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83호]2015-03-20 16:59

인도 (下) 인도여행의 처음과 마지막은 델리에서




혼란과 신비로움의 경계, 올드 & 뉴델리
인도여행 정보 및 중북부여행일정 공개
 
 
글 싣는 순서
인도<上> 과거로의 여행, 보팔·빔베트카
인도<中> 숨 막힐 듯한 인도 건축기행
●인도<下> 델리 그리고 인도여행
 
 

 
인도 현지취재의 마지막 연재를 앞두고 기자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혼란스러움과 신비로움, 그리고 약간의 피곤함으로 기억되는 델리를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막막했기 때문이다. 무작정 좋다고 쓰기에도, 그렇다고 누군가의 편견처럼 위험하다고만 하기에도 좀처럼 아쉬운 묘한 도시 델리.


아그라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델리로 들어서자마자 차창 밖으로 느껴지는 ‘인도스러움’은 ‘인도스럽다’라는 말로 밖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도로 위에서 미친 듯이 울리는 경적소리와 히잡을 둘러쓴 인도여성, 골목을 누비는 인력거꾼들, 신식 옷을 입고 휴대폰을 든 인도 대학생들은 그동안 봐왔던 인도와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모든 나라의 수도가 그렇듯 델리 역시 바쁘고 혼잡했다.


마냥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델리는 시끄럽고 지저분하기 그지없었지만 인력거를 타고 시내 곳곳을 둘러보고 걸어서 시장 골목을 누비다 보니 여행지로서 이만한 곳도 없겠다 싶었다. 시야를 좁히니 ‘진짜 인도인의 삶’이 눈 앞에 적나라하게 펼쳐져졌기 때문이다.


자의든 타의든 인도여행을 계획하면 무조건 들러야 하는 곳이 수도 델리다. 바라나시나 아그라를 가기 위한 허브도시가 아니라 델리에서도 시간 내 돌아다녀보자. 경적소리와 수많은 사람들 때문에 짜증에 시달릴 수도 있지만 수 시간 내에 ‘진짜 인도’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취재협조 및 문의=인도정부관광청(www.incredibleindia.org)
인도=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



 

 
 

“델리, 그 찰나의 기억”


사실 델리에 머물렀던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머문 시간대비 기억이 가장 선명한 도시다. 여행의 처음과 끝을 델리에서 했기 때문도 있지만 델리의 첫 인상이 너무나도 강렬했기 때문이다. 확실히 델리는 트래픽 잼이 심하다. 아그라에서 델리를 잇는 고속도로를 타고 신명나게 달려왔는데 델리에 들어서자마자 숨 막히는 교통체증이 시작됐다. 점심시간인 탓도 있었지만 델리는 인도에서도 교통체증이 가장 심한 곳이다.


자동차 바퀴에 문제라도 있는 마냥 걷는 것보다 못한 속도로 목적지를 향해 기어갔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델리관광은 주로 오전에 다 끝낸단다. 오후부터는 지금처럼 교통체증이 심해서 관광을 하고 싶어도 제대로 할 수가 없다고. 아침 일찍(오전 8시)부터 출발해 델리에 당도한 시각은 약 11시 경. 나름 부지런히 움직였다고 생각했는데 여행 시작부터 옴짝달싹 못하게 되니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차창 밖 델리는 확실히 이전까지의 지방들과는 다른 풍경을 선사했다. 일본산 외제 차들이 많았고 이따금 현대차도 보였다. 인도의 삼성과 같은 복합기업 ‘TATA’의 자동차들도 자주 보였고 길가에는 사리를 입은 여성보다 현대식 복장을 한 여자들이 더 많았다.


엉덩이에 땀이 찰 때쯤 델리 시내 한 가운데서 인력거(릭샤) 투어를 하기로 했다. 델리 시내관광은 걸어서도, 인력거를 이용해서도 가능한데 시내가 워낙 넓고 복잡해 가능하면 인력거를 추천한다. 어른은 세 명, 체구가 작은 아이들은 대여섯 명까지도 탑승 가능한 인력거에 몸을 싣고 나면 인력거꾼이 익숙하게 델리의 주요 관광지로 데려간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키나리 바자(kinari bazar). 보팔의 촉 바자와 비슷한 느낌의 상점거리였는데 이곳에서는 결혼용품에 관련된 모든 것을 판매한다. 인도의 결혼식 문화가 화려하다는 것은 전 세계가 아는 사실. 키나리 바자에 들어서면 온갖 화려한 것들이 가득하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크고 반짝이는 예물들과 작은 크리스털이 잔뜩 붙은 원색의 천들, 결혼식장에 꾸밀 각종 소품들이 좁은 골목을 장식하고 있다. 키나리 바자 주변에는 결혼용품 외에도 각종 신발들을 한데 모아놓은 신발거리도 있다.


키나리 바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찬드니 초크(chandni chowk)라고 불리는 재래시장 거리가 있다. 레드포트 맞은편에 위치한 이 곳은 100년 가까이 또는 그 이상 된 상점들이 즐비한 곳으로 주로 인도 특유의 향신료와 말린 과일과 씨앗 등을 판매하고 있다.


오후 두시쯤에는 방과 후의 학생 무리를 만날 수 있다. 이때쯤에는 인력거도 교통체증에 시달리기 시작하는데 방과 후 아이들을 실은 인력거들이 한데 몰려 거대한 줄을 형성하기도 한다.

 


인력거가 교통체증의 굴레에서 힘겹게 빠져나와 내려준 곳은 찬드니 초크에서 인력거로 10분 내외로 도착하는 델리 대표 모스크인 △자마모스크(jama mosk)였다.


사실 인도출장 중에 가장 불합리하다고 느꼈던 것이 바로 입장료였다. 대부분의 관광지가 현지인들은 10루피 정도의 입장료를 받는 반면 외국인들에게는 그 열배에 해당되는 100루피, 150루피를 요구하기 때문. 자마모스크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입장료는 둘째치고 카메라를 들고 들어가려면 카메라 수수료 300루피를 따로 지불해야 한다.


또 짧은 옷을 입은 사람은 입장이 불가능해 그런 사람들을 위한 가운을 빌려주는데 사실 그 가운은 외국인관광객이면 옷이 짧든 길든 모두 입어야 한다. 기자 역시 발목까지 덮는 긴 바지에 팔꿈치가 살짝 보이는 반팔을 입고 있었는데 막무가내로 가운을 입혔다. 물론 20루피의 대여료를 받고서 말이다.


자마모스크로 들어갈 때는 마음을 비우는 편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막상 들어간 모스크에는 똑같은 가운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과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를 원 달러 키즈들이 득실댔다. 그리고 기도를 올리던 무슬림들 일부가 전부였다. 이래저래 시달린 탓인지 자마모스크에 대한 기억은 그렇게 좋지 못하다.


델리 시내여행의 마지막 관광지로 방문한△인디아 게이트(India Gate)는 역시나 웅장했다.


제1차 세계대전 때 죽은 인도 병사들의 넋을 기리는 기념물로 인디아 게이트 아래에는 공군과 육군, 해군을 상징하는 깃발이 계양돼 있다. 실제 군인들도 근엄한 모습으로 인디아 게이트를 지키고 서 있다.


사실 인디아 게이트야 말로 인도 장사꾼들의 집성지라고 할 수 있다. 사진 호객꾼을 비롯해 짜이티를 파는 소년, 커다란 그물망에 각종 스낵을 담아 판매하는 사람들 등. 눈만 마주치면 달려드니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눈동자 움직임에 주의해야겠다.


인도 여행이 결코 쉽고 편한 여행은 아니지만 어쨌든 무사히 끝내고 다시 공항에 도착했을 때의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리고 비행기에 탑승하면 물밀 듯이 밀려온다. 인도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이. 인도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었던 특별한 감정이었다.


 
 
 
인도여행 출발부터 여행까지


 

 

■인도여행 출발


· 여권비자 : 인도는 비자받기 까다로운 여행지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지난해 말부터는 온라인으로 신청서 작성과 비자비용 결제가 모두 가능한 인도전자비자 제도가 시행되면서 비자 발급 과정이 한결 간편해지긴 했으나 여전히 여타 무비자입국 가능 여행지에 비해 귀찮은 과정이 많은 것이 사실.


게다가 인도는 관광비자부터 상용비자, 회의비자, 경유비자, 취업비자, 학생비자, 동반비자, 언론인비자, 의료비자, 연구비자, 종교비자, 프로젝트비자 등 방문 목적별로 비자가 세분화돼 있어 각 목적별로 공통서류(신청서, 여권원본, 여권사진 2매)를 제외한 추가 서류를 따로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지난해 도입된 전자비자는 1회만 사용가능한 단수비자이며 인도입국일 기준 30일간 체류가능하다. 발급소요기간은 최소 24시간(주말 및 휴무일 제외)부터이며 여권사진(5X5)과 여권사본이 필요하다. 국내 인도비자접수 센터인 비엘에스서비스 코리아에서 온라인 신청서 작성 후 비자 비용(8만 9천 원)을 결제하면 신청 완료되며 지문 인식 장소는 인도 현지공항이다.


일반 관광비자는 여행 또는 여가, 친구나 가족을 만나기 위해 단기 방문하는 목적으로 발급되는 비자로 인도 현지에서 연장 및 전환이 불가한 것이 특징이다. 비자 기간은 전자비자보다 긴 6개월이며 체류 가능 기간은 한 번 방문 시 최대 90일 체류 가능하다. 지문 인식 장소는 서울(용산구 한남동 28-2), 부산(진구 부전동 156-57)에서 각각 가능하다.


더 자세한 사항은 비엘에스서비스 코리아(www.blsindiavisa.kr)에서 알 수 있다.
 
 


■인도 중북부 문화탐방 Route
대부분의 인도여행상품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천-델리 직항을 이용한 델리-바라나시-카주라호-잔시/아그라-자이푸르 일정의 8박 9일 상품이거나 대한항공을 이용한 인도 북부+네팔 9일 또는 12일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기자가 다녀온 중·북인도 문화탐방 7박 8일 일정은 명소 중심의 패키지 일정에서 벗어나 인도중북부의 문화유산을 따라 이동한 코스다. 현재의 국내 여행시장 도입에는 무리가 있으나 신규지역 또는 상품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는 업계 관계자들을 위해 코스를 간략히 공개해본다.


중·북인도 여행일정은 13시 50분 인천 출발, 현지 시각으로 21시 25분 델리 도착하는 에어인디아(AI317)를 이용한다. 에어아시아의 국내선 ADD-ON 제도를 이용해 에어인디아로 델리에서 보팔까지 국내선(AI634, 약 1시간 20분 소요)를 타고 이동한다.


보팔에서는 불교유적지인 산치와 보팔시내관광을 즐길 수 있다. 셋째 날에는 차량을 이용해 고대 벽화를 볼 수 있는 빔베트카를 관광하고 다시 보팔역에서 고속열차를 이용해 괄리오르로 이동한다. 보팔에서 괄리오르까지 고속열차로 약 4시간이 소요되나 기차 연착 등의 이유로 도착 시간은 예상 시간보다 넘을 수 있다. 넷째 날은 괄리오르 포트 등 주요관광지를 탐방한다. 다섯째 날은 괄리오르에서 오르차까지 차(약 1시간 30분)로 이동, 오르차 관광 후 다시 괄리오르에서 아그라로 자동차(약 3시간 30분) 또는 고속열차(약 2시간 30분)를 이용해 이동한다.


여섯째 날은 아그라 및 파테푸르시크리 등 인도를 대표하는 명소를 방문한다. 일곱째 날은 아그라에서 델리로 고속도로를 타고 약 3시간 정도를 이동, 당일 저녁 인천행 비행기(AI310, 23시 15분) 출발까지 델리 관광을 진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