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88호]2015-04-24 14:38

[창간기획-SWOT분석] 약점(내부역량)
여행사 내부역량 강화 위한 대책마련 필요
여행상품 특허 어려워, 대부분 독창성 떨어져
재정적 어려움으로 결국 문 닫는 기업 허다해
 
 
 
기업운영을 할 때 내부적인 요소는 외부적 요인보다 중요하다. 내실이 탄탄해야 회사가 운영이 되고 확대될 수 있기 때문. 여행업계의 상황은 어떨까. 대형여행사는 주가상승, 지사 설립 등 희소식이 들리고 있는가 하면 중견사들은 아직도 소비자들에게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TV광고, 온라인 마케팅 등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행업계는 때 아직도 대형사와 중견사의 차이가 크다. 시장 인지도는 물론이고 자본금, 매출 등에서도 격차가 확연히 드러난다.

여행사를 대상으로 내부역량에 대해 조사 해 본 결과 일반 대기업과 사원수, 조직, 순이익 등에서 큰 차이점을 보였다. 중견사와는 그 차이가 더하다. 상품판매에 있어 어려운 점도 드러났다. 여행상품의 경우 특허제도가 없기 때문에 여행사 대부분이 비슷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여행사 운영에 있어서도 특별한 자격요건이 없고 일정 자본금만 있다면 여행사를 차릴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때문에 여행사 개소 소식이 많은 만큼 1년이 채 되지 않아 문을 닫거나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타 업체와 합병이 되는 소식도 간간히 들려온다.
여행사 조직도 및 기업역량 등 약점을 분석해 봤다.
이예슬 기자 titnews@chol.com
 
 
[같은 대기업 차이는 너무 커]
대형여행사와 일반대기업을 비교해 봤을 때 자본금이나 매출액의 차이가 크게 났다. 일반대기업의 경우 오랜 운영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자본금도 많은 편이다. 또한 그룹 하에 여러 계열사가 있어 식품, 백화점, 면세점, 항공 등으로 광범위 하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대형여행사들도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거나 호텔, 지사 설립 등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지만 아직 그 움직임은 미미하다.

여행사 대기업들과 일반 대기업, 서비스관련 대기업을 중심으로 내부적인 차이점을 분석해 봤다. 조사 기준은 기업별 자본금, 사원수, 매출과 순이익이다. (자료제공=잡코리아)
우선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대기업들의 자본금은 1,500억 원 이상으로 매출액은 조 단위를 넘어선다.(가나다 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972년에 설립돼 자본금 1,715억 4,975만 원을 보유하고 있다. 사원수는 1,204명. 매출액은 1조 5,227억 5,952만 원으로 당기 순 이익은 602억 2,774만 원이다.

△롯데그룹은 1967년 설립된 회사로 자본금은 1,574억 5,445만 원이다. 사원수는 5만 명. 매출액은 16조 1,116억 4,338만 원으로 당기 순이익은 5,453억 1,707만 원이다.

△삼성전자는 1969년에 설립됐다. 자본금은 8,975억 1,400만 원, 사원수는 99,382명이다. 매출액은 137조 8,255억 4,700만 원으로 당기순이익은 14조 5,917억 8,100만 원이다.

그렇다면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대기업의 현황은 어떨까. 조사 결과 대부분 기업들이 대형여행사보다 높은 자본금을 보유하고 있거나 비슷한 수준이었다. 매출의 경우 호텔의 순이익은 조 단위를 넘어 섰으며 면세점이나 레저산업체는 50억 원 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화면세점은 1973년 설립됐다. 자본금은 90억 원 사원수는 158명이다. 매출액은 2,928억 1,939만 원 당기 순이익은 50억 7,928만 원이다.

△(주)대명레저산업은 2005년에 설립됐다. 자본금은 282억 526만 원 사원수는 2,173명이다. 매출액은 5,300억 5,207만 원으로 당기 순이익은 73억 1,267만 원이다.

△(주)호텔롯데서울은 1973년에 설립된 회사로 자본금은 5,117억 4,852만 원이다. 사원수는 3,952명으로 매출액은 4조 1,468억 8,192만 원이며 당기순이익은 2,327억 9,028만 원이다.

△호텔신라는 1973년 설립된 회사로 자본금 2,000억 원이다. 사원수는 2,160명. 매출액은 2조 7,953억 8,880만 원으로 당기 순이익은 1,127억 3,350만 원이다.

여행사 중 대기업으로 꼽히는 업체 3곳(하나,모두,롯데)의 내부적인 현황을 분석해본 결과 자본금은 롯데관광개발이 가장 높았으며 매출액과 순이익은 하나투어가 각각 3,154억 1,792만 원, 281억 2,059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모두투어네트워크는 1989년에 설립 돼 자본금은 63억 원이다. 사원은 총 974명. 매출액은 1,552억 2,234만 원이며 당기순이익은 171억 1,397만 원이다.

△롯데관광개발은 1971년 설립됐다. 자본금은 123억 681만 원이며 사원은 299명이다. 매출액은 379억 4,699만 원으로 당기순이익은 2억 7,466만 원이다.

△하나투어는 1993년에 설립돼 자본금 58억 809만 원, 사원 2,041명이 종사하고 있다. 매출액은 3,154억 1,792만 원으로 당기 순이익은 281억 2,059만 원이다.

대형여행사와 일반대기업의 내부 요인을 비교해 봤을 때 자본금, 매출액, 사원수 등은 현저히 떨어졌다. 호텔 대기업은 조 단위의 순이익을 생산하는 반면 여행사는 3,000억 원의 선을 넘지 못했다.
중견사의 상황은 더욱 어려운 실태다. 자본금과 사원수의 차이는 물론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의 금액차가 더욱 심했다.
△KRT여행사는 1999년 설립돼 현재 자본금은 9억 원이다. 사원은 67명으로 매출액은 163억 9,748만 원이며 당기순이익은 5억 4,529만 원이다.

△내일투어는 1995년에 설립된 회사로 자본금 15억 원, 사원수는 160명이다. 매출액은 97억 4,412만 원으로 당기순이익은 11억 5,735만 원이다.

△노랑풍선은 2001년 회사가 설립돼 자본금 19억 9,999만 원, 337명의 사원을 보유하고 있다. 매출액은 265억 6,176만 원으로 당기순이익은 28억 4,280만 원이다.

△여행박사는 2008년 설립돼 자본금 23억 5,000만 원을 가지고 있으며 사원수는 219명이다. 매출액은 198억 2,737만 원으로 당기순이익은 8억 1,213만 원이다.

△웹투어는 1995년 설립된 회사로 자본금은 52억 3,560만 원, 사원수는 185명이다. 매출액은 118억 3,201만 원이며 당기순이익은 10억 531만 원이다.

조직구성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여행사는 대부분 조직이 영업부와 마케팅 부로 나눠진다. 영업부는 지역에 따라 일본, 중국, 동남아, 미주, 대양주, 유럽, 특수지역으로 구분된다. 인기가 높거나 판매 대비 수익이 남는 지역은 따로 팀이 구성 돼 있다. 또한 여행의 형태에 더 세분화 돼 크루즈, 허니문, 골프로 팀이 꾸려졌다. 하지만 일부 중소기업의 경우 혼합된 형태가 많았다.

대기업은 우선 조직을 주제별로 나눈 후 내부적으로 더욱 세분화됨을 알 수 있다. 일례로 롯데그룹은 식품, 유통, 관광, 석유화학/건설/제조, 금융, 서비스/연구/지원 부문으로 크게 나뉜다. 관광분야에서는 롯데호텔, 면세점, 롯데월드, 롯데물산, 롯데리조트, 롯데JTB로 나뉘며 이 안에서 또 내부적으로 부서가 구성돼 체계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각 지역에 위치한 대리점의 차이도 컸다. 대기업의 경우 각 지역마다 대리점이 있어 꾸준한 관리를 하고 있다. 여행사는 대형여행사만이 많은 대리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지는 않는다. 중견사의 경우는 대표 지방에 1~2개 정도의 대리점을 소유한 것이 전부다.
 


 [경쟁력 없는 운영에 결국 문 닫아]
여행상품은 대부분 ‘독창성’과 ‘전문성’이 떨어진다. 여행사의 상품을 비교해보면 대표상품은 동유럽 6개국 9일, 방콕파타야 3박 5일, 터키완전일주 9일, 미서부일주 8일, 미동부 캐나다 10일, 정통 중남미 7개국 19일 등이다. 상품목적지는 대부분 동일하며 일정과 특전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여행사 상품이 독창성이 없다는 점은 최근 사례로도 알 수 있다. 일례로 지난 2013년 ‘꽃보다 할배’ 타이완편을 시작으로 열풍이 불자 여행업계는 신상품이 아니라 기존 상품을 그대로 출시했다. 최근 ‘꽃할배 그리스’편이 방영되면서 여행사 사이트에서는 연관된 상품이나 기획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기가 있을법한 상품이라면 무조건 베끼기 식으로 상품을 구성하고 있는 현실이다. 소비자들에게 있어서는 꼭 어느 회사의 상품을 택해야 한다는 기준이 없어지고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도토리 키 재기’인 셈이다.
 

여행사에서 기발한 여행상품을 출시했다고 해도 금세 타 여행사에서 비슷한 상품이 나오니 어찌할 수 없는 노릇이다. 특허관련 기업인 ‘특허아라’에 문의 한 결과 여행상품의 경우 따로 특허를 낼 수 없다고 한다. 특허를 낼 수 있는 부분은 기능적인 것이 부여된 시스템적인 면에서만 특허신청이 가능하다고 한다. 예를 들면 소비자가 상품에 접근하는 방법이라든지 이익창출 시 회사만의 특별한 시스템이 이에 해당한다. 때문에 좋은 상품을 내도 출시 초기에만 반짝 인기를 얻고 점차 상품의 경쟁력은 떨어지는 것이다.

여행업의 경우 일반여행업 2억 원 이상, 국외여행업 6천만 원 이상, 국내여행업 3천만 원 이상의 일정 자본금만 갖추면 누구나 여행사를 운영할 수 있다. 때문에 1인 여행사와 같은 소규모 여행사가 시장에는 많은 편이지만 운영의 어려움, 재정적 위기로 인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거나 합병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소기업도 마찬가지이다. 자유여행객이 증가하면서 매출이 오르지 않고 결국 운영의 어려움 끝에 타 기업에 인수되는 사례도 있다. 일례로 자유투어는 지난 1월 모두투어에 인수 됐다.

자유투어는 한때 저렴한 단체 관광상품을 판매하며 업계 순위 4위를 차지하는 등 브랜드가치를 인정받아 왔지만 사업 확장과 관리소홀로 입지가 위축되면서 결국 경영난에 모두투어에 인수됐다. 서울특별시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해 경영난으로 폐업을 한 여행사는 에스티씨투어, 디디투어, 시크린마인스, 인텔투어앤씨, 위메이크트래블, 한영관광개발, 라이브투어, 케이앤씨트래블 등 10곳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