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88호]2015-04-24 14:32

[창간 기념 특집호 특별 인터뷰1]이수형 - 퍼플프렌즈 대표이사 겸 CEO


“모바일 혁명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모바일 결제고객, 최소 30%는 무조건 늘 것

변화에 적응 못하면 필름카메라처럼 될 수도
 
 
종이에서 컴퓨터로, 컴퓨터에서 모바일로. 정보전달 수단은 반세기만에 이렇게 빨리 변화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휴대폰은 그저 전화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도구였다. 스마트 폰 시대가 도래한지 고작 6년, 휴대폰은 더 이상 ‘전화기’가 아니다. 전화기능도 있는 다기능 휴대기계로 성장했다.

모바일로 TV를 보고 인터넷 검색을 하고 결제를 한다. 모바일 SNS를 통해서는 옷깃 한 번 스친 적 없는 전 세계인들의 소식을 앉은 자리에서 모두 파악할 수 있다.

생각할수록 기가 막힌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 모바일 마케팅은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이대로라면 모바일 마
케팅은 곧 선택 요소가 아니라 마케팅 필수사항이 될 것이다.

본지는 변화의 흐름을 재빨리 포착, 대한민국 모바일 마케팅을 선도하고 있는 퍼플프렌즈의 이수형 대표를 만나 앞으로의 모바일 마케팅 시장에 대해 들어봤다.

취재협조 및 문의=퍼플프렌즈(www.purplefriends.co.kr/02-515-1174)
글=강다영·사진=권초롱 기자 titnews@chol.com
 
 

 
-인터뷰에 앞서 본지 독자들을 위해 퍼플프렌즈를 소개해 달라.
▲시작은 퍼플젯에어라인이라는 항공사였고 지금은 퍼플프렌즈로 사명을 변경해 마케팅을 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으며 모바일 마케팅으로는 우리나라에서 1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회사 전체 매출의 70%가 모바일 광고를 통한 매출이다.
 
-여행업을 떠나 모바일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게 된 이유나 배경이 있는지.
▲퍼플젯에어라인이라는 항공사를 설립했다가 사업을 준비하는 1년 동안 유가가 두 배로 올랐다. 항공사업 진출이 어려워지면서 하기로 했던 것들을 무기한 유보시키고 사명을 퍼플프렌즈로 변경, 마케팅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항공업에서 마케팅사업으로 변경한 것에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가지는데 나는 항공업을 마케팅의 예술이라고 봤다.

항공티켓은 동일한 비행기여도 좌석위치나 시기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다가 오늘 팔지 않으면 없어지는 상품이다. 프라이싱과 브랜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원가에 상관없이 가격을 엄청나게 부풀릴 수 있는 사업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공교롭게도 초창기 창업 멤버들이 모두 마케팅을 하던 사람들이었다.

항공사로 시작했으니 파일럿도 있었고 물류를 담당하던 사람들도 있었지만 모두 마케팅에 일가견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다보니 마케팅 회사로 자연스럽게 변경됐다.
 
-퍼플프렌즈는 유쾌한 사내 프로그램 및 직원 이벤트로 언론에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다. 혹시 자랑하고 싶은 퍼플프렌즈만의 독특한 사내 복지 프로그램이 있다면. 추가로 이러한 프로그램을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유는 특별하지 않다. 그냥 재밌는 게 좋으니까. 입사한지 얼마 안 된 사람들에게 일이 재미있냐고 물어본다. 재미없다고 하면 ‘팀장님께 찾아가 재미있게 해달라고 해라. 그래도 재미가 없으면 본부장님께 가서 재미있게 해달라고 해라’고 주문한다. 그래도 재미가 없으면 ‘나를 찾아와라. 내가 재미있게 해줄게’라고 말한다. 세상에 일은 많다. 수많은 일과 직업이 있는데 이왕이면 재미있게 일을 해야 되지 않겠나. 내가 꿈꾸는 직장은 일요일 오후가 되면 마음이 설레는 직장이다.

특별히 자랑하고 싶은 사내 복지프로그램을 몇 가지 소개해보자면 한 달에 한 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게 오후 4시에 퇴근 하는 ‘패밀리데이’, 날씨가 좋으면 그 날 당일 연차를 쓸 수 있는 ‘날씨휴가제’, 한 달에 한 번 직원들을 위한 강의 및 파티를 제공하는 ‘먼슬리’ 제도들이 있다.

또 탕비실에는 약 30여 종의 음료수가 든 냉장고와 캡슐커피머신을 비롯해 안마실을 구비하고 있어 창의적인 광고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어떤 교육이든 상관없이 모든 교육비 지원 제도도 운영하고 있어 직원들의 자기계발도 응원한다. 지난해에는 이러한 직원사랑이 여성가족부에 인정받아 ‘가족친화인증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문적이고 창의적인 발상의 <통합디지털 마케팅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후배들을 위해 창의적인 사고력과 행동력을 기를 수 있는 팁을 조언해 준다면.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것에도 관심을 가지면 돌고 돌아서 다 도움이 된다. 나는 인문학과 예술작품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직원들에게도 마케팅 행사 대신 유명 미술 전시회라면 티켓 값을 지원해줄 테니 무조건 가보라고 추천한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이 신준형 작가의 ‘르네상스 미술사’인데 인문학, 특히 예술쪽에 관심을 가지는 게 나의 뇌를 깨우는 방법이다. 개인적으로 마케터들은 마케팅 서적보다는 시집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혹시 그간 퍼플프렌즈가 여행업계와 협력했던 사업 분야나 마케팅 퍼포먼스 중 특별히 인상적이었던 사례가 있는가. 더불어 퍼플프렌즈와 여행업계는 어떤 방식으로 협력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나.
▲인상적인 사례라 하면 회사 설립 후 첫 클라이언트였던 여행박사의 장애인여행 행사다. 웹에서 장애인들의 사연을 받아 50명 정도의 참가자를 모으고 거기에 의사와 기자들까지 함께해서 일본을 다녀왔다. 웹에서 참가자를 모집하고 여행을 다녀오는 것까지 모두 진행했는데 그때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함께 간 기자들이 출발할 때는 카메라를 들고 있었지만 돌아오는 날에는 전부 카메라 대신 휠체어를 잡고 있었다. 정말 감동이었다.

퍼플프렌즈와의 시너지 효과는 모바일에서 가장 강력하게 얻을 수 있다. 여행업이 마케팅을 열심히 하곤 있지만 온라인 쇼핑몰이나 게임에 비해서는 활성화가 많이 안 된 편이다. 그런 고민이 있을 때 퍼플프렌즈가 해결해 줄 수 있다. 일례로 우리의 가장 큰 광고주인 지마켓은 광고효율뿐만 아니라 매출까지 실시간으로 체크하면서 모바일 광고를 운영한다.

여행사는 그렇게 진행하는 경우가 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마켓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하면 광고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여행정보도 모바일로 찾는 추세여서 미리 모바일 시장을 선점하면 좋을 것이다.
 
-최근 여행업계의 트렌드 중 하나는 IT세력과의 결합 및 이에 따른 시세 확장이다. 여행업계와 IT업계가 서로 협력하거나 신생 벤처들이 업계에 끊임없이 진출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신생벤처들이 많이 만들어졌는데 아직도 다른 산업들에 비해 부족하다. 한 가지 제안하자면 대형사들이 신생 IT업체에 투자를 했으면 한다. 큰 여행사가 여행 관련 새로운 서비스나 앱을 만드는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고, 그 업체가 커지면 인수를 하는 식으로 선순환이 돼야 한다.

IT진출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옛날에는 여행사를 하려면 여행에 대한 패러다임이나 유통구조를 알아야 할 수가 있었는데 요즘 외국에서 들어오는 온라인여행사들은 그 틀을 깨는 것들이다. 틀을 깨트리는 게 기존 회사에게는 위기라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산업은 변화를 거듭하면서 발전한다. 변화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 흐름에 맞춰 적절하게 변화와 유지를 병행하면 된다.
 
-스마트 폰 시대가 개막한지 어느덧 6년째다. 우리 사회의 모바일 동향 및 트렌드를 전문가로서 설명해준다면.
▲모바일 혁명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보자,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존재는 뭘까. 많은 사람들이 휘발유에서 전기로 바뀌는 연료의 혁명이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엔 연료의 혁명이 아니라 그냥 자동차의 혁명이다. 우리가 알던 자동차의 개념을 바꿔버린 것이다.

디지털카메라의 등장과 함께 사라져버린 필름카메라 역시 비슷한 사례로 들 수 있다. 현대차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언젠간 미놀타(필름카메라 회사)처럼 실패사례가 될 수도 있다. 여행업도 한순간에 확 바뀔 것이다. 모든 것이 빨리 바뀌고 있다. 앞으로 엄청난 인류의 변화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말하고 보니 무슨 미래학자 같다(웃음).
 
-모바일을 통한 기업의 영업 확대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폐지시켜 소비자의 편의와 접근성을 높였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그만큼 인력과 시스템에 투자를 하고 비용이 상승하는 등 경영 환경에 부정적인 요소를 끼치기도 했다. 특히 규모가 영세한 중견사(여행사)의 경우 너무 빠른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해결책이 있을까?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변화를 예측하거나 만들진 못하니까 변화가 왔을 때 빨리 움직이는 것이 최고다. 특별히 전략을 세울 수도 없다.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 최선의 방법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영원하지 않음을 깨닫고 언젠가 닥칠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것이다.
 
 


-장기적인 시선으로 기업이 모바일 시장을 미리 선점하고 효율적인 광고나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모바일에서 서비스 할 준비가 돼 있어야 다음 것을 생각할 텐데 지금 여행업계는 준비된 곳이 거의 없다. 준비가 안 돼 있으니 마케팅 할 것도 없다. 지금 쿠팡의 전체 매출에서 모바일 매출만 70%를 차지한다.

여행사 중에 모바일 매출이 10% 넘는 곳이 아마 없을 것이다. 앞으로 모바일에서 상품을 찾고 결제하는 수요가 최소 30%까지는 늘어날 전망인데 먼저 준비된 여행사가 모바일을 선점하고 그 수요를 전부 차지하게 될 것이다. 지금 여행업계에서는 모바일 선점업체가 없다. 대체로 모바일 이용환경이 너무 어렵거나 기능이 부족하다.
 
-여행정보신문은 올해 창간 키워드로 SWOT분석을 선택했다. 이수형 대표가 생각하는 여행업계 SWOT이 궁금하다.
▲일단 외부적인 기회는 여행레저서비스는 무조건 커지는 시장이라는 점이다. 여기에는 누구도 반박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내부적인 약점은 인재부족이다. 여행업이 빨리 성장하려면 좋은 인력들을 많이 데려와야 한다.

지금 대학교를 졸업한 친구들보고 여행업과 대형 온라인 회사 중에 취업할 회사를 선택하라고 하면 대부분이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그 인재들을 빨리 여행업으로 오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 있는 산업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여행업의 장점은 개선할 여지가 많다는 점. 개선할 여지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발전할 가능성도 많다는 뜻이니까. 저비용항공사들의 증가로 고객 선택 폭이 넓어질 것이고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대중이 원하는 여행상품의 수준도 높아질 것이다. 이에 따라 건전한 패키지상품이 증가할 것이고 고객과 여행사 모두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위협요소는 현재로선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