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88호]2015-04-24 14:08

[창간기획-SWOT분석] 강점
"소비자를 앞설 것, 위가 아닌 옆에서”
자유여행 선호하는 여행객 증가, 단비 같은 존재
고객 군림 아닌 수평적 관계로 전문 상담 제공
맞춤형 서비스와 안정적인 공급은 여행사의 몫

 
 
SWOT 분석은 기업의 내부 환경과 외부 환경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경영 기법 중 하나로 강점과 약점은 내부에서, 위협 요인과 기회는 외부에서 찾는 것이 정석이다. 첫 번째 단계인 강점(strength) 분석은 경쟁사와 대비되는 경쟁력 혹은 내부 자산 정도로 파악할 수 있는 데 강점을 살려 기회와 연결하는 SO전략(강점-기회 전략), 강점을 살려 위협을 회피하는 ST전략(강점-위협 전략) 등 다양한 실무 활용이 가능하다. 때문에 기업 경영환경 분석과 전략 수립에서 강점(strength)을 찾아내 특화시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면 여행사, 항공사, 랜드사, 관광청 등 업계 구성 업체들의 고유한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자본으로 무장한 대기업이 진출해도 흔들리지 않을 영업 노하우, 현지에 직접 뿌리 내린 관계자들이 발로 뛰어 수집한 정보, 포털 카페나 블로거 장사꾼들이 차마 응대할 수 없는 상담 능력까지 결국 기업들의 강점은 ‘스킬(skill)’에 있다. 여행사, 항공사, 관광청, 랜드사 등의 주요 강점과 발전을 위한 필수 요소들을 정리했다.
자료 참조=한국문화관광연구원(http://www.kcti.re.kr), 대한상의(www.korcham.net), 한국소비자원(http://www.kca.go.kr), 브랜드스탁(http://www.brandstock.co.kr), 한국여행업협회(www.kata.or.kr), 트렌드모니터(http://www.trendmonitor.co.kr)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항공사 강점 “안전, 가격, 서비스까지 일석 삼조”
 
 
 
항공사는 여행업계에서 소위 영원한 갑으로 통한다. 아무리 좋은 목적지 혹은 좋은 여행상품일지라도 항공기가 없으면 누구도 여행을 경험할 수 없기 때문. 타고난 존재 자체가 경쟁력으로 똘똘 뭉친 기업인만큼 시장 내에서 존재감도 남다른 편이다. 소비자와 여행업계 양쪽 모두 항공사를 신뢰할 수 밖에 없는 필수 조건은 사실 다양한 편이다. 단 항공기업 규모에 따라 특징은 차이가 있다.

외항사 포함 대형사의 경우 최근 들어 ‘안전, 가격, 서비스’까지 모든 요소를 완벽히 구비했음을 소비자에게 직접 홍보하고 있다. A380, B777같은 신 기종을 노선에 지속적으로 투입하는 것은 물론 시장 트렌드에 따라 고객이 선호하는 신규 노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며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중이다. 현장 이벤트나 프로모션 같은 소비자 행사로 관계를 좁히는 이색 시도도 진행한다. 특히 지난 해 몇 차례에 걸친 항공기 사고로 하늘 길 여행을 두려워하는 소비자들에게 가격은 다소 높지만 우리 항공사를 선택하면 가장 편하고 안전하게 여행을 마칠 수 있다는 확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것도 대형사들의 강점이다.

극진한 기내 서비스도 중요하다. 과거에는 퍼스트 좌석 고객에게만 제공하던 서비스를 비즈니스 혹은 준 비즈니스 고객까지 넓혀 초호화 호텔과도 같은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례로 카타르항공은 한국 고객 만족 서비스의 일환으로 맛과 메뉴 구성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뉴 프론티어(New Frontiers)’ 기내식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한 에티하드항공은 퍼스트 클래스 서비스인 ‘캐빈 서비스 매니저(Cabin Service Manager)’를 통해 고객 맞춤형 웰컴레터와 우아한 웰컴 드링크, 따뜻한 물수건 및 전통 아랍식 대추까지 제공한다.

LCC는 대형사 대비 아무래도 저렴한 운임이라는 최대 강점을 내세우지만 서비스나 현장 관리 능력은 부족하다. 이에 많은 LCC들이 수시로 빅 이벤트를 진행하고 파격적인 금액의 세일을 실시한다. 이제는 흔해졌지만 에어아시아엑스가 처음 시도한 1천 원 편도 항공권 판매는 홈페이지를 마비시킬 정도로 수많은 유저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강점 요인 = 대형사의 경우 VIP 기내 서비스, 대형 기종, 안전한 수송 능력, 전문화된 크루.
LCC는 저렴하고 합리적인 운임과 레저 목적지에 특화된 노선 운영.
 

 

여행사 강점 “전문화된 상담 능력, 맞춤형 상품 공급”

 
해외여행시장은 꾸준히 외형을 확대하고 있다. 특별한 호재나 이슈를 업계 스스로 발굴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행 수요는 지속 증가하는 중이다. 실제 한국관광공사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250만 명, 2011년 1,270만 명, 2012년 1,374만 명, 2013년 1,485만 명, 2014년 1,637만 명이 각각 출국한 바 있다.

시장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여행사는 위기라고 말하지만 사실 여행사는 여행 관련 업무를 취급하는 첫 번째 기관이자 정보와 네트워크를 독점할 수 있는 곳이다. 많은 이들이 여행에 대한 모든 정보가 열려 있고 소비자들이 여행사보다 뛰어날 수 있다고 여기지만 이는 착각일 뿐이다. 호텔을 예약하고 필요한 날에 항공좌석을 찾고 현지가이드를 직접 수배하는 일이 정보의 독점이나 우위를 의미치는 않는다. 이는 그저 연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단일 뿐이다.

여행사의 강점은 소비자가 차마 알지 못하는 그리고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지역과 상품까지 전부 컨트롤 할 수 있는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 다구간 발권, SOTO발권, 특수 지역 여행, 호텔 예약금 환불, 얼리버드 체크인/레이트 체크아웃 요청, 가족여행 상담, 단체여행 요금 논의 등이 바로 그것이다. 5명 이상의 가족이 동행한다고 했을 때 개별과 패키지 중 어느 여행이 더 경제적일까? 소비자가 아무리 뛰어나고 수준이 높다 한 들 패키지 팀을 스스로 창조할 수 없는 것처럼 소비자가 모르는 그리고 처리할 수 없는 문제도 여행사는 나서서 해결하고 정답을 제시할 수 있다.

또한 신규 지역에 대한 개발에서도 여행사는 소비자를 앞선다. 과거 훼리를 이용한 도깨비 상품을 개발했던 여행박사처럼 특수 지역 혹은 잘 알려지지 않는 지역의 인프라를 한국 시장에 소개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아닌 기업이 중간에서 다리를 놔야만 하는 것이다.

향후 여행사는 과거처럼 상품을 판매하는 1차원적인 영업 스타일에서 벗어나 여행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맞춤형으로 공급하고 현지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에 각기 다른 솔루션을 제공하는 종합 컨설턴트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강점 요인 = 여행상품에 대한 영업력, 업무 노하우, 위기 상황 대처 매뉴얼(여행자 보험 등), 전문인재 다수 보유, 맞춤형 서비스를 위한 볼륨, 공급력, 브랜드, 네트워크.
 

랜드사 강점 “대형 기업 부럽지 않은 지역 선수”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저가 상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현지에서 행사를 처리하고 담당하는 랜드사 입지는 점차 약해지고 있다. 1인 랜드사의 경우 개업 후 1년 동안 제대로 손에 남기는 수익이 없을 정도로 여행사 뒤처리에만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 여행사가 홈쇼핑이나 특별 프로모션을 전개하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그 비용을 담당해야 하는 것이 랜드사의 처지다. 헐값에 팀을 받고 다시 현지 옵션을 손님에게 강요하고, 고객은 해당 여행사와 업계를 신뢰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지금까지 굳어져왔다.

랜드사는 누구보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사람들이 일군 기업이다. 일부 여행사의 경우 홈쇼핑이나 소셜을 통해 팀을 모객하고 송출하는 역할로 끝나지만 랜드사는 직접 손님과 함께 호흡하고 현지를 여행한다. 여행지에 어떤 장소가 좋은지, 실제 즐길거리는 무엇인지, 위험한 장소는 어느 곳이며 어떤 교통수단을 사용해야 가장 효율적일지를 빠삭하게 알고 있다.대형사 못지않은 현지 장악 능력과 불필요한 일정이 없는 동선 구축 그리고 손님과의 유대감이 이들의 제대로 된 강점이다.

랜드사 중 일부는 이미 미래 시장을 엿보고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B2C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법인을 추가 설립해 온라인 영업을 별도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B2C 브랜드를 운영하기도 한다. 웨딩이나 기업 연수, 학원 단체 등 다른 분야와 접목하는 경우도 있다. 해외 호텔이나 리조트의 한국GSA로 직접 영업을 펼치기도 하고 괌/사이판 같은 특수 지역은 소장 능력에 따라 한국 시장에 객실을 공급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기도 한다. 순환 근무의 일환으로 팀(혹은 부서)가 자주 변경되는 여행사 실무진과 달리 본인이 담당하고 있는 지역 정보와 학습 수준 역시 높은 인재들이 많다.
결국 랜드사는 지역전문 여행사나 워킹투어, 데이투어 전문업체로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업체다.

*강점 요인 = 현지 정보력 및 장악력, 파트너 다수 보유, 현지 네트워크 확대, 체류 경험으로 인한 언어 실력, 문제 발생 시 대처 능력, 여행사와의 관계, 작은 조직인 만큼 빠른 의사 결정과 의견 수용 가능. 1인 기업으로의 장점.
 
 

관광청 강점 
 
지난해 하반기 여행업계의 화제 중 하나는 단연 관광청들의 다이어트(?) 선언. 많은 관광청들이 한국지사를 철수하거나 사무소를 재선정했으며 예산을 줄였다. 전체적인 예산 감소는 아시아 지역에서 비중이 높아진 중국 시장 대비 한국의 영향력이 낮아졌다는 극명한 결과에서 나온 것이지만 지사 철수나 사무소 재선정에 대해서는 한동안 뒷소문이 무성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관광청은 여행업계의 ‘철밥통’으로 불렸다. 한 번 계약을 체결하면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이상 평생직장으로 일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 아쉽게도 비슷한 행사와 프로모션이 넘쳐났고 예산에 대한 투명하지 못한 집행결과까지 부정적인 모습이 드러났다. 그러나 세계 경기 불안으로 비용을 줄어야 하는 관광청들은 이미 효율성 극대화라는 명분 아래 전세계에 걸쳐 지사를 축소하고 있다. 이제 한 번 계약을 맺었다 해서 영원히 ‘미래’가 보장되지 않으며 역설적으로 더 많은 일을 해내야 한다.

이렇듯 복잡한 상황에서 관광청의 강점은 여행업계와 소비자를 단단히 연결한 이음새가 될 수 있다는 것.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공평한 시선을 갖고 여행행업계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소비자를 위한 정보와 인식 제고에 끊임없이 나서는 마인드와 전문가 집단이 관광청의 최대 강점이 될 수 있다.

지금의 관광청이 관광지 홍보와 상품 개발 지원이라는 한정된 주제에 얽매여 있다면 앞으로는 투자, 무역, 인적교류, 유학, 부동산, 컨설팅 등 더 다양한 분야에서 자국을 알리고 한국과 연결하는 홍보대사로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지역에 대한 애정과 정보가 넘치는 전문 인재를 지속 투입함은 물론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홍보마케팅, 신규 프로그램 개발 그리고 회계 및 제2 외국어 등 다른 사무 능력이 추가로 필요하게 될 것이다.

*강점 요인 = 언어 구사 능력, 현지 커뮤니케이션, 현지에 대한 애정, 관광 뿐 아니라 무역, 경제, 정치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전문 지식 보유, 다양한 현장 경험.
 
 
“여보, 그때 친구가 말한 여행사 이름이 뭐더라?”
여행업계 브랜드 가치 과거보다 향상돼

 
 
 
일부 업체와 기업에 불과하지만 국내 여행사와 항공사들의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성과다. 같은 산업군에서 한 기업이 독보적인 성장세를 일구면 이내 다른 기업의 질투어린 시선을 받지만 산업군 자체로 고객들의 시선이 쏠리게 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특정 거리에 대박집이 생기면 차츰 가게 옆길과 주변에 비슷한 맛 집들이 모여들면서 아예 골목 상권을 형성하게 되는 것과 유사한 경우다.

여행업계는 분명 과거에 비해 인지도가 상승했고 젊은이들이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꼽히며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에도 나쁘지 않은 점수를 받는다. 결국 여행시장이 성장하면서 특징이 없는 중소형 여행사는 사라지겠지만 브랜드 가치가 높고 기업 인지도가 탄탄한 대형사는 고객들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가치 평가회사인 브랜드스탁(www.brandstock.co.kr)이 발표한 2015년 1분기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에 는 비교적 많은 여행 관련 브랜드들이 포진해 있다. 아시아나항공 19위, 하나투어 22위, 에버랜드 23위, 대한항공 45위, KT금호렌터카 54위, 코레일 75위, 싱가포르항공 82위 등이 그것이다. 순위가 하락한 대한항공에 비해 아시아나, 하나투어, 코레일 등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가 시장에서 여행주의 상승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특히 올 1분기 유가 하락과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여행/항공주들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5일,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목표주가를 종전 13만 원과 3만 8 천 원에서 16만 2천 원과 5만 원으로 각각 상향했다. 또한 NH투자증권도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인터파크INT 등 여행 3개사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며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목표주가는 각각 15만 원과 4만 6천 원으로 상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