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88호]2015-04-24 14:44

[창간기획-SWOT분석] 위협
발 보다는 손으로 카메라보다는 모바일로 논다
첨단장비 갖추고 여행사 우습게 보는 고객 증가
시장 진출 눈치 보는 대기업, 환영할 입장 아니야
 
 
 
▲키워드로 읽는 여행시장 위협 요인

OTA 진출 가속화 : 해외OTA들의 국내여행시장 장악은 무서운 수준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전 세계 관광지 구석구석의 호텔 객실을 판매한다. 브랜드 및 체인 호텔들의 OTA 의존 역시 높다보니 이제 호텔 측에 직접 구매를 문의해도 사이트를 이용하라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한국 시장에서 OTA에 의존치 않고 한국사무소나 판매대리점과 협력해 영업 관계를 다지는 리조트는 PIC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항공, 렌터카 등 원스톱 구매가 가능한 시스템 구축, 여행자를 사로잡는 홈페이지 디자인, 각양각색의 이벤트까지,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가격대, 세계적 회사라는 브랜드 벨류 등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는다.

대기업 및 외부 자본 진출 : 복수 언론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이 모두투어 등 중견기업들과 합작해 면세점 법인 설립을 위한 사업 진행을 논의 중인 상태라고 밝혔다. 합작 법인의 구체적인 윤곽은 5월 초 드러날 예정이며 중국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병행할 방침이다. 이 밖에 오는 6월 인천-로마 구간 직항 취항을 앞두고 있는 알리탈리아항공은 한국GSA로 건설 및 레저 관광 등을 취급하는 종합레저기업 대명그룹을 선정한 바 있다.

현실적으로 여행업계에서 대기업이 진출해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 수익 폭이 적고 이해관계가 지나치게 얽혀있다는 것이 이유로 꼽힌다. 세중, 현대드림투어는 패키지 사업을 철수했고 레드캡투어는 종종 사업분리설이 제기되며 롯데JTB도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만약 단순히 간만 보는 단계가 아니라 대기업의 노하우와 무차별적인 자본 침투가 시작된다면 우리 업계가 대응할 수 있을까?
 
소셜 및 유통 채널 증가 : 소셜을 활용한 여행상품 판매가 증가하면서 역으로 소셜 업체들이 나서서 여행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주요 소셜 기업들은 여행산업에 대한 가능성을 인지하고 내부적으로 여행사업부, 레저사업부 등의 부서를 통해 여행 관련 업무를 진행 중이다. 판매가 순항을 기록하자 아예 GDS를 오픈하거나 항공 블록 및 호텔 객실 예약에 뛰어들며 차세대 여행사를 구상하는 중이다.
 
신생 기업들의 빠른 몰락 : 새로운 테마와 혁신으로 시장에 진출한 작은 기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행사, 가격 비교 사이트, 전문사, 여행관련 벤처 등 수 많은 기업들이 시장의 문을 두드리지만 박리다매 영업으로 기업 생명을 간신히 유지하는 여행사들과의 경쟁에서 실패하는 중이다. 특히 신 사업을 내거는 여행사들의 몰락은 비참하다. 홈쇼핑 광고와 자체 제작 동영상을 통해 승부수를 던졌던 라이브투어는 2013년 시장 진출 3년 만에 부도를 맞았으며 3세대 개별자유여행기업을 지향한 파랑풍선 역시 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명품 브랜드 중 가장 콧대 높기로 유명한 샤넬(Chanel)조차 지속적인 불경기와 매출 감소에는 하늘같은 자존심을 내려놓았다. 샤넬의 패션부문 총괄책임자인 브루노 파플로브스키 사장은 “샤넬이 아무리 창의적인 제품을 내놔도 고객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최근 한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샤넬 핸드백 가격을 조정한 것은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한 결정이었다. (조선경제 4월 14일 자 발췌)"
 

 

▲각 업체별 위협 요인
*여행사 위협요인 : 개별자유여행객 증가, 경쟁업체의 지나친 증가, 신생벤처 및 외부 세력 시장 진출, 과당경쟁으로 인한 상품 마진 확보의 어려움, 판매 채널 증가, 중간 유통업체의 세력 확장,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질주, 여행사 이탈 고객 증가, 기술 혁신을 통한 예약 툴 단순화, 카드사 시장 공략, 소비자 불신, 소비자 보호 제도 강화, 항공사 발권 수수료 폐지, 소비자 현지에서 직접 거래 증가.

*항공사 위협요인 : LCC 업체의 항공시장 장악, 빈번한 항공 안전사고 발생, 업체 간 경쟁으로 인한 공급 가격 인하, 초고속 열차 등 대체 교통수단의 빠른 위협, 모바일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투자비용 발생, 테러 및 천재지변.
*랜드사 위협요인 : 여행사 미수로 인한 부도 위험, 현지 사기, 직판에 대한 여행사 견제, 불분명한 사업 성격, 직간판 영업 총괄에 대한 혼란, 자금난, 경영 압박, 실무진 부재.

*관광청 위협요인 : 글로벌 홍보대행사의 한국 진출, 본사 차원에서의 지사 축소, 아시아 중 일본 및 중국관광시장의 선전, 그룹 여행객 감소, 목적지로 향하는 노선 감편, 주니어급 인재의 빠른 이탈.
 
 
 
 
▲강점으로 위협을 완화할 것
위기와 위협은 분명히 다르다. 위기는 위험한 고비나 시기를 뜻하는 말로 특정 시기를 지나면 해결의 빛이 보인다. 반면 위협은 ‘힘으로 으르고 협박함’을 뜻하는 것으로 상대가 위협을 멈출 생각이 없다면 기업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드물다.

SWOT분석을 통해 기업 강점과 약점을 파악했다면 이제 다가올 위협(threat) 요인을 적극적으로 차단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내부의 문제점이나 장점을 발굴하는 것과 달리 위협요인은 외부를 상대로 하기 때문에 변동 폭이 크다. 그런데 위협 요인은 기업이 대안을 준비한다고 해서 완벽히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은 아니다. 위협 요인으로 꼽히는 몇 개의 문제들은 결국 사회적 트렌드에 따른 결과로 이미 안정화 돼있는 전체 시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꾼다. 만약 몇 개의 요인이 지속적으로 우리 기업 그리고 업계에 피해를 끼치고 있다면 머지않아 시장 구조가 재편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기업의 실적이 좋을 때는 직원 복지나 관계 형성, 사회공헌 및 봉사, 광고 집행 등 다양한 측면에 역량을 쏟지만 경기가 불투명하고 실적이 나빠지면 다시 생산성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여행업계는 지난 몇 년간 매출액이 크게 상승하고 송출하는 여행객 수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이에 따른 수익 보존이 불가능한 탓에 다양성 보다는 여전히 생산성에 주목하고 있다. 개별여행객의 증가와 OTA의 확산이 전통적인 여행사들을 위험에 빠트렸지만 여행사도 이러한 시류를 인정하지 않았다. 지나친 생산성 확대에만 몰두한 결과 밖으로 시선을 돌리지 못한 여행사들도 불황의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셈이다.

여행 관련 기업들이 피해야 할 위협요소는 열거하자면 수가 너무 많다. 오래전부터 위협 요인 중 하나로 여겨졌던 해외OTA의 진출은 실제 국내여행시장의 지형을 변화시켰다. 2000년대 후반 들어 해외여행과 유학 등을 경험한 세대가 증가하면서 여행사가 일방적으로 정해놓은 여행 일정이나 패키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여행객들이 증가하게 됐다.

이들이 때마침 한국에 진출한 해외OTA를 통해 호텔과 항공을 자유롭게 예약하는 자유여행의 묘미를 만끽하고 스스로 능동적인 소비자를 선언하면서 이제 여행시장은 완벽한 FIT로 겉모습을 바꿔가고 있다. 무엇보다 여행시장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시장 저변에 깔려 있는 소비자 불신이다. 미디어와 언론에 여행사의 잘못된 과오나 실수가 번번히 노출되는 탓도 있지만 원가 이하의 상품 판매로 현지에서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소비자가 여행사 보다 나을 수 있다는 괴이한 자신감을 심어준 결과다.
 
 
"지난 해 7월 미국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용사정이 급격히 나빠질 대표 직업으로 우체부를 꼽았다. 이어 고용률이 두 자릿수 이상 급격히 떨어질 대표적 직종으로는 농부(19%), 검침원(19%), 신문기자(13%), 여행사 직원(1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2024년 미래 여행시장>


“첨단 기술 통해 우주로, 해저로 무한도전”
TOM의 지시가 없어도 Siri는 TOM이 좋아할 만한 여행 기회를 모으기 시작합니다. 이를 테면 사라져가는 아프리카의 코끼리 떼를 보는 여행을 말이죠. Siri가 ‘불과 20년 만에 코끼리가 아주 사라져 버렸어요’라고 덧붙입니다. 그러자 TOM이 ‘좀 더 편안한 여행이 좋을 것 같아요’라고 대답합니다. 이에 Siri는 ‘새로운 해저 호텔 중 하나’를 제안하면서 불을 어둡게 하고 파도가 산호에 찰싹거리며 부딪치는 소리로 방을 채웁니다. 전경 창을 통해 보이는 수정같이 맑은 피지 바다 아래의 환상적인 경치를 홀로그램으로 비춥니다.

흡사 SF영화의 한 장면 같은 위 사례는 그리 멀지 않은 가까운 현실이다. 스카이스캐너가 앞으로 딱 10년 후인, 2024년 미래 여행시장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유출한 장면이다. 10년은 강산이 한 번 바뀔 만큼 긴 시간이지만 특별히 산업 전체가 모습을 달리하지는 않는다. 현 세대만 봐도 10년 전과 지금 생활에서 가장 달라진 것은 모바일 정도다.

그런데 스카이스캐너는 10년 후인 2024년에는 우주에서 연인과 함께 해가 뜨는 모습을 감상하거나 해저호텔 스위트룸에서 바닷속 풍경을 바라보는 일이 보편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3부작으로 구성된 ‘2024 미래 여행(2024 Future of Travel): 여행지와 호텔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에는 억만장자들이나 가능한 것으로 생각됐던 지구 궤도 여행과 해저 호텔 체험이 좀 더 보편화 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 항공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저궤도 우주 항공기를 통해 대륙 간 비행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보고서는 이같은 기술이 민간 기업들의 지속적인 투자로 이미 상당 부분 현실화 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민간우주관광 기업인 ‘월드 뷰 엔터프라이즈(World View Enterprise)’ 사는 2016년부터 40만 세제곱미터의 헬륨 가스 풍선에 가압 선실을 매달아 여행객들을 지구 표면 위 30km 높이까지 실어 나를 예정이다. 우주여행사업체인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은 대기권 도약 기술을 상업 항공에 적용해 2시간 30분 만에 런던에서 시드니로 날아갈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세워질 ‘모빌로나 우주 호텔(Mobilona Space Hotel)’은 여행객들이 우주에 가지 않고도 창문을 통해 실제처럼 은하계를 보거나 수직으로 된 바람 터널과 스파 시설에서 무중력 상태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다. 저렴한 가격으로 우주를 간접 체험하는 것이다.

올해 개장을 앞두고 있는 두바이의 ‘워터 디스커스 호텔(Water Discus Hotel)’은 해저 호텔의 모습을 그대로 실현해냈다. 해수면 9미터 아래에 수족관과 같은 창문이 있는 21개의 스위트룸으로 설계된 이 호텔은 스파, 정원, 수영장을 갖췄을 뿐 아니라 고객이 잠수장비를 갖추고 해저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보고서에서 주목할 내용은 10년 뒤 P2P형(사용자 간 직접연결) 여행이 전 세계 여행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 현재 에어비앤비(Airbnb)가 선보이고 있는 홈스와핑 협력 여행의 콘셉트가 확장돼 숙박뿐 아니라 현지인과의 식사 등도 선택 가능해 지면서 미래에는 호텔 및 다이닝 산업에 상당한 타격을 줄 전망이다. 여행자가 현지인 미식가의 집에 초대를 받아 함께 식사를 즐기는 ‘서퍼 클럽(Supper Club)’은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체험의 경제학(The Experience Economy)’의 저자 ‘조셉 파인(Joseph Pine)’은 “앞으로 현지인 중 5~10%가 여행자에게 자신의 집을 대여해 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실로 엄청난 숫자”라며 “여행시장이 성숙한 선진국에서 저렴하면서도 알찬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이보다 더 안성맞춤인 여행 형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P2P형 여행에 대처하기 위해 10년 뒤 호텔업계는 보다 고도화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2024년에는 호텔 소프트웨어가 고객의 소셜미디어 프로필 분석 등을 통해 개인 고객의 취향이 정확히 반영된 객실을 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학자인 ‘이안 피어슨(Ian Pearson)’은 가까운 미래에 고객의 숙면을 돕는 마사지 기능 및 알람 기능이 탑재된 베개, 혈당 수치를 모니터링하고 체질별 식사 구성에 조언을 해 주는 센서가 부착된 잠옷을 제공하는 호텔이 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끝으로 중국 여행 시장의 폭발적 성장으로 10년 뒤 파리, 로마, 뉴욕 등 전통적 인기 여행지는 대부분 중국인 여행객으로 채워지고 아프리카의 보츠와나, 앙골라 또는 중동의 레바논, 남아시아의 부탄 등이 새로운 인기 여행지로 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자료 출처 : 스카이스캐너 (www.skyscanner2024.com)
 
 
 
 
<조직에 대한 상황 분석 위협(Threats) 진단 문항> (출처 : 삼성경제연구원)
 
1. 원가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해외경쟁업체가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2. 대체품(유사품)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3. 시장 성장이 우리의 예상보다 둔화되고 있다.
4. 환율의 변화와 무역정책이 반대로 일어나고 있다.
5. 규제사항이 번거로워진다.
6. 산업주기상 변화 또는 불경기에 취약하다.
7. 고객이나 공급자들이 시장 교섭력을 높이고 있다.
8. 구매자의 요구나 취향이 현재 익숙한 방향에서 벗어나고 있다.
9. 인구 통계학적 요소를 활용했을 때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10. 해당산업 시장의 진입장벽이 낮다.
11. 신기술이 개발되면 곧바로 해당산업이 재편된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