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48호]2014-06-13 13:18

“수 십 가지 매력, 헤어 나올 수 없는 홍콩”

미식·문화·예술·나이트라이프
블랙홀 같은 홍콩의 매력 탐구

우아한 갤러리·화려한 야경·이국적인 소호

엄마와 딸을 사로잡은 홍콩에서의 3박4일

                 

홍콩은 여성을 만족시킬 줄 아는 매우 입체적인 도시다. 홍콩의 아름다운 야경을 배경으로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서 한껏 사치를 부리고 어느 날은 편안한 차림으로 소호 거리를 누비며 여행자의 기분을 만끽한다. 여유가 된다면 소호에 즐비한 갤러리에서 문화생활을 즐길 수도 있다. 테마파크에서는 일상에서의 모습을 잊고 천진난만한 소녀가 돼본다.

한 동안 숨기고 살았던 자신의 여성성을 마음껏 표출 할 수 있는 여행지가 바로 홍콩이 아닐까. 그래서 홍콩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도 여성들의 열렬한 지지 아래 ‘베스트셀러’라는 타이틀을 놓지 않을 것이다. 이를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홍콩은 다른 여행지가 대체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말로 설명하긴 어려워도 직접 경험해보면 절로 깨닫게 되는 홍콩의 그 ‘무언가’를 본지가 ‘모녀의 홍콩여행기’라는 콘셉트로 풀어봤다.

취재협조 및 문의=홍콩관광진흥청(www.discoverhongkong.com/kor/02-778-4403), 캐세이패시픽항공(www.cathaypacific.com/kr/02-311-2700)

홍콩=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


1 일차 “엄마와 딸, 홍콩에 도착하다”

한국에서 홍콩까지의 비행 시간은 3시간 반에서 3시간 55분 정도. 이동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아침 비행기를 타면 점심쯤에 홍콩에 도착한다. 현재 캐세이패시픽항공이 서울-홍콩 구간을 매일 6회씩 운항하고 있다. 아침 8시50분 출발부터 저녁 8시5분까지 평균 약 2시간의 간격으로 운행된다.

홍콩은 크지 않은 도시 국가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광 명소가 모여 있고 이동 또한 어렵지 않다.(자유여행이라면 옥토퍼스 카드 구입 후 MTR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 옥토퍼스 카드는 대중교통뿐 아니라 편의점, 자동판매기 등 다방면에서 사용 가능하다.) 그러나 여행 중 시간을 금처럼 생각하는 여행자라면 홍콩 시내 중심가 복판에 위치한 호텔을 추천한다.

이번 여행에서 20대 딸과 40대 엄마가 선택한 숙소는 홍콩 침사추이 지역에 위치한

▲마르코 폴로 게이트웨이 호텔. 침사추이 지역에 위치한 마르코 폴로 그룹의 3개 호텔 중 하나로 건물이 하버시티 쇼핑몰과 이어져 있으며 호텔 맞은편엔 명품거리라 불리는 캔톤 로드가 펼쳐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게이트웨이 호텔은 객실 안에서도 무료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고 페리터미널과 MTR 등 대중교통과의 접근성이 뛰어나 많은 여행자들의 워너비 숙소다. 객실 인테리어 역시 깔끔하고 모던하다. 객실 창밖으로는 하버 뷰 또는 시티 뷰가 펼쳐져 어떤 뷰의 객실이라도 홍콩을 감상할 수 있다.

객실에 짐을 풀었다면 지체하지 말고 객실 밖으로 나가자.

객실을 나서는 순간 여행은 시작된다. 하버시티 건물 안에 위치한 호텔 건너편에는 같은 건물에 입점한 고급 카페 ▲‘c’est la cafe·bar’가 있다.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출출해진 배를 달래며 대략적인 계획을 짜보는 것은 어떨까. 카페에 들어서면 세련된 내부 인테리어와 홍보용 사진과 똑같이 생긴 예쁜 디저트를 경험할 수 있다.

보드라운 팬케익 위에 얇게 저민 바나나 또는 딸기가 토핑으로 올라간 c’est la 카페의 핫케익은 보기에도 좋지만 맛도 좋다. 시럽과 초코 등을 뿌려 달콤함을 음미하며 홍콩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보자.

적당히 배가 찼다면 광대한 하버시티 쇼핑몰을 탐방해보자. 쇼핑몰은 세 개의 마르코 폴로 호텔(프린스, 홍콩, 게이트웨이)이 모두 연결돼 있다. 게이트웨이 호텔 쪽에서 하버시티 쇼핑몰을 따라 쭉 걷다보면 페리터미널이 코앞에 있는 마르코 폴로 프린스 호텔로 빠져나오게 된다. 건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며 하버 뷰를 감상하고 강을 감싼 침사추이 거리를 거닐며 대표적인 홍콩의 명소를 경험해보자.

해가 내려앉기 시작하면 서둘러 패킹로드(Peking Road)에 위치한 고급레스토랑 ▲아쿠아(AQUA)로마&도쿄로 이동하자.

넘버원 빌딩 29층에 위치한 아쿠아 바는 홍콩 전경을 내려다보며 이탈리아와 일본 퓨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고급레스토랑이다. 아쿠아는 넘버원빌딩의 28층부터 30층까지 각기 다른 콘셉트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데 28층에는 중국 콘셉트, 29층에는 이탈리아와 일본 퓨전식, 30층에는 360도 전망이 가능한 세련된 칵테일 바, 아쿠아 스프릿으로 구성됐다.

많은 여행자들이 레스토랑의 저렴하지 않은 가격 때문에 망설일 수 있지만 홍콩에서 최고의 식사와 야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날이 그렇게 많지 않음을 따진다면 충분히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이곳에서 보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정말이지 끝내준다.

아쿠아 로마&도쿄의 가격대는 디너세트 기준 1인당 700HK$.(음료제외, 한화 92,953원)

  

2 일차 “익사이팅하게 홍콩을 즐기다”

첫 날에는 홍콩의 대표적인 명소, 침사추이 거리와 홍콩의 야경을 즐겼다면 둘째 날부터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 그 첫 번째 시도는 엄마와 딸이 동갑내기 친구가 될 수 있는 홍콩 최대 해양테마파크 ▲오션파크다.

오션파크는 놀이기구보다도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동물들로 더 유명한 곳이다. 오션파크는 판다로 유명한데 오션 익스프레스를 타고 ‘경이로운 아시아 동물원’에 도착하면 판다를 만날 수 있다.

거대하고 투명한 우리 안의 판다들은 관광객들이 익숙한 듯 아무렇지 않게 수건을 베개 삼아 베거나 식사하며 능청스러운 모습을 뽐낸다. 오션파크에는 판다 말고도 볼거리가 가득하다. 올드 홍콩, 남극북극 어드벤처, 그랜드 아쿠아리움, 열대우림, 마린 월드 등 다양한 테마관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그랜드 아쿠아리움은 바닥과 천장, 전체 벽면이 수족관으로 돼 있어 내부가 경이롭기까지 하며 남극북극 어드벤처는 한국에서 보기 힘든 북극여우와 남극펭귄을 만날 수 있다. 남중국해와 이어진 해양극장에서는 돌고래 쇼가 펼쳐지는데 무대 뒤로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 덕분에 공연이 더욱 실감난다.

또한 테마파크 내에는 가판음식을 비롯해 다양한 레스토랑이 마련돼 있어 언제든지 식사가 가능하며 위치를 알려주는 테마파크 지도는 한국어판으로도 제공되기 때문에 영어가 능숙하지 않아도 테마파크 이용에 무리가 없다.

오션파크의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며 공원 출입구와 스릴 마운틴, 마린 월드 지역에 위치한 안내소에서 안내 지도와 공연 일정표, 코스 추천, 장애인 서비스 안내 등을 받을 수 있다. 티켓 가격은 성인 1인 기준 320 HK$(아동 160 HK$)로 한화 약 42,492원(아동 21,246원) 정도다.

오션파크에서 한 바탕 놀았다면 수산물 시장 ▲레이유문(Lei Yue Mun)으로 이동해 신선한 해산물을 맛보자. 좁은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각종 수산물들을 구경하며 오션파크와는 달리 와일드(?)한 식용 수산물들을 감상해보자.

골목을 누비다 보면 우리나라처럼 열심히 호객행위를 하는 식당 주인들을 만날 수 있는데 이것저것 잴 필요 없이 끌리는 곳으로 들어가 보자. 모험도 여행의 일부다.

탱글탱글한 수산물로 배를 채웠다면 택시를 타고 ▲란콰이퐁으로 가보자. 엄마에게는 어색할 수도 있지만 딸과 함께하는 행복한 일탈이 될 수도 있다. 란콰이퐁은 밤 11시부터 사람이 모이기 시작한다. 란콰이퐁에는 시끄러운 하드록을 들을 수 있는 하드록 카페를 비롯해 역동적인 란콰이퐁의 밤거리를 그대로 감상할 수 있는 오픈형 바들이 골목을 따라 늘어서 있다.

부른 배도 꺼트릴 겸 란콰이퐁의 자유로운 분위기에 몸을 맡겨 보는 건 어떨까. 딸이 못내 아쉬울 수 있지만 엄마가 있다고 해서 즐기지 말란 법은 없다. 오늘만큼은 엄마와 자식 간이 아닌 친구가 돼보자.
 

3 일차 “때로는 우아하게, 때로는 자유롭게”

셋째 날은 구룡반도의 침사추이지역에서 해저터널을 지나 홍콩 섬의 센트럴 및 소호지역을 탐방하기로 한다. 이곳에서는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홍콩을 즐길 수 있다.

센트럴 지역은 침사추이 거리에서 바라본 강 건너 화려한 동네다. 센트럴에서는 ‘아시아 예술 허브, 홍콩’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데 센트럴 지역 중심부에 위치한 코노트로드 센트럴(Connaught Road Central) 50번지 빌딩에서 세계적인 아트를 경험할 수 있다. 이 건물에는 세계적인 갤러리가 두 개나 위치해 있는데 ▲화이트큐브와 갤러리 페로탱이다.

1층에는 영국에서 온 현대적 디자인의 화이트큐브가 17층에는 프랑스 파리의 갤러리 페로탱이 입점해 있다. 1층과 2층으로 구성된 화이트큐브는 깔끔하고 단조로운 화이트톤 인테리어에 작품을 전시해 오로지 작품에만 몰두할 수 있게 했다. 17층의 갤러리 페로탱에서는 장-미셸 오토니엘과 라이언 맥긴리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서정적이면서도 몽환적인 느낌이 가득한 라이언 맥긴리의 작품과 장 미셸의 기하학적으로 구부러진 유리구슬 구조물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17층의 페로탱에는 한국인 직원이 있어 작품에 대한 설명을 부탁할 수도 있다. 미술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세계적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

센트럴에서 조금만 더 움직이면 ▲‘소호’를 만날 수 있다. 소호는 우리나라에서 홍콩 속 유럽으로 알려진 곳이다. 그 말마따나 소호는 아기자기한 디저트 가게와 벽화, 소규모 갤러리들로 가득하다.

소호의 특징은 침사추이나 캔톤 로드처럼 관광객들로 북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저 조용히 소호 골목을 거닐며 즐기고 받아들이면 된다.

소호에는 신진 예술가들을 위한 공간인 ▲PMQ가 있다. 이곳은 오래된 경찰 기숙사를 예술가들을 위해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할 수 있게끔 탈바꿈한 공간이다. 현재 전체 건물의 90%가 입주가 끝났고 6월 말 그랜드 오픈할 예정이다. 수 십 개의 방마다 각자의 개성을 살린 다양한 예술 작품을 엿보고 있노라면 홍콩의 예술 산업이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깨닫게 된다. PMQ의 저층에는 레스토랑이나 디저트가게도 운영되고 있다.

해가 지기 전에 홍콩여행의 하이라이트인 ▲피크트램에 탑승하자. 트램의 최종 목적지인 꼭대기에는 홍콩 전경을 감상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고급 레스토랑을 비롯해 기념품 상점 등이 위치해 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피크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마담투소다. 100개가 넘는 유명 인사의 밀랍인형이 전시된 마담투소는 역사적인 인물이나 배우의 실물을 그대로 복사해 만든 인형들을 만나볼 수 있다. 홍콩 글래머, 역사적 인물, TV스튜디오, 월드 프리미어, 스크림, 챔피언, 뮤직아이콘, 판타지 킹덤 등 다양한 테마의 전시관이 마련됐는데 덕분에 ‘이젠 끝났나?’ 하는 순간 또 다른 테마관이 나와 지칠 때까지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게다가 상상하는 것보다 시시하고 유치하지 않은 것이 반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