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41호]2014-04-11 07:42

[Best Traveler(114)] 오형수 K-Travel 아카데미 대표

 

 

“강의 할 때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서비스, 수익 증대, 성과 창출 3대 키워드

여행업 현실과 실무의 조화 족집게 강의 자신

 

“누가 저한테 선생님은 강의하실 때 참 행복해 보인다고 했어요. 또 다른 강의생은 단순한 역량 교육이 아니라 본인이 어떤 위치에 있고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깨닫게 해주었다고 속마음을 표했죠. 이런 작은 변화와 소감들이 저를 참 행복하게 합니다. 물론 연봉은 반 이하로 줄었지만요. (웃음)”

오형수 K-Travel Academy 대표는 대한민국에서 소위 지옥(?)으로 통하는 교육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본인을 자영업자라고 소개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그는 하나투어 인재개발 총괄팀장, 여행박사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치며 본인이 정말 하고 싶었고 행복했던 기억을 찾아 올 초 여행업계 대상 전문 교육 프로그램 ‘K-Travel Academy’를 오픈했다. ‘여행업+교육’은 아직 생소하다는 기자에게 오 대표는 지속적인 교육과 꾸준한 학습을 통한 인재 양성이 여행업 전체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굳센 믿음을 강조했다.

교육 및 프로그램 문의 E-mail =hivincent@naver.com

홈페이지=(http://ktravelacademy.com)/(http://blog.naver.com/hivincent)

글 ·사진=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여행업계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는지.

▲원래는 한 보험회사에서 교육 업무를 담당하다가 지난 2001년 하나투어에 입사했다. 당시 하나투어는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덩치가 무한대로 크던 시절인지라 회사 입장에서도 직원들을 위한 정확한 서비스 교육과 마인드 개선이 필요한 시기였다.

이후 2012년까지 약 11년6개월 간 직원 교육, 가이드 교육, 인재개발팀, 홍보팀 등을 거치며 주 업무인 교육과 함께 여행업 생태 환경을 깨우쳤다.

하나투어를 퇴사하고 나서는 여행박사에서 약 1년 간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하며 교육과 기업 컨설팅을 진행했고 개인적으로는 자유여행에 대한 사업 모델을 배웠다. 초기 여권도 없는 상태로 하나투어에 입사했을 정도로 여행업에 대해서 무지했다. 돌고 돌아 다시 강의를 시작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13년이라는 업계 경력이 바탕이 됐다고 본다.

 

-하나투어 및 여행박사는 여행업계 내에서 인정받는 대기업들이다. 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회사를 나와서 창업한 계기가 무엇인가.

▲와이프를 포함해서 다들 궁금해 했는데 심플하게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수익이 줄었고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자꾸 뒤로 미루다 보면 결국 시도조차 못할 것 같았다.

올해 1월21일 개인사업자를 등록하고 이제 막 발걸음을 뗀 상태인데 지인들이 혹시 ‘스타트업’이냐고 묻더라. 스타트업은 굉장한 성장성과 확장성 그리고 혁신이 더해져야 하지 않나? 나는 그저 조직에서 하던 일을 공간만 이동한 개업 성격이다. 자영업자를 먼저 찾아줘서 고맙다. (웃음)

 

-K-Travel Academy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여행사 대상 교육 및 강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아카데미다.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 수익 증대, 성과 창출 이라는 3대 키워드를 토대로 가이드 및 인솔자 교육, 쇼핑센터 교육, 여행사 직원이 필요한 행동 양식, 성공적인 세일즈를 위한 팁, 고객 응대 전략, 마케팅 방법 등 다양한 내용을 강의한다.

이론과 실무가 더해진 그리고 가장 현실적인 커리큘럼을 구축했다. 업체로부터 진행 요청이 들어오면 협의를 거쳐 맞춤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세부 사항을 조율해 강의를 진행한다.

이 과정은 대략 한 달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강사비는 협의 가능한데 1시간 당 20만원 수준으로 잡고 있다.

위에 언급한 교육 외에도 직무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개인역량 강화교육(프리젠테이션 능력, 설득의 힘, 리더십, 상품 개발 전략)도 가능하다.

 

-왜 교육인가? 영세 기업이 대부분인 업계 상황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도전이다.

▲사업 론칭 후 지난겨울 너무 힘들어서 ‘그만하고 잠수나 타자’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 아카데미 사업이 어려운 것은 질문 그대로 여행업계의 현실이 너무 척박하기 때문이다. 수익구조가 정말 희박하달까? 일례로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연간 예산 중 직원 1인을 위한 교육비가 평균 99만원 수준이다.

직원이 5백명 미만인 중견기업은 1인당 58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현재 업계에서 직원 수 5백명 미만의 여행사를 찾을 수 있나? 당장 교육을 안 한다고 해서 모객이 떨어지지 않고 반대로 교육을 진행한다고 해서 모객이 월등히 늘어나지도 않는다. 쓸데없는 비용 낭비라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

과거 하나투어에서 11년 동안 직원, 전판점, 가이드 포함 강의한 전체 시간만 500시간에 달한다. 일 년에 100회 이상 사람들과 몸으로 부딪친 거지. 다들 목 아플까봐 걱정을 많이 해줬는데 사실 목보다는 오래 서있어야 해서 허리와 다리가 더 아팠다. (웃음) 오랜 시간 교육을 통해 얻은 결실은 교육 후 작더라도 분명한 변화가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해외 거주 가이드나 쇼핑센터 같은 경우는 몇 개의 판매 팁과 의사소통 교육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봤다고 기뻐해줬다. 교육의 힘이 그런 것이라고 본다.

 

-일부 대기업이나 중견사들은 간혹 외부에서 인기 강사를 영입해 서비스 교육이나 리더십 교육을 진행한다. 외부 강사와 비교했을 때 본인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외부 강사는 듣기 좋은 얘기를 예쁘고 재밌게 들려주겠지만 업계의 현실을 잘 모른다. 1~2% 마진에 허덕이는 작은 여행사 사람들한테 우리랑 전혀 상관없는 큰 그림과 지나친 희망 강요는 오히려 괴리감만 낳는다.

강의 종료 후 받았던 피드백 중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의견이 있다. 어떤 직원이 강의에 감동한 이유가 그 동안은 아무도 우리 편에서 이런 얘기를 해주는 사람들이 없었다고 했다. 쉽게 말해서 왜 잘못했냐고 다그치고 야단치지 않았다는 거지.

강의 스킬이나 프레젠테이션 제작 능력 등은 경력과 함께 늘어나는 거다. 정말 필요한 얘기, 돈 벌어줄 수 있는 팁 등을 진심으로 전한다. 추가로 인기 강사에 비해 강의료도 저렴하다.

 

-끝으로 업계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흔히 나오는 얘기들이 ‘여행사의 힘은 사람이다’, ‘인재 양성이 중요하다’인데 많은 오너들이 공감은 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실천을 안 한다. 투자에 대해서는 인색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잘 알고 있기에 이해하는 동시에 안타깝다.

교육은 당장 눈에 나타나는 효과는 아니지만 끝에 가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명함 앞에 ‘여행업 문제해결 전문가’라고 게재했는데 말 그대로 여행사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해결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격려하고 나눌 수 있다. 사지 않는 손님은 없다, 그저 팔지 못할 뿐이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