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69호]2014-11-28 08:02

[Best Traveler(140)] 김영국·노근태 헬로우팡 공동 대표

사진 왼쪽부터 노근태, 김영국 대표가 인터뷰 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달팽이처럼 꾸준히 묵묵하게 가겠다”
 
 
뚱딴지여행-헬로우제주 합병 통해 헬로우팡 탄생

노하우 결합 통한 시너지 창출 기대, ‘따로 또 같이’
 
 
알아주는 여행전문가 두 사람이 만나 ‘따로 또 같이’ 전략을 구사한다. 한 사람은 희귀한 오지만 골라 찾아다니는 중국 ‘통’, 또 다른 사람은 수많은 단체와 팀을 총괄하며 B2B 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제주 전문가다. ‘중국+제주도’라니, 덜컥 호기심부터 난다. 예전 같으면 별 상관없는 단어 나열이지만 지금으로서는(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너무도 잘 어울리는 최고의 한 쌍 아니던가.

최근 뚱딴지여행과 헬로우제주가 합병을 통해 <헬로우팡>이라는 새로운 여행 기업으로 거듭났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25일 합정동 소재 헬로우팡 사무실에서 김영국, 노근태 공동 대표를 직접 만났다. 헬로우팡은 인아웃바운드 여행시장은 물론 특수한 테마 상품 출시와 개별시장 공략 등 비교적 뚜렷한 비전을 세우고 있다.

게다가 중국 전문 뚱딴지여행을 운영하고 있는 노근태 대표는 여행시장과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한 여행전문가이자 호환마마보다 무섭다는 파워블로거(?)이다. 맨 땅에 헤딩하듯 오랜 세월 몸으로 부딪치며 노하우를 쌓은 두 남자의 합방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주목하자.

취재협조 및 문의=뚱딴지여행(중국전문 www.ddjts.com)/헬로우제주(제주여행전문 www.hellojeju.com)/배 부킹(국내 모든 선편예약 www.vebooking.co.kr )

글·사진=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헬로우팡 탄생 스토리가 궁금하다.

▲노근태 대표(이하 노) : 익히 알려진 것처럼 대형 여행 기업에서 일하다가 결혼 한 지 2년 만에 아내와 함께 중국으로 1년 간 배낭여행을 떠났다. 그때의 추억이 하나의 지표가 돼서 한국에 돌아와 바로 중국전문여행사를 차렸는데 그게 벌써 9년 전 일이다. 그간 여러 가지 악재와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때로는 성공을 맛보기도 하고 때로는 좌절하기도 했다. 어느 덧 여행업계 진출 20년이 넘어가는데 이제 새로운 비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 전부터 알고 지내던 김 대표와 의기투합했다. 개인적으로는 여행업계에서 하는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김영국 대표이사(이하 김) : 일적으로 만나 예전부터 각별한 사이였다. 직원들한테 쉽게 말할 수 없는 속내를 털어놓는 지인이랄까. 서로 추구하는 방향이 같아 오랜 논의 후 회사를 합병했다. 국내외 여행 및 외국인 유치 등 지금보다 사업 폭이 확장될 것이다.

 
-중국 전문, 제주도 전문이라는 기업 성격과 이미지가 강하다. 자칫 잘못해서 합병 후 각사의 고유한 색깔이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전혀 없는지.

▲노 : 합병을 했다고 해서 새로운 기업을 지향하지는 않는다. 합병을 했고 사무실도 함께 쓰고 의견도 나누지만 각자 운영하던 사업체는 그대로 가기로 했다. 뚱딴지여행과 헬로우제주는 각각의 홈페이지를 살려두고 영업마케팅 또한 기존과 동일하게 진행할 것이다. 물론 장기적으로 홈페이지들이 하나로 합쳐지겠지만 브랜드는 유지되는 시스템이다. 전반적인 회사 관리와 운영은 김영국 대표가 맡고 나는 해외 상품 기획과 개발 파트 그리고 홍보마케팅 등에 집중할 생각이다.

 
-명함에 새겨진 달팽이 CI가 인상적이다. 특별히 달팽이를 선정한 이유가 있나.

▲노 : 남을 안 해치니까(웃음). 남이 뭐라고 하든 느려도 굳세게 묵묵히 갈 길 간다는 의미도 있고 친환경적인 동물이기도 하니까. 사자나 호랑이처럼 대단히 크고 용맹스럽지는 않지만 우리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천천히 순탄하게 나아갈 생각이다.

 
-제주도는 대부분 개별여행객들이 주를 이뤄 여행사로서도 까다로운 지역이 됐다. 제주도 전문여행사로 생존할 수 있었던 남다른 경쟁력이 있다면.

▲김 : 올해는 지난 4월 세월호 참사로 수요가 많이 줄었지만 사실 제주도를 찾는 여행객이 꼭 개별관광객만 있지는 않다. 항공, 호텔, 렌터카 등 개별관광객이 알아서 하니까 여행사가 나서서 판매하기 어렵다는데 동의한다. 그렇지만 중장년층 계모임, 가족여행, 수학여행, 국제회의, 마이스 등 단체 수요는 늘 안정적이다. 특히 경기가 어려울수록 대형 기업들이 해외보다는 제주도로 내려오니까 긍정적이고. 항공사 블록이나 호텔 객실 등 볼륨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년간 B2B 영업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고객 서비스 기술을 쌓았고 그러한 노하우가 헬로우제주를 지속해서 성장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본다. 추가로 함께 운영 중인 배 부킹에 대한 일반소비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뚱딴지여행 상품이 일반적이지 않은데다 비싸다는 지적도 있다. 대중적인 상품으로 성격을 전환할 생각은 없는지.

▲노 : 고민은 늘 했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그러한 마니아들을 위한 특수 여행을 만드는 것이 내 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상품은 그래서 일반 소비자보다는 중국 역사와 문화를 탐방하고 싶어 하는 학술 단체나 마니아들의 이용률이 높은 편이다. 귀주성, 뉴베이산, 쑤이창 등 신 목적지는 우리만큼 노하우가 강한 여행사가 드물다. 아, 대중마켓을 공략하기 위한 북경, 서안, 칭다오 데이투어 상품도 운영 중이다. 특히 하루에 돌아보는 ‘칭다오 1DAY 여행[칭다오패스]’는 스테디셀러이자 특화 서비스로 인지도가 구축돼 있다.

 
-대표님 블로거나 뚱딴지여행을 접하면 중국이 정말 매력적인 관광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왜 중국은 유럽처럼 여행지로써 활성화 되지 않을까?

▲노 : 패키지 입장에서 보면 신상품이 안 나온다. 최근 몇 년 간 이미 판매되는 상품 외 중국 신상품이 나온 것을 보지 못했다. 북경, 상해, 항주, 구채구, 황산 등 목적지도 한정돼 있고 패턴도 비슷하고 일정도 3박5일이니 답이 없다.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입장에서 수동적인 자세만 취한다. 예전에 어떤 고객이 우리한테 연락을 했는데 상담을 하면서 너무 좋고 편하다고 얘기하더라.

뭐가 그렇게 좋냐고 물었더니 다른 여행사는 목적지마다 전담 직원이 틀려서 새로운 질문을 할 때마다 계속 전화기를 돌리니까 흐름이 끊기고 불편했다는 거였다. 대기업조차 자기 지역 말고는 상담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추가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그렇게 긍정적이지 않다. 여행가서 강도를 만나거나 돈을 잃어버리는 것은 세계 어디를 가도 동일한데 특히 여성들한테 외면 받는다.

▲김 :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도 든다. 젊은 여행객 말고 장년층으로 갈수록 내가 가고 싶은 여행지 혹은 내가 보고 싶은 여행지가 아니라 남이 다녀온 여행지로 선택 기준이 바뀌지 않나. 상품이 좋고 가격이 어떻게 일정이 편리하다를 떠나서 우리 모임에 누가 다녀왔으면 당연히 나도 거기를 가야 한다는 거다. 좋게 말하면 구전효과인데 이게 약간 비슷한 상품만 팔리는 현실을 자초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중국 여행이 왜 매력적인가?

▲노 : 중국이라는 국가 안에 모든 여행지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 함께 존재한다. 사막, 오아시스, 눈이 쌓인 설원, 인도와 닮은 강이나 힐링 여행지, 신기한 건축물과 유적지 그리고 원주민까지 전 세계가 중국 안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오죽 거대하면 일 년간 배낭여행을 했는데도 못 보고 온 지역이 많았을 정도니까. 의사소통이나 주변 환경 등 당장의 개별여행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중국 여행자들은 지속 증가할 것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고 도움을 주고 싶다.
 
-헬로우팡의 가까운 사업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김·노 : 뚱딴지여행이 현재 중국 절강성 수창현 관광청 한국사무소를 맡고 있는데 절강성 관련해서 홍보마케팅 활동을 더 활발하게 펼칠 생각이다. 한중 전세기 사업이나 중국지역 방송 프로그램 기획 및 촬영도 수월하게 진행할 것이고. 항공, 배편, 숙소, 렌트카, 단체, 골프 등 제주도 관련 홀세일은 당연히 계속될 것이다. 중국에서 직접 제주도를 여행하고 싶어하는 개별관광객들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더불어 내년 상반기에는 개별여행시장과 관련한 아이템으로 판을 바꿔보고 싶다는 포부도 있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비밀이다. (웃음) 사실 헬로우팡이라는 이름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여태까지 개별적으로 운영한 뚱딴지여행과 헬로우제주가 서로 만나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최상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