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51호]2014-07-04 09:44

코스타 크루즈 (下) 눈뜨면 다른 도시, 기항지관광의 기막힌 매력!



오키나와·아마미·나가사키 3色 기항지관광

따로 또 같이 패키지와 자유일정 모두 즐긴다

 

바다 한 가운데의 작은 도시에서 하루를 신나게 즐기고 나니 오늘 아침은 오키나와, 내일은 아마미 섬이란다. 단 한 번도 짐을 새로 싸거나 호텔을 옮겨 다니지 않았으며 공항에서 티켓을 끊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몇 시간 동안 버스에 갇혀 이동한 것도 아니다. 그저 이 끝내주는 방안에서 먹고 놀고 그리고 자고 일어났더니 다음 목적지인 것이다.
 

순간이동을 했냐고? 물론 아니다. 기자는 단지 크루즈에 탑승했을 뿐이다. 생각해보면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이 놀라운 경험을 우리는 갖가지 이유와 핑계를 대가며 피하고 있다. 돈과 시간은 가장 쉬운 핑계일 것이다. 그러나 돈과 시간은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것이고 크루즈여행은 그것을 투자할만한 충분한 가치를 지녔다.

기자가 이토록이나 크루즈를 예찬하는 것은 이번 여행을 통해 그 가치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진짜를 알고 나니 과거의 기자처럼 크루즈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안타까워졌다. 크루즈야말로 진짜 쉬운 여행이다. 특히 롯데관광이 운영하는 전세선 여행은 여행자가 따로 할 것이 없을 정도로 쉽다. 여행자가 크루즈에 탑승해서 할 일은 그들의 안내에 착실히 따르는 것이고 안내사항이 익숙해졌을 때에는 말 그대로 크루즈에서 먹고 놀다가 때 되면 새로운 나라의 새로운 도시를 맘껏 즐기면 되는 것이다.

 

지난 5월27일 출항한 롯데관광 전세선 코스타크루즈는 인천에서 출발해 첫 날 전일항해하고 오키나와, 아마미, 가고시마, 나가사키를 차례로 기항한 뒤 부산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크루즈 생활이 얼마나 편안한지는 이미 전편에서 언급했으니 이번에는 27일 출항한 제2항차의 기항지관광에 대해 소개하겠다.

취재협조 및 문의=롯데관광개발(www.lottetour.com/1577-3000), 코스타크루즈(www.costa.co.kr)

일본=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



기항지관광을 준비하는 법

기항지관광을 즐기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기항지관광을 사전에 신청해 가이드와 함께 다니는 것. 또 다른 하나는 기항지관광을 신청하지 않고 스스로 현지 교통수단을 이용해 여행하는 것. 교통편이 편리한 여행지라면 굳이 기항지관광이 필요 없겠지만 대부분의 항구가 번화가와 떨어져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기항지관광을 신청하는 것이 편안하겠다.
 

기항지관광 신청은 크루즈 탑승 후 출항 전 선내 투어, 객실 체크인, 비상시 대피 훈련이 끝난 후에 비로소 할 수 있다.
 

크루즈여행을 위한 최소한의 과정이 끝나고 객실로 가면 침대 위에 투데이지(선내에서 즐길 수 있는 부대시설 및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 프로모션 소식 등을 정리해 놓은 선내 신문)와 코스타 카드, 기항지관광 신청서가 올려 진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기항지관광 신청은 탑승 첫 날 이뤄지는데 공식적인 첫 모임 자리인 저녁 식사 전까지 신청서를 작성해 5층 안내데스크에 제출하면 된다. 이 때 안내데스크에 대기 중인 가이드에게 기항지관광에 대한 팁을 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전에 기항지에 대한 공부가 충분치 않았다면 간략하게 작성된 기항지관광 신청서만으로는 각 관광지가 어떤 곳인지 상상이 힘들다. 기항지 신청서를 들고 안내데스크로 내려가 선택 전 마지막으로 가이드에게 각각의 선택 관광지에 대한 조언을 구하자. 누구보다 솔직한 답변으로 선택에 도움을 준다. 단 주의할 점은 한 번 제출한 기항지관광 신청서는 수정이나 취소가 되지 않으므로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기항지관광은 반나절 관광, 전일관광 또는 석식 제공 등 일정에 따라 가격이 상이하다. 기자는 오키나와와 나가사키 반일 관광을 선택했다.

 


오키나와 항에 도착하자 크루즈 여행객을 환영하는 플랜카드가 걸려있다.
 

첫 날 전일항해 후 둘째 날 첫 번째 기항지인 오키나와 나하항에 도착하면 차례대로 하선 절차를 밟게 된다. 오키나와 관광을 하지 않고 크루즈에 남아 있을 계획이더라도 일본 입국 첫 날이기 때문에 모든 승객들이 대면 입국심사를 거쳐야 한다. 만약 오키나와 나하항에서 입국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거나 받지 않은 여행자는 남은 일본 항구에서도 하선이 불가능하다.
 

크루즈 하선을 위해서는 일종의 선내 주민등록증인 코스타 카드와 여권복사본, 전날 저녁 객실에 미리 배송된 세관신고서를 반드시 챙겨야 한다.
 

대면 입국심사를 하면 TPL을 받게 되는데 한 번 받은 TPL은 오키나와뿐만 아니라 앞으로 기항하게 될 아마미 나제항, 가고시마항, 나가사키항에서도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항상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아마미 섬의 상점거리.
 

기항지관광에 참가하는 승객들은 투데이지에 기록된 기항지 관광 집합 시간 스케줄에 따라 해당 모임장소로 모두 모여야 한다. 모임 장소에서 자신이 타고 다닐 버스 번호 스티커를 수령하고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하선 절차를 밟으면 된다. 대면입국심사 이후에는 기항지 버스에 탑승해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관광을 즐기면 된다.


“올바른 패키지여행의 정석, 오키나와”

오키나와의 네 가지 선택 일정 중 기자가 선택한 일정은 슈리성과 아시비나 아울렛, 국제거리를 둘러보는 일정.
 

오키나와는 일본의 하와이라고 불릴 정도로 매우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지역으로 최근 KBS2 채널의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추성훈, 추사랑 부녀의 여행지로 주목받은 바 있다.
 

오키나와는 아름다운 풍경만 감상하기에는 가슴 아픈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사실 오키나와는 일본이 아니었다. 류큐족이라고 하는 오키나와 원주민이 살던 작은 섬으로 이번 일정의 첫 번째 목적지인 ▲슈리성이 바로 류큐족의 왕이 살던 궁궐이다. 오키나와는 에도막부시대가 몰락하고 적극적으로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메이지시대(19세기, 1828년)때 왜인들에 의해 일본 본토에 강제로 편입된 섬이다. 당시에는 오키나와라는 이름이 아닌 류큐열도로 불렸으며 1879년 왜인들이 류큐왕조를 완전히 멸망시킨 뒤 일본 본토로 편입시키면서 오키나와현으로 불리게 됐다.
 


 

슈리성은 과거 류큐왕조의 생활상을 세세히 볼 수 있는데 넓은 궁궐 내부에는 지도와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매표소에는 한국어로 된 책자가 비치돼 있어 일어를 모르더라도 슈리성에 대한 정보는 책자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이국적이면서도 어딘가 익숙한 슈리성을 둘러본 후에는 다시 버스가 주차된 곳으로 돌아가 다음 목적지인 ▲아시비나 아울렛으로 이동한다. 아시비나 아울렛은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30%~80%의 할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대형 쇼핑몰이다. 깔끔한 아케이드 형식의 이곳에서는 신발부터 옷, 소품까지 다양한 물건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자판기가 있는 곳에서는 무료 와이파이가 터진다.
 


아기자기한 간판들이 인상적이었던 오키나와 국제거리.
 

마지막 목적지인 ▲국제거리는 원래 전쟁이 끝난 후 피난민들의 판자촌과 암거래 시장이 조성됐던 곳이다. 그러나 과거 암거래 시장이 있었던 곳에는 신선한 해산물과 야채 그리고 생필품이 거래되는 상점거리로 바뀌었고 그 옆의 1.6km의 거리. 그러니까 폐허 상태로 피난민들의 판자촌이 가득했던 그 거리는 현재 오키나와 최고 번화가인 ‘국제거리’로 성장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국제거리를 ‘1마일의 기적’이라고도 부른다.
 

국제거리에는 아기자기한 액세서리 숍부터 오키나와지역의 특산물인 자색고구마파이 가게, 오키나와산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스시집 등 작고 아기자기한 가게가 가득하다. 특히 이곳은 거리 곳곳에 독특하고 유니크한 간판이 많아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이토록 자유롭고 편할 수가, 아마미”

아마미는 특별히 관광 인프라가 조성돼어 있지 않아 기항지 일정이 없는 대신 주요 목적지를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제공했다. 기항지인 나제항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는 오하마비치와 상점거리, 대형 쇼핑몰을 거쳐 다시 항구로 돌아오는 노선이다.
 

아마미 오오시마는 오키나와에서 가고시마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작은 섬인데 아름다운 자연과 바다 속이 투명하게 비치는 해변이 인상적인 곳이다.
 


아마미 섬의 오하마 비치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크루즈 탑승객들
 

셔틀버스를 타고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오하마 해변공원. 아름다운 숲길과 정글(?)이 그대로 보존된 곳으로 해변 주변으로는 산책로와 캠핑장, 온천시설 등이 마련됐다. 특히 이곳은 모래가 적고 물이 얕아서 해수욕에도 적합하다.
 

자유롭게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기자는 해변을 따라 길게 조성된 산책로를 마냥 걸었다.
 

정기적으로 돌아오는 셔틀버스에 다시 올라타 이동한 곳은 아마미의 ▲상점거리. 작은 섬의 상점거리인 만큼 사람이 북적대진 않았지만 그래서 오히려 편안하게 쇼핑을 즐겼다. 기자는 아마미의 상점거리에서 옷과 시계를 득템했다.

 

“자유여행 같은 패키지여행, 나가사키”

기자는 가이드의 조언에 따라 나가사키 로프웨이, 평화공원, 하마마치 상점가를 둘러보는 반일관광 일정을 선택했다.

 


나가사키 로프웨이를 타고 내려다 본 나가사키 주택가.
 

나가사키는 홍콩, 모나코와 더불어 세계 3대 야경 도시 중 하나다. 아쉽게도 기자는 반일 밖에 머물지 못하기에 야경은 보지 못했지만 ▲나가사키 로프웨이를 통해 시원하게 펼쳐진 나가사키 낮의 풍경은 실컷 감상했다. 나가사키 로프웨를 타고 올라가면 이나사야마 산정상 전망대가 있다. 통유리로 된 실내는 회오리 모양으로 만들어진 계단을 따라 올라가며 360도 파노라마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로프웨이 승차장이 있는 곳에는 후치신사가 있는데 결혼이나 학업성취, 순산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졌다.


 


나가사키 평화공원의 모습
 

나가사키 ▲평화공원은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곳. 1945년 8월9일에 투하된 원자 폭탄 낙하 중심지와 그 북쪽의 언덕 위를 포함한 지역에 평화를 위해 마련된 공원으로 허허벌판에 조각들과 분수대가 설치된 곳이다. ▲하마마치 상점가는 일본의 다른 상점거리와 같이 아케이드 형식의 거리이지만 그 규모가 훨씬 크다. 이온몰과 돈키호테 등 각종 대형몰이 위치해 있다. 하마마치 상점거리 맞은편에는 차이나타운이 위치했는데 이곳에서 진짜 나가사키 짬뽕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