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31호]2014-01-24 10:27

‘혹시 모르니까…’낚시 가격의 유혹

최저가 클릭하면 없는 상품 비일비재

미끼상품 효과 미미, 고객 혼란만 가중

2월 들어 모객이 더뎌지면서 여행사들이 상품 판매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1월 설 연휴와 5월 황금연휴에 끼여 상대적으로 여행 열기가 덜한 2, 3, 4월 모객이 고민거리로 떠오르면서 이들 날짜 위주의 특가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행객의 만족보다는 상품 판매에만 초점을 맞춘 여행사들이 홈페이지 이용자들로부터 지적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상품 판매를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미끼상품 또는 낚시성 가격을 내세워 고객을 유인하고 상품을 노출시키고 있다. 이 같은 수법은 성비수기에 상관없이 흔하게 자행되는 편법으로 고객들로부터 늘 지적을 받아왔다.

일례로 A여행사는 자사 메인홈페이지 팝업창을 통해 베트남/캄보디아 2국 상품을 최저 29만9천원에 판매한다고 홍보하고 있고 공지사항 게시판을 통해서도 ‘단언컨대, 최고의 특가(단, 3회 진행)’라는 문구와 함께 ‘1월22일부터 23일, 25일 29만9천원부터’라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클릭해 상품을 구입하려고 보면 최저가격 상품은 온데간데없고 해당 출발 날짜에는 최소 39만9천원부터라고 표기 돼 있다.

이 같은 수법은 유럽 상품이나 특수상품에서도 마찬가지다. B여행사는 자사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29만9천원부터 시작하는 블라디보스톡행 크루즈 상품을 열렬히 홍보하지만 상품 페이지에 명시된 상품 시작 가는 31만9천원부터로 표기돼있다.

또한 C여행사 역시 ‘100만원도 안 되는 유럽여행 초특가 찬스’ 라는 문구를 내세워 터키 일주 8일 상품을 99만원부터, 크로아티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5일 상품을 79만9천원부터 판매한다고 홍보했다. 기획 상품에 명시한 2월27일과 3월6일, 3월13일 출발하는 터키 상품을 클릭하면 2월 상품 내용은 보이지도 않고 유일하게 99만9천원인 3월6일 출발 상품은 이미 마감이다. 예약 가능한 상품은 100만원이 훌쩍 넘는 상품만이 남아있다.

이런 식으로 정확한 숫자를 내세워 마치 그 가격에 파는 양 홍보하는 미끼상품은 고객이 원래 관심 없던 상품이라도 가격에 혹해 한 번 더 클릭해 볼 수 있고 그로 인해 충동구매의 가능성이 있다는 전제 하에 비일비재하게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가격만을 보고 클릭한 고객은 예상보다 비싼 가격을 마주했을 때 오히려 더 빨리 마음이 돌아선다. 또한 명시된 가격과 실제 상품가의 불일치는 여행사 신뢰도 하락에도 영향을 미친다.

홈페이지 이용 고객들은 “항공과 호텔도 스스로 가격비교해서 떠나는 마당에 미끼상품에 현혹되는 일은 없다”고 여행사에 일침을 놓았다.

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