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23호]2013-11-15 09:00

색다른 괌을 원한다면 주목!

남부, 시간이 멈춘 듯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멋 뽐내

괌의 아웃백을 느끼고 싶다면? 리티디안 포인트



가을이 겨울로 바뀌는 이 계절, 힘없이 떨어지는 낙엽만큼이나 추위에 무력해지기 십상이다. 따스한 햇볕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바쁘고 불어오는 바람에 마음마저 스산함이 감돌아 서글픔이 온 몸을 감싸 안는 시기가 지금이 아닌가 싶다. 이런 때면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핫한 여름이 그리워진다. 세상의 모든 생명체가 활발히 움직이는 생동감 있는 계절로 훌쩍 순간이동이라도 하고 싶다. 그런 당신을 위해 작열하는 태양에 온 몸의 세포가 살아 숨 쉼을 느낄 수 있는 그곳, ‘괌’을 추천한다.

취재협조 및 문의=괌정부관광청 한국PR사무소(070-7605-5565), PIC리조트괌(www.pic.co.kr)

괌=권초롱 기자 titnews@chol.com


괌은 국내 여행객들에겐 이미 너무도 잘 알려진, 그래서 구구절절 설명이 필요 없는 지역이다. 괌 지도를 펼쳐보면 위아래가 길고 양옆이 홀쭉한 우리네 발모양을 닮았다. 그래서일까. 괌을 한 단어로 표현해야 한다면 기자는 ‘생동감’이라 말하고 싶다. 몸 전체를 묵묵히 지탱하면서도 분주히 움직이는 우리의 발처럼 괌은 굳건함과 생동감을 동시에 지닌 지역이다. 발을 내딛을 때 처음 땅과 닿는 발의 남단, 발꿈치 지역 괌의 남부로 먼저 향해보자.

[남부소개]

당신의 발이 멈춘 곳, 남부지역

괌이 갖는 화려함과 생동감보다는 남부 지역은 굳건함을 풍기는 지역이다. (혹자는 ‘정적(靜的)’이라고 표현할지 모르지만) 산타리타에서 이나라한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산맥과 에메랄드빛 바다 풍경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 남부 해안 지역은 관광지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차를 렌트해도 좋고 호텔 컨시어지를 이용해도 좋다. 그저 길쭉길쭉 솟아오른 코코넛 야자수 나무가 손짓하는 해안도로를 따라 꾸미지 않은 멋이 있는 남부지역을 드라이빙 할 수 있다면. 남부지역은 일정 중 하루를 투자해 둘러보기에 ‘딱!’인 곳이다. 카메라 하나만 있다면 당신이 멈춘 그 어디에서라도 화보가 될 수 있다.

또한 남부지역은 해외여행이라는 사실을 각인시켜준다. 괌을 여행하다보면 너무도 많은 한국인을 만난다. 해외에서 만나는 자국민이 반가울 법도 하지만 실상 괌에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들과 멀어지고 싶다. 남부 지역은 여행하다보면 사람을 만나기가 의외로 어렵다. 드문드문 만나는 이들 역시 괌 현지인이거나 괌을 자주 방문한 소수의 일본인일 뿐.

남부지역의 핫한 포토존을 소개하자면 첫 스타트를 끊는 곳은 ▲세티 만 전망대(Cetti Bay Overlook)이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코코넛 야자수가 우거진 밀림이 가득하다. 야자수 사이사이 하늘과 바다를 분간하기 어려운 파란 풍경이 보인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선이 맞닿는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세티 만 전망대는 허니무너들의 신혼여행 스틸컷 장소로 강력 추천이다.

세티 만 전망대를 지나 길을 따라 가다보면 ▲마젤란 상륙 기념비가 우리를 반긴다. 마젤란 상륙 기념비는 우마탁 만 공원 인근에 위치해 있는데 기념비 뒤로 그늘을 만들어주는 큰 나무가 우직함을 느끼게 해준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3월21일이면 마젤란 일행의 도착 모습을 재현하는 선박 퍼레이드가 행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우연찮게 혹은 날짜에 맞춰 괌을 가게 된다면 선박 퍼레이드를 꼭 즐겨보자!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달리다보면 기념비로부터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우마탁 만을 사이에 두고 우마탁 마을과 마주보고 있는 ▲솔레다드 요새(Fort Nuestra Senora de la Soledad)가 있다. 솔레다드 요새는 19세기 초 영국 함대나 해적선 등을 감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솔레다드 요새의 가장 높은 곳에는 해적선과 싸우기 위한 포탄이 설치돼 있다. 요새라고 해서 어둡거나 정적인 곳이 아니다. 이곳은 괌의 명물, 물소가 관광객들을 반긴다. 이곳을 방문했을 땐 이미 일본인 관광객들이 물소의 등에 올라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물소의 등에 올라 들판을 거닐며 이미 지나온 우마탁 마을을 감상하는 것도 매력적인 여행 코스일 듯하다. 해안도로를 따라 내려가다보면 이제 정말 남부의 매력을 알 수 있는 곳들이 즐비해 있다. ▲메리조 부두 공원(Merizo Pier Park)은 코코스 섬으로 향하는 배들과 에메랄드 빛 해변이 드넓게 펼쳐진 곳이다. 그리고 공원 잔디에는 주인 없는 닭들이 옹기종기 모여 풀을 뜯고 있다. 선착장 위에 서서 360도 빙그르르 회전하며 공원을 둘러보면 뻥 뚫린 바다와 넓지 않은 녹음의 공원이 인심 좋은 시골에 온 것 같아 마음이 평온해진다. 부두 공원에서는 매년 11월 워터 페스티벌이 열린다고 한다. 또한 마을 축제로 제트스키 대회도 개최하는 등 부두 공원은 남부 지역의 해양 스포츠 대회를 담당하고 있다. 부두 공원을 지나 달리다보면 드문드문 괌 현지인들의 집을 구경할 수 있다. 담이 없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리고 미국영화에서 봤던 것처럼 집과 집 사이가 굉장히 멀다. ‘드문드문’이란 말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다. 그 중에서도 아기자기하게 예쁜 집이 남부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 곳 역시 포토존으로 인기라고 한다. 빨간, 노란 꽃과 동글동글 예쁘게 깎은 나무가 매력 포인트다.

잠시 내려 사진촬영을 했다면 내리쬐는 햇볕에 목마름을 맞은 편 슈퍼에서 해결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남부지역을 꼼꼼히 보고 싶다면 잠깐의 휴식도 필요한 법. 갈증이 해소됐다면 다시 차를 타고 달려보자. 20분 정도를 더 달리다보면 남부 지역의 하이라이트 ▲게프 파고 전통마을(Gef Pa’go Chamorro Cultural Village)을 만날 수 있다. 게프 파고 전통마을은 이나라한에 위치해 있다. 1940~50년대 차모로 원주민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전통 가옥과 부엌을 통해 당시 원주민들이 어떤 생활을 했을 지 유추해 볼 수 있다. 어린 시절, 할머니 집을 가야 볼 수 있던 아궁이 불을 여기서도 볼 수 있다. 나무와 지푸라기를 불쏘시개로 사용해 큰 솥단지에 물을 부어 끓이는 모습은 영락없는 우리 시골마을과 비슷해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이곳은 역사유적으로 지정돼 있어 원주민의 문화와 전통을 계승하기 위한 노력을 정부와 마을이 함께 행하고 있다. 전통마을을 둘러봤다면 남부의 끝자락, 마지막 여정지가 남아있다. ▲탈로포포 폭포(Talofofo Falls)는 일본인 여행객에게 큰 인기를 받는 관광지이다. 탈로포포 폭포 내에 요코이 동굴(Yokoi’s Cave)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탈로포포 폭포는 케이블카를 타고 폭포 아래로 내려간다. 케이블카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다본 탈로포포 폭포는 거대한 열대 우림과 같았다.

빼곡이 들어선 나무 사이로 빠르게 소용돌이치는 물줄기를 보니 꼭 악어가 나올 것 같은 으스스한 분위기도 풍겨졌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이끼를 잔뜩 머금은 계단을 조심조심 내려가면 폭포 전경을 볼 수 있다. 거침없이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더위를 잊게 해줬다. 5분 정도 걸어가다 보면 요코이 동굴을 만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이곳에서 28년이나 숨어 지냈던 일본군 병장 쇼키 요코이의 동굴 모형이 자리해 있다. 일본인 관광객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더랬다. 그러나 숲길을 따라 걸어가야 만날 수 있는 동굴로 기자 일행은 모기떼의 습격을 당한 슬픔이 있어 다시 케이블카로 급하게 이동했다.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선 폭포 사이를 잇는 구름다리를 건너야 한다. 이 또한 재미가 쏠쏠하다.

[북부소개]

꿈틀거린다, 더 보고 더 즐기라고!

남부지역이 천천히 걷고 멈춰서 보고 시간에 쫓기지 않는 여행지라면 북부지역은 생동감이 넘쳐나는 괌을 느낄 수 있는 관광지로 가득하다. 북부지역은 호텔과 리조트, 쇼핑센터, 사랑의 절벽 등 관광 인프라와 유명 관광지들로 즐비하다. 그러나 그곳에도 당신이 미처 알지 못한 관광지가 숨어있다. 괌의 아웃백! 차를 타고 울퉁불퉁 포장되지 않은 도로를 따라 달리다보면 누군가는 짜증을 낼 수 있겠지만 이 또한 여행의 묘미 아니겠는가. 더군다나 북부지역에 포장되지 않은 도로를 따라 달린다니, 얼마나 색다른 경험인가. (사실 기자가 갔던 날 괌이 태풍을 한 차례 겪은 터라 길이 조금 더 울퉁불퉁했다.) 짧은 아웃백을 느끼며 차창밖으로 펼쳐진 에메랄드 빛 바다를 보다보면 “잠시만요~ 사진 좀 찍고 갈게요”라고 기사님께 외치는 이들이 속출한다. 그러나 기사님은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린다. 왜냐고? 차창밖으로 보이는 저 아름다운 광경이 우리의 목적지니깐. 차창에 코를 박고 풍경을 감상하다보면 어느새 ▲리티디안 포인트(Ritidian Point)의 입구가 윤곽을 드러낸다. 일동 모두 후다닥 달려가면 바다는 없고 탈로포포 폭포에서 요코이 동굴을 갔던 그 길처럼 열대 우림 같은 숲길이 우리를 반긴다. 모두가 모기떼의 악몽으로 쭈뼛쭈뼛했지만 숲길이 채 1분도 되지 않으니 걱정 마시길. 리티디안 포인트는 괌 야생보호구역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또한 한때 군관할지역으로 출입이 통제됐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관광객도 기자 무리까지 포함해 열 손가락만으로도 셀 수 있을 정도. 숲길을 벗어나면 거짓말처럼 하얀 백사장과 에메랄드 빛 바다가 손짓한다. 누구라도 할 것 없이 여기저기 터져 나오는 감탄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한동안은 그 자리에 서서 바다를 보고 뭉게뭉게 구름을 보고 다시 하늘을 보고를 반복했다. 이곳이 어디인가. 천국이 있다면 이곳과 같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