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68호]2014-11-21 07:45

[Best Traveler(139)] 김신철 - 인디아패스 서울사무소 대표



[Best Traveler(139)] 김신철 인디아패스 서울사무소 대표(알플레이 트래블디비전 디렉터)

 

“전 세계 모든 여행지를 소비자의 눈으로 본다”

 

김신철 인디아패스 서울사무소 대표는 스스로를 ‘특이한 사람’이라고 칭했다. 농담 같던 그의 말이 진심으로 받아들여진것은 인터뷰 진행 불과 30분 만에 일이다.
 

그는 태국 치앙마이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98년 당시 그것도 여행업이라고는 눈꼽 만큼도 몰랐던 대학교 2학년 시절, 치앙마이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했고 방콕의 한국 여행사에 세일즈를 다녔다. 겁 없는 청년은 그 발을 한국으로 옮겼고 여행사, 항공, 호텔 등 다양한 여행업에서의 실무 경험을 몇 년간 쌓은 뒤 마침내 ‘뻔한 한국의 여행 판’이 지루하다며 새 출발을 선언했다.

김신철 대표는 같은 여행업계 출신인 류홍렬 대표와 ‘알플레이’라는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여행에도 ‘철학’이 담긴 상품을 판매하고자 다짐했단다. 현재 그는 지난해 12월 인디아패스를 공식오픈하고 첫 배낭여행세대들이 닦아놓은 편안한 길 대신 모두가 외면했던 수풀 길을 직접 헤치며 소신과 철학이 있는 특별한 인도패스 상품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앞으로 인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여행 목적지의 패스를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는 김신철 대표. 인터뷰가 끝날 즈음에는 그에게 ‘특이’하다는 말보다 ‘특별’하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취재협조 및 문의=인디아패스(www.indiapass.co.kr / 02-739-7618 ) | 글·사진=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입소문 난 인디아패스 위력

공급자 시선 아닌 소비자 입장의 상품, 자부심 높아

 

-인디아패스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전에 알플레이라는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 먼저 알아야 할 것 같다.
 

▲쉽게 말해 알플레이는 문어발식 벤처기업이다.(웃음) 여러 가지 일을 하기 때문인데 여행을 비롯해 가구, IT, 콘텐츠 사업도 한다. 알플레이의 핵심은 여행이든 가구든 IT든 ‘철학을 심어보자’는 것이다. 기업구조가 조금 독특한데 설명하자면 법인은 한 사람 이름(류홍렬 대표)으로 돼 있지만 실은 여러 가지 유닛의 좋은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회사를 만든 것이다. 조직도를 만들어 보면 알플레이라는 회사 안에 IT파트, 여행파트, 가구파트가 있는 것이다. 그 중에 나는 여행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고.
 

연결이 잘 안될 수도 있지만 알플레이의 기본 바탕은 우리가 가진 철학이 담긴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자는 것이다.

 

-인디아패스를 만들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여행업에 몸담은 동안 여행사, 항공, 호텔 업무를 다 경험했다. 한국의 여행업 즉 시스템에 어느 정도 익숙해 졌을 때 이 바닥에 더 이상 답은 없다고 생각했다. 여행업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십 수 년 전부터 반복돼온 틀이 변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그때 당시 업계의 한 사장님과 이야기를 하게 됐는데 그 사장님이 그러더라. 이제 여행업은 패키지와 자유여행으로 나눠야 될 것이 아니라 여행 전 서비스와 여행 중 서비스, 여행 후 서비스의 3단계로 나눠야 된다고. 사실 대부분의 여행사는 여행 전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은 가. 눈을 조금만 돌려 외국의 사례를 봐도 여행시장 흐름은 패키지가 아닌 현지 자유여행에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도 선진여행자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여행수준이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다. 사실 한국에는 진정한 FIT 상품이 없다. 에어텔 상품 역시 항공과 호텔을 묶은 패키지에 불과하다.
 

패키지의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에어텔 상품이었다. 하지만 패키지와 다를 바 없는 구성으로 소비자들의 니즈를 따라가지 못했고 점점 공급자와 소비자 간의 거리만 멀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나도 나이가 들면 패키지를 선호할 것 같다. 다만 한국식 패키지는 아니다. 하루는 내 마음대로 쉬다가 다음 날은 현지 가이드를 통해서 돌아다니는 유럽스타일의 패키지를 이용할 것 같다. 근데 한국시장에서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여행사가 없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전 세계 모든 도시들에 옵션투어를 만들자’였고 이것이 인디아패스의 출발이 됐다.

 


 

-인디아패스를 소개한다면.
 

▲사실 여행은 패키지든 자유여행이든 재밌게 가면 되는 거다. 그러나 한국의 여행업계는 굳이 그걸 따지고 있다. 인디아패스는 패키지가 싫어서 자유여행을 가는데 막상 알아서 다 하자니 무서운 사람들을 위해 현지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부분과 필요한 사항을 투어와 패스로 만들었다. 사실 인디아패스 외에도 필리핀 피코패스, 중국 산동패스를 운영하고 있다. 인디아패스처럼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웃음)
 

내 최종 꿈은 인도, 필리핀, 산동에 이어 전 세계 모든 여행지의 현지 패스를 만드는 것이다. 단순히 랜드의 옵션을 모아놓고 판매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한 지역씩 제대로 된 현지투어패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각 패스들의 홈페이지가 각각 운영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국여행객들에게 제대로 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 돈 버는 것은 그 다음이다. 돈을 벌고자 했다면 패키지를 했겠지.
 

인디아패스는 굉장히 단순하게 구성됐다. 패스, 호텔, 투어, 콤보 단 4개의 상품밖에 없다.
 

패스는 인도 전 지역 간 이동이 가능한 기차 티켓과 픽업 서비스 상품이고 호텔은 직원들이 직접 사용해 본 호텔 중 저렴하면서도 안전한 숙소만을 엄선해 소개, 판매하는 것이다. 투어는 목적지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투어를 말한다. 시티투어부터 요가체험이나 발리우드 영화 감상, 공연 같이 해당 지역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상품화 했다. 콤보는 인도 여행 중에 1박 2일 또는 3박 4일간 이용하고 싶은 패키지 상품이나 다양한 테마 상품 등을 구성한 패스, 숙소, 투어가 모두 들어간 상품이다.
 

인디아패스 이용 방법은 장바구니에 내가 원하는 패스만을 담아서 일정을 계획하면 된다.

 

-인디아패스를 창업하기 전부터 여행업계에 잔뼈가 굵은 사람이라고 알고 있다.
 

▲사실 나는 특이한 이력이 많다. 대학교 2학년 때 치앙마이로 여행을 떠났다가 소수민족 출신의 현지인 가이드와 친해졌는데 그것을 계기로 치앙마이에서 잠깐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했었다. 그 이후에도 방콕, 라오스, 싱가포르에서 살면서 현지 경험을 쌓았다.
 

다음 여행을 위한 돈을 벌고자 한국의 여행사에 면접을 보러 갔을 때도 나는 당당히 딱 3개월만 열심히 돈 벌어서 해외여행갈 거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당돌하게 여행업계에 들어와 보니 여행업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재밌고 쉬웠다. 이상적인 여행만을 하다가 현실적인 여행을 알게 된 것이다. 물론 그렇게 8년을 일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회의가 들었다. 모든 것이 다 뻔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는 GOH에서 마케팅 일을 했다. 항공 업무를 좀 배웠다 싶었을 때 호텔패스와 연이 닿아 호텔을 경험하기도 했다.
 

조금 시간이 흘렀을 즈음에는 실제 여행업 업무에는 풍부한 현지 지식 외에도 인맥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한 1년 간 거의 매일 모든 술자리나 모임에 참여한 것 같다. 그 당시에 내 별명이 ‘북창동 2시’였다. 새벽 2시 북창동에 가면 나를 만날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웃음)
 

사실 나는 현지 거주 경험이 많다는 것 외에는 잔뼈가 굵다고 말하기 쑥스럽다.

 

-인디아패스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감히 말하건대 지금 인도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랜드나 여행사들은 인디아패스를 못 따라 올 것이라고 자부한다. 인디아패스를 접한 업계 분들의 반응은 딱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이게 가능해?’ 두 번째는 ‘야 너 편집증 아니냐?’는 말이다.
 

이게 가능하냐고 묻는 사람들은 인디아패스의 상품이 이상적이긴 하지만 현실화 시키지는 못했던 부분이기 때문이다. 전 도시의 패스를 묶어서 만들어낸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다. 현지에서 누가 책임져 줄 것이며 설사 하더라도 수익이 얼마 남지 않을 것이라는 의심이 있었다. 물론 그들의 생각대로 쉽진 않았다. 일일이 인도 현지 파트너들에게 사업 내용을 발표 한 후에 계약을 따냈다.
 

또 하나, 현재 인도여행을 하는 방법은 두 가지밖에 없다. 하나는 패키지, 또 하나는 거지 배낭여행이다. 동남아는 풀 패키지, 세미패키지, 에어텔 등 다양한 대안이 있는데 인도는 정말 대안이 없다. 또 인도여행을 목적별로 나눠보면 패키지, 불교 성지순례, 상용 세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실질적으로 모든 인도여행수요가 단 세 가지의 목적 안에 다 부합하느냐를 따져보면 그건 아니다. 즉 공급자의 시선으로 고객의 니즈를 다 무시했다는 것이다.
 

내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이 아니다. 알려지지 않은 시장을 밖으로 끄집어냈을 뿐이다. 인디아패스가 한국에 알려지기 전에는 미국에 사는 교포들이 주 고객이었다. 지금도 인도 현지나 일본에서 가장 많은 수요가 발생된다. 타 여행사보다도 합리적인 가격에 제대로 된 현지투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한국보다 외국인들에게 먼저 알려진 것이다.

한국의 정형화된 8일, 13일짜리 인도여행이 아니라 여행자 자신의 입맛에 맞게 여행계획을 짤 수 있고 가장 고민됐던 이동과 현지 투어 부분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점이 인디아패스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패키지나 랜드의 물량을 뺏어갈 생각은 조금도 없다. 그저 이러한 서비스를 찾는 수요를 위한 상품이고 나는 앞으로 이런 형태의 여행을 지향하는 수요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끝으로 인도에서 반드시 경험해 봐야 할 경험을 추천한다면.
 

▲아무것도 안했으면 좋겠다. 여행에서 꼭 무언가를 하겠다는 강박을 버렸으면 좋겠다. 인도는 그냥 길거리에 서서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곳이다.
 

인도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내가 여태까지 생각해왔던 ‘옳고 그름’의 편견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3시간 반 걸리는데 우리는 서울에서 부산을 멀다고 표현한다. 그런데 인도의 경우는 36시간이 넘게 걸리는 이동 시간도 조금 걸린다고 말한다. 그게 기본이니까. 세 시간은 굉장히 짧은 거리다.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우리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깨끗하다, 더럽다의 기준도 다르다. 갠지스 강에 시체를 태우는데도 신성한 물이라고 몸을 닦는다. 그들에게 이 물이 오염됐다고 아무리 말해도 그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선입견들을 버리고 갠지스 강 앞에 앉아 짜이(인도식 밀클티)를 마시든 담배를 피든 그냥 가만히 앉아 강물을 바라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