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88호]2015-04-24 14:36

현지취재 - 중국 중경 (上)


 
대륙의 기운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다
 
 
글 싣는 순서
●중국<上> 무륭에서 준비운동 시작
중국<下> 은시대협곡으로 마무리

 
중국은 알려진 것보다 알려지지 않은 것이 더 많은 나라다. 중국 대륙이 얼마나 넓은 지는 모두가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여행지를 꼽아보라고 하면 대다수가 열 손가락을 넘지 못한다.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여행지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일 것이다.

기자 역시 중국 출장을 앞두고 마냥 설레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공포의 화장실 문화와 혹시 모를 음식에 대한 두려움, 관광인프라가 잘 정돈돼 있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과 선입견으로 단단히 정신무장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4박 5일간 머물렀던 중국은 기자에게 시시때때로 감탄과 환호를 선물했다. 중국의 자연절경,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중국 4대 도시 중경시(市)의 무륭현(縣)과 은시에서 경험한 것들은 여태껏 기자가 경험한 여행 중에서도 가장 강렬했다.

여행 내내 경탄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 다큐멘터리에서나 나올 법한 절벽 잔도를 걷고 원시시대에서 현재까지 큰 변함없이 유지됐을 것 같은 기암괴석들을 만지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느꼈다.
서론이 길었다. 20대 중반의 여기자가 직접 다녀온 중국 중경 트레킹 여행기를 소개한다.

취재협조 및 문의=하나투어(www.hanatour.com/1577-1233)/중국국제항공공사(www.airchina.kr/02-774-6886)
중국=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




 
 
“중경 트레킹여행 준비운동으로 무륭!”
 
중국 중경(충칭)시는 알수록 매력적인 도시다. 중국의 주요 도시 중 하나인 중경은 화려한 야경의 번화가와 외곽지역의 숨 막히는 자연유산을 보존해 여러 목적의 관광이 가능한 곳이다.

중국의 국적항공사인 중국국제항공(이하 에어차이나)를 이용해 인천에서 중경까지는 약 3시간 30분에서 4시간이 소요된다. 시차는 한국보다 한 시간 느린 수준. 짧은 비행시간과 한 시간을 더 번 것 같은 착각 속에 중경에 도착하면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은 이웃나라 중국이 눈앞에 펼쳐진다.

사실 중경시내는 서울만큼이나 크고 세련된 도시다. 대형 백화점과 잘 정돈된 타일바닥의 번화가는 스케일 큰 명동을 보는 듯하다. 중경행의 진짜 목적은 중경이 아니라 중경 인근의 외곽 지역에 있다.

중국은 워낙 땅덩어리가 넓기 때문에 관광지간 이동에 시간이 많이 드는 편인데 중국어를 웬만큼 하지 않거나 자유여행에 대한 의지가 강하지 않은 이상 패키지 이용을 추천한다. 기자 역시 하나투어의 전용버스를 이용해 중경시내에 위치한 숙소에서 무륭까지 약 2시간 30분을 이동했다. 이동하는 동안 가이드로부터 무륭에 대한 사전정보를 익혔다.



 
“과거 무륭은 중국의 10대 가난한 마을이었다. 그런데 15년 전부터 마을 전체가 관광업에 뛰어들면서 중경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마을로 성장했다. 현재 무륭에 거주하는 약 30만 명의 주민이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

무륭이 이렇게 관광업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신이 내린 자연유산 덕분이다. 무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인 ‘천생삼교’와 ‘용수협지봉’은 무채색의 수묵화나 푸른색이 더해진 수묵담채화를 실물로 보는 듯한 곳이다.

무륭에 도착해 처음으로 마주한 곳은 ‘하늘이 낳은 3개의 다리’라는 뜻의 △천생삼교(天生三橋). 2007년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으로 ‘천룡교’(제1교), ‘청룡교’(제2교), ‘흑룡교’(제3교)로 이뤄져 있으며 이 순으로 관람한다.

천생삼교는 중국 내에서도 유명 관광명소인데 유명해지게 된 계기가 꽤나 독특하다. 천생삼교는 장예모 감독의 2006년 작(作) ‘황후화’의 촬영지로 잠깐 유명세를 탔다가 그 영광을 재현하고자 2009년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편에 전폭적인 촬영지원을 해줬다가 뒤통수(?)를 거하게 맞았다. 그런데 되레 이것이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일으켜 모든 중국인들이 ‘천생삼교’를 알게 됐고 그 덕에 지난해 천생삼교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뒷이야기가 있다.

천생삼교 관광은 엄청난 길이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에서 내려가는 것부터 시작된다. 아래로 내려간 이후부터는 내리막과 평지, 오르막을 적절하게 걸으면서 기암괴석들을 즐기는 일뿐이다. 코끼리를 닮은 바위, 날아오르는 독수리를 닮은 거대한 절벽에서 놀라움의 탄성을 지르고 트랜스포머 촬영지임을 인증하는 듯 평지에 마련된 오토봇 공원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한다.

병풍처럼 주변을 에워싼 바위산들은 천생삼교 트레킹의 매력. 평지 위주인 탓에 초보 트레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전형적인 카르스트지형이라는 △용수협지봉은 천생삼교에서 전동차를 타고 5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곳으로 이곳 역시 좁다란 협곡 사이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하강하는 것에서부터 코스가 시작된다.

웅장한 스케일의 바위산은 그자체로 신비함을 뿜어낸다. 깎아지른 절벽 잔도를 걸으면 발아래 펼쳐진 낭떠러지에 몸서리가 쳐진다. 바위산의 규모가 워낙 넓고 웅장하다보니 어느 틈에는 기자가 서있는 사방이 바위로 둘러싸인 듯 착각에 빠질 때도 있다.

발걸음을 늦추고 일행들과 떨어져 걸어보자. 절벽 사이 물 흐르는 소리, 바람 스치는 소리가 상쾌한 공기와 함께 최고의 삼림욕을 선사한다.
 
 
 


“은시에서의 본 운동 전,관광으로 스트레칭!”

 
사실 중경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다음 편에서 소개할 ‘은시대협곡’이다. 그전까지는 은시대협곡을 즐기기 전 몸 풀기용 관광이라고 할 수 있다. 무륭에서 가벼운 걷기 운동을 했으니 은시에서는 관광으로 스트레칭을 해줄 차례다.
무륭에서 은시까지는 전용버스로 3시간 30분이 소요된다. 경우에 따라 4시간까지도 걸린다.

은시는 전 중국의 800만 토가족 중 220만 명이 살고 있는 토가족자치주다. 아직까지도 전체 토가족 중 4분의 1이 살고 있는 은시는 사실 과거에 ‘토가족 왕’이 있던 하나의 성(城)이었다.

왕까지 두고 있던 은시가, 왜 지금의 은시가 됐냐하면 청나라 제4대 황제인 강희제가 내몽고와 티베트의 지배권을 빼앗으며 중국 영토를 늘려갈 당시 따로 왕을 두고 있던 토가족에도 왕이라는 직위를 없애고 왕 대신 토사라는 직위로 자치권만 줬다.

강희제는 왕을 없애고 그동안 왕이 갖고 있던 토지들을 모두 농민들에게 나눠줌으로써 민심을 얻었다. 농민들은 강희제의 은혜에 감사를 전하기 위해 지명을 은혜 은, 베풀 시자를 써서 은시(恩施)라고 지었다.

강희제에 의해 강제로 왕 자리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당시 토가족 왕의 힘은 대단했다. 토가족 마을의 처녀들이 시집가기 전에 좋은 기운(?)을 받아야 한다며 의무적으로 결혼 전 토가족 왕과의 잠자리를 가졌다고 하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지금은 국가 4A급 관광지로 지정된 △은시토사성은 당시 토가족 왕의 호화로운 생활상을 볼 수 있는 곳으로 토가족 왕에 대한 설명을 들은 남자들은 야릇한 상상을, 여자들은 꺼림칙한 표정으로 들어서는 곳이다.

복잡다단한 구조의 성은 목조 건축으로 동양 특유의 신비로움이 느껴졌다. 일반 건물 5층 높이의 꼭대기 층에 올라가면 토사성 전체를 관망할 수 있다. 폐쇄적인 ‘ㅁ’ 자 형태의 성은 자로 잰 듯 크기와 위치가 딱딱 맞아 떨어진다.

토가족 왕의 화려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은시토사성에서 멀지 않은 △용린궁으로 넘어가 또 다른 자연절경을 감상하기로 한다.

용린궁은 길이 2,300m의 천연동굴로 전체를 보려면 한 시간도 넘게 소요되는 곳이다. 규모가 큰 만큼 여러 코스가 있는데 기자의 경우 용린궁의 모든 하이라이트가 모여 있는 꼬리쪽 코스만을 둘러봤다.

20명 이상 탑승 가능한 나룻배를 타고 안으로 들어가 웅장한 동굴 내부를 감상하고 석호가 끝나는 지점부터는 직접 걸어서 동굴을 감상할 수 있다. 동굴 내부는 밝은 조명과 코스 표시, 도보 확보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다닐 수 있도록 했다.

눈앞에 펼쳐진 동굴은 천장에서 가지가 뻗어 나온 듯 기괴하게 생긴 종유석들과 땅 밑에서 올라온 석순, 종유석과 석순이 맞닿아 자연스럽게 생긴 석주가 형형색색의 조명을 받아 더욱 신비롭게 느껴졌다.

기자가 체험한 ‘미니 용린궁 코스’는 30분 정도로 짧지만 강렬했던 동굴 탐방을 끝내고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와 배를 타고 나온다. 뱃사공이 직접 노를 저어 이동하기 때문에 배 위에서도 여유롭게 동굴을 감상할 수 있다.
무륭 트레킹과 은시 관광으로 준비운동을 모두 마쳤다면 다음은 중경여행의 하이라이트, 은시대협곡이다.
 
 
[하나투어 중경여행 상품]
■상 품 명 : 하나투어 ‘중경/은시 5일 ◈은시대협곡/무륭천생삼교/등용동굴◈’
■이용 항공 : 중국국제항공
■여행 기간 : 4박 5일(인천-중경 1박-은시 1박-무륭 1박-중경 1박-인천)
■상품 문의 : 1577-1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