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73호]2014-12-27 18:14

2014 개별여행 결산
 
 
올해 바람 잘 날 없던 전문여행 시장
 
 
테러·세월호·윤달 악재 끊이질 않아

성지순례/크루즈/허니문 社 추풍낙엽

내년 여행 시장 다행히 “긍정적” 전망
 
 
국내 여행객의 FIT 사랑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달 해외여행 경험 또는 계획이 있는 만 18세 이상 우리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2014 국민 해외여행 실태 및 2015 트렌드 조사’를 실시했다. ‘해외여행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6명 이상인 40.4%가 개별자유형태로 해외여행을 했다고 응답했다.

여기에 에어텔 여행이 12.5%로 합산하면 (52.9%) 해외여행을 떠나는 우리 국민 2명 중 1명 이상이 FIT여행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성/연령별로는 20대 여성의 개별자유여행 비율이 65.3%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으며 해외여행 목적지별로는 싱가포르(51.5%), 홍콩/마카오(50.0%), 일본(49.4%) 순으로 집계됐다. 에어텔 비율은 괌/사이판이 30.6%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홍콩/마카오가 22.5%, 싱가포르가 21.2%로 뒤를 이어 홍콩/마카오와 싱가포르를 찾는 국내 여행객의 10명 중 7명 이상이 FIT여행을 즐기는 것으로 파악됐다.

FIT여행시장이 꺾일 줄 모르는 가파른 상승으로 기쁨의 비명을 질렀던 반면 전문여행사들의 경영난은 더욱 가중된 한 해였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관련 여행업계 또한 비상체제에 돌입하게 된 것. 전년대비 많은 휴일과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원화강세라는 호조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에 발생한

올해는 부진했던 전문여행사들의 내년 시장을 전망하기에는 위험이 따르지만 그럼에도 다수의 관계자들은 “긍정적일 것”으로 평하고 있다.

 

 1. 성지순례 여행시장

연초 터진 이집트 테러사건으로 성지순례 여행시장은 파란만장한 한 해를 보냈다. 성지순례 여행지역들의 대부분이 내전, 테러 등으로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던 지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그 여파가 상당했다. 지난 2월 16일(한국 시간)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에서 한국인 관광객 3명이 관광버스를 겨냥한 폭탄 테러 사건의 희생자가 되는 참극이 발생한 바 있다.

사건이 발생한 관광버스에는 한국인 교회 단체 관광객 31명과 기독교 성지순례 전문여행사인 D투어, 현지 여행사 관계자 및 현지 가이드와 운전기사 등이 탑승해 있었다. 이들은 이집트에서의 성지순례 일정을 마치고 이스라엘로 넘어가려던 중 참사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 사건으로 외교부는 시나이반도를 3단계 여행 제한 지역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이집트에 체류 중이거나 방문 계획이 있는 한국인에게 가급적 일정을 취소·연기하고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라고 지시했다. 이집트를 찾는 한국관광객은 연 평균 2만 명에 달하며 지난해에는 2만 7천여 명의 국내 여행객이 이집트를 방문했다. 한국은 아시아 1위 시장으로 90% 이상이 성지순례를 위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지순례 여행시장의 악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기독교 성지순례의 중심축을 이루는 또 다른 지역인 이스라엘 내 가자지구에서 지난 7월 내전이 발생하며 외교부가 7월 14일 이스라엘 전 지역에 여행경보 자제단계인 황색경보를 가자지구와 근방 40km 지역을 철수권고 단계인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때문에 성지순례여행사들의 메인 상품인 ‘이집트-이스라엘-요르단 3국’은 때 아닌 고전을 겪었고 몇몇 영세 성지순례 전문여행사들은 도산하거나 극심한 경영난에 허덕였다. 이집트정부관광청은 테러사건 이후 7개월여 만에야 관광재건에 나섰으나 복수의 관계자들은 이집트가 성지순례 상품 일정에 추가되기 까지는 최소 2년여 의 장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이어 터진 악재로 기독교 성지순례 여행시장은 새로운 기류가 감돌았다. 패키지보다는 개별여행(FIT) 형태로 가려는 국내 여행객들이 늘어났으며 성지순례 메인 지역이 아닌 보다 안전한 유럽 국가 상품이 활개를 띠었다. 여행사들 또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중동 지역 대신 터키-그리스, 터키-그리스-로마의 요한계시록 일정과 체코-독일-프랑스-스위스, 영국-프랑스-스위스-독일의 종교개혁 일정 판매에 주력해 상품 다변화를 꾀했다.
 
 
2. 크루즈 여행시장

크루즈 여행시장 또한 예기치 못한 세월호 사고에 침체의 늪에서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했다. 지난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군 해상에서 침몰하면서 대한민국 전체가 슬픔에 빠졌다. 여객선 침몰은 곧장 여행업계 전체에 만연한 안전불감증과 국민들의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졌고 페리와 크루즈 시장은 고스란히 그 직격탄을 맞았다.

크루즈 선사들은 지난해부터 국내 여행객들이 점차 크루즈여행을 대중여행으로 인식이 넓혀져 감에 따라 올해는 변화된 인식을 다지고자 했다. 여행객 패러다임을 넓히고 시장을 성장시키는 해로 목표를 삼았던 크루즈 선사들은 갑작스런 사고와 맞닥뜨리며 숨 고르기에 돌입했다. 크루즈 선사들의 홍보 마케팅 중단은 6월까지 이어져 올 초부터 한껏 기대를 모았던 5월 황금연휴, 7,8월 여름 성수기 시즌에 별 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한국 시장 내 파이를 키우기 위해 다양한 홍보채널을 통해 다각적인 프로모션을 펼치며 유치했던 기업 인센티브, 공무원 인센티브 투어 등 국내 단체여행객들은 세월호 사고로 잇따른 예약 취소를 요구했다. 다수의 크루즈 선사들은 취소 사유가 세월호 여파로 인한 불신감, 안전불감증, 공무원 여행 자제 등인 점을 고려해 취소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았다.

취소수수료로 인한 사회적 파장 대신 물질적 피해를 떠안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도 개별여행객들의 취소는 저조했다. 세월호 사건으로 패키지, 개별 여행사들의 취소 사례가 많지 않았던 반면 크루즈 업체는 줄 이은 취소와 전멸해버린 예약 문의로 올 상반기 벙어리 냉가슴을 앓았다.
그럼에도 국내에 진출한 크루즈 선사들은 내년 국내 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올해 부진을 털고 내년에는 비상하겠다는 각오다.

△셀러브리티크루즈는 지난 13일 국내 여행객들의 크루즈 여행 정보 및 예약 편의를 위해 한국어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동 크루즈의 전 세계 일정을 실시간으로 조회 및 예약이 가능하며 선박별 소개, 지역별 크루즈 운항일정 조회 및 멤버십 소개/신청, 시설이용 방법 등 다양한 정보를 세세히 담았다. (www.celebritycruise.kr)

△스타크루즈는 지난달 20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수퍼스타 제미니 호에서 한국 난타공연을 상연 중이다. 아울러 아쿠아리우스 호의 겨울 일정 상품 출시와 함께 국내 주요 여행사 관계자 대상 팸투어를 진행했다. 내년 3월 1일까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를 모항으로 하는 1/2/3박의 다양한 일정을 선보이며 여행사들의 상품 판매를 독려했다. (02-733-9033)
 
 
3. 허니문 여행시장

허니문 여행시장은 올해 예측이 빗나가며 곤혹을 치렀다. 윤달이 2014년 10월 24일부터 11월 21일까지 허니문 성수기인 가을시즌에 자리하면서 추계 허니문 시장에 대한 어려움은 이미 예상된 바였다. 때문에 봄 허니문 여행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빗나간 예측으로 여기저기 허니문 여행업계의 앓는 소리는 짙어졌다. 허니문 여행사들은 성수기인 봄, 가을 모두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말았다. 몇 몇 여행사는 봄 시즌이 끝남과 동시에 도산했고 남은 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업체들 또한 속출하고 있다. 그나마 윤달이 끝난 11월 말과 12월 초 허니문 시장이 반짝 활기를 찾아 관련 업계는 한숨 돌린 분위기다.

A 여행사 직원은 “올해는 유달리 실적이 저조했다. 사실 실적이라고 표현하기도 부끄러울 만큼 판매가 되지 않았다. 12달 중에 겨우 1달만 판매한 꼴이다. 한 달 판매 금액으로 내년을 준비해야 하는데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허니문 여행시장의 악재는 윤달 탓만으로 돌릴 순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올해 부진했던 동남아 여행시장이 허니문 여행시장에까지 영향력을 끼쳤다는 것.

인기 허니문 여행지였던 태국의 계엄령 선포로 인한 수요 급감과 필리핀의 부진이 허니문 시장을 꽁꽁 얼린 셈이다. 이에 인기 허니문 여행지로 멕시코 칸쿤이 급부상했고 피지, 타히티, 모리셔스 등 섬 여행지들이 반사이익을 얻었다. 올해 허니문 여행시장이 한파를 피하지 못한 반면 내년은 풍족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내년이 쌍춘년이라는 점과 올해를 피했던 예비 허니무너들로 내년 봄 성수기를 준비하는 허니문 여행사들이 늘고 있다.

권초롱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