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64호]2014-10-24 08:15

현지취재 - 포항

 
해양도시 포항 한국관광의 새로운 별
 
내년 3월 KTX 신규 개통
관광객 접근성 높아져, 휴양지로 브랜드 전환
 
 
포항시가 대규모 관광특구로 거듭난다. 대자연과 현대가 어우러진 웰빙도시 및 국내 최대의 해양문화관광도시를 목표로 다양한 관광자원 개발과 홍보마케팅에 앞장서고 있는 것.

동해안의 힘줄기를 타고 내려온 아름다운 바다를 필두로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누릴 수 있고 여행객의 혀끝을 자극하는 산해진미가 끊임없이 펼쳐지는 곳. 한국관광의 새로운 별을 꿈꾸는 포항시의 여행 매력을 찾아가봤다.

취재협조 및 문의=경상북도 포항시 관광진흥과 (www.ipohang.org)
포항=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예감이 좋다, 포항이 뜬다”
 
포항하면 포스코다. 고정관념만큼 무서운 것은 없지만 어쩔 수 없다. 평소 포항에 대한 이미지는 포스코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않았다.

말 많고 탈 많은 여행기자로 밥 벌어 먹은 지 9년 째, 그래도 남들보다 더 많은 지역을 눈으로 보고 두 발로 걸었는데 포항에 대한 선입견은 여행을 시작하는 그 순간까지도 지워지지 않았다는 말씀.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신경주역까지 이동한 다음, 다시 포항행 버스를 타고 40분을 달리는 여행 초반 입으로는 웃지만 눈으로는 울면서 이미 지칠 데로 지쳐버렸다.

‘이 시간이면 벌써 부산에 도착해서 국밥 한 그릇 먹고 커피숍에 누워있겠다.’ 옆을 둘러보니 일행 대부분 피곤하다는 인상이다.

툴툴거리는 속내를 알아챘는지 일정에 동행한 문화해설사가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아직까지 포항 오기 힘드시죠? 이제 내년 3월이면 KTX가 개통돼서 서울에서 오시기 한 결 편하실 겁니다.”
 

접근성은 여행지 발전에서 절대적인 문제다. 아무리 좋은 자원과 배경을 갖고 있어도 사람들이 쉽게 올 수 없다면 한계가 따른다. 아직까지 포항은 부산 혹은 경주와 함께 둘러보는 관광지 혹은 거쳐지나가는 도시쯤으로 인식되고 있다.

관광산업이 확대되고 수익을 창출 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으로 인정받으면서 우리 지자체 역시 관광 수요 창출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포화상태에 있는 서울을 넘어 외래관광객들을 분산시킬 수 있는 지방 관광 활성화가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문제다. 마침 포항은 운과 시기가 좋다.

KTX가 뚫리는 것은 거의 하늘의 도움. 내년 봄이면 서울에서 불과 두 시간 반이면 포항에 도착해 죽도시장에서 싱싱한 활어를 맛볼 수 있다.
 

9월 26일 포항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을 국내 최대의 휴양지이자 해양문화도시로 발전시키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인식전환”이라며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산재하고 인프라 면에서 가능성이 많다.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산과 사찰도 곳곳에 산재해 있고 젊은 층이 만족할 수 있는 이벤트 공연도 보강할 생각이다. 특급호텔을 준공하고 대규모 학회를 유치하는 등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항은 충분히 매력적인 도시다. 1박2일의 짧은 여행으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다른 내륙지역에서는 느낄 수 없는 볼거리가 있고 아직까지는 사람냄새가 꿈틀거리는 구수한 지방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가 조금이나마 남아있고 이를 바탕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현대적인 전략도 과하지 않는다면 나쁘지 않다.

바다와 함께하는 웰빙-휴양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해안드라이브 코스, 걷고 싶은 길 등을 개발해 온라인에서 홍보하는 등 젊은 층 마음잡기에도 열심이다.

서울도 부산도 제주도도 지겨운 여행고수들에게 포항이 새로운 대안이자 맞춤형 답이 될 수 있을지 필자도 궁금하다.

 
 
구룡포
“9마리의 용이 승천하다”
 
이름 그대로 ‘9마리의 용이 승천한 바다’라는 뜻의 구룡포는 포항의 역사를 한 눈에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다. 100년의 역사를 거슬러 현실과 만났다는 문화해설사의 설명답게 구룡포근대문화역사거리에 들어서면 영화에서나 볼법한 새로운 세상이 다가온다.

구룡포는 일제강점기 시절 풍부한 수자원에 욕심이 난 일본인들이 집단거주하던 곳으로 어업, 선박업, 통조림 가공공장 등 경제활동을 하면서 지역을 키워나갔다.

특히 구룡포근대문화역사관은 1920년대 가가와현에서 온 하시모토 젠기치가 직접 지은 살림집으로 그 옛날 일본식 목조가옥의 형태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하시모토는 구룡포에서 선어운반업으로 크게 성공해 부를 쌓은 인물로 집을 짓기 위해 일본에서 직접 건축자재를 운반했다고 한다. 100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 주인이 거주했던 방과 부엌, 서재 등이 잘 보존돼 있다.
 
 
영일대
“대한민국 최고 바다를 꿈꾼다”
 
바다를 보고 싶을 때 주저 없이 방문하는 곳 중 하나인 영일대 해수욕장. 포항시 북구쪽에 위치해 있다. 여객선 터미널과 두호동 설머리까지 1.2km 구간에 나무 데크, 산책로, 야외무대, 자전거 도로, 해송터널 등 즐길거리가 조성돼 있고 조개구이, 회, 대게 등을 판매하는 횟집도 풍부하다. 바다 외에도 공연 및 이벤트가 수시로 열려 늘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최근 화제를 모으는 것은 대한민국 최초의 바다 위 누각 영일전망대. ‘한국의 정서를 담다’는 기본 구상 아래 바다에서 해를 맞이한다는 뜻으로 지난 2013년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을 수상하는 등 포항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참고로 영일대는 낮보다 밤이 더 화려하다. 주변 야경과 몰려든 관광객들을 위한 공연 등이 바닷가를 한층 빛나게 한다.
 
 
오어사
“아늑하고 소박한 사찰 만끽”
 
포항은 다른 지역과 달리 일 년 사계절 큰 차이 없이 아름다운 관광지로 꼽힌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여름 외에도 특히 가을에 외지인들의 방문이 잦은데 이는 포항 곳곳에 산재한 주요 사찰과 산에서 빼어난 가을 경관을 만날 수 있기 때문. 무엇보다 가을에 잘 어울리는 사찰로는 오어사를 꼽을 수 있다.

오어사는 신라 26대 진평왕 때 창건된 사찰로 포항 시내에서 포스코를 지나 청림삼거리에서 지방도로를 타고 오천읍내로 이동해야 한다.

원래는 항사사라 불렀으나 원효대사와 혜공선사가 이곳에서 수도 할 때 법력으로 개천의 죽은 고기를 살리는 시합을 했는데 그 중 한 마리는 살지 못하고 다른 한마리가 살아서 헤엄치차 그 고기를 서로 자기가 살린 고기라 해 나(오·吾), 고기(어·魚)자를 써서 오어사로 불렀다고 한다. 주변 운제산과 오어호(吾魚湖)라 불리는 깊은 저수지 그리고 아담한 절터가 그림같이 어우러진다.
 
 
죽도시장
“오이소는 포항에도 있다고”
 
동해안의 풍부한 수산물이 가득한 만큼 포항의 먹거리는 그 자체로 중요한 특산물이다. 포항의 명물인 과메기를 시작으로 물회, 해물탕, 멸치회는 그 자체로도 관광명소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말씀. 저렴한 가격으로 포항 특산물을 맛보고 사람 냄새 흠뻑 나는 지역을 구경하고 싶다면 죽도시장이 제격이다.

죽도시장은 포항의 중심지인 오거리에서 동쪽으로 500m지점에 위치해 있다. 동해안 최대의 상설시장이라는 설명과 함께 흥겨운 사람 소리가 하루 종일 웅성거린다. 시장에 밀집한 횟집만 해도 약 200개.

저렴한 가격으로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다. 가판장에서 회를 구입해 인근 상가에서 야채와 초창만 따로 구매해 먹는 것도 가능하다. 참고로 죽도 시장은 2014년 한국관광의 별 시상식에서 쇼핑 부문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린 곳이기도 하다.
 
 
포항운하
“베니스 못지않은 운하 여행”

 
해양관광도시라는 슬로건답게 다양한 즐길거리와 국내 최초의 운하를 관광할 수 있는 곳.
포항운하 개통은 형산강과 동빈내항에 물길을 다시 잇는 대규모 생태환경복원 프로젝트로써 포항운하관에서는 이러한 프로젝트의 내용과 추진 과정 등을 확인할 수 있다.

1층은 물 흐름을 관리하는 양수장, 2층은 크루즈 운행 사무실, 3층은 카페테리아, 포토존, 전시관 등으로 구성됐다. 마지막 4층에서는 전망대와 레스토랑을 운영 중이다.
특히 관광 유람선을 타고 포항운하를 둘러보는 리버크루즈는 최근 포항시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관광상품.

동빈내항을 거쳐 송도앞바다까지 한 바퀴 돌아오는 코스로 시간 및 방문 루트에 따라 A,B,C 총 세 코스로 운영된다. 가격은 성인 기준 10,000~13,000원 수준. 크루즈 전체 대여도 가능하며 단체 25인 이상 할인 가격이 주어진다.
 
 
호미곶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
 
호미곶은 명실 공히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지역이다. 매년 새해 아침이면 첫 일출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수많은 인파들과 무기 같은 큰 카메라들이 모이는 지역이 바로 이곳이다.

지리적으로 한반도 최동단에 위치해 있는데 16세기 조선 명종 때 풍수지리학자인 격암 남사고는 포항 호미곶 부근을 우리나라 지형상 호랑이 꼬리에 해당한다고 기술하면서 천하제일의 명당이라 칭했다. 해맞이 광장에는 봄이면 유채꽃이 피어 군란을 이루는데 바다 한 가운데 솟아 있는 상생의 손과 노란 꽃들이 색다른 멋을 선물한다.

이 밖에 호미곶 일출과 탁 트인 동해바다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새천년기념관 역시 동해안 명물 중 하나이다. 어린 자녀들과 함께 왔다면 국립등대박물관도 방문해 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