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55호]2014-08-01 08:16

[Best Traveler(127)] 피터 탱글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 총지배인
 

“성년기 맞은 프레이저 남대문의 성숙된 서비스 기대하라”
 


평균 객실 점유율 80% 성공적인 출발 알려

합리적인 가격 대비 질 높은 서비스 중시해

서울 내 비즈니스호텔 多 다양한 접근 필요
 
 
프레이저 호스피탈리티 그룹은 지난해 7월 서울 남대문에 3번째 체인 호텔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이하 프레이저 남대문)을 오픈했다. 2020년까지 2천만 명의 외국인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측, 시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었다. 프레이저 남대문은 개관 1년 만에 평균 객실 점유율을 80%까지 끌어올리며 성공적인 서울 내 비즈니스호텔로 안착했다. 1년 만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준 프레이저 남대문을 이끈 수장은 오스트리아 출신 피터 탱글 총지배인이다.

“억만금을 주고 시설을 최신식으로 바꾸면 투숙객들이 만족할까? 처음엔 눈이 휘둥그레지지만 서비스가 그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다음에도 그 호텔을 이용할까? 호텔을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서비스다. 서비스를 선보일 직원들의 자세는 다른 어떤 것보다 기본적이지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호스피탈리티 교육을 받았다. 가장 말단인 주방 설거지부터 단계를 밟으며 엄격한 교육을 받았고 컴퓨터가 없어 투숙 고객들의 이름을 알파벳 순서대로 수기(手記)하기도 했던 그. 역설적이게도 그는 엄격한 교육보다는 마음가짐(=자세)이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사람 좋은 웃음으로 인터뷰 내내 유쾌한 기운을 내뿜었던 그와의 인터뷰를 본지에 담았다.

취재협조 및 문의=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02-2220-8888/www.fraserhospitality.com) |

권초롱 기자 titnews@chol.com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이 지난 7월8일 개관 1주년을 맞았다. 소감이 궁금하다.
 
▲뜻 깊다. 프레이저 남대문이 오픈하던 지난해는 서울 내 호텔시장 상황이 과도기 단계였다. 지난 2012년 서울을 찾는 외래관광객들의 증대와 달리 호텔 객실 수급이 지나치게 부족해지면서 우리와 같은 비즈니스호텔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리고 우리가 오픈하던 지난해 우리를 시작으로 많은 비즈니스호텔들이 서울에 자리하게 됐다는 점도 뿌듯하다.

하나의 호텔이 오픈하고 운영하기까지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필요하다. 호텔을 짓는 건설업 관계자부터 운영업체(매니지먼트) 그리고 서비스를 펼칠 호텔업 종사자들까지. 개인적으로 나는 그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고 이 자리를 빌려 프레이저 남대문에 생명을 불어 넣어준 많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1년 동안 우리는 개관 전부터 계획하고 준비했던 부분들이 실제 상황에 들어맞는지 아닌지 조율하는 시기를 보냈다. 순탄치는 않았지만 우리의 고민과 노력이 호텔을 운영해 갈수록 고객들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서 보상을 받는 기분이다. 호텔 오픈 9개월 전부터 오픈 1년까지를 중요한 시기로 본다.

실질적인 계획단계와 실행, 갈등, 조정 단계를 거치는 시기다. 이 시기를 나는 ‘청소년기’로 표현한다. 우리는 이제 방황하는 청소년기를 졸업하고 안정되고 성숙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줄 때가 왔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걱정도 되지만 설레는 일이다.
 

-지난 1년 동안 호텔을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두 가지가 있다. 우선은 투숙객들이 우리가 선보인 서비스에 최상의 만족도를 포현했을 때다. 투숙객이 직원의 이름을 완벽하게 기억하고 체크아웃할 때 그 직원을 언급하는 일은 많지 않다. 특히 컴플레인이 아니라 칭찬을 위해 해당 직원의 이름을 외우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다. 프레이저 남대문을 1년간 운영하면서 이러한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 직원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총지배인 입장에서 감동했고 직원들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다음은 지난해 10월 프레이저 남대문의 소유주인 매니지먼트 본사에서 총지배인들 100여명을 초청한 컨퍼런스 행사를 개최한 바 있었다. 연례행사 중 하나로 각국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내로라하는 총지배인들이 우리 호텔에 묵었다.

오픈 3개월 만에 대규모 행사를 치르다 보니 바쁘고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경험 많은 총지배인들과의 만남은 배움의 장이었다. 총지배인인 나의 시선에서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들에 대한 지적과 충고는 우리 호텔이 한 단계 성숙해질 수 있는 발판이 됐다.

특히 한국에서는 처음 진행된 행사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깊다. 다행히도 각국의 총지배인들이 행사 과정에 만족했고 우리 호텔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추후 한국 여행을 계획하는 가족 및 주변 지인들에게 우리 호텔을 소개해 줄 수 있을 만큼 중요한 고객들인 셈이다.
 
-프레이저 남대문과 프레이저 플레이스 센트럴이 가깝게 위치해 있다. 호텔 오픈 초기 파이 나눠 먹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일각의 우려에 대해 인정한다. 우리도 호텔 오픈 과정에서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1년 동안 호텔을 운영하면서 괜한 기우였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는 주요 타깃이 다르기 때문인데 프레이저 센트럴은 한 달 이상의 장기 투숙 고객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반면 우리는 한 달 이하 단기 체류 고객이 주요 타깃이다.

프레이저 호스피탈리티 그룹의 예측과 시장 가능성이 딱 맞아 떨어졌다. 프레이저 남대문은 중단기 투숙 고객들을 위한 것으로 장기 투숙객을 위한 서비스가 강화된 프레이저 센트럴과 인사동을 보완한 아파트 형 비즈니스호텔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지난 1년간 프레이저 남대문의 실적을 설명해 준다면.

▲평균 80%의 객실 점유율을 나타냈다. 투숙객들을 분석해보면 내수수요가 높다. 우리는 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가격적인 면이나 서비스 부분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한국인들이 만족했다는 것 아닌가. 이밖에 아시아 및 동남아 관광객들의 투숙율도 높다. 다음은 기업 인센이 차지하고 있다. 우리는 새 고객 유치와 함께 내수수요가 높은 만큼 리피터 고객 양성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특급호텔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호텔들도 서울 곳곳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 멀리 가지 않고 지난해와 비교하더라도 서울 내 호텔들의 수는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가장 단적인 예로 2012년까지 서울 내 호텔들은 럭셔리 급의 고가 호텔이거나 저가 호텔로 극단적이었다. 중간급 호텔들이 부족했다.

그러나 우리가 오픈하면서 시장의 폭이 넓어졌다. 프레이저 남대문 오픈을 기점으로 많은 비즈니스호텔들이 서울에 자리하기 시작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들의 부담을 줄인 반면 높은 서비스를 선보여 만족도를 높이는 비즈니스 관광호텔들이 증가하고 있다.

재작년까지는 객실이 부족했기 때문에 판매자의 시장이었다. 투숙객의 니즈를 반영할 만큼 호텔의 폭이 넓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객실이 확보된 것만으로 투숙객은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시장상황이 달라졌다. 호텔들이 다양화되면서 투숙객들이 신중하게 선택할 수 있게 되고 호텔 선택의 주도자가 됐다. 열쇠를 잡고 있는 자가 과거 호텔이었다면 이제는 투숙객이 된 거다. 이점이 상당히 고무적이다. 사실 서울 호텔 개발은 상하이, 홍콩 등과 비교했을 때 조금 늦은 감이 있으나 늦은 만큼 굉장히 빠르게 개발되고 있다.
 
-여타의 호텔들과 견줄만한 강점이나 차별화된 전략이 있나.

▲우리의 강점은 가격대비 질 높은 서비스 아닐까. 앞서 언급한 대로 우리의 서비스에 만족감을 드러내는 고객들이 많다.

우리는 매 분기마다 직원들의 ‘ROCIT’를 평가, 높은 점수를 받은 직원에게는 그에 합당한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직원들의 서비스 정신을 함양시키고 있다. ‘ROCIT’는 Responsiveness(응답), Ownership(책임), Commitment(희생), Innovativeness(혁신), Teamwork(협동)의 줄임말로 우리 호텔의 가치철학이다. 고객과 관련한 일에 대해 지체 없이 응답하고 충족시키는 것을 책임으로 삼는 것. 한 발 더 나아가 고객의 기대보다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추구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 생각한다.

많은 호텔들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마케팅/홍보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구전(口傳)만큼 최상의 홍보채널이 있을까. 우리가 오픈 1년 만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을 받는 데에는 구전홍보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언어서비스 또한 타 호텔들과는 다른 차별화된 전략이다. 우리는 싱가포르정부가 설립한 테마섹(Temasek)과 인턴십프로그램을 체결했다.

이들은 한국어는 기본이고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국적 언어를 활용할 수 있는 직원들로 투숙객들과의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다. 이밖에도 신청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외국어 교육 비용도 지원하고 있다.
 
-끝으로 하반기 계획이 궁금하다.

▲한국 정부가 외국 기업인센 유치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이 MICE 유치 도시 3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우리 또한 이러한 흐름에 탑승하고 싶다. 기업들과 더 많은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기업 인센과 더불어 대사관들과의 협업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프레이저 남대문 근처에 많은 대사관들이 자리하고 있는 만큼 그들에게 특급호텔이 아니더라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행사를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강력히 어필할 계획이다.

사실 한국의 관광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난해 오픈 초기 우리의 타깃 중 하나는 일본인이었다. 그러나 올해 한국을 찾은 일본인이 전년대비 40% 가까이 하락했다. 때문에 우리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로 타깃을 일정부분 선회했다.

물론 일본 여행시장은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고 본다. 이보다 더 최악은 없는 셈이다. 때문에 하반기에는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일 심산이다.

마지막으로 식음료 분야를 강화할 방침이다.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호텔 레스토랑을 찾는 고객들을 늘리기 위해 브런치 메뉴를 추가할 계획이다. 특히 식음료 부분은 프레이저 센트럴과 협업해 공동 프로모션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