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83호]2015-03-20 17:21

[기획] 한 때 Hot하던 드라마 촬영지 지금도 열기 후끈?
끊임없는 개보수 통해 꾸준히 관광객 유치해야
 지방 위치, 프로그램 부족에 관광객 재방문율 떨어져
 
국내 드라마촬영지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드라마를 통해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관광객들의 방문이 증가하는 것. 촬영지 중 일부는 관광지에 대한 특징을 살려 관광객 유치에 집중하는 곳이 있는 반면 대부분은 단순한 드라마 촬영지에 대한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해 짧은 수명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14년 ‘별에서 온 그대’가 방영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에게 치맥 열풍과 인천 관광 상품이 출시되는 등의 효과를 냈다. 드라마를 통해 관광지가 새롭게 재조명되면서 여행객들의 마음을 유혹하고 있는 것. 그런가 하면 아직도 남이섬은 ‘겨울연가’를 떠올리며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길 줄 모르고 지방의 사극 촬영지 또한 지속적인 드라마나 영화촬영으로 활기를 띄고 있다.

이러한 촬영지 중 드라마를 종영한 이후의 상황은 어떨까?
조사결과 일부 촬영지는 꾸준한 개보수와 체험 프로그램이나 공연 등을 진행하면서 국내 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소수일 뿐 대부분이 관광지 홍보가 미흡하거나 일시적인 관광객 증가 현상만을 나타냈다. 단순히 ‘00 드라마 촬영지’로 인식 됐을 뿐 더욱 활성화시키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예슬 기자 titnews@chol.com
 

 [드라마 촬영 이후 사후관리 유지되고 있나?]

△남이섬은 지난 2002년 드라마 ‘겨울연가’촬영지로 아직까지도 인기를 얻고 있다. 2014년에는 총 입장객 3,090,000명으로 그 중 외래 관광객은 970,000명이다. 드라마의 여파로 일본 관광객이 한창일 때가 있었지만 현재는 동남아 관광객이 이곳을 더 많이 찾고 있다. 그들의 남이섬 방문 목적은 ‘겨울연가’다. 또한 지난 2010년 태국 영화 ‘헬로 스트레인저’를 이곳에서 촬영하면서 태국 여행객 또한 큰 증가를 보였다. 2009년 60,000명에 불과했던 태국 관광객 수는 2010년 100,000명, 2011년 150,000명, 2012년 210,000명이 찾아 꾸준한 성장을 보였다. 2013년부터는 관광객 수 180,000명으로 유지되고 있다.
 

남이섬이 ‘겨울연가’의 효과를 아직까지 보고 있다고 해서 관광목적을 오로지 ‘촬영지’로 두는 것은 아니다.
남이섬은 꾸준한 관광객 유치를 위해 계속적인 시설물 개보수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남이섬은 무슬림 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 6일 할랄 인증을 받아 아시안 패밀리 레스토랑 ‘동문’을 개보수 오픈했다. 또한 같은 날 이슬람 기도실 ‘무솔라(Musolla)’를 확장 해 개장했다. 2011년부터 이용돼 왔던 무솔라를 확장 뿐 아니라 남녀 기도실로 구분을 하고 기도 전 준비를 할 수 있는 세족실과 휴게공간을 마련 한 것이다.
 

남이섬은 주말마다 진행되는 공연과 매년 다양한 축제를 개최해 관광객에게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오는 5월은 ‘세계어린이 책나라 축제’를 앞두고 있다. 동 축제는 남이섬에서 진행되는 행사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책나라 축제에 참가하는 어린이는 책 3권을 가져올 경우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향후에도 남이섬은 오는 9~10월 중 남이섬으로 들어오는 신 선박을 도입할 예정이며 ‘재활용’을 주제로 계속적인 변화를 꿈꿀 방침이다.
 
△쁘띠프랑스도 ‘베토벤 바이러스’, ‘시크릿가든’, ‘별에서온 그대’의 촬영지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목적지 중 하나이다. 동 촬영지를 둘러보면 별그대의 주인공 김수현과 시크릿가든의 주연 현빈 모형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건물 곳곳에서 체험의 기회도 제공된다.
 

쁘띠프랑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해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한 외국인 전용 온라인 할인쿠폰의 다운로드 수를 분석한 결과 쿠폰 제공업소 105곳 중 쁘띠프랑스가 1위를 차지했다.
동 촬영지는 현재 다양한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도민준-천송이 석고아트(토, 일, 공휴일 진행), 프랑스 인형극 ‘기뇰’, 마리오네트 공연, 오르골 시연 등을 하고 있다. 쁘띠프랑스는 증가하는 관광객 수에 힘입어 올해에도 해외 마케팅을 중점적으로 추진 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향후 개별여행객들이 증가할 것을 예상 해 중화권 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를 대상으로 세일즈 마케팅을 펼칠 계획에 있다. 쁘띠프랑스는 온라인 할인쿠폰, 코레일과 제휴를 통해 ITX를 이용한 외국인에게 당일 입장권 할인 등을 연중 실시한다.

향후에는 드라마를 연계한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봄을 맞아 헨젤과 그레텔 기뇰 인형극도 새롭게 선보일 방침이다. 유럽엔틱인형을 수집 및 전시한 ‘유럽인형의 집’과 별그대 촬영지, 갤러리 등을 추가로 조성해 올 여름 오픈한다.
 
△경주 신라밀레니엄파크는 지난 2009년 드라마 ‘선덕여왕’을 촬영한 바 있다. 지방에 위치하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 수 보다는 국내 관광객이 많이 찾는 편이다.
입장객 수는 지난해 세월호 사건과 경기침체로 최근에는 방문객이 많지 않다. 이곳에서는 신라를 주제로 한 다양한 공연 감상과 공예체험을 하고 있다. ‘천궤의 비밀’은 수중에서 이뤄지는 공연으로 1일 2회씩 30분간 진행된다. ‘여왕의 눈물’은 1일 1회, ‘화랑의 도’는 신라시대 화랑훈련을 재현하는 공연으로 1일 2회 선보이고 있다. 또한 인형극, 그림자극 등 다양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테마파크 내에는 염색, 금속, 압화, 유화 등 총 8개의 체험공방이 있다. 체험시간은 30분 내외로 50명부터 100명까지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 돼 있다. 체험공방은 매일 진행된다. 관광객이 많은 금요일과 토, 일요일은 모든 공방이 오픈을 하고 평일은 돌아가면서 휴무를 한다.

밀레니엄파크 옆에 위치한 ‘라궁’호텔에 투숙하는 고객은 신라밀레니엄파크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단체 관광객을 위한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20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 할 경우 입장료의 20%를 할인하고 있다.
또한 본 관광지에서 효율적인 관람을 위해 시간대 별로 코스를 제시해 여행객이 알차게 테마파크를 둘러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동 테마파크는 이처럼 관람객들을 위한 프로그램 뿐 아니라 일정추천 등의 서비스를 통해 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신라 밀레니엄파크는 향후 드라마나 영화 촬영계획은 아직 미정인 상태다.
 
△온달관광지는 드라마 태왕사신기, 연개소문, 정도전, 빛나거나 미치거나 등 사극 촬영지로 유명세를 탄 곳이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 수는(국내·외, 유·무료 포함) 지난 2010년 614,495명, 2011년 723,078명, 2012년 628,084명, 2013년 627,754명, 2014년 588,544명이다. 촬영지 규모는 넓은 편이며 온달동굴도 함께 관광할 수 있어 한 곳에서 두 가지 매력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드라마촬영은 활성화되고 있는 반면 지방에 위치한다는 단점과 홍보가 부족하다는 점이 있다.
 

외래 관광객보다는 국내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한국관광객 마저도 지방에 있어 단지 온달관광지를 보기위해 이곳을 찾는 여행객은 낮은 실정이다. 촬영지 내에서 관광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적은 편이다. 여름에는 봉숭아 물들이기 체험을 하고 있으며 촬영지 입구에서는 투호던지기 등의 체험이 준비 돼 있었지만 활성화 되진 못하고 있다.

직접 방문을 해본 결과 촬영지를 둘러보고 사진을 찍어보는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촬영지 내 온달동굴과 박물관이 있어 알차게 둘러볼 수 있지만 온달관광지의 홈페이지도 존재하지 않아 단양관광관리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온달관광지는 향후에도 드라마 촬영이 계획 돼 있지만 정확한 내용은 미정인 상태다.
 
 
 
[매체통한 노출 의존 외에 이미지 탈바꿈 필요]
 
조사결과 높은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촬영지는 자체 프로그램 진행이나 개보수를 통해 관광객에게 다방면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반짝 인기를 얻고 관광객의 기억에서 잊혀 지거나 관리 소홀로 문을 닫는 촬영지도 적지 않다. 일례로 드라마 ‘대장금’의 경우 세계적인 한류열풍을 몰고 왔지만 현재 대장금 테마파크는 시설 노후의 문제로 폐장을 한 상태.

지방촬영지도 여러 가지 단점을 안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반면 방문객 수는 낮은 편이다. 촬영지가 지방에 있어 접근성이 어려울 뿐 아니라 국내 여행객들도 촬영장 관광을 위해서 지방으로 여행을 떠나기에는 무리가 있다.
 

 
남이섬은 지방에 위치하지만 ITX열차나 자체 셔틀버스 운행을 통해 관광객의 접근을 돕고 있다. 인터넷이나 전화로 남이섬을 갈 수 있는 셔틀버스를 남대문과 인사동에서 탑승할 수 있다.
촬영지의 지속적인 관리 요소로는 프로그램도 한 몫을 한다. 단순한 촬영지 개방보다는 그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체험이나 공연 등도 관광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 홈페이지나 안내책자에 대한 언어적인 문제도 개선점 중 하나다.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는 기본적으로 구비 돼 있는 관광지가 많지만 증가하고 있는 무슬림관광객이나 타 동남아지역에 대한 배려는 아직 부족했다. 관광지 내의 식당도 한국인 관광객을 위한 식당 위주로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불편한 요소로 적용된다.
지방 촬영지들이 보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드라마 노출을 통한 홍보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적인 요소를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