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29호]2014-01-10 16:03

갈라져 버린 애환의 땅 DMZ를 횡단하다

관광전문가 초청 1박2일 팸투어 실시

철원, 연천, 강화 관광활성화 지역 소개해

 

 

DMZ관광(대표 장승재)은 지난달 16일부터 17일까지 중서부전선 동서횡단 팸투어를 진행했다. DMZ관광은 DMZ에 국내외적 관심이 모아지면서 더 이상 전쟁의 공포가 상존하는 공간이 아닌 희망의 공간으로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고 전했다. 다양한 체험의 장과 세계평화공원의 추진 계획이 밝혀지면서 DMZ의 2013년은 뜨거웠다.

본지는 첫째 날은 철원, 둘째 날은 연천을 거쳐 강화까지 쭉 이어진 DMZ 코스를 횡단했다. 아쉬운 점은 군 보호 지역으로 많은 숙박시설과 음식점이 관광지의 수용인원보다 적었다는 점이다. 그로인해 당일관광 위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또한 인바운드 여행사의 지원은 따로 없어 국내시장에 상품을 홍보 할 기회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DMZ를 체험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지만 더 큰 발전을 위해서는 분명 고민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취재협조 및 문의=DMZ관광(www.dmztourkorea.com) / DMZ=이예슬 기자 titnews@chol.com


■첫째 날- 모든 움직임이 철저히 통제된 공간 철원

철원은 이동하는 곳곳에서 철저한 수색이 진행된다. 낯선 풍경에 잠시 우리나라가 휴전상황임을 떠오르게 한다. 전쟁 전 지금의 북한으로 연결된 철도와 사람들로 북적이던 도시 철원은 흔적 없는 기억 속 공간으로 비춰지고 있다.

그 곳에서의 관광은 전쟁의 총탄 흔적처럼 혹독하고 매서웠다. 철원은 원래 북한 땅이었다. 드넓은 철원을 뺏기고 김일성이 3일을 통곡했다는 여담이 전해져온다.

철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으로는 월정리역, 두루미관, 노동당사를 꼽겠다. 월정리역은 전쟁의 상처가 드러난 곳이다. 6.25전쟁에 유엔군의 폭격으로 앙상한 골격을 드러낸 채 누워 있어 분단의 아픔을 실감케 한다.

▲월정리역은 원래 서울에서 원산까지 이어졌던 경원선의 간이역이었다. 지금은 분단으로 간이역이 사라지고 흔적만 남아있다.

월정리역 맞은편엔 ▲두루미관이 위치했다. 두루미관은 민통선 안에 서식하는 동물들이 박제돼 생태와 보존의 가치를 일깨워 준다. 철원은 겨울철새들의 안식처로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재두루미와 단정학을 버스타고 가는 길목에서 볼 수 있다.

단 DMZ 팸투어 목적 외에 일반 방문을 목적으로 철원에 왔다면 겨울철새들을 촬영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군 보호 지역으로 정해져 있는 철원은 처음 목적지로 정해놓은 곳 외에는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는 2015년에는 철원군은 DMZ 철새 평화타운 조성을 완공할 예정이다. 그동안 군사시설로 통제보호구역에서 제한보호구역으로 규제가 완화 될 예정이다. 철새를 좀 더 쉽게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두루미관 옆에는 G.P부대가 있는데 커다란 문이 열리면 남한의 군인들이 초소를 들어가 북한군을 바라보며 지키는 수색대가 있다. 그 곳에 들어서면 군인들은 2달 뒤에나 나올 수 있다.

본인이 팸투어를 갔을 때 그 문이 열리는 날이었다. 열리는 문 속에 2달 뒤에 볼 수 있는 남한의 아들들의 뒷모습을 모른척하고 쾅하고 문이 닫혀 마음을 찡하게 했다.


■둘째 날- 역사와 현재의 공존 연천, 파주

98%가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연천군은 선사유적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흔적뿐 아니라 일제시대와 6.25전쟁의 피해까지 고스란히 남아있는 지역이다.

삼국시대에도 적군이 싸우던 지역이고 지금도 남북이 갈라진 전투지역으로 치열했던 전쟁터 지역이다. 강화는 경기도 북쪽이 휴전선에 가로막힌 민간인 통제구역이듯 강화도 최북단인 제적봉도 우리 해병대가 주둔한 최전선으로 알려져있다.

약 2000M정도 다리만 놓으면 남북한의 요충지를 오갈 수 있는 곳이다. 눈앞에 보이는 북한의 스산한 기운과 안타까운 마음에 언제 올지 모르는 통일을 염원하며 그 곳을 둘러 볼 수 있었다.

철원에서 연천은 불과 30분 정도 소요됐다. 그 곳에는 일제강점기 상흔 ▲연천역 급수탑을 볼 수 있었다. 1914년 경원선개통 당시부터 1967년까지 운행하던 증기 기관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건립한 2개의 급수탑이다.

‘경’이란 단어가 들어간 것은 일본을 상징하며 경원선도 당시 일본에게 물자를 조달하기 위해 지어진 철도이다. 연천역은 기차가 다니는 오른쪽과 왼쪽의 높낮이가 다르다. 왼쪽이 더 높은데 그것은 물자를 조달하기 편리하게 하기 위한 일본의 잔재이다. 급수탑은 원통과 사각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이것들은 지금 사용해도 무방할 정도로 양호하게 보존돼 있다. 탑 외부에는 당시의 총탄을 볼 수 있는데 그 모습이 아찔할 정도로 당시 사람들의 처참한 비극을 느낄 수 있었다.

연천에서 한참을 지나 서울로 가는 길목에 강화로 넘어갔다. 그곳에서 ▲강화평화전망대를 방문했다. 강화평화전망대는 왼쪽엔 예성강, 오른쪽엔 임진강과 서해바다와 합류하는 갯벌이 펼쳐져 있다. 이 곳에 다리가 놓인다면 불과 30분 안에 개성으로 갈 수 있는 길목이 생긴다. 평화전망대 앞에 보이는 강은 중립지역으로 지금은 남·북한 모두 사용하지 않는 통제구역이다.

한 나라 안에서 강을 중심으로 나눠 있다는 것. 믿기 힘든 역사 앞에 고개를 숙였다. 예전엔 엄격히 통제 됐지만 이제는 개방돼 북한사람들의 일상생활모습과 농사짓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건물 안에서 북한을 바라만 보고 북쪽을 향해 총대를 멘 군인들을 보노라니 분단국가인 나라의 애통함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추천 SPOT]

▲고석정 - 철원의 8경 중 하나인 고석정은 사계절의 풍경과 물의 색이 다르다 한다. 겨울의 고석정의 물은 단단하게 얼어 있었다. 말로만 듣던 철원의 매서운 추위와 칼바람 아래 고석정 물은 하얗게 빛을 내고 있었다.

한탄강 한복판에 치솟은 10여 m의 기암은 남한 유일한 현무암 분출지이다. 옛날 진평왕시절 진평왕비가 고석정 바위 위에 세워졌다고 전해오는데 후세에 아무리 찾아도 그 비석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또한 임꺽정의 활동무대였던 곳이라 전해진다.

·이용안내=입장료 무료

▲제2땅굴 - 철원에 위치한 제 2땅굴은 1975년 북쪽 13km 지점인 군사분계선 남방 900m 지점에서 발견됐다. 땅굴 중 가장 규모가 크고 광장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하 50~160m, 길이 약 3.5km에 달하는 암석층 굴진 아치형 구조물이다.

땅굴에 들어서자마자 탁한 공기가 숨을 조이고 허리를 구부려야 부딪침 없이 걸을 수 있었다. 남한군은 제2땅굴을 발견하고 탐색하는 중 8명이 전사했는데 전사의 아픔을 기리기 위한 추모비를 세웠다.

·이용안내=고석정 매표소에서 셔틀버스(일반 8000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 6000원) 또는 자가용으로 이동. 신분증 필히 지참, 안전모 반드시 착용

▲재인폭포 - 연천군에 위치한 겨울의 재인폭포는 굳건하게 얼어 있었다. 물줄기가 흐르는 곳이 얼어붙어 기가막힌 장관을 펼쳤다. 재인폭포는 예전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있는데 보기만 해도 아찔한 높이에 폭포 위에서 재인에게 줄타리를 시켜 아내를 빼앗으려하던 원님이 줄을 끊어버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 뒤로 이름이 재인폭포가 됐다.

재인폭포 옆에 유리로 된 다리가 놓여 있는데 밑이 훤히 보여 아찔함을 즐길 수 있다. 본지가 갔을 땐 겨울의 눈이 뒤덮인 터라 스릴 있는 경험은 하지 못했다.

·이용안내=입장료무료


[DMZ 외래객들을 위한 프로그램]

▲판문점관광

·투어시간=평일(화~금)-08:50~14:30 / 09:30~16:30 / 10:30~17:30

주말(토요일)-08:50~15:00 / 11:30~17:30

·투어비용=평일-77,000원, 토요일-78,000원

▲제3 땅굴투어

·투어시간=평일, 주말(화~일)-8:30~12:00 (월요일 휴관)

·투어비용=60,000원

▲DMZ 철책선 걷기 투어

·투어시간=매주 월요일 정기출발 (20인이상 단체일 경우 365일 출발가능)

·투어비용=코스1-65,000원, 코스2-70,000원

“DMZ(비무장지대)에서는 사람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고 한다. 군인과 민간인. 그 곳은 사람을 구분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했다. 전쟁의 상흔으로 덮여버린 웅장한 땅 덩어리가 가슴이 미어지도록 차갑게 느껴졌다. 철원, 연천, 강화 그 곳의 주민들은 하나같이 같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 땅은 군인만이 지킨 것이 아니다. 우리 주민들이 침묵해 지켜낸 애환의 땅이다”라고.”


장승재 - DMZ 관광 대표

24년간 직접 발로 뛴 DMZ관광 국내외 관광인프라 확대, 구체적 계획 실행

-DMZ 관광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DMZ 관광을 처음 시작한 것은 오로지 24년간 내 발로 직접관광을 하고 취재하면서 흥미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현장에서 ‘아! 이거다’하는 생각으로 관광을 발전시켰다. 흥미로 시작한 일이 관광 사업으로 발전해 기쁘게 생각한다.

지금도 사무실에 새벽 5시에 도착한다. 일찍 하루일과를 시작해 DMZ 관광을 위한 더 많은 일을 해내려고 노력한다.

-DMZ 관광에 어려운 점은 없는지.

▲어려운 점은 많다. 일단 군 보호 지역으로 숙박시설과 음식시설이 부족하다. 땅굴 같은 경우 좁기 때문에 수용할 인원은 적은데 많은 관광객으로 골치를 앓을 때가 잦다. 또한 DMZ의 특성상 일반인 출입절차가 까다롭다.

군사상의 이유로 민간인의 출입이 제한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출입절차나 사전신청기한이 지역별로 제각각인 것은 관광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 절충 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엄격한 사진촬영의 완화와 외국인 DMZ관광 전문 관광통역사 확충 등도 시급하다.

-DMZ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최근엔 DMZ 타임스를 창간해 DMZ에 관한 정보를 제공 중이다. 또한 외래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실행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개발 중에 있다. 얼마 전에는 국내 최초 민통선 숙박 체험지를 개관했다.

민통선 숙박 체험지는 DMZ안보, 생태, 역사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상시 제공하게 된다. 또한 DMZ지역에 관광 해설사가 부족하다. 이에 경기관광공사와 연계한 DMZ안보관광 문화 해설사 양성에도 적극적일 예정이다.

-DMZ관광의 미래는 어떠한지.

▲언론사와 관광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팸투어를 일 년에 20번 정도 시행하는데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외래관광객들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과 식당 등을 지역과 연계해 유치할 계획이다.

외래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꾸준히 개발할 것이다. 얼마 전엔 경기관광공사에서 DMZ 체험 프로그램이 문화체육관광부, 환경부, 유네스코 인증을 모두 획득했다. 이에 힘입어 앞으로도 창조관광프로그램을 기획 및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