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74호]2015-01-08 14:36

[현지 취재] 치앙마이
 
 
“치앙마이에서 골프만 치는 것은 바보짓이다”
  
밤과 낮을 아우르는 치앙마이의 신비로운 매력 방출

 
 
치앙마이가 골프목적지로 유명하다는 것쯤은 골프 좀 친다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아는 사실. 하지만 방콕 뺨 칠만큼 재미난 동네라는 것은 아쉽게도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낮과 밤 할 것 없이 24시간 즐거운 방콕만큼이나 치앙마이에도 여행자를 설레게 만드는 새로운 경험들이 가득하다.

뾰족이 솟아오른 빌딩들과 트렌디한 패션의 하이쏘(Hi-So, 태국의 상류층을 이르는 말)들이 먼저 떠오르는 방콕과 달리 치앙마이는 왠지 늙수그레한 이미지들이 먼저 떠올랐다. 치앙마이하면 자연스레 떠올랐던 것들, 고산족과 사원, 골프와 트레킹 등 치앙마이를 본격적으로 탐미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 유명하다는 골프 코스 한 번 밟지 않고 주요 명소 몇 군데를 둘러보았을 뿐인데 시간은 너무나 빨리 지나갔고 기자는 어느새 치앙마이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있었다.
 
 
 
“치앙마이의 낮은 평화롭다”
 

치앙마이에서 즐기는 골프도 멋지지만 낮의 치앙마이는 골프 말고도 반드시 봐야 할 것들이 넘쳐난다. 치앙마이를 방문했다면 반드시 들러야 한다는 도이 쑤텝 사원과 태국의 지역 특산물 사업 OTOP의 일종인 치앙마이 보쌍마을의 우산 공예품, 베테랑 조련사와 함께하는 코끼리 쇼는 오직 치앙마이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볼거리다.
▲치앙마이 대표 사원, 도이 쑤텝(Doi Suthep): 치앙마이 북동쪽 해발 1,053m에 자리한 도이 쑤텝은 치앙마이 여행 필수코스다. 높은 산 중턱에 위치한 덕분에 날씨만 좋으면 치앙마이 전경을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형적인 태국식 황금 불탑을 만날 수 있기 때문.

과거에는 290여 개의 계단을 올라야만 만날 수 있는 비싼(?) 사원이었지만 지금은 산 아래에서 사원입구까지 연결하는 케이블카가 생겨 편안하게 올라갈 수 있다. 편도로 2분 정도 소요되며 주로 올라갈 때는 케이블카를, 내려올 때는 계단을 이용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고요한 산 중턱의 사원이 드러나는데 경내에 들어가서야 비로소 화려한 도이 쑤텝의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다. 첫째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거대하게 솟은 황금빛 불탑과 크고 작은 불상들. 사원 주위에는 33개의 종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데 이 종을 모두 울리면 복을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사원을 둘러보는 내내 잔잔한 종소리가 끊임없이 울렸다.

도이 쑤텝 사원으로 이어지는 계단에는 각종 기념품 노점과 먹거리 노점, 모금을 하는 어린 학생들로 가득하다. 간혹 고산족 옷을 입고 카메라를 쳐다보며 웃는 예쁜 여자아이들이 있는데 이 아이들을 찍으면 다가와 “포토 머니(Photo Money)”를 외치며 매달린다. 화려한 불탑 아래 씁쓸한 광경이었다.
 

도이 쑤텝의 입장료는 30B, 케이블카는 왕복 50B다.
·문의 053-295-012, www.doisuthep.com

▲화려한 우산 마을, 보쌍(Bosang) & 싼캄팽(Sankamphaeng)시장 : 치앙마이 시내에서 20~30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보쌍마을은 마을 전체가 우산공예품을 만드는 곳이다.

태국 정부는 OTOP(지역 특산물)사업을 통해 태국 각 지역, 마을마다 특산물을 만들도록 하고 있는데 보쌍마을은 우산을 지역 특산물로 생산해내고 있는 것이다. 지역 특산물인 만큼 오랜 전통과 실력을 보유했다. 보쌍에서는 우산 만들기 체험은 물론이고 다양한 종류의 우산 공예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실제로 비를 피하는 용도보다는 주로 장식용으로 만들어진다.

보쌍마을 입구에서 도보로 5분이면 도달하는 싼캄팽 시장에는 독특한 공예품과 기념품은 물론 각종 먹거리를 판매하는 노점들이 늘어서 있다.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싼캄팽 시장에서는 관광객이 북적이는 나이트바자나 아누싼 시장보다 더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저렴하게 득템(?)할 수 있다. 다른 시장에 비하면 조금 썰렁하다 싶을 만큼 사람이 없지만 그만큼 현지인들이 더 많이 이용하는 시장이다.
 

▲매싸 코끼리 훈련소(Mae Sa Elephant camp): 치앙마이에서 자동차로 40분가량 떨어진 매싸 계곡에 자리한 매싸 코끼리 훈련소에서는 잘 훈련된 코끼리들을 만날 수 있다. 매싸 코끼리 훈련소는 돈벌이를 위해 코끼리를 학대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교감하고 어울리는 형태로 코끼리를 관리한다. 물론 코끼리 쇼와 코끼리 트레킹이 주요 돈벌이 수단이긴 하지만 어마어마한 관리비를 충당해내기 위해선 달리 방도가 없다고 한다. 이미 인간에 길들여진 코끼리를 다시 야생에 돌려보내면 대부분 살아남지 못한다고 하니 코끼리 쇼를 감상하는 것이 꼭 불편한 일만은 아닌 듯하다.

매싸 코끼리 훈련소가 자랑하는 코끼리 쇼는 오전 8시, 9시 40분, 13시 30분에 시작된다. 코끼리 쇼를 보다보면 ‘코끼리가 이렇게 영리한 동물이었나?’ 싶을 정도다. 개만큼이나 사람을 읽을 줄 알고 눈치가 빠르다. 두 마리의 코끼리가 축구 골 넣기 시합을 할 때는 진심으로 옆 코끼리와 경쟁하며 골을 넣을 때마다 기쁨을 표현하기도 했으며 코끼리가 즉석에서 그림을 그릴 때는 경탄을 금치 못했다. 코끼리 자신을 그리고 소나무가 있는 풍경을 그려냈다. 곧 그 그림은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불티나게 팔렸지만 코끼리들의 능력은 상상이상이었다.

코끼리 트레킹 역시 꼭 체험해봐야 할 레저. 마음이 불편할 것 같았지만 막상 등에 올라 코끼리의 숨소리를 듣고 거친 피부 위 뻣뻣한 털들을 만지니 코끼리와 새삼 친해진 느낌이다.

살아 움직이는 코끼리를 코앞에서 볼 일이 없는 대부분의 관광객에게 매싸 코끼리 훈련소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문의 053-236-069, www.maesaelephantcamp.com
 
 

“치앙마이에 어둠이 깔리면”

사실 치앙마이의 진가는 낮보다 밤이다. 밤이 이렇게나 아름답고 안전한 도시에서는 무조건 나이트 라이프를 즐겨야 한다.

▲나이트 바자(Night Bazaar) & 아누싼 야시장(Anusarn Market): 주요 호텔들이 밀집한 치앙마이 타논 창끄란(Thanon Chang Klan) 일대에 형성된 야시장이다. 길게 이어진 나이트 바자 거리를 두고 식당과 노점이 밀집한 아누싼 야시장과 기념품이 판매되는 나이트 바자가 이어져 있다. 나이트 바자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이슬람 사원이 있는 무슬림 골목도 있다.

나이트 바자는 그야말로 여행자를 위한 기념품 거리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그림이나 사진, 나무 조각품들을 판매하는 상점이 많다. 나이트 바자 입구에서는 전통복장을 입고 원색의 수공예품을 몸에 치렁치렁 감은 고산족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쇼핑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면 나이트 바자 안에 있는 라이브 바에 앉아 분위기를 즐겨도 되고 나이트바자 입구 주변의 유명 체인호텔과 레스토랑, 카페에서 여유를 즐겨도 된다.

야시장을 계속 즐기고 싶다면 아누싼 야시장으로 이동해 시장 먹거리를 맛보자. 치앙마이의 일요시장 축소판이라고 불리는 아누싼에서는 각종 수공예품과 의류, 건조과일, 북부전통과자 등이 판매된다. 방콕의 카오산보다는 훨씬 여유롭지만 나이트바자와 아누싼을 찾은 유럽관광객 덕분에 여행자가 된 느낌은 카오산 만큼이나 충만하다.

▲치앙마이 나이트 사파리(Chiangmai Night Safari): 태국 북부에서 가장 큰 동물원. 연간 70만 명 정도가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많다. 밤에 활동하는 야생동물의 특성을 이용해 밤에 개장하는 독특한 콘셉트의 사파리로 싱가포르, 중국 광저우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인 야간 동물원이다. 사바나 사파리존, 프레데터 프라울 존, 재규어 트래일 존 3개의 존으로 구성됐으며 사파리 차는 각각의 존을 구별해 돌아다닌다.
 

설명은 영어와 중국어로 들을 수 있다.
‘어두워서 동물이나 잘 보일까’하는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다. 사파리 카 지붕에 달린 강력한 조명으로 한창 움직이는 야행성 동물들을 비춰준다. 동물들은 익숙한 듯이 사파리 카가 오면 입을 벌리거나 승객 쪽으로 입을 들이민다. 간식을 달라는 행동이다. 사슴이나 돼지, 기린 같이 순한 동물들은 차 안으로 고개를 쑥 내밀기도 한다. 하지만 만지는 것은 금물.

나이트 사파리 운영시간은 18시 30분부터 21시까지로 기본 입장료는 성인 100B, 아이 50B. 사파리 입장료는 낮과 밤 모두 어른 800B, 아이 400B다.

·문의: 053-221-179, www.chiangmaizoo.com
 

▲타논 님만해민(Thanon Nimmanhaemin): 치앙마이 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거리다. 우리나라 청담동과 홍대 거리를 오묘하게 섞어 놓은 듯 트렌디한 분위기가 특징인 님만해민은 방콕의 하이쏘들이 주로 찾을 것 같은 고급 레스토랑과 네일숍, 패션매장들이 골목골목 들어서 있다. 님만해민의 젊고 세련된 분위기가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한국의 개별여행자들도 많이 찾는 추세다.
 

마침 기자가 방문한 날은 님만해민에서 ‘치앙마이 디자인 위크 2014(CHIANG MAI DESIGN WEEK)’가 열리고 있을 때였다. 판매자와 관람객 수백 명이 골목을 꽉꽉 매운 이 행사는 기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치앙마이의 모든 패션 피플들이 모인 듯 골목에는 특이하고 멋진 옷차림의 젊은 남녀가 많았고 디자인 위크 답게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핸드메이드 제품들이 다양하게 전시됐다. 의류부터 홈데코, 패션소품, 비누, 화장품까지 장르불문 수많은 수공예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행사장을 빠져나오면 노천카페에서 싱하비어를 마시며 여유롭게 밤을 즐기는 대학생 무리가 있다. 나이트 바자와는 또 다른 느낌. 현지인 같은 여행을 원한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