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59호]2014-09-05 08:01

[Best Traveler(131)] 한재철 - 플래닛월드투어 대표이사

 

“사진 한 장이 여행을 떠나야 하는 결정적 이유가 될 수 있다”
 

바로 찍고 올린다, 해외여행의 필수 앱 <똑똑이 카메라>

여행사진 정리 및 공유 편리하고 저작권 보호 가능

당장의 수익 보다 방문자 많아지는 커뮤니티 지향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하물며 5년이면 큰 맘 먹고 샀던 대형 TV와 최신식 컴퓨터조차 퇴물이 되고 3년이면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 부부도 한 겨울 아스팔트 마냥 차갑고 심드렁해진다. 세상만사, 모든 만물이 변하지 않는 것이 없는데 유독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사람과 마주 앉는 것은 신기한 경험이다.

한재철 플래닛월드투어 대표는 플래닛투어를 설립할 당시 기자와 처음 만나 사업에 관한 대화를 나눈 바 있다. 아직 FIT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성립되지 않았고 소비자가 주도권을 갖는 여행모델은 저 멀리 우주에 있었으며 고작 에어텔만이 서서히 이름을 알리던 시기였다.

그럼에도 한재철 대표는 정보기술과 인터넷의 발전으로 우리 여행시장도 선진화 되고 소비자 스스로 선택하는 능동적 여행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강조하며 날카로운 지적을 이어갔다. 그의 예언은 정확한 현실이 됐고 어림잡아 7~8년이 지났지만 한재철 대표는 아직도 과거의 날카로운 시선과 의지를 잃지 않고 있다. 여행 사진을 쉽게 정리하고 이를 통해 여행 일정도 개발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똑똑이카메라>의 기획자로 돌아온 한재철 대표를 만나 개발 스토리와 또 다른 여행시장의 미래를 들었다.

취재협조 및 문의=똑똑이카메라(http://www.drmcamera.com), 플래닛월드투어(http://www.planetworldtour.com)
글·사진=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본업이 있음에도 추가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뛰어든 이유, 즉 개발 스토리가 궁금하다.

▲먼저 개발은 외주를 줬고 나는 기획자의 역할을 했다. 기획부터 개발 특허 신청 및 취득 상용화까지 약 3년이 걸렸다. 쉽게 생각하고 쉽게 뛰어든 일은 아니다.

예전부터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다. 내 얼굴 찍는 것 말고 주로 건축물이나 문화유산, 스토리가 있는 관광 스팟을 촬영했는데 어른들 말 틀린 게 없다고 여행 갔다와 남는 건 영수증과 사진뿐이더라. (웃음) 종종 기자나 유명 사진작가들과 동행해 출사 여행을 갔다오면 지인들이 사진을 관리하고 정리하는 데 힘들어하는 모습을 목격하곤 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기능을 더 추가한다면 재밌지 않을까라는 가벼운 생각이 첫 출발이었다.
 
-여행업 관계자들이 왜 사진에 주목하는지 궁금하다. 관련 상품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그런데 여행과 관련된 요소는 사진 말고도 무한하지 않나?

▲때로는 작은 사진 한 장이 지금 바로 여행을 떠나야 하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TV프로그램이나 영화, 비디오를 통해 움직이는 영상을 접하면 처음에는 가고 싶다, 멋있다 등이 떠오르지만 이내 처음 느꼈던 감정을 잊어버리거든. 사진은 다르다.

움직이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고 소리도 안 나지만 사진 한 장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르고 촘촘히 이어져서 결국에는 구체화 된다. 여행업계에서 사진 관련 상품이나 마케팅, 개발 등이 많은 것도 같은 이유라고 생각한다. 리피터 생산에도 도움이 된다. 출사 여행을 다녀왔던 고객이 나중에 같은 장소를 다시 혼자 갈 수 있고 허니문지에서 스냅 촬영을 경험했던 고객들은 아이들과 함께 동일한 장소로 떠난다. 동기 부여가 된다는 것은 마케팅에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똑똑이카메라 앱을 자세히 설명해 달라.

▲여행사진정리 그리고 공유 관련 전문 앱이다. 여행지에서 사진촬영 시 상황에 맞는 스토리 키워드와 위치를 함께 저장할 수 있는 형태인데 초기 반응은 나쁘지 않다. 해외여행 중 촬영한 스토리를 담은 사진을 공유하는 기능인 ‘포토스토리방’이 500개나 생성됐고 다양한 여행사진 또한 15,000컷이 등록됐다. 누적 다운로드는 1만 건에 달한다.

특히 똑똑이카메라는 사진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여행 일정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이용자는 먼저 여행을 다녀온 여행자가 개설해 놓은 ‘포토스토리방’에서 선배여행자의 여행코스를 구글 위성과 일반지도로 참고할 수 있다. 현지에 가면 대중교통 길 찾기와 드라이빙 네비, 도보 길찾기(구글맵스 활용)까지 가능해 개별 여행객이 별도의 현지가이드 도움 없이 안전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등 다른 사진관련 SNS 앱들은 사진 컷수를 제한하거나 파일을 줄여서 올려야 하지만 우리 프로그램은 원본 사진을 그대로 올릴 수 있고 수백 장의 사진도 한 번에 올리는 장점이 있다.
 
-수익 및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해 달라. 추가로 여행업계는 어떻게 앱을 이용할 수 있나?

▲무료 배포이기 때문에 딱히 벌어들이는 수익은 없다. 기자간담회 때도 현장에서 나온 질문 중 상당수가 수익과 제휴에 관한 것이었는데 아직 제대로 전략을 세우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똑똑이카메라에 더 많은 이용자가 몰려서 서로의 사진을 감상하고 댓글을 달고 함께 모이는 등 여행사진 관련 최고의 커뮤니티로 활성화 되는 것이 목표다. 사람들이 몰리다 보면 자연스레 사업이나 수익 모델이 추가될 것이다.

여행사들은 활용 가치가 높다. 우선 여행 사진을 올리고 다른 이용자가 문의를 하면 채팅 기능을 통해 바로 상담에 들어갈 수 있다. 전문 홈페이지 구축이 어려운 영세업자나 1인 사업자의 경우에도 우리 앱에서 본인 스토리방을 만들고 상품 판매를 위한 홍보 활동에 주력할 수 있다. 무엇보다 사용자들이 게재한 여행 일정과 위치 정보는 그대로 중요한 상품 개발 소스이지 않나? 여행사들과의 제휴는 언제나 환영한다.
 

-지역 별 전문 여행사를 표방하는 플래닛투어 운영은 잘 되고 있는지.

▲플래닛월드투어는 전 세계 교민이 직접 운영하는 지역 전문여행 서비스 네트워크이다. 현지에 있는 교민이 직접 운영하는 다양한 여행정보와 여행상품을 통해서 쇼핑, 옵션 등 패키지 단체관광에서 오는 불편 없이 자유로운 일정으로 여행을 준비할 수 있다.

현 업계에서 대형사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여행사가 몇 개나 되겠나? 플래닛투어는 가장 많은 정보와 노하우가 있는 현지와 실제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소비자와 업체 모두 여행 후 만족할 수 있는 공동 채널을 지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우리 여행시장과 소비자들의 변화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소비자는 빨라졌는데 여행사는 아직도 느리다. 과거에는 여행 정보가 한정적이고 일방적인 전달에 그칠 뿐이었다. 그나마 그 정보라는 것도 조금 똑똑한 직원들이 관광청을 직접 방문하거나 출장 중 현지에서 가이드북을 제 돈 주고 구매해 번역해 올린 경우였다.

정보라는 것이 서로 공유하고 자유롭게 흘러갈 수 있어야 하는데 과거에는 여행사 쪽에서 강압적으로 주기만 하고 소비자들 사이로 정보가 흐르는 것은 아예 차단했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가 지나치게 많다. 더욱이 요사이 소비자들은 정보를 검색하고 확인하는 것에 만족치 않고 스스로 정보를 재생산하고 가공해 콘텐츠화 해서 지식으로 데이터를 구축한다.

소비자가 이만큼 발전한 데 반해 여행업계는 아직도 과거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몇몇 대형사는 눈과 귀를 막고 물량으로 싸우고 있다.
여행사와 항공사들이 블록과 요금으로 내부에서 경쟁하는 사이에 정말 여행을 좋아하고 자주 떠나는 우수 고객들은 외국계 OTA에서 항공 다구간을 검색해 스스로 예약하고 기호에 맞는 방을 잡는다. 5년 뒤, 10년 뒤 미래 여행시장을 대비하려면 지금 바로 여행사 스스로 무거운 엉덩이를 들고 일어나 뛰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