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40호]2014-04-04 08:51

[Best Traveler(113)] 양무승 -한국여행업협회(KATA) 회장

여행업계 생태환경 개선 위해 ‘우보만리(牛步萬里)’


KATA 2014년 1분기 사업 및 향후 계획 밝혀

항공권 신용카드 판매분 BSP담보 폐지

중국 여행업계와 대규모 세미나 개최 예정

 

 ‘우보만리(牛步萬里)’란 우직한 소의 걸음이 만리를 간다는 뜻의 사자성어이다. 주변 상황이나 변화에 흔들리지 말고 목표를 향해 정진할 것을 의미하는 데 급변하는 시장 환경과 트렌드에 쫓기는 여행사로서는 이 같은 사자성어가 주는 교훈이 먼 산과도 같다.

양무승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은 지난 2일 여행업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위 사자성어를 언급했다. 여행업계 발전과 환경 개선을 위해 겉으로 드러나는 것 보다 훨씬 많은 업무를 천천히 그러나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뜻이 담겨있다.

측근들 말을 빌리면 양무승 회장은 매월, 매 분기마다 KATA가 추진해야 할 사업을 검토하는 것 외에도 중간 중간 스팟성으로 확인해야 할 업무와 행사 스케줄까지 그야말로 전국을 누비고 있다.

이번 만남은 평소 친분이 있는 기자들과 1분기를 정리하는 캐주얼한 식사자리였지만 이내 여행업계의 숙원 사업인 신용카드 판매분 BSP 담보 폐지와 올 가을로 예정 중인 중국 여행업계와의 교류회 등 KATA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과 시장 현안들이 속속 제기되면서 양 회장의 뚜렷한 비전을 확인하는 값진 시간이 됐다.

취재협조 및 문의 = KATA(www.kata.or.kr) | 글·사진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항공권 신용카드 판매분 BSP담보 폐지에 대한 정확한 팩트는 무엇인가.

▲아웃바운드 여행업계의 숙원 사업으로 지난 10년 동안 추진해 왔던 일이다. 크레딧 카드 담보 문제는 상당히 복잡하고 중요한데 우리나라만큼 카드 발권 비율이 높은 국가가 없다는 점도 이러한 추진에 배경이 됐다.

KATA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그리고 항공사 등과 협의를 거쳐 이 사안을 논의했으며 3월31일부로 크레딧카드 판매분에 대한 담보설정을 폐지하고 현금판매분의 경우 13일 판매액을 적용하는데 합의했다.

이를 통해 약 40~45% 정도 담보 경감 효과가 기대된다. 오는 6월에 열릴 IATA 여객부문 최고의사결정기구, 파콘프(Passenger Agency Conference) 회의에서 투표를 통과해야만 효력이 발생하지만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BSP여행사들은 항공권 신용카드 결제 시 여행사에 담보를 설정하는 구조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원칙적으로 승인을 받는 순간 카드사가 담보를 해야 하는데 책임을 여행사에 묻는 격이다. 항공권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그간 많은 노력을 해왔고 이번 문제 해결을 통해 BSP여행사들의 환경이 조금이라도 개선될 것으로 믿는다.

단 신용카드 오용이나 부주의로인한 사고 발생 등 항공사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는 만큼 여행사들의 신중한 접근과 현금 관리 강화 역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비용 감소 외에도 항공사의 무리한 ADM 방지 등 순기능을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그렇게 추정하는 여론도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신용카드 담보가 폐지됐다, 경감됐다로 끝나지만 속으로 들어가면 이제 항공사들이 신용카드와 관련된 분쟁이 발생했을 때 무조건 여행사 탓만 하거나 책임을 전가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는 발권 과정 중 크레딧카드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소재를 따지기도 전에 여행사가 급하게 막아야 했지만 향후에는 항공사-카드사-여행사 각각 정확한 판단 후 사후 업무를 처리하게 될 것이다.

KATA 내부에 연구 기관을 두고 우리 여행업, 관광업 관련 다양한 현안들을 분석 및 연구하고 있다. 이제 항공사와 여행사 관계 정립도 필요하다고 본다. 어떤 물품이든 서비스든 유통구조에서 수수료가 없는 경우는 드물지 않나? 현재 국내에 취항 중인 항공사가 약 70여 개에 달한다. 항공사마다 크레딧카드 사용에 대한 기준이 모두 상이하고 갖춰야 하는 증빙 서류 역시 복잡해 여행사 업무에 혼란을 주고 있다.

대한항공만 자체적인 ARS인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데 카드사 고객 정보 보호 등 점점 시스템 구축은 어려워 질 것이다. 장기적으로 통합된 전자인증시스템 구축도 염두에 두고 있다.

 

-IATA BSP 업무의 싱가포르 이관 문제는 잘 해결되고 있는지.

▲기존 IATA 한국지부에서 수행되던 대리점 인가업무 및 BSP Operation은 대부분 IATA 싱가포르 서비스센터로 이관됐다. 싱가포르에도 한국인 직원이 있지만 아직 스킬이 부족하고 의사결정이 필요한 만큼 국내 여행사들이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전화연결도 잘 안 되고 이메일을 보내도 답이 없으니 여행사로서는 답답한 노릇이다. KATA 측에서 IATA와 싱가포르 센터와 접촉해 불필요한 비용 방지 등 국내 업계를 위한 문제 해소를 꾸준히 논의 중이다. 현재로서 IATA KOREA는 BSP업무 보다 공항 안전, 보안, 시스템 연구 등에 주력한다.

 

- 국내 인바운드 시장 상황은 어떤가? 중국관광객이 여전히 제1시장으로 추앙받고 있다.

▲일본 인바운드가 지속 감소하고 있는 것은 맞다. 한 해 약 430만명(관광 약 320만명 수준)이 방문하는 중국관광객은 이제 우리 방한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이 됐다. KATA 입장에서도 중국관광시장을 좀 더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에 오는 9월 중 ‘한일 KATA-JATA 관광 교류’와 성격이 같은 대규모 행사를 한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다만 파트너는 중국관광협회가 될지 중국여유국협회가 될지 확실치 않다. 한중 양국 간 관광 현황을 논의하고 업계 관계자들이 서로 친목을 나누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방한 동남아관광 시장 역시 향후 포텐이 기대되는 마켓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명동이나 서울 도심을 관광하는 단체관광객을 모조리 중국인이라고 여긴다. 그런데 아니거든,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타이완, 홍콩 등 우리 한류의 영향으로 동남아 각국 방문객들이 꾸준히 한국을 찾아 즐기고 있다. 이들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관광 환경 개선 또한 우리 관광산업을 활성화 시키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1분기 여행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다. 업계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얼마 전 KATA 위원회 내에서 분과별 모임이 있었는데 어떤 회원이 그동안은 왜 회비를 내야 하는지 잘 몰랐다는 속내를 전했다. 당연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질적으로 회원사들 피부에 닿는 혜택이 없었기 때문이다.

단언컨대 단 1원의 회비도 허투루 사용하지 않고 여행업계 발전을 위해 연구하고 분석하고 실제 몸으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정확한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활용을 위한 여행업 통계 시스템도 준비 중이고 항공사와 여행사 모두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채널확대도 무게를 싣고 있다. 당부하건데 우리 협회 홈페이지에도 좀 더 자주 방문해줬으면 한다.

각종 지자체 인센티브 내용과 지원전략, 팸투어 및 해외 박람회 참가, 세미나 알림, 해외시장 동향까지 현존하는 국내 여행업계의 모든 정보들을 알차게 담고 있다. KATA를 자주 이용하고 필요한 것을 스스럼없이 얘기해 달라. 꽃이 피고 지는 것도 모를 정도로 앞만 보고 천천히 달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