설정도 문제로 남는다. 이 사업은 단둥시와 한국사무소 소장 개인 역량에 의존해야 하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성공 여부는 단둥시 여유국과 서울사무소의 원활한 협조가 관건으로 보인다.

취재 협조 및 여행 문의=단둥시 여유국 서울사무소 02)782-7331.

중국 단둥=남기수 기자 titnews@chol.com


단둥시가 추천하는 관광 명소

▶압록강은 한국관광객의 필수코스

한국관광객이 중국 단둥을 관광하는 데에는 뭐니 뭐니 해도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반세기 동안 불통된 북한 땅을 육안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역사에 압록강에 얽힌 애환은 많다. 일제강점기에는 살기 위해 고향을 버리고 건너야 했던 눈물 어린 사연이 있고, 나라를 구하고자 목숨을 바친 선열들이 이 강을 건너 요동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한국전쟁 때 중공군의 남하를 막기 위한 미군의 폭격으로 파괴돼 다리 절반만 남아 있어 압록강단교(鴨綠江斷橋)라 불리는 압록강대교가 있다. 그 옆엔 1943년에 건설된 중조우의교(中朝友誼橋)가 나란히 지나고 있다. 중조우의교는 김정일이 타고 건너든 기찻길이며 지금은 중국으로부터 북한의 생필품 80%를 실어 나르는 철로가 놓인 다리다. 지금도 화물을 잔뜩 실은 기차와 대형트럭이 줄지어 왕래하고 있다.

유람 보트를 타고 신의주 인근을 돌아보면 나이 어린 병사가 더위를 식히려고 등목을 하고 있고, 어린 아이들이 폐선박이 누워 있는 뻘밭에서 멱을 감으며 웃는 모습들이 해맑다 못해 행복해 보인다. 겉으로 보아 사람 사는 곳은 어디라도 마찬가지다 싶기도 하다.

야간에 단교와 우의교 두 다리에 원색의 조명을 넣어 압록강의 야경을 더욱 돋보이게 해 두었다. 다시 말하면 다리를 관광상품으로 쓰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단둥 쪽은 불야성을 이루고 있지만 강 건너 신의주 쪽은 캄캄한 것이 북한의 경제 사정을 말해 준다. 중국중앙정부도 압록강 지역을 국가중점풍경구(AAAA)로 지정해 단둥 제일의 관광명소로서 자태를 갖추고 있다.

▶단둥 유일의 바다 섬 대록도(大鹿島)

시내에서 약 1시간 압록강 하류로 내려가면 사방에 염전으로 둘러싸인 유람선 선착장이 있다. 이곳에서 약 6km 떨어진 바다 복판에 사슴 형상의 대록도가 있다. 일반 유람선으로는 1시간, 고속보트로는 약 20분 소요된다. 

산림이 빽빽한 섬 여섯 개가 모여 있는 이 섬의 면적은 약 1평방키로미터로 섬 주민들은 꽃게, 조개 등 해산물 어획으로 산다. 아직은 개발 중에 있어 숙박(민박) 및 관광지로서의 시설이 부족하다.

바다가 없는 중국내륙지방의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 섬 중앙에 400년 묵은 대추나무가 건강하게 살아 있고 신선한 해산물이 풍부하다. 바닷가에 노랑저고리 남색치마를 몇 벌씩 걸어 놓고 손님을 기다리는데 주로 조선족들이 빌려 입고 사진 촬영을 한다고 한다. 선착장에서 도보로 약 20여분 걸리는 대고산(大古山)언덕에 유(儒)·불(佛)·도(道)를 모시는 고찰이 있다. 등신불이 된 신라의 왕자 김교각 스님이 3년간 머문 사찰이다. 그러나 이 섬의 해수 수질이 거의 뻘물 같아 한국관광객들에게는 권장하기가 어렵다.

▶오룡배 온천과 천교구삼림공원

오룡배는 산세가 다섯 마리의 용처럼 생겼다해 생긴 이름이다.

13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곳 온천은 중국 2대 온천지 중 하나. 수온이 72도로 물이 맑고 유황기체가 적어 중국에서 온천으로는 명성이 높다. 광물질과 탄산염, 중탄산염 및 소량의 방사성원소가 있어 관절염, 류마티즘, 피부병 등에 효험이 있다. 오룡산 밑에 골프장도 있어 운동 후에 피로를 풀 수 있어 좋다.

단둥 시내에서 2시간여 거리에 소금강 같은 계곡이 있다. 해발 600m 정도의 사철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천교구삼림공원이다. 몇 일 동안 여유를 즐기려는 관광객에게 골프장과 콘도를 제공하고 수목이 울창한 이곳을 단둥시는 자연속의 힐링지로 선택했다. 해발 1,205미터나 되는 최고봉까지 5개 등산코스가 있어 산과 계곡이 없는 지역의 사람들이 여유를 가지고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한국여행객에게 추천 할 만 한 자연 관광지로서는 미흡하다.



[교통 정보]

●비행기 : 인천공항에서 선양 또는 다롄행 비행기(약 1시간), 선양에서 버스로 3시간, 다롄에서 3시간 30분 단둥 도착

●선박 : 인천국제터미널에서 동방명주호. 월, 수, 금 운항 (1599-59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