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28호]2013-12-27 11:01

3면 현지취재 태국(상)

태국의 역사가 시작된 곳 스코타이로의 여행

고대 왕궁 터에서 발견한 태국의 역사와 문화,
도심과 휴양여행+축제의 현장

글 싣는 순서

●태국<上> 역사가 시작된 곳, 수코타이

 태국<下> 태국 북부의 숨은 보석, 난(NAN)

모르는 사람들에게 태국은 크게 두 가지 여행으로 나뉜다. 방콕·파타야 패키지여행과 ‘코~’로 시작하는 태국 남부의 휴양지여행. 그리고 그들은 떠든다, ‘나는 태국의 웬만한 관광지는 다 가봤다’고. 이 기사는 몰라도 한 참 모르는 그들에게 바치는 기사. 태국 북부에 산재해 있는 어마어마한 관광지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치앙마이라면 알고 있다고? 아니, 그보다 더 태국스럽고 매력적인 곳이다. 태국의 수도가 방콕이기 이전에 태국의 역사가 시작된 곳, 역사의 도시 수코타이(Sukhothai)는 태국 여행의 화룡점정이다.

태국의 중, 남부 여행을 끝냈다면 태국 북부지역으로 태국여행의 피날레를 장식해보자. 그동안 당신들이 봐왔던 태국과는 또 다른 태국을 만날 것이다.

취재협조 및 문의=태국정부관광청

(02-779-5417/www.visitthailand.or.kr)

태국 수코타이·프레=

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

“태국 최초의 수도, 수코타이”

수코타이는 ‘행복의 새벽’이라는 뜻을 지닌 도시로 방콕에서 북쪽으로 427㎞ 떨어진 곳에 자리한 곳이다. 1238년에 태국 최초의 수도로 건설됐으며 1365년에 아유타야에 속하기까지 100여 년간 수도였다.

수코타이는 13세기 당시 동남아에 거대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던 앙코르의 세력이 약화되면서 등장했다. 당시 수코타이의 왕이었던 람캄행 대왕을 거치면서 영토를 확장했고 태국 문자를 만들어 황금시대를 누렸다. 수코타이 시대에는 신분을 따지지 않고 모두가 가족처럼 지냈다.

특히 람캄행 대왕(King Ramkhamhaeng)은 ‘백성은 자식이며 왕은 곧 아버지’라고 말할 정도로 백성을 사랑했다. 그의 백성 사랑은 마치 우리나라의 세종대왕을 떠올리게 한다.

백성을 위해 글을 만들고 우리나라의 신문고와 비슷한 징을 설치해 백성들의 이야기를 가까이서 듣고자 했다. 이렇게 지혜로운 왕이 통치했으니 수코타이 시대가 태평성대 했음은 굳이 거대한 왕궁 터를 보지 않아도 알 일이다.

“태국의 세종대왕을 만나다”

수코타이를 대표하는 관광지는 역시 ‘수코타이 역사공원(Sukhothai Historical Park)’이다. 캄보디아 양식의 거대한 고대 건축물들이 밀집한 이곳은 그저 거닐기 만해도 관광객을 압도하는 중후함을 뽐낸다.

수코타이 역사공원은 불기로 따지면 1800년 전, 우리나라로 치면 고려시대 말기에서 조선시대 초에 만들어 진 곳으로 거대한 옛 왕궁 터를 관광지로 개방한 곳이다. 역사공원은 총 면적 43,750km로 공원 내에 무려 193군데가 유적지로 등록돼 있고 1991년 12월12일에는 역사공원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그 역사적 가치를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곳이다.
 
놀랄만한 규모와 역사를 가진 역사공원은 자전거투어 코스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그 인기를 증명하듯 입구에는 자전거 대여소가 꽉 들어차있다. 자전거 대여료는 30바트로 자전거를 들고 입장할 경우 10바트의 자전거 입장료를 추가 지불해야 한다. 일반 입장료는 외국인일 경우 100바트, 태국인은 20바트만 내면 된다.
 
역사공원은 워낙 넓어서 대부분 자전거나 트램을 이용하는데 역사공원 한 바퀴를 크게 도는 트램은 입장료에 20바트를 더 지불하면 탈 수 있다. 그러나 운행 중 내릴 수가 없기 때문에 개별 관광객보다는 주로 견학 온 학생단체들이 이용한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는 러이 끄라통(Loy Krathong) 축제 시즌이었는데 수코타이 역사공원은 러이 끄라통 축제가 펼쳐지는 장소이기도 하다. 축제 기간 역사공원에는 먹거리 장터를 비롯해 다양한 쇼들이 진행되는데 특히 공원 내의 가장 큰 사원인 왓 마하탄(Wat Mahathat)에서는 과거 수코타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빛과 소리 축제(Light and Sound Presentation)’가 펼쳐진다. 대사는 알아들을 수 없어도 화려한 조명기술과 좌중을 사로잡는 배우들의 연기가 언어를 넘어 전 세계의 관객들에게 전해진다. 입장료는 좌석에 따라 200, 300, 500바트로 차이가 있으며 외국인과 태국인 상관없이 입장료를 받는다.

 


[수코타이 역사공원 정보]

·관람시간 : 06:00~18:00

·입장료 : 태국인 20바트, 외국인 100바트, 자전거 입장료 40바트(대여료 30바트+자전거 입장료 10바트)

“수코타이 러이 끄라통 축제”

1년 중 수코타이 역사공원이 가장 시끌벅적한 기간이 바로 러이 끄라통 시즌이다. 태국 전역에서 5일 동안 진행되는 러이 끄라통 축제는 알고 보면 태국의 옛 수도인 수코타이에서 기원했다.
 
수코타이 러이 끄라통 축제는 매년 음력 10월 수코타이 역사공원에서 열리는데 공원에 있는 700년 역사의 사원들을 배경으로 민속춤,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러이 끄라통은 ‘끄라통(Krathong)’이라고 하는 바나나 잎으로 만든 연꽃 모양의 작은 배에 불을 밝힌 초와 향, 꽃, 동전 등을 실어서 강물이나 운하 또는 호수에 소원을 빌어 띄워(Loi) 보낸다는 뜻이다.

찰랑이는 강물에 촛불을 밝힌 끄라통 수십 개가 떠다니는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올해 러이 끄라통 축제는 얼마 전 태국 총 주지스님의 사망으로 규모나 참가자가 전보다 많이 축소됐다고 한다. 하지만 태국의 3대 축제로 꼽히는 만큼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소망을 담은 끄라통을 강물에 띄우고 있었다.

[수코타이 특산물 샵]

1. 도자기샵(Suthep Sangkhalok): 수코타이에서 꼭 경험해야 할 것 10가지에 포함된 수코타이 도자기는 고급 식기를 비롯해 예술의 경지에 다다른 도자기 공예품을 보고 살 수 있다. 또한 이곳에는 다양한 가네샤를 볼 수 있는 가네샤 갤러리가 함께 붙어있다. (sukdee2525@hotmail.com)

2. 솜사마이 골드샵(Ban Somsamai gold): 방콕 차이나타운에서 유통되는 금과는 또 다른 수코타이 금. 순금에 가까운 99.9퍼센트의 금 함량을 자랑하며 금 판매 전시장 바로 옆에 공장이 붙어있어 금세공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www.somsamaigold.

com)

3. 금 원단 박물관(Gold Textile Museum):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박물관으로 이곳에는 300돈 어치의 금이 들어간 원단을 볼 수 있다. 직물과 수코타이 전통 옷을 만드는 직업을 가진 주인아저씨가 금 원단을 비롯해 여태까지 살면서 모았던 의미 있는 물건들을 전시해 둔 독특한 박물관이다. 박물관 옆에는 수코타이 전통복장을 살 수 있는 곳도 마련됐다.

[수코타이 가는 법]

방콕에어웨이가 방콕 수완나품공항에서 수코타이공항 노선을 유일하게 운항하고 있다. 운항 횟수는 1일 2회이며 소요시간은 1시간25분에서 40분 정도 걸린다.(www.bangkokair.com)

“수코타이 옆 동네, 프레(Phrae)”

수코타이를 여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두 곳 있다. 프레(Phae)와 난(Nan). 수코타이 오른쪽 위에 위치한 이 지역은 태국인과 여행객이 반반인 방콕과 휴양지와는 전혀 다른 순수함을 가지고 있다.

때 묻지 않은 오리지널 ‘태국’을 간직한 여행지. 기자에게 프레와 난은 그런 곳이었다. 특히 수코타이에서 차로 2시간이면 도착하는 프레는 수코타이와 난 사이에 위치해 있는데 적당한 볼거리로 중간 지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프레의 마을 랜드마크는?”

태국은 한 마을에 하나씩 주력 사업을 갖고 있는데 수공예품이면 수공예품, 천연염색이면 염색, 농사면 농사 등 전문적인 일거리로 마을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그 마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산물과 마을 장인은 태국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된다.

▲반 나잔(Baan Na Jan)은 옛날 태국 북부지역 사람들이 살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 시골 마을이다. 이 마을은 여자들이 만든 천이 유명한데 마을의 총 270개 가구 중에 164개 가구가 천 만드는 작업에 참여할 만큼 천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나잔 마을(baan은 마을을 뜻한다)은 홈스테이로도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아직도 태국 북부지역 전통 가옥을 유지한 탓에 우리나라 한옥처럼 전통가옥을 체험하고자 하는 현지인과 외국인이 많이 찾는다.

12개 가구가 홈스테이에 참여하고 있다. 또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마을 전통 음식 ‘카오법(접어서 먹는다는 뜻)’은 스팀으로 익힌 얇은 쌀 반죽 안에 각종 채소를 넣어 접은 만두 같은 것을 돼지 뼈 육수에 돼지고기와 반숙달걀을 넣어 먹는 것으로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반 퉁 홍(Ban Thung Hong)은 모홈 면(Mohom cotton)으로 유명한 마을이다. 홈나무에서 추출한 파란색의 천연 염료로 손수건이나 티셔츠 등 원단을 염색해 판매하는데 세탁 시에도 물이 빠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은 천연 염색과정을 보거나 체험할 수 있는데 보는 것은 무료이고 체험에는 손수건 한 장 당 10바트의 체험비를 지불해야 한다.

[프레, 마을관광 외에는?]

프레 무앙 피 포레스트 파크(Phrae Mueang Phi Forest Park)는 태국의 미니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리는 곳이다. 무려 3만년 동안의 침식과 풍화작용의 반복으로 생긴 기이한 형태의 흙 바위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그랜드 캐니언에 비유하기에는 규모가 작지만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광경이기에 프레를 찾는 사람들은 꼭 한 번 방문한다고. 그도 그럴 것이 포레스트 파크의 입장료는 무료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